임시 전문 열람
세계를 붙드는 것
가벼워지는 것, 여전히 짊어질 것
미발표 원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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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안내
이 글은 원문이 프랑스어로 쓰인 미발표 원고의 임시 번역입니다. 원작은 아직 출판사를 기다리는 단계에 있습니다. 이 임시판은 전문 독자가 한국어로 작품의 목소리와 리듬, 서사의 흐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입니다. 출판을 위한 최종 번역본은 아니지만, 그 자체로 온전한 문학 작품처럼 읽히도록 작업되어야 합니다.
1장
쇳덩이
14번 작업대
쇳덩이가 테이블을 떠났을 때, 리즈 바렌은 처음엔 센서 결함이라고 생각했다.
발견이라고도, 기적이라고도, 무언가 다른 것의 시작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헐겁게 조여진 전선,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센서, APAVE와 이상 보고서에 넘겨야 할 시험대 같은 것을 떠올렸다. 비 오는 월요일, 14번 홀에서 진짜 일은 언제나 사소하고 비열한 고장으로 시작됐다.
쇳덩이의 무게는 87.3킬로그램이었다. 사다리꼴 주철 덩어리, 옆면에 용접된 손잡이, 벗겨진 노란 페인트, 하중 셀을 보정하는 데 쓰이는 물건. 그것은 못돼 보였고, 손가락을 부러뜨리는 물건이라는 평판을 갖고 있었다. 2주 전, 한 임시직 노동자가 그 밑에 엄지손톱을 끼워 넣고는 기술 배수로에 토한 적이 있었다. 그 뒤로 모두가 고양이 같은 동작으로 그것을 다뤘다.
리즈는 그것이 3센티미터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튀어 오른 것도, 뛰어오른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올라갔다.
덩어리 아래에 너무도 선명한 그림자 한 줄이 생겨, 그녀는 그것을 바라볼 시간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림자. 주철과 테이블 사이에 난 공기의 칼집. 그러고 나서 쇳덩이는 왼쪽으로 1센티미터 떠밀려 갔다. 마치 다른 작업장에서 누군가가, 이곳 누구도 보아서는 안 될 실을 조심스럽게 당긴 것처럼.
리즈는 손바닥으로 비상 정지 버튼을 내리쳤다.
기계는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 덩어리가 다시 떨어졌다. 충격은 강철과 프레임과 콘크리트와 그녀의 정강이를 가로질렀다. 그녀는 어금니까지 그 타격을 느꼈다.
홀 저편에서 섹셔널 도어가 삐걱거렸다. 카트 하나가 후진음을 냈다. 더 멀리서 연삭기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세상의 나머지는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리즈도 3초 동안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붉은 버튼 위에 손을 얹은 채, 심장이 너무 높이 올라붙은 느낌으로 제어 화면을 응시했다. 하중 그래프는 엉망이었다. 거의 0까지 급락했다가, 지저분하게 다시 올라가는 곡선, 끝에는 잡음의 톱니 하나. 평소라면 “오염된 측정값”이라고 쓰고 휴지통으로 보내는 그런 곡선이었다.
그녀는 홀을 내려다보는 유리 통로 쪽으로 눈을 들었다. 아무도 없었다.
14번 작업대는 4년째 그녀의 영역이었다. 공식적으로 그녀는 항만, 조선소, 그리고 몇 톤짜리 질량이 부적절한 순간에 음치처럼 울어서는 안 되는 모든 분야를 위한 중량 구조물의 진동기계 조정을 맡고 있었다. 비공식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찡그린 표정으로 요약하는 일을 했다. 그녀는 구조물을 들었다. 골격, 받침대, 플랜지, 댐퍼를 만지고는 이렇게 말했다. 여긴 거짓말을 해. 여긴 비틀려 일하고 있어. 여긴 충격을 제대로 버티지 못할 거야.
그녀는 중앙공학원 출신 엔지니어도, 위대한 연구자도, 잡지 표지에서 튀어나온 천재 소녀도 아니었다. 마흔한 살, 파란 배지, 누구에게도 호의를 베풀지 않는 급여, 그리고 작업장을 웃게 만드는 버릇 하나. 혼자 있을 때면 부품들에게 말을 건다는 것.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프로토콜을 다시 시작했다.
시험대 위, 쇳덩이 바로 아래에는 원래 거기 있어서는 안 될 조립물이 놓여 있었다. 그날 점심에 그녀가 직접 만든 폐품 받침대였다. 어긋난 세 개의 링, 세라믹 고리 두 개, 경합금 케이지 하나, 그리고 가운데 빈 코어. 메마르고 추하고, 말이 안 되는 임시 조립물. 불량품 상자에서 건져 올린 고철. 하산이 그녀가 그것을 만드는 걸 봤다면 또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리즈, 우리한테 벌레라도 만들어 주는 거야?”
그보다 더한 말도 이미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 조립물은 그날 아침 그녀가 그린 그림 하나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것 역시 그녀는 숨기고 있었다.
2년 전부터 그녀는 머릿속에 형상을 품고 잠에서 깼다. 기억이 아니었다. 악몽도 아니었다. 형상들. 받침대, 케이지, 비워 두어야 할 빈 곳,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는 방향들. 그러나 그것들은 정확한 지시처럼 그녀의 손 안에 남아 있었다. 그녀는 영수증, 정비 기록지, 보험조합 봉투 위에 그것들을 갈겨 그렸다. 그리고 거의 언제나 버렸다. 마흔한 살의 여자가 세라믹 고리를 꿈꾼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자기 삶을 쇼윈도에 올려놓지는 않는 법이었다.
그것은 결코 머릿속에만 있지 않았다. 잠에서 깨면 형상들은 손목에, 무릎 뒤에, 아랫배의 움푹한 곳에 남았다. 마치 그녀의 일부가 밤새도록, 아직 누구도 이름을 발명하지 않은 물건을 붙들고 있었던 것처럼. 그녀는 종종, 누군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잠자는 자신을 관찰한 사람에게나 남을 법한 바보 같은 불쾌감을 안고 일어났다.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혹은 그녀 없이 무언가 일어났다. 그쪽이 더 나빴다.
테이블이 다시 작동했다.
자극 모터가 낮은 맥박을 잡았다. 들린다기보다 느껴지는 박동이었다. 고정 나사들이 조금 떨렸다. 화면에서 하중은 87.1킬로그램에 안정되었다. 그러고는 미끄러졌다.
쇳덩이가 두 번째로 테이블을 떠났다.
리즈는 곧장 비상 정지를 누를 반사 행동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저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렇게 하면 더 정확히 볼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덩어리는 아주 조금 떠 있었다. 3센티미터,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로 떠 있었다. 그녀는 테이블과 주철 사이의 공간에 손을 넣었다.
공기가 있었다.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덩어리는 계속 버티고 있었다. 그곳에 매달린 채, 잘못 정리해 둔 장비처럼 멍청하고 거의 모욕적으로 보였다.
그때 홀 출입 배지가 찰칵거렸다.
리즈는 전원을 끊었다.
쇳덩이는 법정 같은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하산 베날리가 작업 구역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 내 게이지 블록 못 봤어?
리즈는 아직 비상 정지 버튼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 못 봤어.
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 너 시체 같은 얼굴인데.
— 잠을 잘 못 잤어.
— 넌 잠을 자는 적이 없잖아.
그는 두 걸음 안으로 들어와 테이블, 덩어리, 중립 상태로 돌아온 화면, 그리고 작은 폐품 조립물을 보았다.
— 이건 뭐야?
— 내 물건.
— 아.
하산은 그녀와 오래 일한 덕분에 “내 물건”이 “눈치껏 나 좀 내버려 둬”라는 뜻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고 오른쪽 통에서 자기 게이지 블록을 찾아낸 뒤, 나가며 한마디 던졌다.
— 또 센서 날려 먹으면, 난 안 덮어 준다.
그가 사라지자 리즈는 기다렸다. 30초. 1분. 2분.
그러고 나서 그녀는 작업대의 연질 커튼을 당겨 닫고, 공정 감시용 로컬 카메라의 플러그를 뽑은 뒤, 다시 시작했다.
무게를 거부한 것
오후가 끝날 무렵, 그녀는 두 가지를 알았다.
첫째, 그것은 센서가 아니었다.
둘째, 그것이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손에 닿는 수단으로, 거의 집착에 가까운 꼼꼼함으로 모든 것을 확인했다. 하중 셀. 인버터. 전원. 표준 분동. 차폐. 플랜지. 누설 전류. 천장 크레인에 오염된 진동. 그녀는 라인을 분리했다. 테이블을 바꿨다. 콘센트를 바꿨다. 프로브를 바꿨다. 조립물을 빼냈다. 그것 없이는 아무 일도 없었다. 조립물을 다시 넣었다. 하중이 떨어졌다. 세라믹 고리 하나를 뺐다. 아무 일도 없었다. 고리를 다시 놓았다. 하중이 떨어졌다.
여섯 번째 시험에서 그녀는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일곱 번째에는 활성화 전에 쇳덩이 밑에 게이지 블록을 끼워 넣었다. 하중이 떨어지자 블록들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풀려나 강철 위를 미끄러졌다.
여덟 번째에는 철자를 가까이 가져갔다. 지나갔다.
아홉 번째에는 자극 중에 덩어리 옆 손잡이에 두 손가락을 얹어 볼 용기를 냈다.
그녀는 질량을 느꼈다.
무게는 물러나 있었다.
그 미묘한 차이가 차가운 따귀처럼 그녀의 몸을 관통했다. 덩어리는 이제 거의 아래로 끌어당기지 않았지만, 움직임의 변화에는 여전히 저항했다. 풍선이 아니었다. 가벼워진 물체도 아니었다. 다른 무엇이었다. 바닥에 대한 복종만 거둬들인 채 주철의 고집은 그대로 간직한 무엇.
그녀는 너무 늦게 전원을 끊었다.
덩어리는 아직 옆으로 떠밀려 가는 중이었고, 그녀의 손가락 두 개를 비틀어 빼앗았다. 부러진 것은 아니었다. 으스러진 것도 아니었다. 다만 눈앞이 하얘질 만큼 세게 뒤틀렸다. 그녀는 욕설을 내뱉고 물러나다가 공구 카트에 부딪혔고, 와셔 상자 하나가 우박 같은 소리를 내며 바닥에 쏟아졌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홀은 비기 시작하고 있었다. 밖에서는 비가 계속 유리창을 긁었다. 갠트리 크레인의 높은 기둥들이 프레임 사이로 보였다. 세탁물 같은 하늘에 검게 박혀 있었다. 하루 끝의 몽투아르는 늘 크레인과 소금과 심술로 혼자 만들어진 나라처럼 보였다.
리즈는 운전용 스툴에 앉아, 초대하지 않았는데 집 안에 들어와 있는 동물을 보듯 쇳덩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를 붙잡고 있는 것은 이제 이상 현상만이 아니었다.
우스꽝스러움이었다.
그녀는 이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러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세 사람 앞에서 다시 해 보라고 할 것이다. 그다음 여섯 사람 앞에서. 그다음에는 웃고 싶어도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은 작업반장 앞에서. 그 뒤에는 품질 담당자가 편향을 들먹이고, 누군가는 자기 오염을, 또 누군가는 무의식적 조작을 말할 것이다. 누군가는 단어 뜻도 모르면서 심인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누군가는 외부 감정을 제안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불행히도 그 현상이 다시 일어난다면, 그 작은 세계 전체가 그녀에게서 그것을 빼앗는 기계로 변할 것이다.
방금 본 것을 발표하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아무것도 적어 두지 않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적었다.
그녀는 모눈 공책 세 장을 채웠다. 시간. 주파수. 링의 방향. 추정 조임 토크. 온도. 들린 진동. 인장감 감소. 측면 드리프트. 그녀는 독기 어린 정확함으로 조립물을 그렸다.
그러고 나서 그 장들을 찢어 냈다.
네 번 접어 양말 속에 밀어 넣었다.
공식 작업 기록지에는 이렇게 썼다. “C3 셀 판독 불안정. 내일 재작업.”
그것이 그녀의 첫 번째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이후의 모든 것이 거기에 달려 있게 되리라는 것을. 반중력도, 금융도, 군대도 아니라, 작업장의 한 여자가 벌거벗은 진실은 그것을 보호할 거짓말 없이는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한 그 순간에.
다리
그녀는 저녁 교대가 끝난 뒤 현장을 떠났다.
주차장에서 4차선 도로까지 와이퍼가 내내 신음했다. 그녀는 언니 마리안의 전화를 한 통 놓쳤고, 이어 두 번째도 놓쳤다. 관리사무소의 메시지도 있었고, 보험조합의 메시지도 있었고, 트윙고 정기검사 자동 알림도 있었다. 그녀의 삶은 변하기 전에는 절대 미리 알려 주지 않는 삶들 특유의 초라한 수치심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녀는 생나제르 다리 요금소에서 마리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 드디어 받네.
— 일하고 있었어.
— 엄마가 너 찾았어.
— 왜?
— 일흔 살이고, 그게 소일거리니까.
리즈는 한숨을 쉬었다.
세 살 아래인 마리안은 포르니셰에서 역사와 지리를 가르쳤고, 세상은 결국 언제나 합리적인 모양을 갖추어야 한다는 듯 말하곤 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아했다. 그리고 아무 힘도 들이지 않고 서로를 판단했다.
— 일요일에 올 거야? 마리안이 물었다.
— 모르겠어.
— 넌 늘 모르지.
— 대기근무가 있을지도 몰라.
그녀는 생각 없이 거짓말을 했다. 말들은 저절로 나왔다. 공기보다 겨우 조금 무거울 뿐이었다.
— 있잖아, 마리안이 다시 말했다. 엄마가 또 아빠 아파트 팔자는 얘기 꺼내.
리즈는 핸들을 조금 지나치게 세게 쥐었다.
아버지의 아파트는 그가 죽은 뒤 8개월 동안 비어 있었다. 아름다운 비극은 아니었다. 11월 어느 아침, 양말만 신은 채 부엌과 욕실 사이 복도에서 쓰러진 심근경색. 앙드레 바렌은 15년 동안 부두 노동자로 일했고, 그다음에는 지게차 운전사였고, 그다음에는 이름을 잃고 주주를 얻어 가는 부두들 위에서 무릎을 닳게 했다. 그는 말이 적었다. 무엇이든 말하기 전에 그 무게를 달아 보았다. 리즈는 아마도 질량과 침묵에 대한 자신의 집착을 그에게서 물려받았을 것이다.
— 일요일에 얘기하자, 그녀가 말했다.
마리안은 그 거짓말을 짚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던졌다.
— 너 또 잠 안 잘 여자 목소리야.
리즈는 2분 뒤 통화를 끊었다.
그녀가 자기 집에 들어섰을 때, 여전히 스스로를 레 발콩 드 레스튀에르라고 부르기를 고집하는 아파트 15층에서, 그녀는 집이 너무 높다는 터무니없는 감각을 느꼈다. 통유리창 너머로 항구의 불빛들, 멀리 정유소, 기둥들의 붉은 등, 물의 검은 얼룩이 보였다. 평소라면 그 풍경은 그녀의 곁을 지켜 주었다. 그날 밤에는 적의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큰불을 켜지 않고 가방을 내려놓았다. 물 한 잔을 따라 놓고는 조리대 위에 잊어버렸다. 양말 속에서 종이들을 꺼내고, 이어 휴대전화를 꺼냈다.
영상은 거기에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열세 번 보았다.
열세 번, 쇳덩이가 테이블을 떠났다.
여섯 번째쯤 되었을 때, 그녀는 현장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세부를 알아차렸다. 들어 올려지기 직전, 작은 폐품 조립물이 중앙의 빈 곳을 향해 조여드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물리적으로는 아니었다. 평범한 계측기가 측정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품들 사이 어딘가에서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줄 만큼은 충분했다.
그녀는 부엌에서 오래된 스프링 공책을 꺼냈다. 꿈속 형상들을 그려 넣던 공책이었다. 그리고 비교했다.
14번 홀의 조립물은 정확하지 않았다.
가까웠다. 그것이 더 나빴다.
그 말은 그녀가 순전한 우연으로 그 효과를 얻은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 그녀는 그것에 접근한 것이었다.
리즈는 밤의 일부를 자신의 그림을 다시 고치는 데 보냈다. 자정이 지난 뒤, 그녀는 선 채로 너무 마른 콩테 치즈 한 조각을 먹었다. 나중에는 차가운 커피를 공책 위에 쏟았다. 더 나중에는 혼자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이 다른 무엇보다 그녀를 더 불안하게 했다.
훨씬 더 늦게, 그녀는 공책을 배 위에 펼쳐 놓은 채 소파에 누웠다.
잠이 곤봉질처럼 그녀 위로 떨어졌다.
그날 밤, 꿈은 평소 꿈의 언어로 말하지 않았다.
얼굴도 없고, 장소도 없고, 서사도 없었다.
처음에는 검정이 있었다. 그러고 나서 일종의 텅 빈 부피가 있었다. 방이 아니었다. 격납고도 아니었다. 벽 없는 내부. 그 안에서 선들이 나타났다. 희고, 가늘고, 더러운 선명함을 지닌 선들. 그것들은 물체를 그리지 않았다. 허락들을 그리고 있었다. 이것은 닿아도 된다. 이것은 안 된다. 이것은 더 아래로 지나가야 한다. 이것은 비어 있어야 한다. 링 두 개가 조금 벌어졌다. 고리 하나가 회전했다. 중앙 코어가 손톱 너비만큼 어긋났다. 그리고 그 모든 것 뒤에서 무언가가, 그녀가 젖은 목덜미로 앉은 채 깨어나 입안에 터무니없는 단어 하나를 품을 만큼만 버텼다.
다시.
아직 밤이었다.
새벽
새벽이 오기 전, 그녀는 배지를 찍었다.
경비실에서 스칸디나비아 추리소설을 읽고 있던 전직 선원이 고개를 들었다.
— 뭘 두고 갔어?
— 내 존엄성, 리즈가 말했다.
그는 코로 웃음을 내뿜었다.
— 찾으면 어디 있는지 나한테도 말해.
비어 있는 14번 홀은 거의 아름다웠다.
사람도, 무전기도, 욕설도 없으면 다른 것이 들렸다. 건물의 금속 피부 위로 떨어지는 비, 보의 작은 열 팽창 소리, 항만 설비의 먼 웅웅거림. 날이 밝기 전 숨을 쉬는, 지친 거대한 짐승.
리즈는 조립물을 작업대 위에 다시 올려놓았다.
그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이 가장 불안했다.
그녀는 링 하나를 풀었다. 8분의 1회전, 그 이상은 아니었다. 고리의 위치를 바꿨다. 세라믹 코어를 뒤집었다. 그리고 와셔 하나를 덜어 냈다. 중앙의 빈 곳이 몇 밀리미터 어긋났다. 전체는 갑자기 덜 즉흥적으로 보였다. 더 예쁜 것은 아니었다. 더 정확했다.
그 정확함 때문에 그녀는 토하고 싶어졌다.
그녀는 쇳덩이를 올려놓았다.
재시작.
곡선은 전날보다 더 빠르게 무너졌다.
0.8.
쇳덩이는 테이블에서 3센티미터 떠오른 것이 아니었다.
20센티미터 올라갔다.
리즈는 배 높이에서, 더 이상 바닥을 인정하지 않는 87킬로그램짜리 덩어리와 마주 서 있었다. 그것은 떨지 않고 떠 있었다. 찾지 않고. 눈에 보이는 노력도 없이. 평생 누군가 자기 자리에 대해 거짓말하기를 그만두기만 기다려 온 것 같았다.
그녀는 한 손을 내밀었다.
주철이 외설적인 부드러움으로 따라왔다.
그녀는 손끝으로 그것을 밀었다. 쇳덩이는 공중을 미끄러졌다. 풍선처럼이 아니었다. 순종적이고 원한 어린 질량처럼. 그녀가 너무 급하게 멈추려 하자, 관성이 어깨를 관통해 그녀를 프레임에 밀어붙였다.
그녀는 소리 지르지 않으려고 자기 소매를 물었다.
덩어리는 느린 속도로 테이블 가장자리를 향해 계속 나아갔다.
리즈는 시스템을 껐다.
너무 늦었다.
쇳덩이는 20센티미터 아래의 강철 위로 떨어졌다. 충격으로 플랜지 두 개가 튀어 나갔다. 10밀리 스패너 하나가 바닥에서 튕겼다. 오른쪽 패널에서는 보호 덕트 하나가 갈라졌다.
그리고 홀 문이 쾅 닫혔다.
청소 담당 나데주가 카트를 밀고 오다 그대로 멈춰 섰다.
— 세상에.
리즈는 제자리에서 홱 돌아섰다.
조립물은 아직 거기 있었다. 쇳덩이도. 더는 아무것도 떠 있지 않았다.
— 괜찮아? 나데주가 물었다.
리즈는 왼손을 들어 보였다. 손가락들은 벌써 부어오르고 있었다.
— 이 무게추를 떨어뜨렸어.
나데주는 쇳덩이, 갈라진 덕트, 바닥의 와셔들을 바라보았다.
— 혼자서?
— 다른 사람 보이니?
나데주가 숨을 내쉬었다.
— 넌 일곱 시 전부터 몸 망가뜨리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어.
그녀는 카트를 세워 두고 리즈가 덩어리를 팔레트 위에 다시 올리는 것을 도와준 뒤, 작은 폐품 조립물을 가리켰다.
— 그건 또 뭐야?
— 참사 방지 장치.
— 글쎄, 작동은 안 하네.
리즈는 웃고 싶었다.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 응. 아직은.
나데주가 떠났다. 리즈는 카트 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고 나서 조립물을 바라보았다.
다시, 꿈이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14번 작업대를 닫고, 커튼을 당기고,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꾼 뒤, 복제품을 만들었다.
복제품
그녀에게는 늘 그런 재능이 있었다. 손이 방금 이해한 것을 빠르게 다시 만드는 재능.
아침 팀이 홀을 제대로 되찾기 전에, 그녀는 두 번째 받침대를 조립했다. 같은 케이지. 같은 링. 같은 고리. 중앙의 같은 빈 곳. 그녀는 부품들의 무게를 달았다. 방향을 확인했다. 펠트펜 자국을 베꼈다. 플랜지 위 같은 긁힘. 같은 조임 토크.
쌍둥이는 너무 가까워서, 나란히 놓아두니 두 조립물이 그녀를 조롱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더 작은 표준 분동 두 개를 가져왔다. 각각 20킬로그램.
첫 번째 조립물.
활성화.
하중이 뚜렷하게 떨어졌다. 덩어리가 손가락 하나 높이만큼 떴다.
두 번째 조립물.
활성화.
아무 일도 없었다.
그녀는 전원을 끊었다. 다시 했다. 재확인했다. 분동을 바꿨다. 전원을 바꿨다. 케이블을 교환했다. 다시 시작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녀는 제작상의 차이를 찾아내는 데 40분을 썼다.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두 물체는 같았다.
오직 하나만이 세계가 거짓말하게 만들기를 받아들였다.
리즈는 프레임에 등을 기댔다. 손은 검었고, 입은 말랐다.
그녀의 정신이 처음 향한 곳은 기술이었다. 그녀에게는 빠진 매개변수가 있었다.
두 번째는 더 추했다.
그녀는 살아 있는 조립물과 죽은 조립물을 차례로 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밤을 생각했다.
자신이 본 것을.
새벽에 부품들을 제자리에 다시 놓을 때 자신에게 깃들었던 그 말 없는 권위를.
그녀는 문을 닫듯 아주 세게 눈을 감았다.
다시 떴을 때, 죽은 조립물은 여전히 죽어 있었다.
아침 팀의 첫 사람들이 바깥 개찰구에 배지를 찍기 시작했다. 발소리, 목소리, 사물함, 종이컵 커피가 날과 함께 돌아오고 있었다. 10분도 지나지 않아 홀은 정상적인 삶을 되찾을 것이다. 농담, 사고 보고서, 작업 속도, 그리고 유용한 더러움까지.
리즈는 복제품을 회색 통에 넣었다.
살아 있는 것은 다른 통에.
그녀는 두 통을 14번 작업대 밑, 맨 안쪽, 아무도 열지 않는 평패킹 상자 뒤로 밀어 넣었다.
그러고 나서 전날의 작업 기록지를 집어 들고, 둘로 찢은 뒤, 새 종이를 채웠다.
“덕트 결함. 표준 분동 충격. 셀 점검 필요.”
하산의 배지가 찰칵거렸다.
그가 하품을 하며 다가왔다. 방음 헤드셋이 목에 걸려 있었다.
— 너 정확히 몇 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 너무 일찍.
그는 그녀의 손가락을 보았다.
— 진짜로. 너 정말 쇳덩이 떨어뜨렸구나.
— 응.
— 혼자서?
리즈는 14번 작업대, 당겨진 커튼, 깨끗한 작업대, 그 아래 숨겨진 두 통, 이미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한 거대한 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 응. 혼자서.
그것은 더 이상 보호를 위한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맹세였다.
2장
빈 아파트
열쇠들
그녀가 아버지의 아파트를 고른 것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보다 질문을 덜 하기 때문이었다.
일요일, 잔 바렌은 접시 열두 장을 버리고, 세 세대를 견뎌 온 너무 무거운 찬장을 팔고, 커피를 마시기도 전에 한 생애 전체의 처분을 결정하려 했다. 그녀는 파란 스카프를 둘렀고, 아무도 보지 않을 립스틱을 발랐고, 슬픔에 빠지지 않으려 그보다 더 빨리 걸어가는 여자들의 신경질적인 피로를 지니고 있었다.
앙드레 바렌의 아파트는 펭오에에 있었다. 조선소들이 여러 번 이름을 잃는 것을 지켜본 낮은 건물 안이었다. 방 세 개, 좁은 복도, 노란 타일이 깔린 부엌, 몇 달이 지나도 아직 버티고 있는 차가운 먼지와 오래된 담배 냄새. 거실 덧문은 반쯤 내려져 있었다. 빛은 남은 것들을 분류하는 일요일의 색을 띠고 있었다.
마리안은 그녀보다 먼저 와 있었다. 당연했다. 이미 세 더미를 만들어두었다. 보관할 것, 줄 것, 버릴 것. 마리안은 남들이 흐릿하게 남겨두는 곳에 깔끔한 동사를 붙였다.
— 늦었네.
— 왔잖아.
— 그건 같은 말이 아니야.
리즈는 왼손을 재킷 주머니에 넣은 채였다.
잔이 마침내 테이프로 감은 손가락들을 보았다.
—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 쇳덩이가 떨어졌어.
— 네 위로?
— 옆에.
마리안은 손을 보고, 얼굴을 보았다.
— 거짓말 못한다, 너.
— 그럼 시험 보듯 캐묻지 마.
잔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미 식당 서랍 하나를 열어 고무줄, 사용 설명서, 깡통따개, 상호보험 청구서 두 장을 꺼내고 있었다. 그 잡동사니가 죽음 뒤에도 혼자 증식한 것처럼.
— 중개인이 수요일에 온대, 그녀가 말했다. 그전까지 좀 정리해놔야 해.
리즈가 눈을 들었다.
— 무슨 중개인?
— 부동산 중개인이지, 리즈. 이 빈 아파트를 이 년이나 붙들고 있을 수는 없잖아.
빈이라는 말이 그녀를 멈춰 세웠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텔레비전 장. 라디에이터 위에 말아놓은 식탁보. 액자들이 걸려 있던 벽에 남은 더 옅은 자국들. 아주 작은 부엌. 아버지가 공구를 보관하던 작은 방, 의자 위에 접어둔 작업복, 끝내 버리지 못한 나사 상자. 부서지는 것을 언젠가 여분의 부품 하나가 구할 수 있다고 평생 믿어 온 모든 남자들처럼.
그 방 안쪽에는 작업대가 있었다. 별것 아니었다. 판자 하나, 받침대 두 개, 지친 바이스 하나. 하지만 방은 닫혔다. 아무도 거기서 자지 않았다. 아무도 거기 오지 않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아파트가 몇 주 동안 완전히 매물인 상태를 멈춘다면 아무도 곧 그곳에 올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잔은 아직 말하고 있었다.
—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해.
리즈가 말했다.
— 수요일은 안 돼.
마리안이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
— 뭐?
— 수요일은 안 돼. 시간을 조금만 줘. 아직 공구도 있고. 서류도 있고. 지하실도 있어.
— 지하실은 내가 가봤어, 마리안이 말했다. 죽은 페인트통 세 개랑 부서진 파라솔 하나뿐이던데.
— 그리고 공구.
잔이 한숨을 쉬었다.
— 대체 뭘 간직하고 싶은 건데?
리즈는 생각했다. 지금 당장 세상이 나를 보러 오지 않을 장소를 갖고 싶어.
그녀는 말했다.
— 아직 모르겠어.
마리안은 전보다 더 오래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한쪽 어깨를 으쓱했다.
— 좋아. 열쇠는 네가 가져가. 대신 정말 네가 처리해.
잔은 더 큰 피로 앞에 항복하듯 두 손을 들었다.
— 일주일. 그 이상은 안 돼.
리즈는 찬장 위의 열쇠 꾸러미를 집었다. 아파트 열쇠 두 개, 지하실 열쇠 하나, 우편함 열쇠 하나, « A3 »라고 적힌 작은 빨간 플라스틱 열쇠고리. 아버지는 물건에 자기 이름을 거의 적지 않았다. 암호를 붙였다. 물건들이 평범해 보일 때 그는 그것들을 더 믿었다.
떠나기 전, 그녀는 작은 방으로 갔다.
회색 금속 공구함을 열었다.
그 안에서는 모든 것이 앙드레 바렌의 논리를 간직하고 있었다. 소켓은 크기별로, 일자드라이버는 일자끼리, 십자드라이버는 빈 아이스크림 통 안에, 드릴날은 천에 싸여, 휘어진 것들도 그대로 보관되어 있었다. 바닥에는 더러운 노란색의 오래된 기계식 저울이 있었다. 오십 킬로까지 잴 수 있는 물건이었다.
리즈는 그것도 챙겼다.
그녀가 공구함을 닫자, 마리안이 문틀에 기대섰다.
— 대체 뭘 숨기는 거야?
리즈가 고개를 들었다.
— 아무것도.
— 너 그런 얼굴은 거짓말할 때나 사고 칠 때만 하거든.
— 편하네. 진단이 줄어드니까.
마리안은 웃지 않았다.
— 그냥 몸조심해.
리즈는 솔직한 말을 하나 하고 싶었다.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그녀는 열쇠와 저울을 들고, 자기 가족에게서 장소 하나를 훔치는 듯한 아주 선명한 기분과 함께 떠났다.
소박한 증거들
그녀는 비겁함과 지성 때문에 작은 것부터 시작했다.
큰 질량들은 기다릴 수 있었다. 팔레트, 블록, 시연, 그 모든 것은 미래에 남겨둘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원하는 것은 소박한 증거였다. 영광 없는 증거. 더 이상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지어낼 수 없을 만큼 단단하되, 소방대나 현장 책임자나 이웃들을 끌어들이지 않을 만큼 은밀한 것.
월요일 저녁, 그녀는 회색 통 두 개를 트윙고에 실어 가져왔다.
그녀는 저녁 교대, 밖에서 마시는 커피, 탈의실의 대화들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가 정비 계단으로 통들을 하나씩 내려왔다. 마치 구리를 훔치는 사람처럼. 첫 번째 통을 들고 있을 때 하산과 마주쳤다.
— 이사 가?
— 폐품 비우는 중이야.
— 언제부터 그런 걸 몰래 했는데?
— 너희가 더러운 일을 나한테 맡긴 뒤부터.
그가 킥 웃었다. 그녀는 지나갔다.
빈 아파트에서 그녀는 아버지의 작업대 위에 두 장치를 설치했다.
살아 있는 것은 왼쪽.
죽은 것은 오른쪽.
그 말들이 떠오른 바로 그 순간 그녀는 그것들을 혐오했다.
나흘 밤 동안 그녀는 그 말을 바꾸려 했다. « A »와 « B ». « 1 »과 « 2 ». « 유효 시험 »과 « 무효 시험 ». 아무것도 버티지 못했다. 물건들은 끝내 늘 자기들의 진짜 상태를 그녀에게 강요했다. 하나는 응답했다. 다른 하나는 아니었다.
그녀는 몽키스패너로 시험했다. 회색 공구함으로. 생수 묶음으로. 아버지가 다시 근력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맹세하던 시절부터 보관해 온 십오 킬로짜리 낡은 원판으로. 어느 밤에는 방의 작은 보조 라디에이터로도 시험했다. 그 생각은 곧장 그녀를 벌했다. 전체가 갑자기 가벼워지더니 걸레받이 쪽으로 떠밀려가 벽 아래쪽을 갈랐다.
그녀는 욕을 내뱉으며 전원을 껐다. 목이 두려움으로 바싹 말라 있었다.
노란 저울은 14번 작업대의 화면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어떤 물체가 응답할 때, 바늘은 거의 한 덩어리처럼 곤두박질쳤다. 아무것도 아닌 데까지는 아니었다. 결코 완전히 무는 아니었다. 그러나 가득 찬 공구함을 한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있을 만큼 낮았고, 너무 빨리 멈추려 들면 어깨를 찢어낼 만큼은 남아 있었다. 이 역설은 언제나 되돌아왔다. 무게는 줄어도 고집은 결코 줄지 않았다.
화요일, 그녀는 적었다.
« 추락은 움직임보다 먼저 온다. »
수요일.
« 물체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다. 지면에 불충실해진다. »
목요일, 또 하나의 꿈을 꾼 뒤, 그녀는 살아 있는 장치를 정확히 베껴 만들었다. 같은 금속, 같은 간격, 같은 빈틈. 그 아래에는 동일한 하중 두 개를 두었다. 회색 공구함 두 개, 하나는 아버지의 것, 다른 하나는 그날 저녁 브리코 데포에서 산 것.
오래된 것은 떠올랐다.
새것은 죽은 채 남았다.
리즈는 방 한가운데 서 있었다. 입이 말랐다. 눈앞에는 구분할 수 없는 두 개의 상자가 있었고, 그것들은 방금 서로 같은 세계에 복종하지 않기로 결정한 참이었다.
그녀는 수첩을 열고, 처음으로 그 말들을 썼다.
« 꿈꾼 장치: 살아 있음. »
« 복제한 장치: 죽음. »
그러고는 꿈꾼에 줄을 그었다.
그러고는 다시 썼다.
그녀는 아직도 반중력이라고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 단어는 어리석어 보였다. 영화가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 역전의 과학소설이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 그녀 앞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보다 나은 것, 혹은 더 나쁜 것을 요구했다. 더 벌거벗은 무엇.
매일 저녁, 아파트를 나서기 전에 그녀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문질러 닦은 리놀륨 바닥.
반듯이 세운 의자들.
상자로 가린 갈라진 벽.
작은 방의 낮은 붙박이장 안에 넣어둔 장치들.
반복할수록 그 장소는 둘로 갈라졌다. 어머니와 언니에게 그곳은 죽은 이의 아파트였다. 그녀에게 그곳은 누렇게 변한 저울, 색 바랜 커튼, 이제는 없는 남자의 차가운 냄새 사이에 조잡하게 꾸린 부끄러운 실험실이 되었다.
가끔 문을 닫으며 그녀는 아주 강하게 생각했다.
미안해.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빨간 파일
금요일 아침, 첫 번째 외부의 시선은 가능한 한 가장 소설적이지 않은 형태로 도착했다. 빨간 판지 파일.
그것은 14번 작업대의 그녀 키보드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위쪽에는 검은 펠트펜으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 리즈 - 9시 전 코르넥에게 올 것. »
베랑제르 코르넥은 완벽한 파일철, 짧은 말, 그리고 대충이라는 것에 대한 개인적인 증오로 현장의 공정 품질을 관리했다. 그녀는 마흔이 되지 않았고, 유리벽 사무실에서도 더러운 홀에서도 똑같이 걸을 수 있는 구두를 신었으며, 사람들이 숨기려 할 내용을 이미 읽어버린 것 같은 불쾌한 인상을 모두에게 주었다.
그녀의 사무실은 작업장의 일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유리창 하나, 죽음을 선고받은 화분 두 개, 안전 깃발 하나, 화면 세 개, 흰 전기주전자. 리즈가 들어갔을 때 코르넥은 앉으라고 하지 않았다.
—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 14번 작업대, 그녀가 말했다. C3에서 원하중 이상값이 잡혔어요. 국부 카메라 차단. 표준 추에 대한 비규격 충격. 그리고 별다른 설명 없는 종료 티켓 하나.
그녀는 파일을 밀어 보냈다.
곡선들이 거기 있었다.
영상도, 눈에 보이는 기적도 아니었다.
하지만 숫자들은 센서와 함께 죽어주는 예의가 없었다.
— 잘못된 신호입니다, 리즈가 말했다.
— 그럴 수도 있죠.
— 테이블 아래 폐품 장치가 하나 있었어요. 판독을 오염시켰을 겁니다.
— 무슨 장치요?
— 수제 댐퍼요. 기생 주파수를 시험하려고.
코르넥이 눈을 들었다.
— 어디 있죠?
리즈는 목덜미가 굳는 것을 느꼈다.
— 충격 뒤에 폐기함으로 갔습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죽은 장치의 일부는 정말 폐기함에서 왔다. 나머지는 다른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코르넥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 문제는 그 이상값들이 삼십칠 분 동안 여섯 번 반복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음 날 5시 17분에 같은 라인에서 다시 나타났고요.
리즈는 움직이지 않았다.
— 17시 08분에는 공정 카메라도 뽑았군요.
— 손가락 끼이는 장면을 찍히고 싶지 않았습니다.
코르넥은 웃지 않았다.
— 지금부터 14번에서 사전 기록 없는 단독 조작은 전면 금지입니다.
리즈의 심장이 너무 세게 한 번 뛰었다.
— 그건 좀 과한데요.
— 과한 건 인증 작업대에서 표준 셀이 비일관적으로 하중을 잃는 일입니다.
그녀는 다른 페이지를 넘겼다.
— 그리고 화요일에 HSE 감사가 있어요. 작업대 청소, 폐품 반출, 기록지 수정, 그리고 내 입회하에 대조 시험. 전부 필요합니다.
폐품이라는 말이 리즈를 정면으로 때렸다.
회색 통 두 개는 더 이상 작업대 아래에 없었다. 다행이었다. 반면 14번 작업대에는 부품이 사라진 흔적, 펠트펜 자국, 조잡한 손질의 흔적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 코르넥 같은 여자가 진실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그림자는 볼 만큼.
— 알겠습니다, 리즈가 말했다.
코르넥은 그녀를 지나치게 긴 일 초 동안 바라보았다.
— 손가락은요?
— 표준 추 때문에요.
— 혼자서?
리즈는 하산을 생각했다. 나데주를. 마리안을. 이 거짓말이 가능한 유일한 대답이 되어버린 속도를.
— 네.
코르넥은 파일을 닫았다.
— 정오 전까지 자세한 내용을 전부 메일로 보내세요.
리즈가 나오자, 하산이 커피 머신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 그래서?
— 아무것도 아니야.
— 아무것도는 무슨. 코르넥이 널 위로 부를 때는 숨을 똑바로 쉬었다고 칭찬하려는 게 절대 아니잖아.
리즈는 종이컵을 집었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하산은 지난 이 년 동안 가끔 그녀를 바라보던 그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이미 너무 가까이 갔다는 것을 알고, 복도마다 다시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남자들의, 조금은 놀리는 듯한 조심스러움. 두 밤이 있었다. 이야기는 아니었다. 너무 길어진 팀 회식, 미지근한 맥주, 로터리 근처에 있던 그의 아파트, 현관에 버려진 안전화, 그리고 아직 기름때와 피로와 멍청한 말들로 가득 찬 채, 불필요한 부드러움 없이 서로를 더듬던 방식. 리즈는 그에게 거대한 서사가 없다는 점을 좋아했다. 그는 그것이 무슨 뜻인지 묻지 않았다. 그녀도 묻지 않았다.
그 뒤로 욕망은 작은 걸림들 사이로 그들 사이를 지나갔다. 부품 위로 숙인 목덜미를 향한 시선, 종이컵 위에 일 초쯤 더 머무는 손, 홀이 탄 커피와 젖은 금속 냄새만 풍기던 순간 자기 배에 맞닿던 그의 배에 대한 난폭한 기억. 그것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기능이 아니라는 사실만 상기시켰다.
두 번째 밤, 그녀는 그보다 먼저 깨어났다. 하산은 등을 대고 자고 있었다. 한쪽 팔은 시트 밖으로 던져져 있었고, 입은 조용한 외설처럼 벌어져 있었다. 그때는 아무것도 그의 잠에게 형태나 증거나 대답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몇 초 동안 그녀는 어떤 남자 곁에 있는 하나의 몸일 뿐이라는, 아직 자기 이름도 모르는 무언가가 지나가는 장소가 아니라는, 거의 폭력적인 안도감을 느꼈다.
— 수요일 얘기 했어?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 로그가 있잖아, 리즈. 작업대 하나가 맛이 가는 건 나 없어도 볼 수 있어.
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 조심해. 품질 쪽 사람들은 결국 작업장을 수술실로 바꾸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니까.
리즈는 생각했다. 내가 뭘 꿈꾸는지 알면 저들은 현장 전체를 닫아버릴 거야.
9시 26분, 그 파일은 이미 더 이상 14번 홀의 것이 아니었다.
죽은 자들의 무게
그날 저녁, 그녀는 자신이 과하다고 여겨야 할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그것을 논리적이라고 여겼다.
그녀는 통들만 회수한 것이 아니었다.
형태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물함에서 비웠다. 주황색 수첩, 휘갈겨 쓴 티켓들, 상호보험 봉투 세 장, 여덟 번 접은 A4 두 장, 각도와 치수로 뒤덮인 구내식당 냅킨. 그것들을 전부 운동가방에 쑤셔 넣고 트윙고까지 옮겼다. 훈련받지 않은 첩자의 항구 버전이 된 듯한 기괴한 기분과 함께.
저녁, 앙드레 바렌의 아파트에서 그녀는 회색 상자 두 개를 작업대 위에 다시 올렸다.
그러고는 오래된 공구함을 꺼냈다.
방 한가운데, 받침대 두 개 위에 놓았다.
공구함은 무거웠다. 표준 추보다는 덜했지만, 사람을 죽이기에는 너무 가벼웠고, 등허리가 있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회색 금속은 손잡이 근처가 녹으로 부식되어 있었다. 뚜껑에는 아버지가 예인선의 빛바랜 스티커를 붙여두었다.
리즈는 살아 있는 장치의 전원을 연결했다.
저울 바늘이 곤두박질쳤다.
공구함은 받침대에서 이 센티미터 떠올라 그 자리에 멈췄다.
그녀가 볼 수 있을 만큼만.
아버지의 렌치, 소켓, 펜치, 강철로 된 삶의 조각들로 가득 찬 공구함이 작은 아파트의 공기 속에 머물러 있었다. 마치 세계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것처럼.
리즈는 너무 빨리 목이 메어 화가 났다.
그녀는 복도에서 양말 차림으로 죽은 앙드레를 생각했다.
망가진 그의 무릎을.
거대한 그의 손들을.
말하기 전에 사물의 무게를 가늠하던 그의 방식을.
그가 백 번, 천 번, 트렁크에서 부두로, 지하실에서 자동차로, 자동차에서 방으로 옮겼던 그 공구함을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그것을 거짓말하게 만드는 사람은 그녀였다.
그녀는 전원을 껐다.
충격음이 방 전체에 울렸다.
아래층에서 누군가 천장을 한 번 두드렸다.
리즈는 가만히 기다렸다. 손은 아직 스위치 위에 있었다.
아무것도 더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시작했다.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정이 판독을 오염시켰는지 알고 싶어서였다.
같은 하강.
같은 경감.
같은 부자연스러운 정지.
그다음 그녀는 같은 공구함 아래 복제한 장치를 연결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녀는 코로 숨을 쉬었다.
수첩을 열었다.
썼다.
« 같은 하중. »
« 같은 장소. »
« 같은 물체. »
« 하나만 응답한다. »
그녀는 아버지의 접이식 의자에 앉았다.
스프링이 신음했다.
복도에서는 문 뒤 자동조명이 꺼졌다. 아파트가 순식간에 그녀를 둘러싸고 좁아졌다. 이웃집 텔레비전 소리, 수도꼭지 소리, 밖의 스쿠터 소리, 그러고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더 이상 전혀 평범하지 않은 것 주위로 웅크린 작은 일상의 세계.
다음 화요일 아홉 시, 베랑제르 코르넥은 대조 시험을 요구할 것이다.
늦은 밤, 아버지의 공구함은 여전히 리놀륨 바닥 위 이 센티미터에 떠 있었다.
3장
증인이 된 화요일
상자가 다시 떨어지다
그날 저녁, 아버지의 공구 상자가 혼자 다시 떨어졌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 것도 아니었고, 분명한 고장처럼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먼저 숨 한 번만큼 낮아졌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밑을 받치던 손가락 하나를 빼낸 것처럼. 그러고는 한꺼번에 제 무게를 되찾았고, 작업대 받침들이 신음했다.
리즈는 스위치를 보았다.
표시등은 아직 켜져 있었다.
살아 있는 조립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것도 나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전원 약화라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과열. 그다음에는 자기 신경이 우스꽝스럽게 흐트러진 탓이라고. 그녀는 전원을 끄고, 기다렸다가, 다시 켰다.
아무 일도 없었다.
콘센트를 바꿨다. 조임을 확인했다. 링을 다시 맞췄다. 같은 상자를 다시 올려놓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살아 있는 것은 죽은 것처럼 행동했다.
최악은 현상이 멈췄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아무 예고 없이 멈췄다는 것, 마치 무언가가 그것에게서 존재할 권리를 되가져간 것처럼 멈췄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는 자정까지 시도했다.
노란 저울은 고철다운 정직함 속에 못박힌 채 그대로였다. 상자는 제 무게만큼 무거웠다. 세계는 마른 폭력으로 사물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자정이 지나고, 리즈는 작은 방의 접어 둔 야전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았다.
살아 있는 조립체는 그녀 앞에 놓여 있었다. inert, 작고, 못생겼고, 모욕적이었다.
몇 초 동안, 거의 행복에 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것이 여기서 끝난다면?
발견도 없고, 연쇄적인 거짓말도 없고, 죽은 자들에게서 훔친 아파트도 없고, 우회해야 할 현장도 없고, 구해야 할 머리도 없다.
그러다 그녀는 주철 추를 생각했다.
곡선들을.
주철 밑의 공기를.
조금 전 허공에 버티고 있던 상자를.
그녀는 미치지 않았다. 혹은 미쳤다면,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미친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리놀륨 바닥에 누웠다. 목덜미 밑에 외투를 말아 넣고, 책상 램프도 끄지 않은 채.
잠이 정전처럼 그녀 위로 떨어졌다.
그녀가 지니고 있던 것
그날 밤, 그녀는 새로운 형태들을 꿈꾸지 않았다.
상자를 꿈꾸었다.
상자의 기억이 아니라, 바로 그 상자를.
아버지의 낡은 회색 상자. 녹이 핀 손잡이, 예인선 스티커, 왼쪽보다 조금 더 뻑뻑한 오른쪽 경첩. 그것은 벽 없는 검은 어둠 속에 매달려 있었다. 눈에 보이는 아무것도 붙들고 있지 않은 채. 그 주위로 희미한 선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것을 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받아들이기 위해서. 침묵의 벽 하나가 열리고, 닫히고, 다시 열렸다. 그리고 매번 상자는 같은 것을 요구하는 듯했다. 계산이 아니라, 힘이 아니라, 허락을.
리즈는 마른 입으로 깨어났다. 뺨은 리놀륨에 붙어 있었고, 머릿속에는 기술적인 의미를 갖지 않는 단어 하나가 남아 있었다.
지탱됨.
아직 밤이었다.
그녀는 너무 빨리 몸을 일으켰다. 등이 항의했다. 살아 있는 조립체는 임시 작업대처럼 쓰고 있던 뒤집힌 상자 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그 위에 손을 얹었다.
차가운 금속.
미지근한 세라믹.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망설이다가 아버지의 상자를 다시 작업대 받침 위에 올려놓았다.
다시 켰다.
저울 바늘이 단숨에 곤두박질쳤다.
상자는 전날처럼 또렷하게 나무에서 2센티미터 떠올랐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안도는 오지 않았다. 아직은. 그 자리를 더 나쁜 무언가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전원을 끄고, 지금까지 자신에게 금했던 일을 했다. 곧바로 같은 상자 밑에 죽은 조립체를 연결했다. 다른 것은 하나도 바꾸지 않고.
아무 일도 없었다.
그녀는 두 손을 허벅지 위에 펴 얹고 기다렸다. 인내가 잠을 대신할 수 있기라도 한 것처럼.
아무 일도 없었다.
아침이 되어, 그녀는 적었다.
« 살아 있는 조립체는 살아 있지 않다. »
그리고.
« 밤이 지나면 살아 있다. »
그리고, 두 번이나 그어 지운 뒤에.
« 아무 밤이나 지난 뒤는 아니다. »
토요일과 일요일은 한 주 전체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그녀는 다시 주도권을 쥐고 싶었다. 덜 자고. 다른 곳에서 자고. 텔레비전 앞에서 자고. 아예 자지 않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고. 조립체를 생각하지 않은 채 잠자리에 들고. 억지로 다른 것을 생각했다. 장보기, 빨래, 트윙고의 정기 검사, 어머니, 매각 전에 비워야 할 것들의 터무니없는 목록. 아무 소용도 없었다.
쓸모 있는 밤들은 그녀의 의지에 복종하지 않았다.
토요일, 그녀는 세 시간 잤고, 물로 가득 찬 아파트 계단을 꿈꾸었고, 다음 날 두 조립체 중 어느 것도 반응하지 않았다.
일요일, 그녀는 머릿속에 아버지의 낡은 회색 상자가 아니라 새 상자, 브리코 데포에서 산, 그때까지 죽은 채로 남아 있던 상자를 품고 깨어났다.
꿈은 아주 작았다. 거대한 어둠도 없었다. 선들도 없었다. 그 상자만이, 출처 없는 빛 속에 놓여, 4분의 1쯤 돌아가 있었다. 누군가가 그것의 좋지 않은 쪽을 보여 주는 것처럼.
리즈는 조립체조차 바꾸지 않았다.
새 상자를 제자리에 다시 올렸다.
다시 켰다.
하중이 무너졌다.
상자가 떠올랐다.
리즈는 움직이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두려움은 곧바로 오지 않았다.
수치심은 왔다.
자기 안에서 자부심 비슷한 것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 수치심.
그것은 찾아냈다는 자부심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하다는 자부심이었다.
그녀는 전원을 껐다.
적었다.
« 물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
« 조립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
« 내가 그것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
그러고는 바인더의 스프링 하나가 튀어나갈 만큼 난폭하게 공책을 덮었다.
화요일 아침, 그녀는 코르넥과 HSE 책임자 앞에서 대조 시험을 다시 해야 했다.
일요일 늦은 오후, 그녀는 그 시험을 테스트로 이용하게 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나쁜 실험
월요일 저녁, 교대가 끝난 뒤, 그녀는 스포츠 가방 하나를 들고 14번 작업장으로 올라갔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는 감각이 아주 또렷했다.
그 시간의 현장은 피로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지게차들은 계속 움직였다. 팀들은 지나갔다. 형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방화문 앞 바깥에서 담배를 피웠다. 하지만 14번 홀은 이미 목소리의 일부를 잃고 있었다. 기계들은 더 낮은 소리로 생각하는 듯했다.
리즈는 두 조립체를 모두 가져오지 않았다.
하나만 가져왔다.
새 상자의 것.
일요일이 깨운 그것.
그녀는 그것을 시험대 밑, 첫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어 넣었다. 지난주와 같은 배치였다. 너무 많이 거짓말을 해서 되돌아갈 수 없게 된 정직한 사람들이 가끔 갖게 되는 도둑 같은 정밀함으로.
그녀의 생각은 단순했다. 그래서 수상했다.
그녀는 밤에 자신이 지니고 있던 것이 14번 작업장에서도 다시 반응하는지 알고 싶었다. 주철 추와 인증된 센서, 홀의 진동, 보정된 테이블, 진짜 산업 라인 속에서. 그녀는 중립적인 지반을 원했다. 죽은 자의 아파트 바깥의 증거. 현상에게서 은밀한 무대를 빼앗아도 여전히 버티는 증거.
그녀는 시험을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스스로 맹세했다.
그저 판독 하나.
단 하나.
화요일 아침, 아홉 시 조금 전, 코르넥이 길고 마르고 머리를 짧게 민, 갓 면도한 남자와 함께 도착했다. 남자는 흰 안전모를 팔에 끼고 있었다.
— 그룹 HSE의 리갈 씨예요, 그녀가 말했다. 작업장을 다시 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하산은 이미 와 있었다. 팔짱을 끼고, 누구의 삶도 낫게 하지 못할 회의에 너무 일찍 끌려 나온 사람의 표정이었다.
— 축제네, 그가 리즈에게 낮게 말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리갈은 서류를 요구했다.
코르넥은 잠금 표시들을 확인했다.
14번 작업장은 굴욕적일 만큼 깨끗하게 빛났다. 보이는 잡부품도 없었다. 펜 자국도 없었다. 주철 추, 테이블, 정리된 공구들, 그리고 손가락 붓기가 거의 빠진 리즈만 있을 뿐이었다.
— 표준 순서를 다시 합니다, 코르넥이 말했다. 기준 질량, 판독, 유지, 차단. 리갈 씨는 우리가 단순히 센서 문제와 규율 문제를 겪었을 뿐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해요.
단순히라는 말이 사포처럼 공기 속을 문질렀다.
리즈는 주철 추를 올렸다.
테이블 밑에서, 그녀는 거의 숨겨 둔 작은 조립체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물리적으로는 아니었다. 다른 방식이었다. 더는 이마 뒤에 붙잡아 둘 수 없는 생각처럼.
그녀는 판독 장치를 연결했다.
영점.
예하중.
안정화.
코르넥의 목소리가 어깨 뒤에서 왔다.
— 더 천천히.
리즈는 다시 했다.
하산이 고정을 보려고 왼쪽으로 다가왔다.
— 적어도 보는 건 되지? 그가 말했다.
— 아무것도 만지지 않는 한은요, 코르넥이 대답했다.
리즈는 순서를 시작했다.
화면에서 하중 곡선이 정상적인 기울기를 탔다.
그러다 사라졌다.
1초, 어쩌면 그보다 짧게. 숫자가 추락하고, 주철 추가 숨 한 번만큼 가벼워지며, 질량이 갑자기 올바른 무게를 말하지 않을 때 사람이 본능적으로 손목을 움찔하는 데 충분한 시간.
— 잠깐, 하산이 말했다.
덩어리는 즉시 제 하중을 되찾았다.
리갈이 화면을 보았다.
코르넥도 보았다.
2초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고 리갈이 말했다.
— 방금 보셨습니까?
코르넥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얼어붙은 곡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턱을 꽉 문 채, 손가락은 이미 마우스 위에 있었다.
하산이 한 손으로 목덜미를 쓸었다.
— 이상하게 움직였어, 그가 말했다.
리즈는 손가락을 작업복에 닦지 않으려고 콘솔 위에 그대로 올려두었다.
— 접촉 불량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그 목소리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코르넥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더는 품질 담당 여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방금 설명 하나를 빼앗긴 여자처럼 보였다.
—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테이블에 다가갔다.
쪼그려 앉았다.
아래를 보았다.
리즈는 피가 전부 발끝으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조립체는 거기 있었다.
작고.
흉측하고.
부정할 수 없이.
코르넥은 손을 뻗었지만 만지지는 않았다.
— 이게 뭐죠?
하산이 리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리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홀 전체가, 한순간, 그녀가 내놓을 대답 위에 걸려 있는 듯했다.
현장을 떠난 것
리즈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읽지 않는 추리소설 속에는 다른 초보다 더 긴 초들이 존재할지도 몰랐다. 한 인간이 자기편과 거짓말과 파국을 선택하는 초들. 이 초는 그녀에게 한 가지를 이해시키기에 딱 충분할 만큼만 길었다. 이제 그녀는 물렁한 반쪽 진실로는 아무것도 구하지 못하리라는 것.
— 제 조립체예요, 그녀가 말했다.
코르넥은 물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무엇에 쓰려고요?
리즈는 생각했다. 세계를 둘로 열려고. 무게를 풀어내려고. 내 삶과 당신들의 삶, 항구와 나라와 아마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뒤흔들려고.
그녀는 말했다.
— 다른 걸 시험하려고요.
코르넥이 일어섰다.
— 어떤 서류에도 나오지 않는 것. 기준 센서를 끊는 것. 말이 안 되는 하중 하락을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당신은 그룹 감사 전날 인증된 작업장 밑에 그걸 숨겨요.
리갈은 이미 전화기를 꺼내고 있었다.
— 사진은 안 됩니다, 코르넥이 잘랐다.
그가 그녀를 보았다.
— 공정 이상입니다.
— 화면 볼 줄 압니다, 리갈 씨.
그녀의 목소리는 낮은 채로 남아 있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하산 쪽으로 몸을 돌렸다.
— 질량에 손댔어요?
— 아니요.
— 뭘 느꼈죠?
그는 망설였다. 리즈는 그가 그녀를 알고 지낸 이래 처음으로, 본능적으로 그녀 편에 서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 그게… 느껴졌어요, 하산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 어휘가 못마땅한 듯 고개를 저었다.
— 무게가 달라진 것 같았어요.
리갈이 무언가를 적었다.
코르넥이 리즈를 보았다.
— 그걸 차분히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세요. 그리고 내가 말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만지지 마세요.
그리고 1초 뒤.
— 그다음에는 언제부터 중요 작업장에서 신고되지 않은 장비를 혼자 가지고 놀았는지 설명하세요.
« 물체들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 뒤부터요 », 리즈는 생각했다.
하지만 바로 그 거짓말이 성질을 바꾸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것은 그녀를 보호했다.
이제부터 그녀는 그것을 방어해야 했다.
몇 분 뒤, 리즈 바렌이라는 이름은 14번 홀을 떠났다.
거의 곧바로, 베랑제르 코르넥은 사건 파일과 곡선들, 여섯 줄짜리 메시지를 그룹 기술 이사회에 전달했고, 현장 보안팀을 참조에 넣었다.
4장
봉인 아래
6번 회의실
그들은 그녀에게 배지를 반납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아직은. 그저 탁자 위에 놓아두라고 했을 뿐이다.
그 미묘한 차이만으로도 그녀는 몸이 차가워졌다.
6번 회의실은 평소 화요일 안전 점검, 하청업체 브리핑, 소화기 교육에 쓰이던 곳이었다. 나무 무늬를 흉내 낸 타원형 탁자. 검은 의자 여섯 개. 제대로 맞춰진 적 없는 벽걸이 화면. 주차장 한쪽이 보이는 좁은 창. 미지근한 커피 냄새가 오래된 벌처럼 그 안에 달라붙어 있었다.
코르넥은 거칠게 굴지 않고 그녀를 그곳에 앉혔다.
— 여기서 기다리세요.
— 오줌 마려우면요?
— 저한테 말하세요.
문은 필요했던 것보다 이초쯤 더 열려 있었다. 복도의 오가는 움직임을 보기에 딱 충분한 시간이었다. 멈췄다가 다시 가는 하산. 장갑 상자를 든 운반 직원. 이미 전화로 너무 큰 소리로 말하고 있는 리갈. 그리고 더 멀리, 그녀가 모르는 남자 하나. 넥타이 없는 어두운 정장, 짧은 머리, 민간으로 재활용된 군인의 목가짐.
하산을 보는 순간, 리즈는 어리석고도 아주 심각한 것이 두려워졌다. 그들이 함께 잤다는 사실이 들킬까 봐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수치심을 순결과 혼동할 나이는 지났다. 하지만 한 몸이 다른 몸에게 정확히 어떤 식으로 손잡이가 되는지 들킬까 봐 두려웠다. 오래된 욕망은, 아무리 소박하고 아무 약속이 없었어도, 때로 손잡이 하나를 그려내기에 충분하다. 사람을 위협할 때 언제나 그들이 사랑하는 것으로만 붙드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만졌고, 자기 때문에 으스러지는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도 사람을 붙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복종을 얻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예의로 문을 닫았다.
— 프랑크 들로네입니다, 그가 말했다. 현장 보안 담당입니다.
그는 손을 내밀지 않았다.
탁자 모서리에 앉았다. 정면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불쾌했다.
— 바렌 씨, 간단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리즈는 자기 앞에 놓인 배지를 보았다. 가짜 나무 위의 푸른색.
— 해볼 수는 있겠죠.
들로네는 펜을 들었다. 키보드도 없었다. 화면도 없었다. 그저 품질 낮은 문방구식 모눈 수첩 하나. 그 절약이 컴퓨터보다 그녀를 더 불안하게 했다.
— 14번 작업대 아래에서 발견된 조립품, 언제 만드셨습니까?
— 지난주요.
— 무엇으로요?
— 폐자재요.
— 무슨 목적으로요?
그녀는 눈을 들었다.
— 다른 걸 시험하려고요.
— 모호하군요.
— 정직한 겁니다.
들로네는 반응하지 않았다.
— 누구에게 말했습니까?
— 아니요.
— 누구에게 보여줬습니까?
— 아니요.
— 현장 밖으로 반출했습니까?
겨드랑이 밑으로 땀이 다시 배어 나왔다.
그녀는 아버지의 아파트에 있는 회색 통 두 개를 떠올렸다.
주황색 공책.
영수증들.
전날 떠올랐던 새 브리코 데포 상자.
그녀는 대답했다.
— 아니요.
들로네가 무언가를 적었다.
— 지금부터는, 우리가 그 반대를 발견할 경우 단순한 절차 위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아시겠죠.
리즈는 그의 시선을 견뎠다.
— 정확히 무슨 뜻이죠?
— 우리가 무엇을 발견했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 우리는 이미 더 이상 코르넥만을, 14번 홀만을, 심지어 현장만을 가리키지 않았다.
노크 소리가 났다. 코르넥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 그룹 기술팀이 열한 시 이십 분에 도착합니다. 그전에 한 번 시험해보죠.
들로네가 일어섰다.
— 휴대전화.
리즈는 아주 조금, 너무 오래 망설였다.
— 탁자 위에.
그녀는 따랐다.
그들이 나간 뒤 6번 회의실에는 푸른 배지와, 화면을 나무 쪽으로 뒤집어 놓은 휴대전화와, 회의가 끝난 뒤의 커피 냄새만 남았다. 그 냄새는 세상에 관료적인 인내를 부여하고 있었다.
깨끗한 시험
시험은 14번 작업대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코르넥이 거부했다.
—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이해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작업대에 손대지 않습니다.
그들은 조립품을 1층의 계측실로 내려보냈다. 홀들에서 멀리 떨어진 곳, 병원처럼 보일 줄 아는 방화문 뒤였다. 먼지 없는 회색 바닥. 금속 작업대. 소형 하중 테이블. 아무것도 용서하지 않는 흰 조명.
작업대 가운데 놓인 조립품은 14번 홀에서보다도 더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작았다.
못생겼다.
거의 하찮았다.
리갈은 적당한 크기를 갖추기를 거부하는 직무상 과실 주위를 맴돌듯 그 둘레를 돌았다.
— 이게 당신 측정값을 튀게 만든 겁니까?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코르넥은 속도가 달라져 있었다. 더 건조하게. 더 느리게. 그녀의 질문은 더 이상 품질 책임자의 질문이 아니었다. 이미 다른 무언가를 겨누고 있었다.
— 어제와 정확히 똑같이 전체를 다시 조립하세요. 같은 질량. 같은 순서. 같은 절차.
— 당신 감독 아래서요?
— 내 감독 아래서요.
들로네는 문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돕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공간을 닫기 위해서였다.
리즈는 작은 표준 추를 제자리에 올렸다. 이십 킬로. 누구에게도 인상적일 수 없는 하중이었다. 계측기를 제외하면.
첫 번째 시험은 아무 결과도 내지 않았다.
곡선은 정상 하중을 받았다.
그리고 유지되었다.
20.2.
20.1.
20.2.
현실은 완벽한 교정성을 보여주었다.
리갈이 코로 숨을 내쉬었다.
— 좋군.
코르넥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리즈는 거의 동물적인 굴욕이 피부 밑을 달리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이 그녀를 거짓말쟁이로 여기게 될까 봐서가 아니었다. 1분 전, 6번 회의실에서 그녀 자신도 거의 같은 것을 바랐기 때문이었다.
기적이 자신을 대신해 답해야 할 순간에 놓아버릴 때만큼 나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없었다.
— 다시 하세요, 코르넥이 말했다.
그녀는 다시 했다.
같은 결과.
세 번째.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리갈이 팔짱을 꼈다.
— 그러니까 지금 우리에게 있는 건 무단 조립품, 카메라 차단, 셀 드리프트, 인증된 작업대에서 혼자 실험한 작업자군요. 현재로서는 주로 그겁니다.
리즈는 작은 받침틀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것을 변호하고 싶지 않았다.
때리고 싶었다.
코르넥이 가까이 다가왔다.
— 마지막 시험들과 오늘 사이에 무엇을 바꿨습니까?
— 아무것도요.
— 생각해보세요.
— 쓸모 있는 건 아무것도요.
— 그게 무슨 뜻입니까?
— 제가 이걸 조립했고, 반응했고, 지금은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리갈이 기쁨 없는 짧은 웃음을 흘렸다.
— 그건 기술적인 답이 아닙니다.
문이 열렸다.
들어온 여자는 구원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통상적인 의미에서 상사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회색 코트, 어두운 바지, 얇은 안경, 이미지 연출에 애쓴 흔적 없이 묶은 머리, 빠른 걸음. 아마 마흔다섯쯤 된 여자. 방에 들어올 때는 잊어버렸다가, 누군가 헛소리를 하기 시작하면 결국 눈으로 찾게 되는 그런 부류의 사람.
코르넥이 몸을 곧게 세웠다.
— 클레르 타르디외. 그룹 기술본부입니다.
타르디외는 누구에게도 먼저 인사하지 않았다.
그녀는 작업대를 보았다.
조립품.
추.
그리고 화면.
— 어디까지 왔습니까?
리갈이 먼저 나섰다.
— 현재로서는 재현되지 않습니다.
타르디외가 손을 들었다.
— 결론을 물은 게 아닙니다. 어디까지 왔는지 물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침묵은 잘 놓인 도구처럼 선명했다.
코르넥이 대답했다.
— 오늘 아침 인증 작업대에서 이상 현상 관찰, 적어도 부분적인 시각 목격자 있음, 테이블 아래에서 미신고 조립품 발견, 여기서는 안정적 재현 없음.
타르디외가 처음으로 리즈를 보았다.
— 당신이 조립했습니까?
— 네.
— 혼자서요?
— 네.
— 어떤 의도로요?
리즈는 들로네가 자기 어깨 뒤, 아주 조금 오른쪽에 서 있는 것을 느꼈다. 예의 바른 위협처럼.
— 기생 주파수를 탐색하려고요, 그녀가 말했다.
타르디외는 눈도 깜박이지 않았다.
— 그 답은 이미 누군가에게 했고, 이제 당신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리갈이 시선을 내렸다.
코르넥은 그러지 않았다.
리즈는 움직이지 않았다.
타르디외가 조립품 가까이 다가갔다.
만지지는 않았다.
— 다시 하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직급상의 명령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 나빴다. 정확성에 대한 요구였다.
리즈는 추를 다시 놓았다.
순서를 실행했다.
아무것도.
곡선은 유지되었다.
20.1.
20.2.
20.1.
타르디외는 끝까지 화면을 보다가 물었다.
— 돌아오지 않는 게 뭡니까?
그 질문은 예고 없이 방을 가로질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오류가 어디 있었는지도, 누가 잘못했는지도 묻지 않았다. 그것은 다른 것을 겨누고 있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에 더 가까운 무언가를.
리즈는 자신을 보호할 틈도 없이 대답했다.
— 모르겠어요.
그리고 일초 뒤에.
— 붙들리지 않는 뭔가요.
타르디외는 그 생각이 조금도 어리석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좋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이야기 말고 조립품에서 다시 시작하죠.
리갈이 입을 열었다.
— 죄송합니다만, 이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규율 문제가…
— 규율 문제가 있을 수도 있죠, 타르디외가 잘랐다. 그리고 다른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둘은 서로를 지우지 않습니다.
좋은 질문들
정오가 조금 지나자, 그들은 이 일을 더 작고 더 추하지만 훨씬 더 위험한 방으로 옮겨놓았다. 사람들이 A4용지와 목록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 방이었다.
타르디외는 탁자 끝에 앉았다.
코르넥은 그녀의 왼쪽에.
들로네는 문 가까이에.
리갈은 더 멀리, 자신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려는 듯 벌써 자기 노트를 다시 읽고 있었다.
리즈 앞에는 물 한 잔과 푸른 배지, 그리고 턱뼈 안쪽에 앉아버린 듯한 느낌이 놓여 있었다.
타르디외는 서문 없이 시작했다.
— 기술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 아무 말이나 지어내면 제가 알아볼 겁니다.
리즈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 알겠습니다.
— 언제부터 이런 종류의 기하를 그렸습니까?
리즈의 손이 잔 위에서 멈췄다.
코르넥이 눈을 들었다.
들로네도.
타르디외는 “언제부터 이 조립품을 만지작거렸습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그녀는 더 먼 곳을 정확히 겨눴다.
— 모르겠어요, 리즈가 말했다.
— 나쁜 답입니다.
— 이년쯤 됐을지도요.
— 무엇 위에요?
— 종이요.
— 그 그림들은 어디 있습니까?
리즈는 너무 빨리 대답했다.
— 대부분 버렸어요.
타르디외는 일초를 흘려보냈다.
— 대부분은 전부가 아니죠.
그 여자는 자백을 받아내려는 게 아니었다. 그저 느슨한 대답들을 하나씩 떨어뜨리고 있었다.
— 남은 게 있어요, 리즈가 말했다.
— 어디에요?
그녀는 아버지의 아파트를 떠올렸다.
작은 방.
주황색 공책.
네 번 접은 영수증들.
그리고 들로네를, 현장 반출에 관한 그의 질문을, 거기 놓인 배지를, 압수된 전화를 떠올렸다.
그녀는 반쪽짜리 진실을 골랐다.
— 제 집에요.
타르디외가 적었다.
— 좋습니다. 내일 아침 가져오세요. 전부.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코르넥이 말했다.
— 미신고 조립품들에 사용된 부품 전체 목록도 필요합니다.
“조립품들”이라고, 리즈는 생각했다.
복수가 그녀를 아프게 했다.
타르디외가 이어갔다.
— 처음 반응했을 때, 혼자였습니까?
— 네.
— 오늘 아침 목격자들 앞에서 반응했을 때도요?
— 네.
— 그 사이에 다른 곳에서 현상을 재현했습니까?
물잔은 쓸데없이 무거워져 있었다.
리즈는 동시에 두 가지를 이해했다.
첫째, 타르디외는 그녀가 환각을 본다고 믿지 않는다.
둘째, 지금 진실을 말하면 아버지의 아파트는 그 순간 피난처로서 존재하기를 멈춘다.
—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코르넥이 머리를 아주 조금 돌렸다.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을 만큼.
그러나 그녀가 그 거짓말을 기억해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는 충분할 만큼.
타르디외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았다.
— 아주 좋습니다.
그 아주 좋습니다에는 부드러움이 전혀 없었다.
— 지금부터는, 그녀가 다시 말했다. 당신은 혼자 작업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절차 밖에서 이 조립품을 만지지 않습니다. 오늘은 현장에서 대기합니다. 그리고 내일, 일곱 시 삼십 분, C동, 기술실 4번.
리갈이 물었다.
— 확대 사고 보고서를 열까요?
— 네.
— 수준은요?
타르디외는 투명한 정전기 방지 봉투 안에 갇힌 조립품을 보았다.
— “아직 모름” 수준입니다.
리갈은 한 단어를 더 기다렸다.
오지 않았다.
조금 뒤, 들로네는 그녀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주었지만 배지는 돌려주지 않았다.
— 오늘 저녁까지는 동행하에 이동합니다.
— 저 체포된 거 아니에요.
— 아닙니다.
그는 침착하게 남도록 너무 잘 훈련된 사람들의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 그래서 아직 정상적으로 대화하고 있는 겁니다.
그녀가 가져가지 않은 것
그녀는 오후 늦게 주황색 방문자 배지와 빈 가방, 그리고 이미 다른 주권 아래 살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현장을 떠났다.
바람이 돌아서 있었다.
주차장에는 경유 냄새, 가까워진 비 냄새, 달아올랐다가 너무 빨리 식은 철판 냄새가 났다. 멀리서 하산이 손을 들어 보였다. 그녀는 간신히 답했다. 그를 보호해야 하는지, 경계해야 하는지, 사과해야 하는지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트윙고 안에서 그녀는 곧바로 시동을 걸지 않았다.
돌려받은 휴대전화는 이미 마리안의 메시지 두 통, 잔의 부재중 전화 하나, 은행 알림 하나, 01로 시작하는 모르는 번호 하나로 진동하고 있었다.
평범한 세계는 감탄스러울 만큼 잔인하게 고집을 부렸다.
아버지의 아파트에 들어섰을 때, 그 작은 비밀 실험실은 갑자기 하찮고도 거대해 보였다.
주황색 공책은 거기 있었다.
낙서된 영수증들.
두 조립품.
오래된 회색 상자.
새 상자.
판지 뒤의 갈라진 벽.
그녀가 말하지 않은 모든 것.
그녀는 코트를 벗지 않은 채 접이식 의자에 앉았다.
내일 아침 일곱 시 삼십 분, C동, 기술실 4번.
그녀는 그림들, 노트들, 부품 목록을 가져가야 했다. 그리고 아직 누구도 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흡수되기에 충분히 깨끗한 자기 자신의 한 버전도.
리즈는 주황색 공책을 펼쳤다.
첫 페이지: 흉곽처럼 열린 받침틀.
두 번째: 중심이 어긋난 세 개의 관.
세 번째: 길고 늑골 같은 형태. 아직 아무 결과도 내지 않았던 것.
네 번째: 그녀가 알아보지 못하는 기하.
그녀는 더 빨리 넘겼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어떤 페이지들은 십팔 개월 전 날짜가 적혀 있었다.
어떤 페이지들은 날짜가 없었다.
어떤 것들은 분명히 꿈꾸었다가 잊힌 것이었다.
다른 것들은 손으로 고쳐지고, 다시 잡히고, 저울질된 것이었다.
그것은 더 이상 불면증에 시달리는 땜장이의 공책이 아니었다.
오염의 정확한 이력서였다.
그녀는 전부 태워버리고 싶었다.
비유가 아니었다.
샐러드 볼을 찾고, 연료용 알코올을 찾고, 부엌 서랍의 라이터를 찾아, 그 언어가 마침내 목격자 없이 검게 변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흩어진 종이들을 보관하던 철제 비스킷 통에서 세 무더기를 꺼냈다.
1번 무더기: 보여줄 수 있는 것.
2번 무더기: 위험한 것.
3번 무더기: 불가능한 것.
“보여줄 수 있는 것”에는 기술적 집착처럼 보일 만큼 충분히 모호한 그림들을 넣었다.
“위험한 것”에는 실제로 반응했던 조립품들과 지나치게 닮은 것들을 넣었다.
“불가능한 것”에는 이미 더 이상 단순한 물체가 아닌 페이지들을 넣었다.
형태가 물질이 아닌 다른 것을 요구하는 듯한 페이지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그녀가 너무 잘 아는 그 더러운 정확함의 감각을 주는 페이지들.
3번 무더기는 여덟 장뿐이었다.
그것들이 그녀를 가장 두렵게 했다.
그녀는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크라프트지 파일에 넣었다.
“위험한 것”은 라디에이터 근처, 들뜬 리놀륨 아래에 넣었다.
“불가능한 것”은 몇 달째 부엌 높은 찬장에 남아 있던 어머니의 반짇고리에 넣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두 조립품을 바라보았다.
살아 있는 것.
죽은 것.
말들이 그녀의 의지와 상관없이 돌아왔다.
그녀는 양손에 하나씩 들었다.
거의 같은 무게.
같은 거칠기.
같은 침묵.
그럼에도 전혀 같지 않은 해악의 힘.
전화가 다시 진동했다.
마리안.
리즈는 받았다.
— 왜?
— 안녕부터 할 수도 있잖아.
— 안녕.
침묵.
그러고 나서 마리안이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엄마가 그러는데 일요일에 너 이상했대. 평소보다 더.
— 고맙네.
— 리즈.
말투가 바뀌었다.
— 무슨 일이야?
리즈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작은 아파트. 작업대 위의 조립품들. 절단된 공책. 이제는 보이지 않는 세 무더기. 앙드레 바렌의 삶은 은닉처와 작업장과 증거로 변해 있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내가 정말로 대답하면, 너는 믿지 않거나 내가 계속하지 못하게 하겠지.
그녀는 말했다.
— 직장에서 문제가 생겼어.
— 해고 같은 거?
— 아직은 아닌 쪽.
마리안은 조용해졌다.
— 내가 갈까?
리즈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저 그렇다고.
와.
거기 앉아.
나랑 같이 봐.
이게 나를 집어삼키고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해줘.
대신 그녀는 대답했다.
— 아니.
그리고 언니가 더 캐묻기 전에 말했다.
— 내일, 엄마가 아파트 얘기를 또 하면 네가 좀 붙잡아줘야 해.
— 왜?
— 아직 끝내지 못했으니까.
마리안이 아주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 정확히 뭘 덮어달라는 거야?
리즈는 두 조립품을 보았다.
살아 있는 것.
죽은 것.
거짓말은 이제 직업을 바꾸고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발견 하나를 보호하는 데만 쓰이지 않았다.
그녀 주위에 하나의 영토를 만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 아무것도, 그녀가 말했다. 아직은.
그날 밤, 그녀는 유용한 꿈을 꾸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가져가지 않을 것을 숨겼다.
5장
클레르 타르디외
크라프트 서류철
다음 날 아침, 리즈는 크라프트 서류철을 팔에 끼고 C동으로 들어섰다. 자신이 이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저울에 올려질 것이라는 감각이 너무도 또렷했다.
C동은 작업장들과 같은 세계에 속해 있지 않았다. 완전히 사무실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장도 아닌, 깨끗하고 조용하고 냉방이 잘되는 중간 지대였다. 그곳에서는 구두 소리가 덜 울렸고, 말은 더 비쌌다. 무게를 직접 들지는 않지만 어떤 무게가 중요한지 결정하는 사람들이 오갔다.
기술실 4는 창문 없는 복도 끝, 출입 통제문 뒤에 있었다. 문은 처음에 그녀의 주황색 방문자 배지를 거부했다. 한 경비원이 그녀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들여보냈다. 명패에는 그저 ‘ST4’라고만 적혀 있었다.
클레르 타르디외는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코르넥도 있었다. 수첩을 펼쳐 둔 채.
그리고 리즈가 아직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 하나. 쉰을 넘긴 나이, 짧은 수염, 딱딱하지 않은 남색 정장, 이십 년째 잠을 제대로 못 잔 얼굴이면서도 그것을 성격의 일부로 삼지는 않은 듯한 표정.
타르디외가 말했다.
— 올리비에 마송입니다. 산업 법무.
마송이 고개를 숙였다.
— 안녕하십니까, 바렌 씨.
그는 웃지 않았지만, 적어도 그의 목소리에는 사람을 모욕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탁자 위에는 이미 검은 녹음기, 물컵 세 개, 빈 종이 묶음 하나, 전날 압수한 조립체가 든 정전기 방지 봉투 하나, 그리고 따로 놓인 빈 봉투 하나가 있었다.
그 빈 봉투만으로도 리즈는 그들이 물건 하나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타르디외가 크라프트 서류철을 가리켰다.
— 이게 당신 도면입니까?
— 일부예요.
마송이 눈을 들었다.
— 무엇의 일부입니까?
리즈는 곧바로 느꼈다. 이 남자 앞에서는 대충 얼버무린 표현들이 법률적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다.
— 제가 보관한 것들의 일부요.
코르넥이 말했다.
— 당신은 “집에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는 집에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 다른 곳에도 초안을 보관해 뒀어요, 리즈가 대답했다.
아직 거짓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짓말에 충분히 가까워서 입안에 금속 맛을 남겼다.
타르디외는 코르넥이라면 반응했을 지점에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종이들을 한 장씩 꺼냈다.
상급자처럼이 아니라, 어떤 물질을 읽는 여자처럼.
첫 장: 열린 받침대.
둘째 장: 중심에서 벗어난 고리들.
셋째 장: 급히 주석을 단 각도 편차의 연속.
넷째 장: 시험하지 않은 변형안.
타르디외는 삼 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송은 리즈를 보고 있었다.
코르넥은 타르디외를 보고 있었다.
리즈는 자기 서류철에서 빠져나가는 종이들을 바라보며, 흉골에는 손대지 않고 가슴을 열어젖히는 듯한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마침내 타르디외가 종이 한 장을 따로 내려놓았다.
— 이건 시험해 봤습니까?
리즈가 보았다.
낡은 회색 상자의 변형안이었다.
가장 위험한 것도, 가장 신중한 것도 아니었다.
— 아니요.
— 왜죠?
— 시간이 없었어요.
타르디외가 아주 살짝 눈썹을 들어 올렸다.
그 뒤에 온 침묵은 견딜 수 없을 만큼 그녀를 몰아붙였다.
리즈는 턱을 굳게 다물었다.
— 무서웠으니까요.
아무도 즉시 받아 적지 않았다.
마송조차도.
타르디외가 그저 물었다.
— 무엇이 무서웠습니까?
리즈는 생각했다. 너무 잘 작동할까 봐. 다른 무언가에 작동할까 봐. 내가 더 이상 모른 척할 권리가 없는 무언가를 확인해 줄까 봐.
그녀는 말했다.
— 반응할까 봐요.
타르디외는 종이를 내려놓았다.
— 그 편이 벌써 낫군요.
되돌아오는 선들
그들은 과실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형태에서 시작했다.
타르디외는 탁자 위에 여덟 장의 종이를 펼쳤다. 처음에는 아무 설명도 없이 몇 장씩 묶어 놓았다. 날짜가 적힌 것도 있었다. 없는 것도 있었다. 치수로 뒤덮인 것도 있었다. 거의 깨끗한 것도 있었다. 리즈가 나중에 그것들이 다르게 숨 쉬는 모습을 보려고 다시 베껴 놓은 것처럼.
— 보세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리즈는 보았다.
— 무엇이 보입니까?
— 제 도면들이요.
타르디외가 손을 들었다. 그 대답을 막기에 충분할 만큼만.
— 더 자세히 보세요.
마송은 거의 웃음 비슷한 것을 감추려는 듯 눈을 내리깔았다.
코르넥은 종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타르디외가 두 장을 옮기고, 세 번째 장을 가까이 붙인 뒤, 네 번째 장을 사분의 일 바퀴 돌렸다.
갑자기 선들이 서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워진 것은 아니었다. 집요해진 것이었다.
중심에서 벗어난 세 개의 고리가 되돌아왔다.
중앙의 빈 공간도.
통제된 비대칭.
언제나 같은 쪽에 있는 아주 작은 틈.
두 물질 사이의 접촉 거부.
게으른 눈이라면 서투름으로 착각했을 만큼 미세한 차이들.
리즈는 목덜미가 차가워지는 것을 느꼈다.
— 반복된다는 게 보여요, 그녀가 말했다.
— 네, 타르디외가 말했다. 불면이 만들어 낸 순전한 낙서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반복됩니다.
코르넥이 팔짱을 꼈다.
— 이걸 이 년 동안 그렸다고 했죠. 계획도 없이? 구조화된 시험 노트도 없이? 요청도 없이?
— 네.
— 왜요?
리즈가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려야 했으니까.
그것들이 그녀에게 왔으니까.
깨어났을 때 이미 거기 있었으니까.
피곤한 몸은 때로 이해하기 전에 먼저 복종하니까.
그 어떤 대답도 기술실 4 안에는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타르디외는 오랫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선의가 아니라. 정확함으로.
— 이 형태들은 시험 전에 옵니까, 시험 후에 옵니까?
리즈는 코르넥이 고개를 드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질문이 정확한 곳을 찔렀다.
— 전에요, 리즈가 말했다.
— 항상?
— 항상은 아니에요. 하지만 반응할 때는, 대개 그전에 거기를 거쳐요.
마송이 몇 분 만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 거기라면?
리즈는 탁자를 보았다.
여덟 장의 종이.
타르디외의 손.
정전기 방지 봉투.
두 번째 빈 봉투.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어떤 말들은 공기 중으로 나오기만 해도 이미 서류의 성격을 바꿔 버린다는 것을.
— 밤이요, 그녀가 말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냉방 소리마저 작아진 듯했다.
코르넥이 가장 먼저 정지를 깼다.
— 지금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리즈는 말을 되돌리고 싶었다.
둥글게 만들고.
번역하고.
합리화하고.
타르디외가 짧은 손짓으로 그것을 막았다.
— 아니요. 떠오른 말을 그대로 두세요.
리즈는 숨겨진 장치의 이름을 방금 말해 준 사람을 보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 가끔 형태를 꿈꿔요, 그녀가 말했다. 아니면 정확한 물건을요. 저는 그걸 그리고. 조립해요. 그리고 가끔 그게 응답해요.
마송이 아주 차분하게 물었다.
— 수면 장애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잔혹함은 단어에 있지 않았다. 그의 어조에 있었다. 전문적이고. 열려 있고. 거의 호의적이었다. 그래서 더 나빴다.
— 아니요.
— 환각은요?
— 아니요.
— 약물이나 알코올 섭취는?
— 커피요, 리즈가 말했다. 너무 많이.
코르넥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타르디외는 마음에 들어 했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모두에게 필요했던 어떤 것을 다시 들여왔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대답.
그녀가 다시 말했다.
— “응답한다”고 할 때,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리즈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 하중 저하요. 가벼워짐. 관성 손실 없이 겉보기 무게가 사라지는 것.
코르넥이 수첩을 덮었다.
그 동작은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말했다.
이제 절차상의 일탈 안에 있지 않았다.
이미 거기에 있지 않았다.
무거운 탁자
오전 중반, 타르디외는 더 무거운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거대하거나 볼 만한 것은 아니었다. 장난감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한 정도.
팔십 킬로그램짜리 강철 블록 하나가 낮은 운반대에 실려 왔다. 정비 기술자 둘이 밀고 왔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정확히 무엇을 나르는지 몰랐고, 그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조립체, 빈 봉투의 그것이 요구되었다.
리즈는 목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 저한테 없어요.
타르디외가 눈을 들었다.
마송은 더 건조하게 말했다.
— 존재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 존재해요.
— 어디에 있습니까?
리즈는 그들을 보지 않고 탁자를 보았다.
— 집에요.
그 단어는 너무 작게 울렸다.
코르넥이 순수한 분노의 숨을 내뱉었다.
— 정확히 언제부터 우리에게 거짓말을 한 겁니까?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송이 무언가를 적었다.
타르디외는 그저 물었다.
— 두 번째 조립체는 첫 번째와 다릅니까?
— 네.
— 작동합니까?
— 아니요.
— 확신합니까?
리즈는 새 상자, 일요일, 짧은 부유, 수치심, 노트를 떠올렸다.
그녀가 대답했다.
— 항상은 아니에요.
코르넥이 타르디외 쪽으로 몸을 돌렸다.
— 제 생각엔 이제 이 여자가 우리를 가지고 노는 건지, 아니면…
그녀는 끝맺지 않았다.
다음 단어는 아직 모두에게 부족했다.
타르디외가 팔십 킬로그램짜리 블록을 가까이 가져오게 했다.
— 좋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으로 작업하죠.
그사이 주황색 HSE 서류철을 들고 돌아온 리갈이 항의했다.
— 더 무거운 프로토콜 승인 없이 이건 건드릴 수 없습니다.
타르디외가 그를 보았다.
— 바로 그 프로토콜을 세우려는 겁니다.
그리고 리즈를 향해.
— 무엇이 필요합니까?
그 질문은 그녀를 허찔렀다.
— 무엇을 위해서요?
— 그것이 반응할 정직한 가능성을 얻기 위해서요.
리즈는 압수된 조립체를 보았다.
블록.
묵직한 탁자.
너무 하얀 형광등.
물컵.
코르넥의 손.
문가에 선 들로네의 더러운 침착함.
그리고 혼자 알아내고 싶었던 어떤 것을 깨달았다.
장소가 중요했다.
물건과 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소도 있었다.
— 여긴 아니에요, 그녀가 말했다.
리갈이 짜증 섞인 숨을 내쉬었다.
— 훌륭하군.
타르디외는 반응하지 않았다.
— 왜 여기는 아닙니까?
— 너무 깨끗하니까요.
뒤따른 침묵은 거의 희극적이었다.
코르넥이 말했다.
— 뭐라고요?
리즈는 수치심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한 번 나온 말들은 되돌아가기를 거부했다.
— 14번 자리에서는 다르게 떨렸어요. 홀이 있었고. 주변의 무게들이 있었고. 구조물들이 있었고. 소음이 있었어요. 여기는 전부… 닫혀 있어요.
리갈이 짧게 웃었다.
— 이제 정비 시를 쓰겠다는 겁니까?
클레르 타르디외가 두 손을 탁자 위에 올렸다.
— 아닙니다, 그녀가 말했다. 이 사람은 시험 환경을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리즈에게.
— 물리적 맥락이 작용한다고 생각하는군요.
—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어떻게인지는 모르고.
— 네.
타르디외가 고개를 끄덕였다.
— 좋습니다.
그녀는 논의를 닫는 것이 아니라, 안쪽 문을 여는 사람처럼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 다시 올라가죠.
금지된 단어
조금 뒤,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을 데리고 14홀로 돌아와 있었다.
군중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기가 달라지기에는 충분했다.
기술자 둘.
리갈.
코르넥.
들로네.
타르디외.
그리고 뒤쪽에는, 끝내 존재감을 지우는 데 실패한 것이 분명한 하산.
14번 자리는 다시 자기 얼굴을 되찾아 있었다.
전보다 덜 순진했다.
더 감시받고 있었다.
탁자는 여전히 지나치게 빛났다.
팔십 킬로그램짜리 블록은 운반대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타르디외가 물었다.
— 어디에 놓겠습니까?
리즈가 탁자 아래 공간을 가리켰다.
— 저기요.
— 그다음엔?
— 그다음엔 보죠.
리갈이 눈을 하늘로 굴렸다.
— 뭘 본다는 겁니까?
리즈는 그에게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다. 내가 당신에게 깔끔한 절차서를 써 줄 만큼 알고 있었다면, 우리는 이미 이 방에 없었겠죠.
대신 그녀는 말했다.
— 붙는지요.
그 말은 그녀가 선택하기도 전에 튀어나왔다.
붙다.
작동하다가 아니었다.
활성화되다가 아니었다.
응답하다가 아니었다.
코르넥이 즉시 짚었다.
— 붙는다?
리즈는 블록을 보았다.
그리고 조립체를.
그리고 자기 손을.
— 네.
소리 없이 홀 뒤쪽에 도착한 마송이 그 단어를 적었다.
타르디외도 적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게 보였다.
리즈는 조립체를 연결했다.
홀이 그들 주위에서 부드럽게 떨렸다.
멀리서 움직이는 천장 크레인.
옮겨지는 고철.
외장 패널을 때리는 바람.
후진 경고음.
칸막이 뒤에서 눌린 말소리.
건물을 통과해 항구 전체가 자신은 깨끗하지 않다고 상기시켰다.
그녀는 잠시 눈을 감았다.
꿈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 상자가 떠올랐던 그 내면의 장소를 다시 찾기 위해서.
팔십 킬로그램짜리 블록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화면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79.8.
리갈이 한 걸음 내디뎠다.
코르넥이 말했다.
— 아무도 손대지 마세요.
하중의 변화 아래 운반대가 신음했다.
블록은 튀어 오르지 않았다.
그저 숨결 하나만큼 떨어졌다.
빛이 그 아래로 지나갈 만큼.
홀 안의 누구도 더 이상 잘못 봤다고 가장할 수 없을 만큼.
하산이 낮게 욕을 했다.
리갈은 굳어 버렸다.
들로네는 1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방금 다른 업무 속으로 들어섰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알리는 방식이었다.
클레르 타르디외는 블록을 보지 않았다.
그녀는 리즈를 보았다.
그리고 리즈는 깨달았다. 이 이야기 속에 마침내, 감탄하기 전에 먼저 지적일 만큼 위험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블록은 단번에 제 무게를 되찾았다.
운반대가 바퀴 위로 내려치듯 울렸다.
소리가 홀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도 삼 초 동안 말하지 않았다.
그 뒤 리갈이 아주 낮게 말했다.
— 세상에.
타르디외는 그를 보지도 않았다.
계속 리즈를 응시했다.
— 이것이 존재한다는 걸 언제부터 알고 있었습니까?
리즈는 진짜 대답이 솟아오르다가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는 것을 느꼈다.
수요일부터.
이 년 전부터.
첫 꿈부터.
물건들이 다르게 버텨도 되는지 그녀에게 허락을 구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녀는 남은 것 중 가장 덜 거짓인 대답을 골랐다.
— 충분히 오래되진 않았어요.
타르디외는 일 초를 흘려보냈다.
그리고 말했다.
— 여기서 멈춥니다.
코르넥이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다.
— 멈춘다고요?
— 이것은 더 이상 HSE 감사나 단순한 품질 처리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멈춘다는 겁니다.
리갈이 항의했다.
— 실례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중대한 산업 보안 문제가…
— 맞습니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그리고 그 밖의 것이 있죠.
그리고 들로네에게.
— 이 자리를 잠그세요.
코르넥에게.
— 모든 로그, 모든 영상, 모든 출입 기록, 모든 서류를 중앙으로 모으세요. 넓게 유포하지 말고.
마송에게.
— 정오까지 강화된 기밀 유지 틀을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리즈에게.
— 당신은 지금 당장 집에 가지 않습니다.
14홀은 운반대와 그 위의 블록을 둘러싸고 다시 조용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더 이상 작업장의 것이 아니었다.
쇳덩이 이후 처음으로, 그 현상은 정확히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아는 증인을 찾아냈다. 너무 빨리 말하는 것.
6장
서류철
그들이 가져간 것
오전 내내 리즈는 6번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전화도, 배지도 없이. 이제 소유자가 바뀌는 것이 물건들만은 아니라는 감각이 점점 더 또렷해지고 있었다.
들로네는 아무 말 없이 그 둘을 가져갔다.
먼저 배지.
그다음 전화.
그는 그것들을 투명 봉투에 밀어 넣고, 그녀 앞에 대충 작성된 영수증 한 장을 놓았다. 리즈는 읽지 않았다. 문가에 서 있던 코르넥은 이제 숨기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해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어떤 유출도 막으러 온 것이었다.
마송은 쓰고 있었다.
빠르지도 않게. 느리지도 않게. 이미 뒤에 세 번의 검토와 두 가지 가능한 분쟁, 그리고 행정의 그림자를 거느린 문구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타르디외는 테이블과 문, 복도로 난 안쪽 유리창 사이를 오갔다.
— 현장 밖에 있는 물건은 몇 개입니까? 마송이 물었다.
리즈는 물잔을 바라보았다.
— 두 개요.
코르넥이 고개를 들었다.
— 하나라고 했잖아요.
— 떠오른 걸 말한 거예요.
— 그렇게 표현하지 마세요, 마송이 말했다.
그는 한 단어를 지우고 다시 시작했다.
— 다시 묻겠습니다. 회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물건이 현장 밖에 몇 개 있습니까?
회사.
우리가 아니었다. 이 부서가 아니었다. 작업장도 아니었다.
회사.
리즈는 목덜미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 조립체 하나. 종이들.
— 어떤 종류의 종이입니까? 마송이 물었다.
— 그림들이요.
— 구조화되어 있습니까?
— 때로는요.
— 날짜가 적혀 있습니까?
— 때로는요.
코르넥이 마른 숨을 내뱉었다.
— 보이죠, 클레르? 이건 벌써 작업대에서 뭘 좀 만져본 수준이 전혀 아니에요.
타르디외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 내가 보기엔 우리가 이걸 공정 일탈이라고 부르려다 마흔여덟 시간을 잃었다는 게 더 뚜렷해요.
마송이 두 번째 문서를 리즈 쪽으로 밀어놓았다.
— 현장 밖 자료를 회수하겠습니다. 당신도 동행합니다. 열쇠가 필요합니다.
리즈는 움직이지 않았다.
— 거부하면요?
— 그러면 거부 사실을 기록합니다, 마송이 말했다. 그리고 이후 절차는 훨씬 더 어려워집니다.
타르디외가 멈춰 섰다. 두 손을 의자 등받이에 납작하게 얹은 채였다.
— 이 일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지 마세요. 당신이 로비에서 보여준 건 정오까지 그룹의 벽 안에만 머물지 않을 겁니다.
그 말들이 곧장 물어뜯었다.
그룹의 벽 안.
그러면 다른 곳.
그러면 위쪽.
리즈는 주머니에서 아버지의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꺼냈다. 황동 열쇠 두 개, 지하실용 작은 파란 열쇠 하나, 이제는 그 이름으로 존재하지 않는 옛 조선소의 광고용 열쇠고리.
마송이 그것을 받았다.
그리고 다시 썼다.
리즈는 끝내 페이지 위쪽을 바라보았다.
「진동 자극 하의 양력 이상.」
그녀는 한 번 더 읽었다.
그들은 아직 그 단어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손은 뻗고 있었다.
앙드레 바렌의 집에서
그들은 차가운 플라스틱과 쏟아진 커피 냄새가 나는 회색 차를 탔다.
들로네가 운전했다. 코르넥은 앞자리에 앉았다. 리즈는 뒤에 혼자, 전화도 없이, 아직 부은 손가락을 쥔 채 앉아 있었다. 재난 이후 자신의 삶을 보러 끌려가는 것 같다는 터무니없는 느낌이 들었다.
다리 위에서 하늘이 조금 열려 있었다. 루아르는 더러운 쇠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크레인들은 자신들보다 더 큰 무언가에 박힌 도구들처럼 지평선을 잘라냈다.
십 분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코르넥이 물었다.
— 다른 공책들도 있나요?
— 네.
— 많아요?
— 꽤요.
— 그걸 우리에게 언제 줄 생각이었죠?
리즈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 내가 뭘 넘기는 건지 이해한 뒤에요.
코르넥이 자기 얼굴을 보여줄 만큼만 몸을 돌렸다.
— 그건 이미 당신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
리즈는 대답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건 결국 나를 통해 지나갔잖아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펭오에의 건물은 계단 먼지 냄새와 오래된 수프 냄새, 너무 뜨거운 빨래 냄새를 돌려주었다. 2층에서 한 이웃이 문을 조금 열었다. 들로네를 보고, 코르넥을 보고, 그들 사이에 낀 리즈를 보고는 소리 없이 다시 닫았다. 그런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들과 무관한 무언가가 점유한 층계를 알아보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앙드레 바렌의 아파트는 사흘 전 그녀가 떠났을 때 그대로였다. 반쯤 내려진 덧문, 가구의 침묵, 좁은 부엌, 임시 작업실로 바뀐 안쪽 방.
코르넥은 우선 모든 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경찰처럼은 아니었다. 충분히 많은 거짓말을 들은 나머지 이제 어떤 서랍도 믿지 않는 여자처럼.
들로네는 입구 근처에 머물렀다.
— 서두르세요, 그가 말했다.
리즈는 곧장 작은 방으로 갔다.
두 번째 조립체는 회색 상자 안에 있었다. 낡은 작업복 천에 싸인 채였다. 그 옆에는 부엌용 스프링 공책, 흩어진 종이 두 묶음, 그리고 나사 상자 밑에 검은 수첩이 있었다.
검은 수첩이야말로 이 문제의 진짜 더러운 심장이었다.
모든 것을 설명해서가 아니었다.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깔끔하게는 아니었다. 과학적으로도 아니었다. 하지만 서류철의 무게중심을 플랜지와 링, 추적표에서 단번에 멀리 옮겨놓기에는 충분했다.
코르넥은 이미 문틀에 서 있었다.
— 그거예요?
리즈는 회색 상자를 들었다.
— 이건, 네.
그녀는 첫 번째 종이 묶음을 집었다. 그리고 두 번째 묶음도.
검은 수첩은 나사 상자 밑에 한순간 너무 오래 남아 있었다.
단 한순간.
그녀가 더 나은 것을 지어낼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녀는 상자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일부러 와셔 봉지를 떨어뜨렸고, 몸을 숙여 나머지를 줍는 동시에 수첩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재킷 밑, 등 쪽, 바지 고무줄에 대고 밀어 넣었다.
서툰 동작이었다. 너무 컸다. 정말로 감시하는 사람을 속이기에는 충분히 전문적이지 않았다.
그녀가 다시 일어섰을 때, 들로네가 그녀를 보고 있었다.
코르넥이 아니었다.
들로네였다.
일 초. 이 초.
그러고 나서 그가 말했다.
— 우리에게 하루 종일 있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곳을 보았다.
리즈는 그가 보았다는 것을 알았다.
전부는 아니었다. 하지만 충분히.
그녀는 상자를 코르넥에게 내밀었다.
코르넥은 천을 펼쳐 죽은 조립체를 살폈고, 그다음 종이들을 보았다.
— 전부예요?
리즈는 너무 빨리 대답했다.
— 아니요.
코르넥이 눈을 들었다.
— 뭐라고요?
— 오늘 당신들에게 필요한 건 전부예요, 리즈가 말했다. 나머지는 가족 서류, 장부, 관계없는 메모들이에요.
코르넥이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거실의 유선전화로 마리안이 전화를 걸어왔다.
낡은 회색 전화기가 죽은 아파트 안에서 완벽하게 천박한 소리를 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네 번째 울림에 코르넥이 들로네를 보았다.
— 받으실 건가요?
— 절대 아닙니다.
벨소리는 끝내 멈췄다.
그다음의 침묵이 더 나빴다.
리즈는 상자와 허락된 종이들을 들고 말했다.
— 가죠.
서류철
그들이 C동으로 돌아왔을 때, 서비스 출입구 앞에는 도청 차량 한 대가 서 있었다.
경광등은 없었다. 극적인 것도 없었다.
그저 행정 번호판을 단 어두운 세단 한 대, 그리고 문 앞에서 마송과 이야기하며 너무 얇은 종이 폴더를 들여다보는 남색 코트의 여자 하나. 곧 자기 위로 떨어질 것을 담기에는 턱없이 얇은 폴더였다.
타르디외는 4번 기술실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아 있는 조립체는 이미 테이블 위에 있었다.
죽은 것이 그 옆에 놓였다.
리즈는 둘이 나란히 있는 것을 보고, 그것들이 가까워질 때마다 되돌아오던 오래된 혐오감을 느꼈다. 같은 물질, 같은 기하, 같은 닫힌 공기. 그런데도 둘 중 하나만이 때때로 세계를 가볍게 하는 데 응했다.
도청의 여자가 들어왔다.
— 소피 르세르프입니다. 도지사 비서실, 국방 및 안보 담당입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공격적인 구석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더 나빴다. 그녀는 가장 심각한 문제들이 얇은 서류철로 찾아온다는 것을 이미 이해한 사람처럼 말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검은 암호화 전화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피커가 켜진 채였다.
그 안에는 이미 남자의 목소리가 있었다.
크지 않았다. 연극적이지도 않았다. 복종받기 위해 힘을 줄 필요가 없는 파리의 목소리였다.
— 들립니까?
마송이 그렇다고 답했다. 타르디외도 답했다. 르세르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 무엇보다 먼저, 날것의 사실을 원합니다. 가설은 빼고.
그 말이 즉시 방을 바꾸어놓았다.
코르넥이 경위를 요약했다. 타르디외가 형태에 대해 이어받았다. 마송이 알려진 범위를 말했다. 작업자 한 명, 반응하는 조립체 하나, 대부분 불활성인 쌍둥이 조립체 하나, 이전에 작성된 여러 도면, 이 단계에서 광범위한 유포는 없음.
목소리가 물었다.
— 지금 비교 실험 가능합니까?
타르디외가 리즈를 보았다.
— 가능하죠?
리즈가 대답했다.
— 죽은 것부터요.
죽은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중은 곧고, 깨끗하고, 거의 모욕적일 만큼 정상으로 남아 있었다.
파리의 목소리는 논평하지 않았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 살아 있는 것.
리즈는 두 번째 조립체를 놓고, 자극 장치를 연결하고, 누가 다시 알려줄 필요도 없이 순서를 되찾았다.
실험용으로 고른 강철 블록은 거대하지 않았다. 사십 킬로. 비웃는 사람들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히 무겁고, 아직 누구도 시연이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은 modest한 질량이었다.
화면이 흘러갔다.
39.9. 31. 18. 6.
블록이 4센티미터 떠올랐다.
많지는 않았다.
충분했다.
소피 르세르프가 필기를 멈추기에 충분했다. 코르넥이 한순간 숨 쉬는 것을 잊기에 충분했다. 전화 속 목소리가 이미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질문을 던지기 전에, 온전한 침묵 하나를 통과시키기에 충분했다.
— 바렌 씨 말고, 누가 반응을 얻었습니까?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질문은 더 이상 기술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물체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의존성에 관한 것이었다.
타르디외가 끝내 말했다.
— 이 단계에서는 아무도 없습니다.
목소리가 물었다.
— 다시 묻겠습니다. 그것을 붙게 할 줄 아는 사람이 또 누굽니까?
리즈는 그 단어가 자신을 관통하는 것을 느꼈다.
붙다.
로비에서와 같은 단어.
나와서는 안 되는 단어.
— 모르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는 실망한 것 같지 않았다.
그저 더 주의 깊어졌을 뿐이었다.
— 좋습니다. 지금부터 이것은 일반 산업법의 영역을 벗어납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명령은 번쩍임 없이 떨어졌고, 바로 그 때문에 고함친 지시보다 더 큰 피해를 냈다.
목소리가 계속 말했다.
— 르세르프 씨, 도청 연결을 봉쇄하십시오. 타르디외 씨, 모든 흔적 보존, 유포 최소화, 승인 없는 디지털 전송 금지. 마송 씨, 강화된 비밀유지 체계와 모든 유용한 매체에 대한 즉각 압수 권한 확보. 바렌 씨는 별도 지시가 있을 때까지 대기 가능 상태로 두고 지속 동행하에 둡니다.
짧은 정적이 있었다.
그리고.
— 차량 한 대가 오후 초에 출발할 겁니다. 장소에 대해서는 한 시간 뒤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통화가 끊겼다.
형식적인 말도 없었다. 감사도 없었다.
아무것도.
그저 다시 비어버린 스피커의 숨소리뿐이었다.
마송은 아침의 것보다 더 두꺼운 회색 파일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 안에 최초 메모, 압수 영수증, 두 장의 종합 자료, 로그의 첫 사본들, 그리고 두 조립체가 나란히 찍힌 인쇄 사진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검은 펜으로 표지 위에 썼다.
「바렌 리즈」
「비정상 양력」
「제한 배포」
리즈는 그 세 줄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것은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서류철였다.
7장
브레스트, 임시로
깨끗한 이동
오후가 시작될 무렵, 리즈는 자신들이 그녀를 남들보다 조금 더 비밀스러운 사무실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그녀가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출구로 현장을 빠져나와 철망을 따라가고, 물류 구역을 가로지른 뒤, 낭트 쪽으로 달렸다. 누구도 그녀에게 열 마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마송은 남아 있었다.
코르넥도.
들로네가 몰던 차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었다. 그것은 권력이 점점 더 자기 차체에서 사라지기를 좋아하는 세계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우아하게 알리는 방식이었다.
뒷좌석에서 리즈는 휴대전화도 배지도 돌려받지 못했다. 받은 것은 소염제 하나, 물병 하나, 그리고 비닐에 싸인 삼각 샌드위치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그것에 손대지 않았다.
그들이 멈춰 선 작고 눈에 띄지 않는 터미널에서, 아무도 그녀의 신분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검은 점퍼를 입은 남자가 그녀를 보고, 마송을 보고, 문을 열었다.
활주로 위에는 회색 쌍발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프로펠러는 멈춰 있었고, 배는 낮았으며, 대화를 부르는 어떤 로고도 붙어 있지 않았다.
리즈는 그대로 멈춰 섰다.
— 지금 장난해요?
마송은 화내지 않았다.
— 아닙니다.
— 어디로 가는데요?
그에게는 행정적인 망설임의 반초가 있었다. 대답할 권리는 있지만, 잘못 대답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뜻의 망설임.
— 브레스트입니다.
코르넥이 덧붙였다.
— 임시로요.
리즈는 비행기를 보았다가, 그들을 보았다.
— 임시로라는 게 무슨 뜻인데요?
들로네가 그녀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 보통은 너무 일찍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비행은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지만, 밤새 이동한 것보다 더 그녀를 지치게 했다.
쌍발기는 건조하게 떨렸고, 우아함이라고는 없었다. 창밖으로 해안의 형태가 바뀌었다. 땅은 더 거칠고, 더 잘려 나간 듯했고, 하구보다는 노골적인 대서양 쪽으로 더 몸을 돌리고 있었다. 리즈는 한숨도 자지 않았다. 코르넥은 잤다. 곧은 잠, 다문 입, 꿈조차 의심하는 여자 같은 표정을 단 한순간도 잃지 않은 채.
비행기가 랑베오크 활주로에 닿았을 때, 리즈는 또 하나를 이해했다.
프랑스는 즉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아니었다.
평범한 의미에서는 아니었다.
프랑스는 오래된 행정 권력들이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즉흥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미 준비된 회로, 이미 지어진 장소, 예기치 않은 일을 받아들이도록 이미 훈련된 사람들, 그러나 그것을 결코 그런 이름으로 불러주는 영광은 주지 않는 방식으로.
비행기 아래에는 차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 더 멀리, 낮은 차단기 뒤, 바람에 두들겨 맞는 반도 도로 위에 또 한 대가 있었다.
두 번째 장소에는 인상적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창백한 건물 두 동. 두꺼운 유리. 깃발 없는 깃대. 거의 빈 주차장. 낮게 깎인 둔덕들. 멀리, 이중 철망 너머로는 강철빛 회색의 묘박지 한 팔과 더 어두운 군항의 덩어리가 어렴풋이 보였다.
특별할 것 없는 장소인 척함으로써 특별해지는 것들을 더 잘 흡수하는 종류의 장소.
진지한 사람들
그들은 그녀를 호텔 방도 병실도 아닌 방에 들여보냈다. 그러나 그 방은 둘의 장점을 가져와 정중한 우리로 바꿔놓은 듯했다.
싱글 침대.
밝은 책상.
흠잡을 데 없는 샤워실.
넓은 창. 묘박지를 향해 열리지만, 십오 센티미터에서 막혀 있었다.
책상 위에는 누군가 새 모눈 공책, 검은 펜 세 자루, 「수면 - 자발적 관찰」이라는 제목의 양식, 그리고 단순히 「VARENNE」이라고 적힌 흰 배지를 놓아두었다.
부인도 아니고. 방문자도 아니고. 현장도 아니었다.
그저 이름 하나.
그날 오후 늦게, 그들은 그녀를 기술실 4보다 부드러운 회의실로 데려갔다.
밝은 목재.
물병.
검은 화면.
창문 없음.
다섯 사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마송.
그사이 어떻게 돌아왔는지 알 수 없는 타르디외. 그것만으로도 그녀의 실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했다.
남색 코트를 회색 재킷으로 갈아입은 소피 르세르프.
너무 짧게 깎은 흰 머리의 마른 남자. 어두운 정장, 방 전체의 부피를 조용히 붙들고 있는 방식만 잊는다면 거의 평범한 얼굴.
그리고 마흔다섯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 맨손, 신비보다 은유에 더 자주 방해받아온 물리학자의 피곤한 눈빛.
마송이 소개했다.
— 피에르알랭 세귀르, 국방안보사무국입니다.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 아리안 소렐 박사, 물리학자, 구조와 복합 결합 전문입니다.
여자가 반쯤 웃었다.
— 들리는 것만큼 대단하진 않아요. 그래도 기적보다는 덜 거짓말이죠.
리즈는 앉았다.
세귀르가 먼저 말했다.
— 바렌 부인, 간단한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여기 있는 누구도 당신을 죄인처럼 다룰 이유가 없습니다. 둘째, 이제 누구도 당신을 평범한 직원처럼 다룰 권리가 없습니다.
그는 친근한 척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 그래서요? 리즈가 물었다.
— 그래서 우리는 빠르게, 제대로, 가능한 한 어리석지 않게 일할 겁니다.
아리안 소렐이 맥락을 잇지 않고 바로 말을 받았다.
— 중요한 부탁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몇몇 단어는 피하세요.
리즈가 눈을 깜빡였다.
— 어떤 단어요?
— 우선 반중력. 그리고 지친 엔지니어들을 위한 종교처럼 들리는 모든 것들.
타르디외가 거의 미소 지었다.
소렐은 계속했다.
— 지금까지 당신이 보여준 것은, 매우 특수한 조건 아래에서 나타나는 겉보기 양력의 국소적 변형입니다. 관성은 지각 가능한 방식으로 보존되고 있고요. 그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납니다. 민속까지 덧붙일 필요는 없어요.
리즈가 말했다.
— 저는 민속 같은 말 한 적 없어요.
— 아주 좋습니다, 소렐이 대답했다. 그럼 우리 모두 삼가죠.
세귀르가 두 손을 맞잡았다.
— 우리에게는 세 가지 긴급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 현상이 재현 가능한지 이해하는 것. 그것이 당신에게 어느 정도 의존하는지 이해하는 것. 그리고 오늘 밤 이 일이 경계 밖으로 나갔을 때 누가 무엇을 알게 될지 이해하는 것.
리즈는 그들 하나하나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녀를 현혹하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녀를 공포에 빠뜨리러 온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보다 더 위험했다.
그들은 그녀를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해 와 있었다.
국가가 보호라고 부르는 것
회의는 심문조를 띠지 않았다.
그게 더 나빴다.
보호 조치의 어조를 띠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수면 시간, 복용 약, 편두통, 첫 번째 그림들의 정확한 날짜, 그 형태들을 보았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의 이름, 어떤 순간에 물체가 더 잘 받아들였는지, 장소와 소음과 주변 질량의 영향, 술이 무언가를 바꾸는지 물었다.
리즈는 대답했다.
때로는 정확하게.
때로는 그렇지 않게.
모호함이 있을 때마다 마송은 적었다. 신체적 세부가 나올 때마다 소렐은 고개를 들었다. 안보상의 결과가 나올 때마다 르세르프는 파일에 무언가 표시했다. 그리고 세귀르는, 국가의 진짜 하인들이 일을 잘할 때 하는 일을 했다. 한 나라가 언제부터 한 몸에 의존하기 시작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가 물었다.
— 오늘 이전에 당신의 꿈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까?
리즈는 마리안을 생각했다. 암시들. 자신의 지친 농담들.
— 아니요.
완전히 사실은 아니었다. 기계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충분히 사실이었다.
세귀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 좋습니다.
그 좋습니다에는 칭찬이 전혀 없었다. 그것은 단지 이런 뜻이었다. 관리해야 할 누출 하나가 줄었다.
르세르프가 얇은 서류철을 열었다.
— 지금부터 당신은 강화된 보호 및 비밀 유지 장치의 대상이 됩니다.
리즈가 눈을 들었다.
— 누구로부터 보호한다는 거죠?
르세르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어떤 문구보다 더 정직했다.
— 외부로부터요,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당신의 존재가 너무 빨리 유통되는 것으로부터요.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 그게 무슨 뜻인데요?
세귀르가 대신 대답했다.
— 우리가 사십팔 시간 동안 일이 저절로 굴러가도록 내버려두면, 당신이 상대해야 할 것은 더 이상 고용주나 도청만이 아닐 겁니다. 내각들, 산업계 사람들, 대사관들, 우호적인 정보기관들, 덜 우호적인 정보기관들, 당신을 설득하고, 사들이고, 보호하고, 진단하고, 격리하거나 더 큰 구조 안에 녹여버리고 싶어 할 사람들을 상대하게 될 겁니다. 저는 당신에게 그 시작은 피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말들은 공기 중에 깨끗한 쇠맛을 남겼다.
리즈는 세귀르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았다. 적어도 완전히는 아니었다.
그는 다만 이미 국가의 언어 속에 정리된 진실 하나를 말하고 있었다.
— 그럼 당신들은요? 그녀가 물었다. 당신들은 뭐가 다른데요?
처음으로 세귀르에게서 거의 인간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미소는 아니었다. 더 피곤한 무언가였다.
— 우리는 그 일을 프랑스어로 합니다, 그가 말했다.
마송이 펜을 닫았다.
맞은편의 타르디외가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
그 광경은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 이 깨끗한 방에서, 벽 뒤에 묘박지를 두고, 말들이 폭발물처럼 저울질되는 가운데, 그것은 정확한 무언가를 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절차. 비밀. 국가이성. 예의. 포획. 그리고 그녀가 쓸모 있고 어느 정도 똑바로 남아 있는 한, 당장 그녀를 산산이 부수지는 않겠다는 암묵적 약속.
아리안 소렐이 침묵을 깼다.
— 오늘 밤 당신은 여기서 잡니다.
리즈가 그녀를 보았다.
— 뭐라고요?
— 여기서요. 수면제 금지. 술 금지. 화면 금지. 무언가 떠오르면 전부 적으세요. 그림. 단어. 순서. 감각. 날짜를 쓰고. 서명하고. 호출하세요.
그녀는 검지 끝으로 새 공책을 가리켰다.
— 방에 있는 그 공책입니다.
리즈는 분노가 한 단계 통째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 내 꿈을 감시하고 싶은 거군요.
소렐은 거칠지 않게 대답했다.
— 아니요. 그것이 남기는 것을 측정하고 싶습니다.
그게 더 안심되는 말은 아니었다.
18호실
저녁, 리즈는 18호실의 지나치게 깨끗한 침대에 양말만 신은 채 누워, 제한된 창의 검은 선을 뜬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옷은 돌려주었지만, 휴대전화는 돌려주지 않았다.
괜찮은 수프와 신선한 빵, 나중에 다시 가지러 오겠다는 식판, 그리고 두 개의 복도와 샤워실 하나, 그 이상은 허용하지 않는 내부 이동 배지를 가져다주었다.
문 앞에 경비원은 없었다.
필요 없었다.
손잡이는 열렸다.
그러나 건물은 열리지 않았다.
책상 위에서는 모눈 공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가 결국 앉아서 펼쳤다.
첫 장에는 이미 인쇄된 항목들이 있었다.
「예상 입면 시각」
「기상 시각」
「지각된 수면의 질」
「구조화된 이미지의 존재」
「즉시 스케치」
그녀는 공책을 탁 소리 나게 덮었다.
가장 폭력적인 것은 그녀를 옮겨놓았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녀의 물건들을 빼앗았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의 삶을 이미 국가의 단어들 아래 재분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가장 폭력적인 것은 이것이었다.
그들은 몇 시간 만에, 그녀의 잠 가장자리로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큰 천장등을 켜지 않은 채 샤워실까지 갔다. 세면대 위 거울은 납작해진 머리, 아직 자국이 남은 손가락, 정오보다 더 늙어 보이는 얼굴의 여자를 돌려주었다. 그녀는 천천히 셔츠를 풀었다. 남들보다 앞서 자신을 의료 기록처럼 들여다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센서와 항목들이 그녀를 에워싸기 전에, 단순히 유용하기만 한 것이 아닌 몸의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욕망은 부드러움보다 반발심에 더 가까운 방식으로, 서툴게 찾아왔다. 하산의 이미지가 스쳐 지나갔다가 사라졌다. 입술의 기억, 쇄골에 닿던 웃음, 작업장 티셔츠 아래의 너무 뜨거운 손. 리즈는 눈을 감고 차가운 문에 선 채로 자신에게 쾌락을 주었다. 거의 화가 난 채로, 꿈을 낳으려 하지 않고, 현상에게 답을 요구하지 않고, 아름답거나 심오해지고 싶어 하지도 않으며. 그저 살아 있기 위해.
그 뒤 그녀는 몇 초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다. 웃지도 울지도 않으려고 손바닥을 입에 댄 채.
국가가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밤을 통해 올 것이다.
이것은 아니었다.
밖에서는 바람보다 무거운 숨결 하나가 밤을 가로질렀다.
폭풍이 아니었다.
묘박지의 한 함선.
검은 물속에서 천천히 자리를 바꾸는 질량.
리즈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14번 작업대. 철괴. 재킷 밑에 숨겼고, 이제는 자신이 보관할 권리를 박탈당한 가방의 이중 바닥에 말려 들어가 있는 검은 공책.
들로네는 그것을 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빚도 이제 존재했다.
조금 뒤, 누군가 짧게 두 번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려는 것이 아니었다.
존재를 알리려는 것이었다.
세귀르가 문 너머에서 말했다.
— 바렌 부인?
— 네.
—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요.
그녀는 문을 열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
— 오늘 밤 무언가 떠오르면 아침까지 기다리지 마십시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거의 행정적이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다른 것이 있었다. 이제부터 한 나라 전체가 어쩌면 아무것도 요구한 적 없는 한 여자의 잠을 가로질러 지나갈 것에 의존하게 될지 모른다는, 과장 없는 고백.
리즈는 공책을 보았다.
그리고 문을.
그리고 자기 손을.
그리고 철괴 이후 처음으로, 그녀는 아주 빨리 새로운 능력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국가가 예의를 갖추는 순간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내주지 않는 능력.
8장
관객 없는 증명
밤이 남긴 것
그녀는 거의 잠들지 못했다.
온전한 잠은 아니었다.
조각조각.
18호실은 그녀 주위에 새로운 피로를 만들어냈다. 14번 홀의 피로보다 더 깨끗하고, 그래서 더 굴욕적인 피로였다. 감시받는 피로. 시트에서는 산업용 세제 냄새가 났다. 환기는 의료적인 인내심으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따금 멀리서, 정박지나 이웃 건물 쪽에서 금속성 소리가 들려왔고, 국가는 언제나 예비로 남겨둔 질량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상기시켰다.
두 시 십육분, 그녀는 눈을 뜬 채 천장을 바라보며 깨어났다.
그녀는 쇳덩어리 추를 꿈꾸지 않았다.
아버지의 상자도.
강철 블록도.
밤이 남긴 것은 다른 것이었다. 작업대 위에 올려놓기에는 너무 큰 형상, 어두운 직육면체를 둘러싼 열린 요람 같은 것, 비워두어야 할 세 개의 빈자리와, 확신한다는 부끄러움 말고는 달리 정당화할 수 없는 방향.
그녀는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었다.
그녀는 시트 아래로 손을 밀어 넣어 손바닥을 배에 댔다. 다정함 때문이 아니라, 말들이 오기 전에 그것이 아직 거기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밤은 도구처럼 정밀하게 그녀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그것을 꿈이라 불러야 할지, 직감이라 불러야 할지, 침입이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는 자기 몸이 자신보다 먼저 이해했다는 것, 그리고 그 선취가 이미 박탈과 닮아 있다는 것만 알았다.
수첩은 책상 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문 뒤의 세귀르를 생각했다. 소렐과 그녀의 말끔한 말들을, 기적보다 기적이 침묵하는 지점을 더 보는 타르디외를 생각했다. 또 압수된 가방의 이중 바닥에 말려 들어 있는 검은 수첩과, 델로네가 아무 말 없이 그것이 자기 재킷 아래로 사라지는 것을 보았던 일을 생각했다.
빚은 장치의 한 부품이 되어 있었다.
두 시 이십사분, 그녀는 일어났다.
그녀는 인쇄된 항목들 아래, 쓸 만한 첫 페이지에 모눈 수첩을 펼쳤다. 검은 펜의 심은 지나치게 가늘었다. 리즈는 그 형상을 그렸다. 전부는 아니었다. 세 개의 받침. 중앙의 빈자리. 오른쪽으로 열린 두 선. 블록의 위치, 대략.
그녀는 네 번째 어긋남을 그리지 않았다.
그것은 물체 안에 있지 않았다.
그것은 다른 것들보다 더 더러운 지시처럼 꿈을 가로질렀다. 열린 쪽은 물을 바라봐야 했다.
문이 아니었다.
북쪽도 아니었다.
물.
그녀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 지시는 우스꽝스러웠다. 그런데도 그녀는 온몸이 그것을 쓰기를 거부하는 것을 느꼈다.
세 시 십분, 그녀는 다시 누웠다. 네 시, 그녀는 다시 잠들었다. 폭력적으로, 아무 이미지도 없이. 여섯 시 십일분,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 전에 복도의 빛이 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아침에 온 사람은 그녀가 모르는 여자였다.
— 아침 식사입니다, 바렌 부인.
쟁반에는 커피, 토스트 두 조각, 요구르트, 사과 하나, 접힌 종이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리즈는 커피보다 먼저 종이를 집었다.
« 가족에게는 예정에 없던 업무상 이동으로 통보되었습니다. 기술적 세부 사항은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
서명은 없었다.
부서 이름조차 없었다.
그녀는 그 문장을 두 번 다시 읽었다. 거짓은 아니었다. 더 나빴다. 그것은 충분히 오래 진실일 수 있도록 제조되어 있었다.
일곱 시 삼십분, 아리안 소렐이 클레르 타르디외와 함께 들어왔다.
소렐은 계절에 비해 지나치게 얇은 재킷 안에 검은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붉었다. 잠 때문이 아니라 읽은 것들 때문이었다. 타르디외는 꺼진 태블릿과 아무 표식 없는 종이 폴더를 들고 있었다.
— 주무셨습니까? 소렐이 물었다.
리즈는 흐트러진 침대를 가리켰다.
— 보아하니요.
소렐은 웃지 않았다.
— 뭔가 적어두셨습니까?
리즈는 수첩을 가리켰다.
타르디외가 그것을 집었지만 곧바로 열지는 않았다.
— 그 전에, 그녀가 말했다. 솔직하게 대답해 주세요. 여기 안에 고의로 빠뜨린 게 있습니까?
질문은 우회하지 않고 도착했다.
리즈는 자기 손을 바라보았다.
— 언제나 뭔가는 빠져 있죠.
— 제 질문은 그게 아닙니다.
소렐이 팔짱을 꼈다.
— 오늘 아침 불완전한 메모를 근거로 질량 하나를 걸어야 한다면, 지금 아는 편이 낫습니다.
리즈는 고개를 들었다.
— 뭘 걸겠다는 거죠?
타르디외가 마침내 수첩을 펼쳤다.
— 파리가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 그게 뭔데요?
— 너무 많은 것.
소렐은 그림을 건드리지 않고 바라보았다.
— 우선 육백 킬로그램짜리 고정 밸러스트입니다. 계측 장비를 달고, 낮게 매달고, 기계적으로 붙잡아 둔 상태로, 닫힌 격납고 안에서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유용한 실패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유용한 증거고요. 어느 쪽이든 누군가 예언자의 소명을 발견하기 전에 멈춥니다.
리즈는 숫자를 들었다.
육백 킬로그램.
군항에서는 엄청난 무게가 아니었다.
몸 하나에게는 충분히 엄청났다.
그녀가 말했다.
— 격납고가 어디 있죠?
소렐이 그녀를 더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 왜요?
리즈는 망설였다.
네 번째 어긋남이 눈 뒤 어딘가에서 움직였다.
— 그게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절차
격납고는 밖에서 보이는 번호가 없었다.
그들은 아주 낮게 내려앉은 하늘 아래, 비 색깔의 두 건물 사이를 걸어갔다. 델로네는 그녀 뒤 세 미터쯤에서 걸었다. 밀칠 만큼 가깝지는 않았다. 그의 침묵이 이동의 일부가 되기에는 충분히 가까웠다.
리즈의 가방은 그녀가 커피를 마시는 동안 18호실 입구의 플라스틱 상자 안에 놓여 있었다. 그녀에게 돌려준 것은 손수건 하나, 머리끈 하나, 쓸모없는 자동차 열쇠, 그리고 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수첩은 아니었다.
그녀는 묻지 않았다.
격납고 안은 추웠다.
냄새는 뜻밖에도 그녀를 안심시켰다. 젖은 금속, 먼지, 기름, 소금. 4번 기술실의 하얀 냄새가 아니었다. 일했던 것들의 냄새였다. 노란 천장 크레인이 골조 아래에서 잠들어 있었다. 안쪽에는 닫힌 커다란 문이 부두 구역으로 나 있었다. 그 뒤로 물이 들렸다. 소음이라기보다 콘크리트에 부딪혀 마음을 바꾸는 질량처럼.
밸러스트는 표시 구역 중앙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철 테로 둘러싼 철근 콘크리트 블록, 위쪽 고리, 긁힌 측면, 스프레이로 칠한 숫자들. 측정용 받침대에 고정된 표식에 따르면 육백이십 킬로그램. 하중 센서 네 개. 안전 스트랩 두 개. 이동식 지지대 하나. 바퀴 달린 테이블 위의 데이터 수집함.
장관이라 부를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무서웠다.
세귀르는 이미 와 있었다. 르세르프도 있었다. 마송은 수집함 옆에서 뭔가를 쓰고 있었다. 회색 작업복을 입은 기술자 두 명은 오지 않는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타르디외가 수첩을 소렐에게 건넨 뒤 리즈 곁으로 왔다.
— 요청받기 전에는 아무것도 만지지 마세요.
— 이제 좀 알 것 같네요.
— 아니요,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당신은 이제 겨우 당신의 모든 동작이 데이터, 증거, 혹은 과실이 된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한 겁니다. 아직 우리가 대화처럼 보일 만큼 적은 숫자로 있을 때 말해두는 편이 낫겠습니다.
소렐은 투명한 임시 케이스 안에 갇힌 살아 있는 조립체 앞에 쪼그려 앉았다. 그것은 고정판 위에 묶여 있었고, 크라운이 보이며, 링마다 표시가 되어 있고, 조임마다 붉은 선이 그어져 있었다. 장치는 폐품 같은 추함을 잃어버렸다. 그것이 더 불안했다. 이미 깨끗한 것이 되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 마음에 들지 않아요, 소렐이 말했다.
자리에 없는 리갈이 들었다면 기뻐했을 것이다.
타르디외가 물었다.
— 뭐가요?
—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물체에 너무 빨리 함을 마련해 주는 속도요.
세귀르가 표시선 반대편에서 대답했다.
— 그게 표시 구역의 목적입니다.
— 아니요, 소렐이 말했다. 표시 구역의 목적은 우리가 어리석게 죽지 않게 하는 겁니다. 그것 때문에 우리가 가진 증거보다 더 높은 곳에서 생각하게 되어서는 안 돼요.
리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렐은 그것을 경멸 없이 말했다.
마치 이렇게 말하듯. 가진 수단 안에서, 그러니 조심스럽게.
세귀르는 턱을 한 번 움직여 그 수정을 받아들였다.
— 그럼 증거에서부터 생각합시다.
첫 번째 절차는 리즈 없이 진행되었다.
소렐이 요구한 일이었다.
— 물체가 당신 손 아래에서만 작동한다면,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당신 없이도 당신 그림만으로 작동한다면, 그것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조건들 중 어느 것에서도 작동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당신의 존재를 법칙과 혼동하는 일은 피하게 되겠죠.
리즈는 밸러스트에서 네 미터 떨어진 노란 선 뒤에 세워졌다.
기술자 한 명이 수첩의 그림에 따라 조립체의 방향을 맞췄다. 소렐은 그에게 두 번 다시 하게 했다. 타르디외가 기준점을 확인했다. 마송은 정확한 시간을 물었다. 르세르프는 참석자들을 적었다. 세귀르는 그 모든 것을, 행정적 세부가 때때로 신화 속으로 가라앉지 않는 유일한 방법임을 아는 사람 특유의 주의로 바라보았다.
활성화.
센서들이 하중을 받았다.
619.8.
아무 일도 없었다.
수집함은 거의 곧은 선을 그렸다.
그들은 삼십 초를 기다렸다.
그리고 일 분.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소렐은 실망한 듯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안도한 기색이었다.
— 아주 좋습니다.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 당신도요?
— 저도 뭐가요?
— 안 될 때 그렇게 말하네요.
소렐은 피곤한 얼굴을 그녀 쪽으로 돌렸다.
— 깨끗하게 안 될 때는요. 그게 종종 작업의 시작입니다.
타르디외가 두 번째 시도를 요구했다.
같은 결과였다.
세 번째에는 센서들이 일 킬로그램쯤 움직였을 뿐, 그러고는 다시 묵직한 정직함으로 돌아왔다.
세귀르가 물었다.
— 측정 잡음입니까?
소렐이 대답했다.
— 가능하죠.
그러고는 리즈를 흘끗 본 뒤 덧붙였다.
— 아니면 부족하거나.
그 말이 그들 사이에 남았다.
부족하다.
틀린 것이 아니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부족하다.
리즈는 그들이 이제 자신이 쓰지 않은 부분 앞에 도착했다는 것을 이해했다.
질량과 물
— 뭐가 빠졌습니까? 타르디외가 물었다.
그 질문은 더 이상 절차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리즈는 밸러스트, 조립체, 부두 문, 스트랩, 센서들을 바라보았다. 바깥, 벽 뒤에서 물은 몸 없는 거대한 짐승의 느림으로 콘크리트를 밀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바르게 말할 방법을 찾았다.
그런 것은 없었다.
— 열린 쪽이 올바른 방향이 아니에요.
소렐이 수첩으로 시선을 내렸다.
— 당신 그림에는 열린 쪽이 오른쪽으로 되어 있습니다.
— 그렇게 썼죠.
— 무엇을 기준으로 오른쪽입니까?
리즈는 충분히 빨리 대답하지 못했다.
타르디외가 다른 이들보다 먼저 이해했다.
— 기준점을 생략했군요.
— 확신이 없었어요.
— 어젯밤 제가 요구한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 지적은 딱 하고 울리지 않았다.
조였다.
리즈는 뒤돌아보지 않아도 등 뒤의 델로네를 느꼈다.
세귀르가 두 걸음 다가왔다.
— 바렌 부인.
그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 아주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모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두려워할 수 있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불안정한 질량 주변에 여섯 명이 있는 시험 중에 유용한 정보가 보류되었다는 사실을 사후에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녀는 그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불안정한 질량 주변의 여섯 명, 그것이 이제 자기 존재의 정확한 정의라고.
그녀는 말했다.
— 열린 쪽은 물을 바라봐야 해요.
침묵.
경멸의 침묵은 아니었다.
내부 변환의 침묵이었다. 각자가 방금 들은 것을 넣어둘 칸을 자기 직업 안에서 찾고 있었다.
소렐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 왜 물입니까?
— 몰라요.
— 꿈에서 보셨습니까?
— 네.
— 그런데 적지 않았고요.
— 네.
소렐은 잠시 눈을 감았다.
다시 떴을 때, 그녀는 더 단단해져 있었다.
— 그럼 간단하게 합시다. 조립체에는 손대지 말고, 당신이 직접 기준을 놓으세요. 방향을 지시합니다. 우리가 실행합니다. 아무 결과도 없으면 실패를 기록합니다. 결과가 있으면, 당신은 이제 무엇이 세부 사항인지 혼자 고를 권리를 잃습니다.
— 이미 권리는 별로 남아 있지 않은데요, 리즈가 말했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책임은 남아 있습니다. 쓸모없는 비밀에 그것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그 말은 그녀를 찔렀다.
국가에서 나왔기 때문이 아니었다.
아버지에게서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즈는 노란 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녀는 밸러스트 가까이에 섰다. 바지 너머로 그 광물성 냉기를 느낄 만큼 가까이. 블록은 그녀의 무릎 위까지 올라왔다. 추하고, 벗겨지고, 완벽하게 무심했다. 오래된 복종 육백이십 킬로그램.
그녀는 닫힌 부두 문을 바라보았다.
— 저쪽.
기술자가 판을 대략 십이 도 돌렸다.
— 아니요.
그가 멈췄다.
— 덜요.
소렐이 물었다.
— 얼마나요?
리즈는 두 링 사이의 틈, 문 가장자리, 바닥의 녹슨 선 하나를 차례로 바라보았다.
— 몰라요. 그것이 깨끗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술자가 아주 조금 더 돌렸다.
조립체 안에서 무언가의 존재감이 달라졌다.
형태가 아니라.
존재감이.
— 거기요, 리즈가 말했다.
그녀는 구역 밖으로 나왔다.
절차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시간.
참석자.
초기 상태.
하중.
안전.
활성화.
사 초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수집함은 620.1을 표시했다.
그리고 617.
소렐이 손을 들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머리 위 천장 크레인이 짧은 삐걱임을 흘렸다.
— 그건 아닙니다, 한 기술자가 너무 빨리 말했다.
소렐은 그를 보지 않았다.
밸러스트는 바닥을 떠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아니었다.
그것은 먼저 자신의 권위를 잃기 시작했다.
스트랩들이 일 밀리미터 느슨해졌다. 콘크리트가 아주 미세한, 거의 은밀한 소리를 냈다. 너무 오래된 생각에서 돌 하나를 덜어주는 듯한 소리였다. 긁힌 옆면에서 먼지가 조금 떨어졌다.
르세르프는 쓰기를 멈췄다.
세귀르는 얼굴을 바꾸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누구보다 먼저 이해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
블록이 떠올랐다.
높지는 않았다.
이 센티미터.
어쩌면 삼 센티미터.
그러나 육백이십 킬로그램의 콘크리트와 강철과 습관이, 해군의 닫힌 격납고 안에서, 허구를 믿을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일곱 명의 증인 앞에서, 자기 아래로 더러운 빛 한 줄기를 통과시키고 있었다.
아무도 욕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 값졌다.
밸러스트는 육 초 동안 떠 있었다.
그리고 되돌아왔다.
한꺼번에는 아니었다.
통제된 느림으로, 거의 공손하게, 자신이 배신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을 더는 모욕하지 않기 위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센서 수치가 올라갔다.
바닥이 둔탁한 충격으로 질량을 받아냈다.
지역 경보가 한 번 삑 울렸다.
소렐이 직접 그것을 껐다.
그제야 그녀는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경이에 찬 것이 아니었다.
창백했다.
— 멈춥니다, 그녀가 말했다.
타르디외가 화면을 보았다.
— 완전한 시퀀스가 있습니다.
— 바로 그래서요.
소렐은 안경을 벗어 스웨터 밑단으로 닦은 뒤 다시 썼다.
— 지금부터 모든 반복은 유혹입니다. 깨끗한 증거 하나와 살아 있는 사람 하나를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리즈는 조금 늦게서야 그 살아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원
그들은 창문 없는 방으로 돌아왔다.
격납고는 리즈의 옷에 소금과 젖은 콘크리트 냄새를 남겼다. 그녀는 곡선보다 더 정직한 증거처럼 그것에 매달렸다. 그러나 방 안에서는 모든 것이 다시 밝고, 정돈되고, 통제 가능한 것이 되어 있었다. 물병들은 바뀌어 있었다. 화면 하나가 켜져 있었다. 르세르프의 폴더는 더 이상 얇지 않았다.
화면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아마 오십 세쯤. 어두운 양복, 어두운 넥타이, 비행기에서 자고 엘리베이터 사이에서 결정하는 사람의 얼굴. 그의 뒤에는 흰 벽, 램프 하나, 창문은 없었다.
세귀르는 우회 없이 그를 소개했다.
— 아드리앵 보클레르, 엘리제궁 산업 및 국방 주권 고문입니다.
그 단어는 격납고보다 더 큰 소리를 냈다.
엘리제궁.
리즈는 모호한 업무를 믿고 있을 어머니를 생각했다. 믿지 않을 마리안을. 이제 코르넥과 델로네의 발걸음이 지나가고 있을 팽오에의 아파트를. 쇳덩어리 추, 현장의 나머지가 무엇 하나 알기도 전에 이미 대통령궁에 닿은 회로의 아주 작은 기원을.
보클레르는 그녀가 괜찮은지 묻지 않았다.
그녀는 거의 그 점에 고마움을 느꼈다.
— 녹화본을 봤습니다, 그가 말했다.
소렐이 세귀르보다 먼저 대답했다.
— 당신이 본 건 하나의 시퀀스입니다. 교리가 아니에요.
보클레르는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 소렐 박사, 여기서 아직 누구도 교리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여기서 아직 누구도 사용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짧은 침묵.
세귀르는 그대로 두었다.
보클레르는 마침내 고개를 기울였다.
— 좋습니다. 의존성에 대해 이야기합시다.
그 말이 방을 조였다.
— 우리가 아는 것은, 그가 이어 말했다. 비정상적인 양력 효과가 여러 차례 얻어졌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질량, 서로 다른 장소에서, 물질적 장치와 환경 구성, 그리고 바렌 부인의 직접적 혹은 지연된 개입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이는 조건 아래서요. 우리가 모르는 것은 그 개입이 기술적인지, 인지적인지, 심리적인지, 생리적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입니다.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다른 누군가가 우리보다 먼저 그 질문을 공식화하는 일입니다.
리즈가 물었다.
— 우리가 누구죠?
보클레르는 잠시 멈췄다.
대답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대답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 현재로서는 제한된 원입니다.
— 그다음은요?
— 그다음은 당신이 우리와 함께 무엇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소렐이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 방금 그녀를 잃으셨군요.
리즈는 뜻밖에도 놀라 그녀를 보았다.
보클레르도 마찬가지였다.
소렐은 낮은 목소리를 유지했다.
— 그녀는 방금, 즉각적인 자기 이익에 반해, 자신이 보류하던 정보가 결과를 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당신이 그녀를 협력하도록 초대받은 수단처럼 대하면, 그녀는 다시 자신이 무엇을 내줄지 선별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그녀가 옳을 겁니다.
보클레르의 얼굴이 한 단계 닫혔다.
방이 굳어지기 전에 세귀르가 이어받았다.
— 현 단계에서 바렌 부인은 하청업자도, 수감자도, 환자도 아닙니다.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기존의 단어들이 해를 끼치기 전에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격납고 이후 거의 말하지 않았던 마송이 자기 서류를 열었다.
— 기존의 단어들은, 현재로서는, 좋지 않습니다. 지식재산권, 영업비밀, 국가방위기밀, 시설 안전, 신변 보호, 역량의 잠재적 징발. 어느 것도 전체를 제대로 포괄하지 못합니다.
— 노동법은요? 리즈가 물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마송이 대답했다.
— 아직 존재합니다.
— 다정하네요.
— 충분하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답은 적어도 벌거벗은 장점이 있었다.
타르디외가 리즈 앞에 격납고 곡선의 인쇄본을 놓았다.
거기에는 질량이 내려가고, 거의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단순한 선. 단순해 보이기 때문에 괴물 같은 선.
— 잘 보세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리즈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보았다.
— 오늘부터 모두가 당신 없이 이 선을 원할 겁니다. 과학자들, 산업계, 군인들, 국가들. 당신을 변호할 사람들까지도요. 특히 당신을 변호할 사람들. 지금 그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 당신도요?
타르디외는 눈을 내리깔지 않았다.
— 저도요.
그 솔직함은 위협보다 거의 더 아팠다.
보클레르가 다시 말했다.
— 우리는 대통령께 예외적 장치를 제안할 겁니다.
리즈는 일 초를 흘려보냈다.
— 정확히 뭘 제안한다는 거죠? 제 밤들을 기밀로 분류하자고요?
그 질문은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세귀르는 그녀 앞에 놓인 새 수첩을 바라보았다.
— 시간을 벌자고 제안할 겁니다.
— 저를 여기 붙잡아두면서요.
— 오늘 밤은, 그렇습니다.
— 그다음은요?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 그다음에는 공화국이 자신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을 보호할 능력이 있는지 보게 되겠죠.
리즈는 보호라는 말을 엄청난 피로와 함께 들었다.
그 말은 이미 어디에나 있었다.
문들 위에.
서류들 안에.
세귀르의 언어 속에.
델로네의 침묵들 속에.
그녀 대신 가족에게 알린 방식 속에.
그녀는 인쇄된 곡선을 집었다.
종이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거의 떨리지 않았다.
— 그리고 만약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이런 식으로 보호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요?
아무도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바깥, 벽 뒤에서 정박지는 여전히 일하고 있었다. 질량들이 이동했다. 선체들이 스쳤다. 어딘가에서 기계들이 돌고 있었다. 오래된 세계에, 무게에, 명령에, 사슬에, 아직도 붙들려 있는 모든 것에 충실하게. 아무도 그것을 덜어낼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버티고 있는 모든 것에.
소렐이 마침내 말했다.
— 그렇다면 다른 것을 발명해야겠죠.
리즈는 그녀를 향해 눈을 들었다.
— 정말로 제가 발명하게 놔둘 거라고 믿어요?
소렐은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거짓말하지 않았다.
— 당신이 시도하지 않으면, 그들이 당신 없이 발명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들이라는 말이 탁자를 가로질러 세귀르, 보클레르, 르세르프, 마송, 타르디외, 델로네, 그리고 그녀 사이에 내려앉았다.
아무도 그것을 집어 들지 않았다.
열 시 오십육분, 아드리앵 보클레르는 아무도 이름을 말해주지 않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화면을 떠났다.
열한 시 사분, 세귀르는 격납고 시퀀스를 암호화된 매체 두 개에 복사하고 어떤 네트워크에도 올리지 말라고 명령했다.
열한 시 십분, 소렐은 수면 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정신과 의사는 아니었다.
열한 시 십이분, 리즈는 자신이 아주 작은 승리를 얻었다는 것을 이해했다. 아직 그녀가 미쳤다고 결정되지는 않았다.
열한 시 십오분, 델로네가 노크도 없이 들어왔다.
그는 투명한 봉투 하나를 탁자 위에 놓았다.
그 안에는 검은 수첩이 있었다.
— 당신 가방에서 찾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녀를 바라보았다.
빚은 방금 주인을 바꾸었다.
세귀르가 물었다.
— 이게 뭡니까?
리즈는 대답할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녀는 그 말이 더 이상 쓸모없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거짓말을 해왔다.
그녀는 검은 수첩을 보고, 격납고의 곡선을 보고, 닫힌 문을 보았다.
— 아직 제가 내놓지 않은 것요.
9장
도덕적 계약
펼쳐진 수첩
아무도 봉투에 손대지 않았다.
몇 초 동안 검은 수첩은 닳은 천 표지와 느슨해진 고무줄, 마찰로 희끗해진 모서리를 드러낸 채 탁자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아주 작은 물건. 거의 아무 무게도 나가지 않기 때문에 육백이십 킬로그램의 추보다 더 불길한 물건.
리즈는 삼 년 전 신문 잡화점에서 그것을 샀다. 패킹 번호, 점검 날짜, 늘 잊어버리는 부품 번호를 적어두려고. 하지만 그녀는 거기에 다른 것을 적었다. 각도들. 아침의 단어들. 정오에는 아무 뜻도 없었고, 때로는 이틀 뒤 물질을 움직이게 하던 문장들.
들로네는 문 곁에 서 있었다.
그는 발견한 무기를 내려놓듯 수첩을 내려놓았지만, 그의 얼굴은 그것이 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직은 아니거나.
세귀르가 물었다.
—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리즈는 봉투를 보았다.
— 오래됐어요.
마송이 펜을 들었다.
— 좀 더 정확해야 합니다.
— 이 년 반쯤요. 어쩌면.
— 왜 숨겼습니까?
그녀는 웃고 싶어졌다. 크게는 아니었다. 이 방의 예의를 조금 망가뜨릴 만큼만.
— 제 것이니까요.
그 말은 거의 부적절할 만큼 단순하게 떨어졌다.
제 것.
그들이 방금 격납고에서 본 것에 비하면 맞지 않는 크기의 말이었다. 학교 운동장, 주머니 속 열쇠, 손에서 빼앗기는 수첩 같은 냄새가 났다. 그런데도 그 말은 모두에게 다시 숨을 쉬게 했다.
보클레르는 더 이상 화면에 없었다. 아쉬웠다. 전화도, 배지도, 변호사도 없는 여자가 여전히 소유격을 감히 입에 올리는 순간 그의 얼굴을 리즈는 보고 싶었다.
세귀르는 두 손을 맞잡았다.
— 이해합니다.
— 아니요.
그녀는 더 조심스러운 말을 고를 틈도 없이 말했다.
— 당신들은 수첩의 쓸모를 이해하는 거예요. 나머지는 아니고요.
소렐은 움직이지 않았다. 타르디외도. 르세르는 아주 짧게 무언가를 적었다. 마송은 쓰기를 멈추었다.
— 나머지가 뭡니까? 세귀르가 물었다.
리즈는 투명한 봉투를 가리켰다.
— 그 안에는 형태들만 있는 게 아니에요. 망친 밤들, 터무니없는 말들, 날짜들, 통증들, 내가 읽을 줄 몰랐던 것들이 있어요. 있을 이유가 없는 곳마다 내 아버지가 있어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시도들이 있어요. 당신들이 단서로 착각할 오류들이 있어요. 그걸 압수품처럼 열면, 당신들은 종이를 얻겠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내가 읽는 자리에 남아 있어야 해요.
침묵의 밀도가 달라졌다.
이제 평가받는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포획이라는 형식 자체였다.
소렐이 봉투 쪽으로 손을 뻗었다.
— 봐도 될까요?
리즈는 망설였다.
— 혼자서는 안 돼요.
— 알겠습니다.
그 말이 모두의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마송이 고개를 들었다.
— 이 수첩은 이제 국가 안보에 유용한 증거물입니다.
— 그럼 나는 뭔가요?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리즈는 거의 그 점이 고마웠다. 너무 빠른 대답은 모욕이었을 테니까.
세귀르가 그 공격을 자신이 받았다.
— 지금으로서는, 너무 빨리 믿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 어디 적혀 있나요?
— 아직은 아닙니다.
— 그럼 그것부터 시작하세요.
마송이 종이 위에 펜을 내려놓았다.
— 보장을 원하십니까?
— 여러 가지를 원해요. 보장이라는 말은 너무 예의 바르네요.
타르디외가 세귀르를 보았다. 그녀는 웃지 않았지만 얼굴 어딘가가 움직였다. 동의가 아니라, 제대로 놓인 저항을 알아보는 표정에 가까웠다.
소렐은 아주 느린 손짓으로 봉투를 열었다.
검은 수첩이 방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리즈는 이상한 수치심이 얼굴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서 물건을 빼앗을 수 있었다. 그녀를 옮기고, 심문하고, 물리학의 것이어야 했던 곡선을 엘리제궁에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 앞에서 이 수첩을 여는 일에는 더 벌거벗은 폭력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정신이 쓸모 있어지기 시작한 정확한 무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었다.
소렐이 첫 장을 넘겼다.
열린 새장의 그림.
그어 지운 두 줄.
날짜 하나.
그리고 비뚤게 쓰인 이 문장.
« 공허는 중심에 있지 않다. 그것은 중심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마송이 눈살을 찌푸렸다.
— 무슨 뜻입니까?
— 아무 뜻도 아니에요, 리즈가 말했다. 아니면 어떤 뜻이거나요. 늘 그런 건 아니고요.
소렐은 계속 넘겼다.
다음 장. 스케치 세 개. 편두통에 관한 메모. 깨어난 시간. 뚜렷한 이유 없이 여백 한가운데 적힌 아버지의 이름.
타르디외가 다가왔다.
— 실패들에 날짜를 붙였군요.
— 항상은 아니에요.
— 성공보다 더 자주요.
리즈는 한 번도 알아차린 적이 없었다.
그 정확함이 그녀를 짜증나게 했다. 아마도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소렐은 두 장을 더 넘기고, 더 어둡고 거의 읽을 수 없는 도식 앞에서 멈추었다. 여러 선이 서로 겹쳐 있었다. 아래쪽에 리즈는 이렇게 써두었다.
« 누가 짊어질지 모르면 주지 말 것. »
아무도 그것이 무슨 뜻인지 묻지 않았다.
그편이 나았다.
첫 번째 조항
첫 번째 조항은 마송이 쓰지 않았다.
그것은 전화였다.
그들이 수첩에 번호와 제도와 분류와 범주를 부여하기 전에, 리즈가 그것을 강요했다. 그녀는 그것을 사적인 요구처럼 말하지 않았다. 이 방에서 사적인 것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약점이라는 사실을 이미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말했다.
— 전체 열람 전에, 언니에게 전화하겠습니다.
르세르가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 가족분에게는 통보가 되었습니다.
— 한 문장으로 재워진 거죠.
— 제가 쓰고 싶은 단어는 아닙니다.
— 그래서 제가 쓰는 거예요.
세귀르가 시간을 보았다.
— 오 분.
— 혼자서요.
— 안 됩니다.
그 대답에는 난폭함이 없었다. 그래서 더 단단했다.
리즈는 코로 숨을 들이쉬었다.
— 그럼 스피커폰은 안 돼요.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마세요.
세귀르가 물었다.
— 르세르 부인?
르세르는 거의 망설이지 않았다.
— 통화 가능. 조용한 입회. 기술적 세부사항 금지. 정확한 위치 금지.
— 대본은 이미 알아요, 리즈가 말했다.
들로네가 그녀의 것이 아닌 전화기를 돌려주었다.
케이스도 없고, 보이는 기억 장치도 없는 회색 기기. 이미 마리안의 번호가 눌려 있었다. 리즈는 화면을 보았다. 이 몸짓마저 준비되어 있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마리안은 두 번째 신호음에 받았다.
— 여보세요?
한 음절뿐이었는데, 펜호에의 아파트 전체가 돌아왔다. 정리해야 할 접시들, 애도의 립스틱을 바른 잔, 깨끗한 더미들, 너무 무거운 찬장, 코르넥이 서랍들을 들여다보는 동안 울리던 낡은 회색 전화기.
— 나야.
— 리즈?
마리안의 목소리가 즉시 변했다.
— 너 어디야?
리즈는 모든 시선이 무게가 없는 척하는 것을 느꼈다.
— 이동 중이야.
침묵.
— 엄마한테 하듯 나한테 말하지 마.
리즈는 눈을 감았다.
— 설명할 수 없어.
— 누구랑 있는데?
그녀는 세귀르, 르세르, 마송, 타르디외, 소렐, 들로네를 보았다. 그 이름들은 모두 이 약속 안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컸다.
— 진지한 사람들이랑.
— 그거 안심 안 돼.
— 나도 그래.
방 안의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리안이 목소리를 낮췄다.
— 너 붙잡혀 있어?
리즈는 그 질문 속에서 언니가 이미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들었다. 거짓말하는 방식, 말을 끊는 방식, 두려울 때 일 뒤로 사라지는 방식.
— 그런 식은 아니야.
— 그건 그렇다는 뜻이잖아.
— 복잡하다는 뜻이야.
— 리즈.
그녀의 이름 안에는 사랑과 습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똑바로 서 있는 분노가 있었다.
— 적어도 위험한지는 말해.
리즈는 소렐을 보았다.
소렐은 아무것도 표시하지 않았다. 신호도, 지시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것이 도움이 되었다.
— 나 혼자는 아니야.
— 그건 같은 말이 아니야.
— 알아.
마리안의 숨이 마이크에 너무 가까웠다.
— 엄마가 헌병대에 전화하려고 해.
리즈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 말려.
— 네가 나한테 뭘 부탁하는지 알기는 해?
— 응.
— 아니. 너는 안다고 생각하지. 혼자 버티는 것과 아무도 놀라게 하지 않는 걸 늘 혼동했으니까.
그 말은 예상보다 더 아팠다.
리즈는 탁자를 등졌다.
창문은 없었다. 밝은 벽, 흠 없는 걸레받이, 조금 다른 흰색으로 덧칠된 모서리만 있었다.
— 오늘은 엄마를 돌봐줘. 아파트도. 아무도 팔지 마. 아무도 버리지 마. 아무도 공구를 넘기지 마.
— 왜?
— 내가 필요하니까.
— 뭘 하려고?
리즈는 전화기를 꽉 쥐었다.
— 나로 남으려고.
마리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시 말했을 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교사다운 또렷함이 사라져 있었다. 그저 그녀의 언니였다.
— 오늘 밤 전화해.
리즈는 세귀르를 보았다.
그가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 해볼게.
— 아니. 전화해.
— 알았어.
— 그리고 누가 듣고 있다면, 한 가지는 알아두라고 해.
리즈는 방이 팽팽해지는 것을 느꼈다.
— 마리안.
— 아니. 내가 네 거짓말할 때 얼굴, 무서울 때 목소리, 모든 걸 짊어지는 게 남들보다 낫다고 믿을 때의 침묵을 안다는 걸 알아두라고 해. 그러니까 널 데리러 가야 한다면, 제대로는 못 가도 갈 거야.
리즈의 눈이 뜨거워졌다.
— 그 사람들 겁먹겠다.
— 잘됐네.
그리고 마리안은 전화를 끊었다.
리즈는 전화기를 귀에 댄 채 두 초 더 있었다.
돌아섰을 때, 아무도 재미있다는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
세귀르가 말했다.
— 언니분이 성격이 있군요.
— 중학교 2학년들을 가르쳐요.
— 방금 한 말 취소하겠습니다. 훈련이 되어 있군요.
그것은 거의 농담이었다.
거의.
리즈는 전화기를 돌려주었다.
— 두 번째 조항, 그녀가 말했다.
한계
마송은 결국 칠판에 쓰기 시작했다.
자기 메모장에가 아니었다.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에, 조금 삐걱거리는 파란 보드마커로. 리즈는 조항들이 보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녀는 더 이상 서류철 속으로 사라지는 메모, 다른 곳에서 저울질되는 말, 자기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더럽혀졌기 때문에 깨끗하게 도착하는 결정들을 원하지 않았다.
맨 위에 마송이 썼다.
« 바렌 부인이 제안한 보전 조치. »
그녀가 말했다.
— 아니요.
그가 멈추었다.
— 왜입니까?
— 제가 편의를 요구하는 것처럼 들리니까요.
소렐이 눈을 들었다.
세귀르는 말하지 않았다.
마송이 지웠다.
그리고 이렇게 썼다.
« 임시 협력 조건. »
— 그것도 아니에요, 리즈가 말했다.
— 협력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 임시라는 말이 싫어요.
르세르가 서류철을 닫았다.
— 이 단계에서는 모든 것이 임시입니다.
— 바로 그거예요. 어제부터 임시라는 말은, 당신들이 너무 일찍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뜻이 됐어요.
문 곁에 있던 들로네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브레스트로 오기 전, 차 안에서 그 정의를 이미 자신이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뿐이었다.
마송이 세귀르를 보았다.
세귀르가 말했다.
— 쓰세요. « 즉시 조건 ».
마송은 따랐다.
그것이 아무것도 보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법을 다루는 남자가 그녀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단어 하나를 지우는 것을 보자, 리즈에게 첫 번째 지지대가 생겼다.
그녀는 몸에서 시작했다.
— 내 서면 동의 없는 침습적 의료 프로토콜 금지.
마송이 썼다.
— 침습적을 정의하십시오.
소렐이 리즈보다 먼저 대답했다.
— 진정, 조직적 수면 박탈, 강제 영상 촬영, 일반적이지 않은 채취, 갱신된 동의 없는 야간 감시, 단순하고 정당한 측정을 넘어서는 신체 센서.
리즈가 그녀를 보았다.
— 목록을 준비해두셨나요?
— 쓸모 있는 몸 앞에서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어지는 걸 이미 본 적이 있어요.
세귀르는 반박하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 원칙적으로 수락합니다. 의학적 응급 상황은 예외입니다.
— 만들어낸 응급은 안 돼요, 리즈가 말했다.
— 어떤 응급도 스스로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알리지는 않습니다.
— 그럼 독립 의사가 판정하고, 소렐이 방 안에 있어야 해요.
소렐이 고개를 들었다.
— 네?
— 독립 의사가 그녀 앞에서 설명하면 듣겠어요. 파리가 조급하다는 이유로 다른 누군가가 말하면 거부하겠어요.
부재한 보클레르가 갑자기 아주 또렷하게 존재하는 듯했다.
세귀르는 대답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 소렐은 과학적 의견을 냅니다. 의학적 의견은 의사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 좋아요. 그럼 그녀도 그 의견에 서명해요.
소렐은 그녀의 시선을 받아냈다.
— 내가 생각하는 것에 서명하겠습니다.
— 그게 제가 요구하는 전부예요.
두 번째 한계는 용도에 관한 것이었다.
그 단어 자체를 꺼내는 데도 노력이 필요했다. 리즈는 군대, 전쟁, 죽음, 무엇을 부수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사물을 이점으로 바꾸는 사람들,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그녀는 덜 아름답고 더 쓸모 있는 표현을 골랐다.
— 현장 시험, 군사적 사용, 민감 화물 운송은 금지입니다. 내가 정확히 무엇을, 어디서, 왜, 누구와 함께 하는지 알지 못한다면요.
르세르가 곧바로 물었다.
— 민감 화물이라면?
— 아주 잘 아시잖아요.
— 듣고 싶습니다.
리즈는 손가락으로 셌다.
— 무기. 탄약. 장갑차. 해군 시스템. 감시 장비. 그게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보다 우위를 점하는 데 쓰이는 모든 것.
세귀르가 팔짱을 꼈다.
— 국가는 이런 성격의 단절을 방위 영역에서 평가할 권리를 사전에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실 겁니다.
— 국가가 뭘 포기할 수 있는지 묻는 게 아니에요. 내가 잠든 사이 혼자 하지 않을 일을 말하는 거예요.
그 거부는 똑바로 서 있었다.
리즈 자신도 놀랐다.
타르디외가 더 차분한 목소리로 받아 말했다.
— 기술적으로는 이게 핵심입니다. 그녀 없이는,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효과가 없습니다. 혹은 활용 가능한 방식으로는 없습니다.
세귀르는 격납고의 곡선을 보았다.
— 현재로서는.
— 네, 타르디외가 말했다. 현재로서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많습니다.
마송이 썼다.
« 바렌 부인에 대한 사전 고지와 제한 과학 그룹의 의견 없이, 관리된 시험 외 방위 용도 없음. »
리즈가 읽었다.
— 아니요.
마송은 기다렸다.
— 당신은 내 동의를 내 고지로 바꿨어요.
그가 거의 웃을 뻔했다.
— 빨리 배우시는군요.
— 좋은 적들이 있어서요.
— 저는 당신의 적이 아닙니다.
— 그럼 더 잘 쓰세요.
파란 보드마커가 다시 움직였다.
« 군사 화물 또는 방위 목적을 포함하는 모든 시험에는 바렌 부인의 사전 동의가 필요함. »
르세르가 말했다.
— 보클레르는 이 문구를 거부할 겁니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 보클레르는 이 문구를 읽을 겁니다.
승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칠판 위의 한 줄이었다.
리즈는 계속했다. 그러나 검문 앞에서 주머니를 비우는 여자처럼 모든 것을 늘어놓지는 않으려고 애썼다.
자신의 변호사. 매일 밤 마리안과의 통화. 아버지의 아파트를 실험실 부속실로 바꾸지 않고 완전히 닫아둘 것. 검은 수첩은 자신과 함께 읽을 것, 자신에게 맞서 읽지 않을 것. 불가능한 그림들은 밖으로 나가야 할 이유를 찾기 전까지 붙잡아둘 것.
각 요구마다 탁자 주변의 누군가가 움직였다.
마송은 더 천천히 썼다.
르세르는 덜 빨리 이의를 제기했다.
타르디외는 용어가 지나치게 말끔해질 때 기술적 표현을 다시 잡았다.
소렐은 어떤 단어가 리즈를 사람으로 남겨두지 않고 현상으로 바꿀 때마다 끊었다.
들로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은 조금씩 더 이상 위협만은 아니게 되었다. 정리해 넣을 수 없는 어두운 증인 같은 것이 되어갔다.
끝났을 때 칠판은 가득 차 있었다.
계약은 아니었다.
합의조차 아니었다.
보드마커로 그은, 아직 젖어 있고 앞으로 닥칠 모든 것에 이미 위협받는 문구들의 방벽.
리즈는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몇 초 동안, 그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고 믿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회사
구조에 대해 처음 말한 사람은 타르디외였다.
못생긴 단어였지만, 자기 기능에 대해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었다. 구조란 짐이 아무렇게나 떨어지지 않도록 그 둘레에 세우는 것이었다. 집은 아니었다. 약속도 아니었다. 아직 감옥도 아니었다.
— 이 사안을 현재 회사 안에 두면 그룹에 삼켜지고, 그다음 국가에 삼켜지고, 그다음 그들의 불일치에 삼켜질 겁니다, 그녀가 말했다. 너무 빨리 밖으로 빼내면, 현장의 기술 없는 행정 비밀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물질이나 사람, 둘 중 하나를 잃게 됩니다.
마송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그녀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차렸다.
— 전담 회사.
리즈가 고개를 돌렸다.
— 뭐라고요?
— 프랑스법상 별도의 법인, 잠금식 거버넌스. 국가, 현재 고용주, 본인, 어쩌면 공공 기술 기관의 지분 참여. 제한된 목적. 접근 통제. 발명, 노트, 시험, 산업적 후속 조치에 대한 권리 분리.
그는 이제 빠르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를 압도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떠다니는 방에서 마침내 법률적 가구 하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그가 멈추었다.
— 무엇에 아니라고 하시는 겁니까?
— 어쩌면에요.
— 네?
— 공공 기관에 대해 어쩌면이라고 했잖아요. 국가가 들어온다면, 팔거나, 분류하거나, 명령하려고 하지 않는 누군가도 필요해요. CEA든, CNRS든, 나는 모르겠어요. 쓰기 전에 이해하는 것이 직업인 누군가요.
소렐이 탁자로 눈을 내렸다.
— 공공 기관에 너무 큰 믿음을 두지는 마세요.
— 저는 어디에나 불신을 둬요. 그건 다르죠.
세귀르에게서 희미한 동의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는 아마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타르디외가 덧붙였다.
— 그리고 그녀에게는 특정 범주의 시험을 막을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르세르가 반응했다.
— 그대로는 불가능합니다.
— 그럼 그대로 가능한 방법을 찾으세요, 리즈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조심스럽기보다 그저 더 지쳐 있었다.
— 어제만 해도 저는 산업 현장의 직원이었어요. 오늘 아침 당신들은 사람들이 내 선들, 내 밤들, 내 수첩들, 내 오류들, 어쩌면 내 몸까지 원하게 될 거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당신들에게는 로고 없는 비행기, 검은 전화기, 엘리제궁의 보좌관들, 닫힌 격납고들, 모든 것에 붙일 말들이 있어요. 나는 뭘 갖고 있죠?
그녀는 칠판을 가리켰다.
— 보드마커로 쓴 말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계속했다.
— 그러니까 뭔가를 만든다면, 나는 적어도 한 가지는 막을 수 있어야 해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너무 빨리 다른 사람들을 겁주는 도구로 바꾸는 것.
세귀르가 말했다.
— 세상이 위험해지기 위해 당신을 기다리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 잘 보고 있어요. 당신들을 만났으니까요.
타르디외는 정말로 웃을 뻔했다.
세귀르는 아니었다.
그는 그 말들을 유용한 정보처럼 받아들였다.
— 전담 회사가 당신을 주권자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바렌 부인.
— 주권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에요.
— 그렇습니다. 완전히는 아니고, 아직은 아니죠. 하지만 이미 조금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단어가 이상한 지연을 가지고 방 안을 지나갔다.
주권자.
그녀에게는 너무 큰 말이었다. 거의 우스웠다. 그런데도 두려움보다 더 깊은 무언가에 닿았다. 지배하고 싶은 욕망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와서 깃발을 꽂을 영토로만 존재하지 않으려는 욕망이었다.
— 나는 몰수당하지 않기를 요구하는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세귀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게 더 나은 표현입니다.
마송은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따로 적었다.
« 현상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몰수하지 말 것. »
리즈는 그것을 읽었다.
그녀는 그 문구의 아름다움을 경계했다.
이 방에서 아름다운 문구는 삼색 리본을 단 목줄이 될 수 있었다.
붙들 수 있는 것
늦은 오후, 탁자 위에는 네 장짜리 문서가 놓여 있었다.
진짜 계약은 아니었다.
마송은 그 점을 강조했다.
즉시 이행 약속의 기록. 작업의 기초. 보전용 문서. 이름들은 이미 지나치게 중요했다. 리즈는 사람들이 그것들을 문손잡이처럼 붙잡고 싸우는 것을 보았다.
본문은 몇 개의 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브레스트에서 사십팔 시간, 서면 재검토 없이는 그 이상 머물지 않을 것. 매일 밤 마리안과 통화. 먼저 비밀에 들여야 하더라도 자신의 변호사. 검은 수첩은 그녀가 있는 자리에서 복사할 것. 강제된 밤은 없을 것. 기술적 호기심으로 위장한 방위 시험은 없을 것. 앙드레 바렌의 아파트는 닫아둘 것, 서류에 한 조각씩 삼켜지지 않을 것.
리즈는 모든 줄을 읽었다.
여러 번.
그녀는 세 단어를 고쳤다.
마송은 그중 하나를 거부했다.
그녀는 그의 거부를 거부했다.
세귀르가 중재했다.
타르디외가 기술적 문구 하나를 수정하게 했다. 소렐은 대상이라는 말을 그어 지우고 사람으로 바꾸었다. 르세르는 현청 냄새가 나는 배포 제한 두 가지를 추가했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빠른 호기심으로부터 사안을 보호하기도 했다.
들로네는 수첩 인계의 증인으로 서명했다.
그의 서명은 짧았다.
거의 건조했다.
그가 문서를 그녀 쪽으로 밀었을 때, 리즈는 그의 오른손 엄지에 난 작은 상처를 보았다. 봉투에 베였는지, 문에 베였는지, 아무것에도 베이지 않았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그 세부가 그를 갑자기 인간들의 쪽으로 돌려놓았고, 그녀는 그 점이 원망스러웠다.
— 어제 왜 가져가지 않았어요? 그녀가 물었다.
방의 속도가 느려졌다.
들로네는 곧바로 알아들었다.
수첩.
재킷 아래의 손짓.
그가 보았던 그 순간.
그는 세귀르를 보지 않고 대답했다.
— 그때는 아직 누구에게 줘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변명은 아니었다.
충성도 아니었다.
아마도 보안상 문구였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리즈는 그것을 간직했다.
아직 어디에 둘지는 몰랐다.
마송이 그녀에게 펜을 건넸다.
— 유보 문구를 달고 서명하실 수 있습니다.
— 뭐라고 쓰면 되죠?
— 읽을 수만 있다면 원하시는 대로요.
그녀가 짧게 웃었다.
— 확실해요?
—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서명 아래에.
« 완전한 신뢰 없이 읽음. 더 나쁜 일을 막기 위해 수락함. »
마송이 그 문구를 보았다.
— 통상적이지 않습니다.
— 저도요.
세귀르가 문서를 집었다.
그는 덧붙인 문구까지 포함해 끝까지 읽었다.
— 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그 말이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지 안심시키는지 알 수 없었다.
검은 수첩이 그녀에게 돌아왔다.
자유롭게는 아니었다.
진짜로도 아니었다.
그것은 봉인된 봉투에 넣어졌고, 다시 그녀가 지니고 있을 파일에 들어갔다. 다음 날의 대조 복사까지 소렐과 들로네의 공동 책임 아래에서. 행정적 부조리. 작은 둑 하나.
그래도 그녀는 그것을 자기 몸에 꼭 안았다.
그들은 그녀를 18호실로 데려갔다.
복도는 전날과 같았지만, 리즈는 더 이상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걷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자유롭지 않았다. 보호받고 있지도 않았다. 새 단어들에도 불구하고, 동반자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녀가 얻어낸 것은 닫히기 전에 그 새장이 자기 이름을 달게 한 것뿐이었다.
방문 앞에서 소렐이 멈추었다.
— 시간을 벌었어요.
— 어제 당신이 말했잖아요. 그들은 이미 그걸 원했다고요.
— 아니요. 그들은 당신을 상대로 시간을 벌고 싶어 했어요. 지금은 당신이 당신을 위해 조금 벌어낸 겁니다.
리즈는 문을 열었다.
침대는 다시 정돈되어 있었다.
책상은 정리되어 있었다.
공식 수첩은 새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똑같지만 더 두꺼운 것.
첫 장에는 누군가 이미 라벨을 붙여두었다.
« 야간 관찰 - 바렌 - 2 »
그녀는 검은 수첩이 든 파일을 그 옆에 놓았다.
수첩 두 권.
하나는 그들을 위한 것.
다른 하나도 온전히 그녀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전화기는 여전히 없었다.
대신 책상 위에는 서명한 문서의 사본, 물병, 그리고 마송의 손글씨로 단 세 단어만 적힌 빈 종이가 있었다.
« 전담 구조: 가설. »
리즈는 오래 서 있었다.
서명하면서 그녀는 무언가를 억제했다고 믿었다.
현상은 아니었다.
국가도 아니었다.
그 말에 의미가 있다면, 역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속도는.
그것은 빈약했다.
이미 지나치게 야심 찬 것이기도 했다.
제한된 창 너머로 군항은 저녁을 향해 내려가고 있었다. 물 위에 불빛들이 켜졌다. 어두운 덩어리 하나가 두 부두 사이를 천천히 나아갔고, 예인선들이 그 주위를 둘렀다. 모두 오래된 규칙에 충실했다.
리즈는 매달린 추를 생각했다.
곡선을.
화이트보드를.
서툴게 오더라도 올 마리안을.
그런 다음 그녀는 종이 곁에 놓인 검은 보드마커를 들고 가설이라는 단어를 그어 지웠다.
그 위에 썼다.
« 한계. »
그 단어는 거의 아무것도 붙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밤, 그것이 아직 기초와 닮은 유일한 것이었다.
10장
첫 번째 일탈
밤을 두드린 것
밤은 그녀가 준비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늦은 저녁, 리즈는 여전히 18호실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양말만 신은 채, 왼쪽에는 서명한 문서, 오른쪽에는 공식 수첩, 그 사이에는 검은 수첩이 놓여 있었다. 마치 누군가 잘못을 올바른 자리에 실수로 내려놓은 것처럼.
그녀는 마리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3분 20초.
그 이상은 아니었다.
마리안은 그녀가 어디 있는지 묻지 않았다. 다만 잔이 이 모든 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헌병대 번호를 찾아내 전화기 옆에 가정용 협박처럼 놓아두었다고 했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인은 추후 통보가 있을 때까지 꺼져도 좋다고 했다.
— 아파트는 안 움직여, 그녀가 말했다.
리즈는 고맙다고 답했다.
그 말은 너무 작게 울렸다.
이제 방은 조용했다.
공식 수첩의 새 페이지에 그녀는 이렇게 썼다.
« 한계 설정됨. »
그리고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그녀는 하루를 순서대로 적어보려 했다. 밸러스트. 검은 수첩. 마리안의 말. 화이트보드. 전담 회사. 유보 조건이 붙은 서명. 하지만 한 줄 한 줄이 존재하기 전에 행정적 허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검은 수첩을 펼쳤다.
방금 서명한 문서를 배신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아직 아무도 표로 정리하지 못한 자기 자신의 일부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침의 문장을 다시 읽었다.
« 누가 짊어질지 모르면 내주지 말 것. »
그 아래, 두 페이지 뒤에, 그녀가 보여주지 않았던 오래된 그림이 있었다. 길게 누운 형체, 붉은 선 세 개가 가로질러 있었다. 언제 그렸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어쩌면 한 달 전. 어쩌면 주괴보다 전. 페이지 모서리에 그녀는 적어두었다.
« 이건 들어 올리지 않는다. 죽이지 못하게 막는다. »
그녀는 추위를 느꼈다.
뜻 때문이 아니었다.
날짜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 페이지에 2월의 어느 화요일이라고 날짜를 적어두었다. 평범한 아침, 커피 전, 14번 작업대 전, 모든 것 전. 편두통을 안고 출근해야 했고, 회색 어딘가에 금속 조각 하나가 끼어 있는 꿈을 꾼 듯한 느낌이 들었던 날.
자정이 지나고, 그녀는 수첩을 덮었다.
잠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추락처럼이 아니었다.
스위치 위에 올려진 손처럼.
그녀는 격납고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침의 격납고가 아니었다. 바닥은 더 어두웠다. 부두 문은 열려 있었다. 차갑게 탄 냄새와 긁힌 페인트 냄새가 났다. 중앙에는 밸러스트가 없었다. 길고 비스듬히 누운 덩어리 하나가, 더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케이블들에 붙들려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세게는 아니었다.
세 번.
그리고 침묵.
꿈속에서 그녀는 들어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말로는 아니었다.
덩어리가 올라가면, 모든 것을 함께 끌고 갈 터였다.
그대로 있으면, 그 아래 누군가는 더는 숨 쉴 공기가 부족해질 터였다.
해야 할 일은 그저 무게에게 일을 끝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조금 빼앗는 것뿐이었다.
왼쪽에 선 하나가 열렸다.
물 쪽이 아니었다.
붉은 문 쪽이었다.
그녀는 이해하기 전에 깨어났다.
문을 짧게 두드리는 소리 두 번.
그리고 세 번째.
같은 박자.
소렐이 복도에서 말했을 때, 리즈는 이미 일어서 있었다.
— 바렌 부인?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소렐은 전날과 같은 재킷을 입고 있었고, 단추는 비뚤게 잠겨 있었다. 그 뒤에는 들로네가 있었다. 어두운 스웨터 차림, 이어피스를 손에 든 채, 평소보다 더 닫힌 얼굴이었다.
— 사고가 났습니다, 소렐이 말했다.
방이 좁아졌다.
— 어디서요?
— 군항의 기술 구역입니다.
— 부상자는요?
소렐은 메모를 보는 척하지 않았다.
— 두 명이 갇혔습니다. 세 번째는 이송됐고요. 일반 장비로는 압착을 악화시킬 위험 없이 접근할 수 없습니다.
리즈는 책상 위의 검은 수첩을 보았다.
그리고 공식 페이지를 보았다.
한계.
그녀가 물었다.
— 어떤 종류의 덩어리죠?
들로네가 대답했다.
— 취급용 받침대입니다. 해군 장비. 민감한 물건입니다.
그 말은 모든 것을 말했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 그랬다.
리즈는 즉각적인 분노를 느꼈다. 거의 건강한 분노였다.
— 안 돼요.
소렐은 물러서지 않았다.
— 아직 아무도 당신에게 예라고 말하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 한밤중에 들로네와 함께 제 문 앞에 서서 민감하다는 말을 꺼내고 있잖아요. 예의 차리느라 제 시간 낭비하지 마세요.
들로네가 눈을 아주 잠깐 내렸다.
소렐은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 그 장치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 누가요?
— 현장 구조 지휘 계통이요. 그다음 세귀르. 그다음 보클레르.
— 그 순서로요?
— 아닙니다.
그 정직함은 상황을 나아지게 하지 않았다.
리즈는 책상 위의 서명된 종이를 집어 들었다.
— 이건 방위 실험이에요.
— 방위 현장에서의 구조입니다, 들로네가 말했다.
문장은 깔끔했다.
너무 깔끔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문을 억지로 여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열기 위해 이미 써먹은 적 있는 문장이었다.
리즈가 그를 보았다.
— 차이가 들리세요?
— 네.
— 그걸 믿어요?
그는 그녀의 시선을 버텼다.
— 저는 덩어리 아래에 두 남자가 있고, 그 차이가 우리만큼 그들에게 중요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녀는 그가 더 거짓된 말을 해주기를 바랐다.
단번에 거부할 수 있는 말을.
소렐은 서둘러 인쇄한 서류 한 장을 책상 위에 놓았다. 흐릿한 사진. 도면. 추정 하중. 중장비 진입 금지 구역. 측면 변형. 전복 위험. 본문 아래에는 손으로 덧붙인 한 줄이 있었다.
« 바렌 동의 필요? »
그 물음표는 나머지 모든 것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리즈가 물었다.
— 숨은 쉬고 있나요?
— 현재로서는요, 네.
— 얼마나 됐죠?
— 26분입니다.
— 나빠지기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소렐이 눈을 내렸다.
— 모릅니다.
리즈는 기쁨 없는 웃음을 흘렸다.
— 모를 때는 정말 글을 잘 쓰시네요.
그녀는 검은 수첩을 집어 들고 2월의 페이지를 펼쳐 소렐 쪽으로 돌렸다.
소렐이 읽었다.
그녀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하지만 리즈는 보았다.
— 이걸 꿈꾸셨습니까?
— 전에요.
— 무엇보다 전에요?
— 당신들에게 이것이 존재하기 전에요.
들로네가 한 걸음 다가왔다.
— 이 페이지가 대조 사본에 들어 있습니까?
— 아니요.
— 왜죠?
—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아무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소렐이 물었다.
— 무엇을 해야 합니까?
리즈는 흐릿한 사진을 보았다.
그녀는 두 남자를 생각했다. 금속 아래의 숨, 자신이 거절하면 내일 사람들이 할 말, 자신이 받아들이면 내일 사람들이 할 말.
그녀는 자신이 서명한 것을 생각했다.
« 바렌 부인의 사전 동의 필요. »
동의.
그러니까 한밤중 방까지 찾아와, 구문 아래에 생명들을 끼워 넣고 요구할 때의 동의란 이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 갑니다, 그녀가 말했다.
뒤틀린 조항
그들은 곧장 그녀를 부두로 데려가지 않았다.
먼저 창문 없는 방으로 데려갔다.
세귀르는 이미 그곳에 있었다. 르세르도 있었다. 전날보다 머리를 더 엄격하게 묶고 있었다. 마송은 재킷을 여미며 들어왔다. 팔 밑에는 메모 블록을 끼고, 잘못 작성된 문장 때문에 너무 짧은 잠에서 끌려나온 사람 같은 얼굴이었다. 벽면 화면에 보클레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전화로 연결되어 있었다. 얼굴이 없어서 목소리만 더 딱딱했다.
— 완전한 토론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선 채로 있었다.
— 편리하네요.
세귀르가 전화기 쪽으로 손을 들었다.
그녀를 조용히 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보클레르가 너무 빨리 대답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 조건을 정리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마송이 메모 블록을 펼쳤다.
— 00시 41분 취급 사고. 기지 인원 두 명이 22톤 규모의 기술 받침대 아래 갇힘, 2차 구조물에 부분 지지. 일반 인양 수단은 전단 위험을 동반함. 겉보기 지지력 변경을 통한 예외적 지원 요청, 즉각적 구조 목적.
— 일 잘하셨네요, 리즈가 말했다.
마송이 멈췄다.
— 뭐라고요?
— 군사라는 말을 안 쓰는 데 성공하셨다고요.
르세르가 대답했다.
— 장소는 군사 시설입니다. 장비도 그렇고요. 즉각적 목적은 구조입니다.
— 그럼 내일은요?
— 내일은 테이블 위에 없습니다.
— 바로 그게 문제죠.
소렐이 차례로 들어왔다. 받침대 사진과 검은 수첩을 부드러운 봉투에 넣어 들고 있었다. 그녀는 보클레르를 보지 않았다. 리즈에게 말했다.
— 기술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격납고의 장치는 22톤을 위해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페이지가 이 받침대와 일치하는지 모릅니다. 장소가 중요한지, 붉은 문이 중요한지, 당신의 꿈만으로 충분한지, 준비 없이 덩어리가 반응할지 모릅니다. 효과가 너무 강하게 걸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릅니다.
— 그렇죠, 리즈가 말했다. 그게 정직한 요청이에요.
보클레르가 전화기 너머로 말했다.
— 바렌 부인, 존재하지 않는 법적 순수성을 찾는 동안 두 남자가 죽을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그녀는 그 말들이 도착해야 할 곳으로 오는 것을 느꼈다.
논리가 아니었다.
배 속이었다.
그도 유능했다.
위험할 만큼 유능했다.
— 그들을 그렇게 이용하지 마세요, 그녀가 말했다.
— 그들이 거기 있기 때문에 이용하는 겁니다.
— 아니요. 그들의 긴급함을 이용해서 당신들의 첫 사례를 설치하는 거예요.
선명한 침묵.
세귀르는 눈을 잠시 감았다. 그녀가 정확한 말을 너무 일찍 해버렸다는 듯이.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 둘 다 사실일 수 있습니다.
리즈는 그에게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게 최악이었다.
쉬운 괴물들이라면 이 방에서 2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진실이 자신들의 권력에 도움이 되는 순간에 진실을 말할 줄 알았다.
마송이 그녀 쪽으로 종이 한 장을 밀었다.
— 동의 문구가 필요합니다.
— 이걸 수표처럼 서명하지는 않겠어요.
— 그럼 불러주십시오.
그녀가 그를 보았다.
그는 이미 펜을 준비하고 있었다.
리즈는 천천히 말했다.
— « 본인은 1시 18분에 전달받은 정보를 근거로, 즉각적 구조라는 배타적 목적의 예외적 개입을 수락한다. 이 동의는 군사적 사용의 승인도, 반복에 대한 동의도, 전날 서명한 조건의 포기도 아니다. »
마송이 적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 « 개입 후 흔적에 대한 대조 검토를 조건으로 한다. »
— 네.
소렐이 말했다.
— 추가하세요. « 현상이 인명 구조에 필요한 한계를 초과할 경우 즉시 중단. »
마송이 적었다.
르세르가 물었다.
— 그 한계는 누가 판단하죠?
소렐이 대답했다.
— 물리적 부분은 제가. 피해자 접근은 구조대가. 현상에서 느껴지는 것은 바렌 부인이.
보클레르가 스피커 너머로 짧게 숨을 내뱉었다.
— 그건 한계가 아닙니다. 회의체지요.
세귀르가 말했다.
— 지금 우리에게 있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리즈는 펜을 들었다.
손은 생각보다 덜 떨렸다.
그녀는 서명했다.
그리고 자기 이름 아래에 썼다.
« 나는 아래에 있는 남자들을 위해 서명한다. 장비를 위해서가 아니다. »
마송이 읽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귀르는 종이를 받아 르세르에게 건넸다.
— 갑시다.
그 말만은, 다른 말들과 달리, 자신을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
붉은 받침대
부두는 다른 밤보다 더 짙은 밤에서 도려낸 듯했다.
하얀 투광등. 젖은 바닥. 반사 조끼. 비스듬히 멈춰 선 차량들. 출입 통제 테이프. 낮게 올라왔다가 곧장 가라앉는 목소리들. 그 너머 정박지는 검었고, 불빛은 거의 없었다. 바람은 뜨거운 금속, 개흙, 탄 절연재 냄새를 실어왔다.
리즈는 덩어리보다 먼저 붉은 문을 보았다.
부두를 향해 열린 격납고 끝에 있는 커다란 방화문. 소금에 닳은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꿈속에서도 그보다 더 선명하지 않았다. 붉고, 닫혀 있고, 명령처럼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받침대를 보았다.
22톤이라고 마송은 말했다.
숫자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덩어리는 찌그러진 운반차 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이름 붙이지 않는 해군 부품을 받치기 위해 만들어진, 길고 보강된 구조물. 한쪽은 아직 지지대 위에 놓여 있었다. 다른 한쪽은 기술 격벽 쪽으로 기울어져 유지보수용 통로를 바닥에 집어눌렀다. 케이블들은 걸렸다가, 다시 당겨졌다가, 버려져 있었다. 이동식 크레인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쓸모없고, 너무 높고, 너무 느리고, 너무 위험했다.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 번.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어두운 작업복 차림의 장교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는 세귀르에게 경례했다. 리즈에게는 하지 않았다.
세귀르는 그가 끝내게 둔 다음 말했다.
— 바렌 부인이 자신에게 해당하는 부분을 지휘합니다.
장교가 리즈를 보았다.
아무도 그에게 받아들일 만한 설명을 해줄 시간이 없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에 충분할 만큼.
— 마레스코 대위입니다, 그가 말했다. 통로 아래에 인원 두 명이 갇혔습니다. 한 명은 의식 있음. 한 명은 간헐적입니다. 악화 가능성까지 30분 정도 창이 있습니다. 어쩌면 더 짧고요.
리즈가 물었다.
— 무엇을 들어 올리고 싶은 거죠?
그가 받침대를 가리켰다.
— 좌현 쪽에서 하중을 8에서 10센티미터 정도 다시 받으면, 통로를 더 짓누르지 않고 절단할 수 있습니다.
소렐이 정정했다.
— 우리는 들어 올리지 않을 겁니다. 지지의 일부를 가볍게 해보려는 겁니다.
대위가 덩어리 쪽으로 짧게 시선을 던졌다.
—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내게 필요한 건 세상에서 8센티미터가 덜어지는 겁니다.
리즈는 그들의 이름을 물을 뻔했다.
그러지 않았다.
이름을 알면, 그녀는 그들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름을 모르면, 그녀는 비겁한 것이다. 둘 다 사실이었다, 또다시.
타르디외는 이미 장치판 가까이에 있었다. 투명 케이스에 넣은 장치를 가져와 더 무거운 지지대에 고정해두었다. 독립 전원 두 개와 소렐이 손 닿는 곳에 둔 정지 박스가 붙어 있었다. 그것은 이런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설치된 모든 것이 실험실 증거물을 구조 도구처럼 쓰고 있다고 외치고 있었다.
검은 수첩은 리즈 옆구리에 붙은 주머니 안에 있었다.
그녀는 2월의 페이지를 펼쳤다.
누운 형체.
붉은 선 세 개.
« 이건 들어 올리지 않는다. 죽이지 못하게 막는다. »
그녀는 받침대를 보았다.
세 줄이 거기 있었다.
페인트가 아니었다.
구조 안에 있었다. 세 개의 세로 보강재, 금속 외피 아래의 세 개의 늑재. 빛이 측면에서 잡아주었기 때문에 겨우 보였다.
리즈의 목이 조여왔다.
— 움직일 수 있는 부분 아래에는 아무도 있지 않게 해주세요.
마레스코가 대답했다.
— 우리가 꺼내려는 사람들이 이미 그 아래 있습니다.
— 다른 사람들을 말하는 거예요.
그가 고개를 돌렸다.
— 황색선 뒤로 이탈. 전원.
구조대원들이 물러났다. 소렐이 보기에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을 더 뒤로 물렸다. 타르디외가 측면 지지부에 센서 두 개를 더 요구했다. 한 기술자가 항의했다. 그녀가 1초간 그를 바라보자, 그는 복종했다.
리즈는 받침대와 마주 섰다.
붉은 문 앞이 아니었다.
왼쪽으로 3미터.
— 장치는 여기요.
소렐이 확인했다.
— 여기는 전복 지점에 너무 가깝습니다.
— 봤어요.
— 그건 이유가 아닙니다.
— 아니죠. 나쁜 이유예요. 하지만 제가 가진 유일한 이유예요.
소렐은 턱을 굳게 다물었다.
그녀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장치판이 설치되었다. 지지대가 고정되었다. 케이블들이 풀렸다. 임시 테이블 위에 데이터 수집 박스가 열렸다. 숫자들이 열을 지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주 지지 하중.
보조 지지 하중.
격벽 변형.
각도.
진동.
세귀르는 르세르와 함께 뒤쪽에 있었다. 보클레르는 보이지 않았지만, 리즈는 그가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결선 속에, 사무실 속에, 기다리고 있는 문장 속에.
들로네는 황색선 근처에 서 있었다.
그는 덩어리보다 주변 사람들을 더 보고 있었다.
그게 그의 일이었다.
그녀는 그 점이 고마웠다.
— 바렌 부인? 소렐이 물었다.
리즈는 손을 들었다.
— 기다려요.
그녀는 눈을 감았다.
꿈은 돌아오지 않았다.
영화처럼은 아니었다.
다만 형태의 압력, 하나의 거부. 들어 올리지 말 것. 무게를 이기려 하지 말 것. 그 아래의 남자들이 다시 끌어낼 수 있는 몸이 될 시간을 갖도록, 무게에게서 확신을 딱 그만큼만 빼앗을 것.
그녀는 눈을 떴다.
— 본격적으로 걸리기 전에 끊어야 해요.
타르디외가 창백해졌다.
— 무슨 뜻이죠?
— 올라가기 시작하면 멈춰요. 더 잘하려고 하지 않아요.
마레스코가 말했다.
— 우리에게는 8센티미터가 필요합니다.
— 어쩌면 3센티미터만 얻을 수도 있어요.
— 3센티미터로는 부족합니다.
— 유지되는 3센티미터라면, 어쩌면요.
소렐이 마레스코를 보았다.
— 저공 추출을 준비합니다.
— 계획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 이제 그게 계획입니다.
그는 아주 낮게 욕을 했다.
그리고 명령을 내렸다.
리즈는 정지 박스 위에 손을 얹었다.
조작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아직 자신이 무언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려는 것이었다.
— 활성화, 소렐이 말했다.
숫자들은 버텼다.
22.4.
22.3.
아무 일도 없었다.
바람이 격납고 가장자리 아래로 가는 비를 밀어 넣었다.
한 구조대원이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22.1.
21.8.
리즈는 화면보다 먼저 변화를 느꼈다.
덩어리 안에서가 아니었다.
사람들 안에서였다.
침묵이 더 팽팽해졌다. 어깨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부두 주변의 밤이 자기 자신의 기계 장치를 잠시 멈춘 듯했다.
20.6.
격벽이 갈라지는 소리를 냈다.
— 정지할까요? 타르디외가 물었다.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18.9.
느슨해진 케이블 하나가 바닥 위로 1센티미터 미끄러졌다.
— 추출 준비됐습니까? 소렐이 물었다.
— 준비됐습니다, 마레스코가 대답했다.
17.2.
받침대는 올라가지 않았다.
누르는 방식이 달라졌다.
짓눌린 통로가 가느다란 소리를 냈다. 아래의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고통의 비명은 아니었다, 아니면 그것만은 아니었다. 공기가 돌아오는 비명.
— 지금, 소렐이 말했다.
구조대원 두 명이 바닥에 바짝 붙어 미끄러져 들어갔다.
리즈는 다른 곳을 보고 싶었다.
그러지 못했다.
16.8.
16.7.
현상은 너무 팽팽한 실처럼 버티고 있었다.
안정적이지 않았다.
충분했다.
40초 뒤 첫 번째 남자가 나왔다. 갈라진 헬멧, 잿빛 얼굴, 열린 눈. 구역 밖으로 끌려 나오자마자 그는 기침을 했다. 그 소리가 터무니없는 폭력으로 리즈를 관통했다. 기침하는 몸. 그러니까 그것이 조항과 잘못 사이의 차이였다.
— 두 번째, 마레스코가 말했다.
덩어리가 떨렸다.
소렐이 정지 박스 쪽으로 손을 들었다.
— 이탈합니다.
— 아직 아니에요, 리즈가 말했다.
그 확신이 어디서 오는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차라리 없었으면 했다.
15.9.
그리고 21.
한순간에.
— 돌아옵니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 보여요.
두 번째 남자는 나오지 않았다.
한 구조대원이 외쳤다.
— 장화에 걸렸습니다!
마레스코가 선을 넘어 한 걸음 나아갔다.
들로네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난폭하게는 아니었다.
충분히.
리즈는 모두가 말없이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생각했다. 이거구나.
진짜 덫은 이것이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 옳아져버리는 것.
그녀는 옆구리에 열린 검은 수첩으로 고개를 숙였다.
붉은 선 세 개.
들어 올리지 말 것.
죽이지 못하게 막을 것.
그녀는 마치 그 동작이 두려움 말고 다른 것도 바꿀 수 있다는 듯, 손가락 하나로 정지 박스를 옮겼다.
— 개구부를 붉은 문 쪽으로 돌려요, 그녀가 말했다.
소렐이 창백해졌다.
— 활성화 중에요?
— 네.
— 안 됩니다.
— 그럼 끊어요. 그러면 그가 죽을지도 모르죠.
그 대답은 비열했다.
그리고 사실이었다.
소렐은 꼬박 1초 동안 그녀를 증오했다.
그리고 외쳤다.
— 미세 회전, 문 쪽으로 2도. 천천히.
기술자는 떨면 안 되는 손으로, 그래도 떨리는 손으로 복종했다.
받침대가 되돌아오기를 멈췄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더 나아지지도 않았다.
딱 충분했다.
통로 아래의 구조대원이 잡아당겼다. 다른 한 명이 무언가를 잘랐다. 장화는 남았다. 몸이 빠져나왔다.
두 번째 남자는 기침하지 않았다.
너무 빨리 실려 갔다.
리즈는 소렐이 말하기도 전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
받침대가 자기 하중을 되찾았다.
충격은 무엇보다 무거웠다.
2차 구조물이 끝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짓눌렸다.
그 아래에서는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도 그 말을 하지 않았다.
들리는 것은 무전기, 빗소리, 의료 지시, 그리고 마레스코가 반복하는 소리뿐이었다.
— 구역 대피 완료. 구역 대피 완료.
리즈는 정지 박스에서 손을 뗐다.
손바닥에는 플라스틱 모서리 자국이 남아 있었다.
소렐은 멈춰버린 숫자들을 보았다.
타르디외는 리즈를 보고 있었다.
세귀르는 이미 다른 것을 보고 있었다.
차가워서가 아니었다.
직무 때문이었다.
그는 선례가 태어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성공
첫 번째 남자의 이름은 르 비앙이었다.
두 번째는 케르브라였다.
리즈는 개입 20분 뒤, 기지 의무실 복도에서 한 간호사에게 그들의 이름을 들었다. 그 간호사는 그녀에게 더 짊어질 것을 주지 않는 편이 나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르 비앙은 혼자 숨 쉬고 있었다.
케르브라는 삽관을 했다.
살아 있음.
그 단어는 자리를 찾기 전까지 여러 번 떠돌았다.
살아 있음.
멀쩡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정확한 의미에서 구했다는 뜻도 아니었다.
하지만 살아 있었다.
리즈는 복도 의자에 앉았다.
다리가 정말로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녀와 논쟁하기를 포기했을 뿐이었다. 그녀의 신발에는 콘크리트 먼지와 검은 물, 문에서 온 것인지 케이블에서 온 것인지 모를 붉은 실오라기 하나가 묻어 있었다.
소렐은 벽에 기대 선 채로 있었다.
타르디외는 기술자 두 명과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들로네는 티 내지 않고 복도 입구를 막고 있었다. 르세르는 이미 개입 기록지를 회수했다. 마송은 태블릿에 글을 쓰고 있었다. 어떤 줄들은 빨리 떠나야 했고, 깨끗하게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세귀르가 리즈 옆에 앉았다.
아주 가까이는 아니었다.
알맞은 거리였다.
그는 두 시간 전보다 늙어 보였다.
— 당신은 두 남자를 구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자기 손을 보았다.
— 아니요.
— 아니요?
— 그들을 꺼내는 걸 도왔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구했죠.
그는 정정을 받아들였다.
— 알겠습니다.
침묵.
그리고.
— 당신은 우리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게도 했습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 어떤 잘못요?
— 들어 올리려고 하는 것.
그녀는 받침대와, 마지막 소리와, 두 번째 몸이 나온 뒤 닫혀버린 통로를 떠올렸다.
— 그랬을 건가요?
세귀르는 대답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 누군가는 제안했을 겁니다.
— 보클레르가요?
—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 친절한 대답이네요.
— 정확한 대답입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문 뒤에서 누군가 신경질적으로 웃었다. 너무 짧은 웃음, 거의 곧바로 진지함에 다시 붙잡힌 웃음. 세계는 이미 자신이 방금 본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시작했다.
소렐이 그들 앞에 왔다.
—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세귀르가 눈을 들었다.
— 오늘 밤 다시 하자고 제안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 오늘 밤이 문제가 아닙니다.
— 그게 바로 저를 두렵게 합니다.
—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시간 뒤면, 당신들에게는 예외적 개입이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고 적힌 보고서가 생길 겁니다. 두 시간 뒤에는 누군가 같은 프로토콜로 차량을 빼낼 수 있는지 물을 겁니다. 세 시간 뒤에는 바다에서 부품을 안정화할 수 있는지 묻겠죠. 내일은 더 강하게 할 수 있는지, 더 깨끗하게 할 수 있는지, 바렌 부인에게서 더 멀리 떨어져서 할 수 있는지 묻겠죠. 그리고 그 사람들 모두에게는 좋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세귀르가 일어섰다.
— 당신은 제게 상당한 무책임을 돌리고 있군요.
— 저는 당신에게 행정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그 말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들로네조차 고개를 아주 조금 돌렸다.
세귀르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 당신 말이 맞습니다, 그가 마침내 말했다.
소렐은 자신이 졌을 때보다도 그 말을 듣고 더 불안해 보였다.
마송이 자기 문안을 들고 왔다.
— 송부 전에 공동 문구가 필요합니다.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 벌써요?
— 바로 벌써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읽었다.
— « 구조 목적의 예외적 부분 감하 개입, 바렌 부인의 명시적 동의 하에 수행되었으며, 앞서 서명한 즉시 조건을 해치지 않는다. »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마송은 놀란 기색이 없었다.
— 어디가요?
— « 부분 감하 »라는 말은 너무 깔끔해요. 당신들 상관에게 보낼 건 마음대로 쓰세요. 하지만 제 사본에는 이렇게 쓰고 싶어요. « 첫 번째 일탈. »
막 들어오던 르세르가 멈췄다.
— 그건 행정적 자격 부여가 아닙니다.
— 그래서 유용한 거예요.
세귀르가 마송을 보았다.
— 두 가지 버전으로 하세요.
— 공식 버전과 바렌 버전입니까?
— 송부 가능한 버전과 완전한 버전입니다.
리즈는 완전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세귀르가 그녀의 말에 문서 안의 작은 자리를 내주었다는 것을 보았다.
작은 일이었다.
국가는 나중에 그런 작은 것으로 벽이나 함정을 만들 줄 알았다.
마레스코가 복도 끝에 나타났다.
그는 헬멧을 벗고 있었다. 머리카락은 비에 젖어 달라붙어 있었다. 그는 리즈 앞에 멈춰 서서 손을 내밀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는 내밀지 않았다.
— 감사합니다, 그가 말했다.
두 음절.
연설이 아니었다.
리즈가 대답했다.
— 그들은 살아 있나요?
— 네.
— 그럼 감사는 그들에게 남겨두세요.
마레스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망설인 뒤 덧붙였다.
— 당신이 거기서 한 일은… 어떤 작전 구역들에 이게 있었더라면…
소렐이 눈을 감았다.
타르디외가 굳었다.
세귀르는 움직이지 않았다.
리즈는 젖은 신발을 신고 교리가 복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마레스코가 멈췄다.
그는 자신이 방금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잘, 훨씬 더 빨리, 훨씬 더 위험하게 말하게 될 것을 소리 내어 말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 죄송합니다, 그가 말했다.
그가 용서를 구한 것은 그녀에게만이 아니었다.
미래에게였다.
선례
새벽 전, 리즈는 18호실로 돌아와 있었다.
그녀의 전화가 돌려졌다.
자유롭게는 아니었다.
10분 동안.
예정대로, 조용한 감시 아래서. 들로네는 복도에 있었고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리즈는 신경 쓰지 않았다. 완벽한 사생활을 지킬 힘은 너무 적었고, 그들이 남겨준 것을 취할 만큼의 분별은 있었다.
마리안은 창백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오늘 저녁에 전화하기로 했잖아.
— 일이 생겼어.
— 거의 네 시야.
— 응.
침묵.
— 울어?
리즈는 자기 얼굴을 만졌다. 말라 있었다.
— 아니.
— 그럼 너는 이후의 목소리를 하고 있어.
— 무엇 이후?
— 몰라. 그게 무서운 거야.
리즈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공식 수첩은 책상 위에 펼쳐져 있었다. 저녁 페이지에는 이미 누군가 붙인 라벨이 있었다.
« 예외적 개입 - 기술 부두. »
그녀는 그 말들을 더 보지 않기 위해 페이지를 뒤집었다.
— 두 남자가 살아 있어, 그녀가 말했다.
마리안은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했을 때, 그녀의 목소리는 더 낮았다.
— 너 덕분에?
리즈는 눈을 감았다.
— 곧 나 때문에이기도 하겠지.
— 그게 무슨 뜻이야?
— 그들이 다시 하려고 할 거라는 뜻이야.
— 그들이 누구야?
리즈는 반쯤 열린 문을 보았다.
들로네는 움직이지 않았다.
— 좋은 이유가 있는 모두.
마리안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 언제 돌아와?
— 몰라.
— 그럼 다른 사람들이 그게 무슨 뜻인지 결정하게 두지 마.
그 말의 선명함이 리즈에게 작은 웃음을 끌어냈다. 진짜 웃음, 거의.
— 너 권위적이 되어가네.
— 그럴 때도 됐지.
마리안이 이어 말했다.
— 엄마는 우리 집에서 자. 아파트는 잠갔어. 열쇠는 내가 가지고 있고. 부동산 중개인이 아주 못되게 굴어서, 나는 더 못되게 굴었어.
— 고마워.
— 고마워하지 마. 돌아와.
리즈는 뒤집힌 종이를 보았다.
— 노력하고 있어.
— 아니. 지금 넌 협상하고 있어. 그건 달라.
들로네가 문틀을 가볍게 두드렸다.
시간.
리즈가 말했다.
— 끊어야 해.
— 리즈?
— 응.
— 그들의 긴급함이 되지 마.
그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마리안은 그녀보다 먼저 전화를 끊었다. 마치 국가에게 그들 대화의 마지막 소리를 남기길 거부하듯이.
리즈는 들로네에게 전화를 돌려주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받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 그녀 말이 맞습니다.
— 듣고 있었어요?
— 거기 있었습니다.
— 그건 대답이 아니죠.
— 아닙니다.
그는 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 깔끔한 대답을 하기 좋은 밤은 아닙니다.
리즈가 그를 보았다.
그의 엄지에는 아직 작은 상처가 있었다.
— 당신은 오늘 일을 어떻게 생각해요?
들로네는 대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 두 남자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 그 나머지는요?
— 그 나머지는 이미 조직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문을 닫았다.
완전히는 아니었다.
방은 너무 부드러운 조명, 다시 정돈된 침대, 가지런한 책상을 되찾았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그것은 행정적 장소들이 가장 좋아하는 거짓말이었다. 폭력 하나하나가 지나간 뒤, 그곳들은 다시 똑같아졌다.
리즈는 책상 위의 종이를 다시 집어 들었다.
« 예외적 개입 - 기술 부두. »
그녀는 검은 펜을 들었다.
예외적에 줄을 그었다.
그리고 그 위에 썼다.
« 첫 번째. »
그 말은 혼자서 버텼다.
조금 뒤, 누군가 문 아래로 봉투 하나를 밀어 넣었다.
리즈는 그것을 주웠다.
완전한 보고서 사본. 세 페이지. 맨 위에는 제한 배포 표시. 맨 아래에는 세귀르, 마송, 소렐, 마레스코, 리즈의 서명. 그녀의 서명은 이미 스캔되어 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 페이지에는, 서명할 때 그녀가 보지 못한 한 줄이 있었다.
« 개입 조건은 생명적 이익 보호 맥락에서 예외적 운용 체계 수립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
그녀는 다시 읽었다.
한 번.
두 번.
운용이라는 말이 구조를 대체했다.
체계라는 말이 일탈을 대체했다.
생명적이라는 말은 나라 하나를 통째로 들여보낼 만큼 넓은 문을 열었다.
리즈는 방 한가운데 선 채로 있었다.
놀라지 않았다.
그 사실이 그녀를 가장 두렵게 했다.
그녀는 보고서를 검은 수첩 옆에 놓고, 공식 수첩의 뒤집힌 페이지를 펼쳤다.
« 첫 번째 » 아래에 그녀는 덧붙였다.
« 그들은 이미 나에게서 배우기 시작했다. »
그리고 나에게서에 줄을 그었다.
그녀는 썼다.
« 나를 상대로. »
복도는 조용했다.
밖, 정박지에는 아직 아침이 오지 않았다.
기지 어딘가에서, 두 남자가 숨 쉬고 있었다. 하나의 한계가 굴복했기 때문에.
다른 어딘가에서는, 그녀가 왜 다시 굴복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문서 하나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11장
죽은 복제들
깨끗한 손
다음 날 아침, 그들은 그녀 없이 해보려 했다.
그렇게 말하지 않을 만큼의 섬세함은 있었다.
마송이 그녀의 방에 놓고 간 인쇄된 일정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물질적 재현 비교 세션. »
리즈는 그 한 줄을 두 번 읽고 나서야 그 말이 이런 뜻임을 알아차렸다. 우리는 당신이 하는 일을 복제해볼 것이고, 당신의 존재가 값비싼 미신에 불과하기를 바라볼 것이다.
그녀는 항의하지 않았다.
곧바로는.
붉은 요람의 밤은 몸속에 내려앉지 않는 피로를 남겨두었다. 그녀는 한 시간 반쯤 잤을 것이다. 어쩌면. 나머지 시간 내내 그녀는 환기 장치 소리, 복도의 발소리, 사고 뒤 다시 제 리듬을 찾아가는 기지의 소리들을 들었다. 아침에는 커피와 파라세타몰 두 알을 가져다주었다. 간호사가 와서 그녀의 눈과 혈압과 반응을 확인했다. 소렐이 동행했다.
— 당신은 내 의사가 아니잖아요, 그녀가 말했다.
— 그럼 뭐예요?
소렐은 야간 기록지를 보았다.
— 오늘은, 브레이크였으면 좋겠어요.
리즈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안심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들은 그녀를 아직 본 적 없는 건물로 데려갔다. 다른 건물들보다 낮고, 정박지를 볼 수 없는 곳이었다. 회색 복도, 번호가 붙은 문들, 너무 이른 시간에 닦아낸 바닥 냄새. 방의 표지판에는 코드 하나뿐이었다. B2-17.
안으로 들어서자, 세계는 실험실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영화 속 실험실은 아니었다.
비싸고, 차갑고, 사람을 압도하려 들지 않는 기계들로 빽빽한 진짜 작업 공간. 광학 테이블, 측정함, 낮은 건조기, 저울, 잠긴 캐비닛, 격리된 컴퓨터, 흰 조명. 중앙에는 투명한 돔 아래 세 개의 조립체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리즈는 누가 이름을 붙이기도 전에 그것들을 알아보았다.
살아 있는 것.
죽은 것.
그리고 세 번째.
세 번째는 새것이었다.
너무 새것이었다.
같은 형태, 같은 관, 같은 케이지, 같은 중앙의 빈자리. 하지만 그 모서리의 또렷함은 14번 홀의 폐품들에게 속한 것이 아니었다. 긁힌 자국도, 먼지도, 오래된 기름도 없었다. 깨끗한 손으로, 깨끗한 기계로, 잘 다시 만든 물건은 결국 복종하게 된다고 오래전부터 믿는 법을 배운 나라에서 만들어낸 복제였다.
타르디외는 이미 와 있었다.
세귀르도.
마송, 르세르프, 소렐, 이름을 들었지만 기억하지 못한 기술자 두 명, 그리고 새로운 남자 한 명. 더 젊고, 짧은 수염에 흰 가운을 입었고, 중립적으로 만들려 애쓰는 파리권 억양을 갖고 있었다.
— 사뮈엘 브레송입니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계측과 정밀 제작 담당이에요.
브레송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 바렌 부인.
그의 눈빛에는 불안한 예의가 있었다.
그녀를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만든 물건을 향한 것이었다.
화면에는 세 개의 모델이 열려 있었다. 표면 곡선. 치수 기록. 점 구름. 리즈의 형태들은 기술적 이미지가 되어 있었다. 깨끗하고, 확대할 수 있고, 그것을 꿈꾸지 않은 손가락들에 의해 공간 속에서 회전하고 있었다.
그녀는 거의 육체적인 짜증을 느꼈다.
질투는 아니었다.
그보다 더 낮은 곳의 무언가였다.
그들은 그녀의 밤들에, 그것들이 한 번도 가진 적 없는 선명함을 부여해놓았다.
타르디외가 시작했다.
— 우리는 반응성 조립체와 불활성 조립체를 스캔했습니다. C1 복제본은 여기서 사용 가능한 수단으로 가능한 가장 엄격한 허용오차 안에서 반응성 조립체의 치수를 재현했습니다. 재료는 식별했고, 질량과 방향도 통제했습니다. 목표는 단순합니다. 물질적 재현만으로 충분한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 충분하지 않을 거예요, 리즈가 말했다.
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그렇게 빨리 대답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신중함보다 먼저 튀어나왔다.
브레송의 얼굴이 한 단계 창백해졌다.
— 아직 테스트하는 걸 보지도 않으셨습니다.
— 보고 있어요.
— 그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 아직은요.
그는 그녀가 동의하는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소렐이 물었다.
— 뭘 보시는데요?
리즈는 복제본을 바라보았다.
중앙의 빈자리는 정확했다.
고리들도 정확했다.
작은 비대칭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정확했다.
바로 거기에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
— 이건 실수하지 않았어요.
브레송이 눈을 깜박였다.
— 뭐라고요?
— 너무 올바르다고요. 살아 있는 쪽은, 어떤 실수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여요.
기술자는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다물었다.
타르디외는 그 말을 적었다.
소렐도.
세귀르가 물었다.
— 진행할까요?
리즈는 이미 어딘가에서 끝난 일이라고 대답할 뻔했다. 복제본이 새 물건들의 은근한 자부심을 띠고 기계에서 나오는 순간, 실패는 이미 일어났다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진행했다.
아무것도 붙지 않는다
첫 번째 시험은 그녀가 방 안에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그녀가 그렇게 요청했다.
도전이 아니었다.
피로 때문이었다.
복제본이 죽는다면, 그녀는 자기 시선이 탓으로 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것이 반응한다면, 모두 앞에서 준비할 시간도 없이 그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를 유리창 뒤, 옆방에 앉혔다. 소렐과 함께.
세귀르는 아니었다.
들로네도 아니었다.
그녀의 요청으로, 소렐만.
— 저를 믿으세요? 물리학자가 물었다.
— 아니요.
— 그럼 왜 저예요?
— 당신은 좋은 소식도 두려워하니까요.
소렐은 그것을 받아들일 만한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유리창 너머에서 브레송은 C1 복제본을 50킬로그램짜리 표준 질량 아래 놓았다. 그 추는 아니었다. 요람도 아니었다. 깨끗하고 둥근 질량, 깨끗한 방 안의 깨끗한 테이블 위에 놓인 깨끗한 물건이었다.
리즈는 이것은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려는 자신을 붙잡았다.
프로토콜이 시작되었다.
초기 하중.
여기.
측정.
곡선은 버텼다.
50.1.
50.1.
곧은 선.
온전한 세계.
브레송은 두 번째 통과를 요청했다.
같은 결과.
세 번째에서 곡선이 조금 떨리더니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측정 잡음. 그뿐이었다.
리즈는 유리 너머로 브레송의 실망을 느꼈다. 방금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만들려 했던 남자에게 이렇게 빨리 연민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타르디외는 죽은 조립체를 요청했다.
예전 것.
아파트의 것.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살아 있는 것.
진짜 것.
리즈는 제대로 숨 쉬는 것을 멈추었다.
질량은 42킬로그램으로 내려갔다가, 30으로, 다시 17로 내려갔다. 부유에 이르지는 않았다. 이 방에서는 아니었다. 하지만 대비가 잔혹해지기에는 충분했다.
살아 있는 것은 응답했다.
다른 두 개는 보통 세계에 머물렀다.
브레송은 안경을 벗었다.
그는 그것을 아주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 동작 하나가 숫자들보다 더 많은 것을 했다.
그는 자존심이 상한 것이 아니었다.
이름 붙일 줄도 몰랐을 어떤 믿음에 상처를 입은 것이었다.
— 재료 재검토, 그가 말했다. 더 덜 순수한 합금으로 다시 만듭니다. 표면 상태도 다시 잡고요. 결함을 통합할 수 있습니다.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좋아요. 하지만 당신에게 편리한 가설을 구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 제게 편리한 가설이 아닙니다. 검증 가능한 가설입니다.
— 그럼 검증합시다.
그날 하루는 그런 형태를 띠었다.
죽은 복제들의 연속.
C2, 표면 상태 열화.
아무것도 없음.
C3, 열처리로 노화시킨 고리.
아무것도 없음.
C4, 조임 변형.
아무것도 없다가, 세 사람의 고개를 들게 만든 가짜 튐이 있었고, 곧 전기 잡음으로 가라앉았다.
C5, 다른 기술자가 다른 순서로 조립.
아무것도 없음.
실패가 거듭될수록 사람들은 더 정밀해졌다.
그것은 안심되는 일이 아니었다.
정밀함은 때때로 절망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거부하는 공손한 방식이다.
점심시간이 되자 샌드위치가 들어왔지만, 제대로 먹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리즈는 맛없는 사과를 씹었다. 소렐은 식은 커피를 마셨다. 브레송은 처음 세 조립체 앞에 서서, 가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타르디외가 리즈 곁으로 왔다.
— 버티고 있어요?
— 왜 다들 그 대답이 쓸모라도 있을 것처럼 물어요?
— 아직 더 나은 질문을 찾지 못해서요.
리즈는 줄지어 놓인 복제본들을 보았다.
— 몇 개까지 계속 만들 생각이에요?
—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필요한 만큼요.
— 멋진 표현이네요.
— 실험실 표현이에요. 꼭 멋진 건 아니죠.
세귀르가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그는 오전 내내 복도에서 전화 통화를 했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은 채. 어쩌면 그것이 권력인지도 몰랐다. 빈 회의실을 하나 부탁하는 사람처럼 말하면서 부처들을 움직이는 것.
— 다른 팀들도 요청받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잠시 눈을 감았다.
— 벌써요.
— 핵심 자료는 아닙니다.
— 물론이죠.
— 기하학적 조각들, 재료에 관한 질문들, 맥락 없는 측정값들입니다. 경로를 늘려야 합니다.
— 어디로 가는 경로요?
그는 얼버무리지 않았다.
— 가능하다면, 당신 없는 재현으로.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 날 보호하려는 거라고 말하지 않아줘서 고맙네요.
— 그것도 당신을 보호할 겁니다.
— 그리고 당신들을 나에게서 해방시키겠죠.
— 네.
그 대답은 그녀에게 상처를 주어야 했다.
오히려 거의 안도감을 주었다.
차가울지라도 벌거벗은 진실은 잘 차려입은 보호보다 적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분리된 실험실들
저녁이 되자, 외부의 첫 응답들이 익명의 메시지 형태로 도착했다.
실험실 이름도 없었다.
도시도 없었다.
로고도 없었다.
르세르프가 세귀르 앞에 내려놓은 요약 노트 속의 몇 줄뿐이었다. 그리고 세귀르는 충분히 긴 침묵 뒤에 그것을 리즈가 읽게 두었다. 그 침묵 덕분에 그녀는 그가 선택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A팀: 하중 이상 탐지 안 됨. »
« B팀: 재현 불가능한 계측 불안정. »
« C팀: 조립 맥락 없이는 기하학적 재현 해석 불가. »
« D팀: 추가 정보 요청. »
네 번째 줄이 타르디외를 웃게 했다.
마른 웃음이었다.
— 적어도 한 팀은 정직하네요.
리즈가 물었다.
— 그들은 뭘 알고 있죠?
세귀르가 대답했다.
— 선언된 적용 분야 없이, 비정상 양력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요.
— 선언된 용도 없이요, 소렐이 고쳐 말했다.
세귀르는 그 수정을 받아들였다.
— 선언된 용도 없이.
— 그리고 내가 여기 있다는 건 모르고요.
— 모릅니다.
— 어쩌면 누군가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도 모르고요.
— 모릅니다.
— 그러면 그들은 공식 속의 구멍을 복제하고 있는 거네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 표현은 모호했다.
그럼에도 정확했다.
분리된 팀들은 기하학의 조각들, 재료들, 주파수들, 제약조건들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밤을 받지 않았다. 수치심도 받지 않았다. 어떤 물건이 형태이기를 멈추고, 사람이 받아들여 짊어지는 하중이 되는 순간도 받지 않았다.
그것은 과학이 아니었다.
아직은.
몸 없는 해부였다.
저녁이 시작될 무렵, 브레송은 리즈에게 그들 앞에서 직접 복제본 하나를 조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렐은 안 된다고 말했다.
타르디외는 된다고 말했다.
세귀르는 이유를 물었다.
리즈 자신은 곧바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제안은 예상치 못한 지점을 건드렸다.
처음부터 그들은 물건이 그녀 없이 살 수 있는지 보려 했다. 이제는 그녀의 손만으로 충분한지 알고 싶어 했다. 그녀의 꿈이 아니라. 그녀의 내적인 동의가 아니라. 오직 그녀의 동작만.
그녀 안의 한 부분은 거절하고 싶어 했다.
다른 한 부분은 알고 싶어 했다.
그녀가 물었다.
— 어떤 부품으로요?
브레송은 회색 폼이 깔린 서랍을 열었다. 가공된 부품들, 표시된 부품들, 줄 맞춰 놓인 부품들. 아직도 너무 아름다웠지만, C1만큼 거만하지는 않았다. 살아 있는 것의 결함, 그 흔적, 그 불규칙함을 다시 잡아놓았다. 플랜지 위의 긁힌 자국 하나까지.
상처의 복제.
리즈는 얼굴을 찡그렸다.
— 더러움까지 베꼈군요.
브레송이 조용히 대답했다.
—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는 아침 이후로 무언가를 잃었다.
지성이 아니었다.
자신감이었다.
그 덕분에 그는 조금 더 견딜 만해졌다.
리즈는 손을 씻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하루의 먼지가 묻은 손으로 이 부품들을 만지는 것은 외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당연히.
그녀는 천천히 조립했다. 관. 고리. 케이지. 빈자리. 조임. 어긋남.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열기도. 혐오도. 더러운 정확함도. 오직 손가락의 숙련만이 있었다. 머리가 확인을 끝내기 전에 먼저 버티게 하는 법을 아는, 오래된 지성.
반 시간 뒤, L1 복제본이 완성되었다.
다른 것들보다 더 맞아 보였다.
그것만으로도 모두가 희망을 품기에는 충분했다.
잔혹한 일이었다.
시험.
아무것도 없음.
두 번째 시험.
아무것도 없음.
세 번째 시험은 격납고의 시험대에서 진행되었다. 리즈가 그 방은 너무 희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었다.
떨림조차.
리즈는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안도할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
그녀의 손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그녀에게서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방어하기 더 어려운 무언가.
결여
저녁 회의는 화면 없이 열렸다.
보클레르는 없었다.
아무도 설명하지 않았다.
리즈는 그의 부재가 그의 존재보다 더 불안하다고 느꼈다. 부재한 남자는, 참석한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준비해주는 것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테이블 위에는 여덟 개의 조립체가 있었다.
살아 있는 것.
죽은 것.
C1부터 C5.
L1.
평범한 시선으로는 거의 같은 여덟 개의 작은 물건들. 그리고 그중 응답하기를 받아들인 것은 단 하나.
타르디외가 칠판에 세 개의 열을 그렸다.
« 물질 »
« 형태 »
« 맥락 »
그러고는 망설였다.
그녀는 네 번째 열을 덧붙였다.
« 바렌 »
리즈는 칠판 위의 자기 이름을 바라보았다.
그 이름은 더 이상 배지 위에 있지 않았다.
더 이상 파일 위에도 있지 않았다.
변수가 되어 있었다.
— 안 돼요, 소렐이 말했다.
타르디외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 뭐가 안 된다는 거죠?
— 그런 식은 안 됩니다.
— 요인을 명명해야 하잖아요.
— 바로 그래서요. 물질과 맥락 사이에, 사람의 이름만 덩그러니 칠판에 올려놓는 건 안 됩니다.
타르디외는 몇 초 동안 펜을 쥐고 있었다.
그러고는 지웠다.
그 자리에 이렇게 썼다.
« 밤 / 짊어짐 »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덜 폭력적이었다.
리즈는 조금 더 편하게 숨을 쉬었다.
브레송이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새롭고, 거의 겸손한 정밀함으로 말했다. 복제본들은 치수를 지켰다. 재료만으로는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 표면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조립 순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립 중 리즈가 있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였다. 장소는 때때로 살아 있는 조립체의 반응을 바꾸었지만, 어떤 복제본도 깨우지 못했다.
— 그러니까 매개변수 하나가 빠진 거군요, 르세르프가 말했다.
브레송이 대답했다.
— 어쩌면 원인이 빠진 건지도 모릅니다.
그 말이 작은 침묵을 떨어뜨렸다.
타르디외가 고개를 끄덕였다.
— 맞아요.
세귀르가 물었다.
— 작업 가설은 무엇입니까?
아무도 서두르지 않았다.
마침내 소렐이 말했다.
— 조립체들은 물질적 구성만으로 활성화되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최초의 반응 상태 전이나 그 도중에, 우리가 생산할 수도 기록할 수도 없는 무언가를 받는 듯합니다. 꿈은 바렌 부인이 그것이 일어나는 장소에 임시로 붙인 이름입니다. 설명은 아닙니다. 우리 무지의 장소입니다.
마송은 그 말을 거의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적었다.
리즈는 그가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세귀르가 물었다.
— 시험할 수 있습니까?
— 네, 소렐이 말했다.
— 어떻게요?
그녀는 리즈를 보았다.
— 바렌 부인에게 복제본 곁에서 잠들어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세계의 질감이 바뀌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테이블, 조립체들, 빛, 의자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리즈는 발밑에서 문 하나가 막 열린 것을 느꼈다.
전날, 그들은 그녀에게 한 번의 개입에 동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방금 그들은 그녀에게 밤 하나를 요청했다.
그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전혀.
— 싫어요, 그녀가 말했다.
너무 빨랐다.
소렐은 눈을 내리깔았다.
— 알겠습니다.
세귀르는 알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편이 더 나빴다.
리즈는 그가 방금 그녀의 거절을 임시 구역에 분류했다는 것을 이해했다.
오늘은 강제할 수 없지만, 내일 더 나은 각도로 다시 제기해야 하는 것들을 국가가 넣어두는 구역.
그녀는 일어섰다.
— 언니에게 전화할게요.
아무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복제되지 않는 것
마리안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 듣고 있어.
안녕도 아니었다.
괜찮니도 아니었다.
듣고 있어.
리즈는 거의 모든 것을 말할 뻔했다.
방.
복제들.
죽은 조립체들.
칠판 위의 자기 이름.
소렐의 요청.
그녀는 회선, 도청, 복도의 들로네, 아침에 반복하던 르세르프의 목소리 때문에 스스로를 붙잡았다. 기술적 세부 사항은 안 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덜 고상한 이유였다. 그녀가 정말로 말해버리면, 마리안은 그것들을 자매의 언어로 현실로 만들어버릴 것이고, 리즈는 그 뒤에 자신이 버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 그들이 복제하려고 했어, 그녀가 말했다.
침묵.
— 뭘 복제해?
—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것.
— 그래서?
— 안 돼.
마리안은 천천히 숨을 쉬었다.
— 슬퍼 보여.
— 기뻐해야 하는데.
— 그러니까 슬픈 거네.
리즈는 눈을 감았다.
— 나 없이 안 된다면, 그들은 내게서 더 많은 걸 원할 거야.
— 더 많이, 어떻게?
— 밤.
마리안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 속에서 리즈는 언니의 부엌을 들은 것 같았다. 어쩌면. 라디에이터. 의자. 그렇지 않은 말들 주위의 정상적인 삶.
— 너는 거절할 권리가 있어, 마리안이 말했다.
— 얼마나 오래?
— 그건 질문이 아니야.
— 맞아.
— 아니. 질문은 이거야. 네 거절이 무엇을 보호하느냐.
리즈는 눈을 떴다.
그녀는 그런 말을 기다리지 않았다.
마리안에게서는 아니었다.
아니면 바로 그녀에게서였을지도.
— 모르겠어.
— 그러면 너무 빨리 내주지 마. 하지만 그들이 빼앗아갈까 봐 두렵다는 이유만으로 내던지지도 마.
— 언니도 그들처럼 말해.
— 아니. 그들은 위에서 너에게 말해. 나는 내가 있을 수 있는 자리에서 말하는 거야.
리즈는 복도 벽에 이마를 대었다.
차가웠다.
— 그들이 칠판에 내 이름을 썼어.
고백은 저절로 나왔다.
3미터 떨어진 곳에서 들로네가 고개를 돌렸다.
마리안이 물었다.
— 뭐처럼?
— 측정할 물건처럼.
— 그럼 다른 걸 쓰게 해.
— 뭘?
— 우선 네 이름부터.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 그걸로는 부족해.
— 그래. 하지만 사람들이 칸을 만드는 걸 막을 수 없을 때도, 때로는 그 칸의 딱지 앞에서 잠 못 들게 만들 수는 있어.
리즈는 그 말을 간직했다.
아직 어디에 둘지는 몰랐다.
전화를 끊자 들로네가 그녀에게서 전화기를 다시 가져갔다.
— 언니분은 부처에서 일하셔야겠군요, 그가 말했다.
— 중학교에서 더 많이 받나요?
— 아닙니다.
— 그럼 그쪽이 더 쓸모 있네요.
그는 미소와 닮은 움직임을 보였지만, 그것이 미소가 되도록 선택하지는 않았다.
리즈는 회의실로 돌아갔다.
모두가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덟 개의 조립체들도.
살아 있는 것.
죽은 것.
복제들.
결여.
그녀는 칠판으로 가서 펜을 집어 들고, « 밤 / 짊어짐 »을 그어 지웠다.
타르디외가 한 걸음 움직였다.
리즈는 그 위에 썼다.
« 리즈가 짊어지기를 받아들이는 것. »
그녀는 펜을 내려놓았다.
— 이게 가설이에요.
소렐은 고개를 숙였다.
복종의 표시가 아니었다.
정확함을 인정하는 표시였다.
세귀르는 그 줄을 읽었다.
— 다루기 더 어렵군요.
— 네.
— 의도한 겁니까?
— 아니요. 정확한 겁니다.
타르디외가 조립체들을 바라보았다.
— 그렇다면 당신이 무엇을 짊어지기를 받아들이는지 알아야겠군요.
리즈는 요람 아래의 두 남자를 생각했다. 주괴를. 아버지의 상자를. 역기 원반, 라디에이터, 추를. 짐처럼 그녀의 삶에 들어왔다가 증거처럼 빠져나간 그 모든 물건들을.
그녀가 대답했다.
— 복제본은 아니에요.
— 왜요?
— 복제본은 아무것도 요청하지 않으니까요. 주어지기를 기다릴 뿐이에요.
브레송이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은 그에게도 닿았다.
아마도 그가 온종일 올바르게 기다리는 물건들을 만들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소렐이 물었다.
— 그럼 복제본을 짊어져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면요?
리즈는 너무 늦게야 자신이 그곳까지 이끌려왔음을 이해했다.
계략 때문이 아니었다.
필요 때문이었다.
— 그럼 뭐죠?
타르디외는 C3, 덜 순수한 고리와 지친 표면을 가진 노화된 복제본을 가리켰다.
— 변형입니다. 존재하는 물건의 이중물이 아니라요. 아직 자기 형태를 찾고 있는 물건.
리즈는 C3를 바라보았다.
두 시간 전만 해도 그녀는 그것이 죽었다고 생각했다.
이제 저녁빛 아래에서 그것은 그저 미완성으로 보였다.
같은 말이 아니었다.
그 차이를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
— 오늘 밤은 아니에요, 그녀가 말했다.
소렐이 즉시 대답했다.
— 오늘 밤은 아닙니다.
세귀르는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었다.
— 내일은요?
리즈는 그를 바라보았다.
— 내일은, 어쩌면 잠들 수 있겠죠.
그가 얻은 것은 그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열림이었다.
그날 밤, 자기 방에서 리즈는 공식 수첩에 적었다.
« 복제들은 죽었다. »
그리고 검은 수첩에는, 오래 망설인 뒤에 이렇게 적었다.
« 어쩌면 어떤 물건은 잘 다시 만들었다고 살아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누군가 그것이 자기에게 닥치는 것을 받아들일 때 살아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그녀는 수첩을 닫았다.
복도에서는 기지가 계속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 사람들은 복제들의 실패를 분류하고 있었다.
어딘가에서는 이미 또 다른 사람들이 변형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리즈는 세계가 그녀의 잠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님을 이해했다.
세계는 그녀가 짊어지지 않으면 부끄러워할 물건들을 그녀 앞에 내미는 법을 배우려 하고 있었다.
12장
조직된 잠
변형들
다음 날, 그들은 더 이상 복사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말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말은 그저 서류에서 사라졌다.
그 자리에 변형들이 나타났다.
변형 V1: 낡게 만든 고리, 중앙의 빈 곳을 0.5밀리미터 넓힘.
변형 V2: 더 열린 관, 덜 순수한 재료.
변형 V3: 길어진 케이지, 검은 수첩의 오래된 한 페이지에서 다시 가져온 비대칭.
변형 V4: 불완전한 조립, 일부러 다시 손보도록 남겨 둠.
어휘는 나아지고 있었다.
리즈는 그럴수록 더 의심스러웠다.
그들은 그녀를 더 작은 방에 들여놓았다. 탁자 하나, 램프 하나, 수첩 두 권, 커피가 든 보온병, 그리고 흙비탈을 향해 난 창문 하나가 있었다. 기계는 없었다. 질량도 없었다. 유리 덮개 아래 놓인 물건도 없었다. 변형들은 옆방에 있었다.
그녀는 유리창 너머로 그것들을 볼 수 있었다.
회색 쟁반 위에 놓인 작은 조립품 네 개, 각각에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환자들처럼.
증거들처럼.
미끼들처럼.
소렐이 그녀 앞에 종이 한 장을 놓았다.
— 오늘 밤의 제안 조건입니다.
리즈는 종이를 집지 않았다.
— 벌써요?
— 네.
— 오늘 밤은 아니라고 했잖아요.
— 그리고 우리는 지켰습니다.
— 스물네 시간. 영웅적이네요.
소렐은 그냥 흘려보냈다.
— 침습적인 것은 없습니다. 약물도 없습니다. 수면 박탈도 없습니다. 전극도 없습니다. 방 안의 카메라도 없습니다. 당신은 18호실에서 잡니다. 변형들은 옆방에, 이십 미터 떨어진 곳에 남아 있고, 직접 접촉은 없습니다. 꿈을 꾸면 적습니다. 거절하면 거절하는 겁니다.
— 꿈을 꾸지 않으면요?
— 그러면 그것도 배울 겁니다.
— 실패가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는 것처럼 말하네요.
— 당신보다는 덜 치릅니다.
리즈는 종이를 집었다.
그 조건은 거의 너무 단순해서 정직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조건들은 짧게 쓰여 있었다.
그녀는 허점, 슬쩍 끼워 넣은 단어, 열린 문을 찾았다. 물론 있었다. 늘 있었다. 가까움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은 “인접 변형들”. 몇 사람이 읽게 될지 말하지 않은 “간접 관찰”. 거의 모든 것을 넣어 둘 수 있는 상자 같은 “과학적 활용”.
그녀는 펜을 집었다.
그녀는 “활용”을 “독해”로 바꾸었다.
그리고 덧붙였다.
“생산 목적 없음.”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던 마송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 법적 가치가 있는 한숨일 터였다.
— 생산이 아닙니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 그렇다면 그렇게 쓰는 게 거슬리지는 않겠죠.
타르디외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송이 해당 문장을 수정했다.
세귀르는 그곳에 없었다. 보클레르도 없었다. 리즈가 이유를 묻자 르세르프는 회의라고 답했다. 국가의 입에서 나올 때 그 말은, 부재하는 여러 방식을 품을 수 있었다.
들로네가 문을 지켰다.
브레송은 변형들의 방에 있었다. 그도 그들보다 더 많이 자지는 못했지만, 달라져 있었다. 그의 손짓은 덜 확신에 차 있었고 더 정확했다. 그는 이제 조립품들을 자신이 만든 물건처럼 만지지 않았다. 자신을 모욕할 수도 있는 질문들처럼 그것들에 다가갔다.
리즈는 V3를 보았다.
길어진 케이지.
그녀 안에서 무언가가 닫혔다.
소렐이 그것을 보았다.
— 저것입니까?
— 모르겠어요.
— 정말요?
리즈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 이번만큼은, 네.
그녀는 일어나 복도를 건너 유리창 앞까지 갔다. 방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V3는 아름답지 않았다. 어느 것도 아름답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실패하는 방식이 마치 요구처럼 보였다.
— 어디서 온 거죠?
브레송이 인터폰으로 대답했다.
— 검은 수첩 17쪽입니다. 다만 전체를 다시 가져온 건 아닙니다. 열린 부분과 케이지뿐입니다.
— 왜 전체가 아니죠?
그가 타르디외를 보았다.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전체는 구속 장치에 너무 가까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신 없이 그것을 재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우리가 리즈를 뜻밖에도 건드렸다.
그를 믿게 할 만큼은 아니었다.
원칙적으로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게 할 만큼은 되었다.
그녀는 세 가지 유보 사항을 달아 종이에 서명했다.
그리고 아래쪽에 썼다.
“나는 잔다. 만들지 않는다.”
마송이 읽었다.
— 논의될 겁니다.
— 누구에 의해요?
— 모두에 의해요.
— 그럼 나 없이 시작하세요.
번호가 붙은 밤
18호실은 또 바뀌어 있었다.
많이는 아니었다.
딱 알아차릴 만큼만.
첫날 밤의 인쇄된 안내문은 치워져 있었다. 그 자리에, 책상 위에는 빈 종이 세 장, 펜 두 자루, 아침의 기록을 넣을 봉인된 봉투 하나, 그리고 초록색 숫자가 밤을 대기실처럼 보이게 하는 작은 디지털 시계가 놓여 있었다.
리즈는 시계를 나무 책상 위에 엎어 놓았다.
그러고는 다시 바로 세웠다.
그녀는 자신이 이 조직을 거부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몇 시에 굴복하게 될지 알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스물두 시에 소렐이 들렀다.
— 강제하는 것은 없습니다.
— 거짓말을 못하시네요.
— 거짓말하지 않습니다.
— 해요. 제가 거절할 수 있다고 말하는 데서가 아니라, 제 거절이 내일도 같은 무게를 가질 것처럼 구는 데서요.
소렐은 문턱에 그대로 서 있었다.
— 아닙니다. 같은 무게를 갖지는 않을 겁니다.
리즈는 차라리 그녀가 조금은 거짓말을 해 주기를 바랐다.
— 고맙네요.
— 논거로 한 말은 아닙니다.
— 여기서는 모든 게 논거가 돼요.
소렐은 방을 둘러보았다. 침대. 책상. 종이들.
— 시계를 치우게 할 수 있습니다.
— 아니요.
— 왜요?
— 마음에 안 드니까요.
소렐은 이해한 듯했다.
그녀가 나가려던 순간 리즈가 물었다.
— 뭘 기대해요?
— 오늘 밤 말입니까?
— 네.
소렐은 시간이 걸렸다.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 정말요?
— 네.
— 과학적으로는요?
— 과학적으로는 제가 틀리기를 바랍니다.
리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 피곤한 직업이겠네요.
— 최근 들어서는 당신 직업보다 덜합니다.
그녀가 떠난 뒤, 리즈는 자기에게서 이십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네 개의 변형과 단둘이 남았다. 두 개의 벽, 세 개의 문, 그리고 일련의 서명 뒤에. 그녀는 그것들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어디 있는지는 알고 있었다. V1은 막힌 창문 근처. V2는 중앙. V3는 그녀가 똑바로 놓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조금 비스듬히. V4는 불완전하게.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하려 애썼다.
마리안.
잔.
아파트.
아직도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하는 트윙고.
하산, 나데주, 14번 홀.
하산이라는 이름은 다른 무게를 가졌다. 더 다정한 것은 아니었다. 더 위험했다. 그것은 그녀에게 그 다음을 내놓으라고 요구받지 않은 채 몸이 닿았던 시간들, 잠이 아직 전략적 가치를 갖기 전의 아침들에 속해 있었다. 그녀는 그를 구조로 삼고 싶지 않았다. 붙잡고 버틸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젠가 누군가가 친밀한 것으로 자신의 밤들을 유도하려 한다면, 거창한 비밀은 필요 없을 것임을 깨달았다. 베개 위에서 들리던 웃음, 허리 아래쪽에 얹힌 손, 세제와 금속의 냄새면 어쩌면 충분할 것이다.
그녀는 서류가 압수된 뒤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묻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산은 보았다. 코르넥은 알고 있었다. 브레송은 베끼고 있었다. 마레스코는 감사하고 있었다. 모두가 조금씩 이야기 속에서 자리를 배정받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벌써 그녀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스물세 시 십 분, 그녀는 썼다.
“나는 물건들이 자기 허락을 기다리는 장소가 되고 싶지 않다.”
그녀는 허락에 줄을 그었다.
그리고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다.
자정 칠 분 전, 그녀는 잠들었다.
꿈은 형태로 시작하지 않았다.
그것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감각으로 시작했다.
터무니없고 아주 선명했다.
벽 없는 어둠 속의 네 존재. 네 개의 물건이 아니었다. 아직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모르는 네 가지 방식이었다. V1은 건조했고, 거의 무심했다. V2는 너무 시끄러웠다. V4는 하나의 중단일 뿐이었다. V3는, 그것은, 옆에 머물러 있었다.
겸손하지 않았다.
애원하지도 않았다.
옆에.
자신이 아직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며, 나쁘게 완성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처럼.
리즈는 그것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꿈속에서 멀어진다는 말은 아무 뜻도 없었다.
17쪽의 세 줄이 돌아왔다. 더 이상 붉지 않았다. 희고, 가늘고, 바라보기에 거의 고통스러웠다. V3의 케이지가 반 도쯤 열렸다. 중앙의 빈 곳이 어떤 도면에도 존재하지 않는 구역으로 옮겨 갔다. 고리 하나가 제자리를 거부했다. 그 거부를 그대로 두어야 했다.
그러자 형태가 기능을 바꾸었다.
그것은 더 이상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에게 사람들이 하게 될 일보다 덜 난폭하기를 청하러 온 미래의 시험이었다.
리즈는 세 시 이십이 분에 깨어났다.
턱이 아팠다.
그녀가 쓴 첫 줄은 이랬다.
“V3는 완성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살아 있는 결함을 남겨 두어야 한다.”
그녀는 펜을 종이 위에 든 채 멈추었다.
나머지는 나오려 하지 않았다.
옆방에서는 어떤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 밤은, 이번만큼은, 아직 자기 결과에게 몰수당하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는 썼다.
“나는 그것을 조금 떠받쳤다. 복종하게 할 만큼은 아니었다. 어디서 거부해야 하는지 알 만큼은 되었다.”
그리고 공식 수첩을 덮고, 책상 위에 이마를 댄 채 다시 잠들었다.
첫 묶음
여섯 시 사십 분, V3가 응답했다.
많이는 아니었다.
또 하나의 기적을 태어나게 할 만큼은 아니었다.
실패의 안락함을 죽일 만큼은 되었다.
리즈는 그 방에 없었다.
그녀는 아직 자고 있었다. 혹은 자는 것과 비슷한 무언가 속에 있었다. 그들은 그녀를 그렇게 두었다. 여섯 시 삼십 분까지. 소렐이 소리 없이 들어와, 수첩의 제본 자국이 뺨에 찍힌 채 두 팔 위에 머리를 얹고 있는 그녀를 발견했을 때까지.
— 깨우지 마세요, 그녀가 들로네에게 말했다.
— 십 분 뒤에 시험합니다.
— 그럼 의자에 앉은 생생한 그녀 없이 시험하겠죠.
생생한이라는 말은 추할 수도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는 그저 인간적이었다.
V1을 시험했다.
아무것도.
V2.
아무것도.
V4.
읽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그리고 V3.
프로토콜은 소박했다. 이십 킬로그램의 질량, B2-17실, 낮은 여기, 단 두 차례의 통과. 브레송은 전날 이후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고 고집했다. 다만 리즈가 깨어나 적어 둔 아주 작은 수정만 제외하고. 열린 부분을 바로잡지 말 것, 결함을 남겨 둘 것.
첫 번째 통과.
20.1.
19.9.
아무것도.
브레송이 두 번째를 요청했다.
소렐은 유리창 너머로 리즈를 보았다.
이제 앉아서 두 손에 커피잔을 들고 있던 리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통과.
19.2.
17.8.
그리고 복귀.
부유는 없었다.
질량 아래로 보이는 공기도 없었다.
하지만 뚜렷하고, 짧고, 나타나는 방식은 깨끗했으며 그 의미는 더러운 하강이 있었다.
브레송이 두 손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 약합니다.
그 말을 믿어 줄 만큼 자비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타르디외가 세 번째 통과를 요청했다.
소렐이 안 된다고 말했다.
— 두 차례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 바로 그 두 번째가 응답했잖습니까.
— 그리고 바로 그래서, 독해가 욕구로 바뀌기 전에 멈춥니다.
타르디외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리즈는 그녀가 얼마나 계속하고 싶어 하는지 보았다.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보클레르를 위해서도 아니었다.
알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어쩌면 모든 욕망 중 가장 위험한 것일지도 몰랐다. 부패할 필요조차 없었으니까.
세귀르는 브레송이 곡선을 출력하고 있을 때 도착했다.
그는 그것을 바라본 뒤 물었다.
—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합니까?
소렐이 대답했다.
— 무엇에 대한 결론입니까?
— 바렌 부인의 밤이 V3의 행동을 수정했다는 것 말입니다.
— 아니요.
브레송이 고개를 들었다.
— 아리안.
— 과학적으로는 아니요. 정치적으로는, 아마 그렇겠죠. 그게 문제의 전부입니다.
세귀르는 무거운 서류를 받아 들 듯 그 말을 받아들였다.
— 우리가 가진 것에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리즈가 의자에서 말했다.
— 당신들에게는 좋은 소식처럼 보이는 나쁜 소식이 있어요.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여덟 시, 묶음이라는 말이 처음 나타났다.
리즈의 입에서가 아니었다.
소렐의 입에서도 아니었다.
타르디외의 메모 속에서였다. 그녀가 너무 서둘러 쓴 뒤 지워 버린 메모.
“다음 V 묶음: 조정된 변형 네 개.”
리즈는 그것을 보았다.
그어진 단어는 여전히 읽을 수 있었다.
묶음.
그렇지.
하룻밤이면 충분했다. 하나의 물건에서 하나의 묶음으로 넘어가기에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새로운 피로가 눈 뒤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다. 무겁고, 고요하고, 거의 어른스러운 피로. 말들이 자기보다 더 빨리 달릴 것이며, 그중 어떤 말을 따라잡아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피로.
부드러운 사슬
이어진 며칠은 잔혹하지 않았다.
바로 그것 때문에 미워하기 어려웠다.
그들은 그녀를 묶지 않았다.
그녀에게 약을 먹이지 않았다.
그녀에게서 잠을 빼앗지 않았다.
오히려.
베개를 더 좋게 해 주었다. 조명을 조절했다. 식사 시간을 옮겼다. 열여덟 시 이후의 회의를 줄였다. 소렐에게 휴식 시간을 정하게 했다. 마리안과의 매일 통화를 허락했다. 심지어 통제 아래, 그녀의 가방 안에 있던 물건 몇 가지를 돌려주기까지 했다.
그 모든 것은 인간적이었다.
그 모든 것은 또한 밤들을 생산하는 데 쓰였다.
생산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리즈는 그것을 어디에서나 보았다.
변형들이 놓인 쟁반 위에서.
시간표 속에서.
브레송이 아침마다 그녀가 잤는지 묻기도 전에 무언가 적었는지 묻는 방식 속에서.
그는 사흘째 되는 날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 죄송합니다.
그녀는 다른 이들보다 그를 덜 원망했다.
그의 사과만큼은, 적어도, 검토를 거친 말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흘 만에 변형들에게는 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하나는 응답했다가 침묵했다. 또 하나는 하중을 분명히 낮춘 뒤 다시 죽은 것이 되었다. 세 번째는 격납고에서만 작동했다. 마치 클린룸이 그것을 쓸모없을 만큼 예의 바르게 만드는 것처럼. 네 번째는 경보를 울렸는데, 물건이 움직인 것인지, 탁자가 움직인 것인지, 아니면 집단적 욕망이 움직인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결과들은 변했다. 장면은, 그러나, 다시 시작되었다.
리즈는 수첩을 들고 왔다. 소렐은 먼저 그녀의 얼굴을 보았고, 타르디외는 그다음 곡선을, 브레송은 물건들을, 마송은 단어들을 보았다. 르세르프는 문들을 닫았다. 들로네는 사람들을 보았다. 세귀르는 덜 자주 왔고, 그것은 이 서류가 다른 곳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보클레르는 더 이상 전혀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부재는 이미 어떤 작업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나흘째 저녁, 리즈는 르 비앙과 케르브라를 만나게 해 달라고 했다.
권장되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녀는 그것은 대답이 아니라고 했다.
의료실에서 칠 분짜리 만남이 마련되었다. 소렐, 들로네, 군의관 한 명이 함께 있었다.
르 비앙은 팔을 붕대로 매고 있었고, 얼굴에는 멍이 있었으며, 자신이 운이 좋았다고 이미 스무 번은 말한 사람들의 그 신경질적인 쾌활함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 그 이야기가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의 표정이었다.
케르브라는 일어날 수 없었다.
그는 갈비뼈를 다쳤고, 한쪽 다리는 고정되어 있었으며, 그의 안색은 사람으로 하여금 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싶게 만들었다.
리즈는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들어갔다.
르 비앙이 말했다.
— 당신이었다고 들었습니다.
— 잘못 들으셨어요.
그가 조금 웃었다.
— 당신이 그렇게 대답할 거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케르브라가 그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목소리는 약했다.
— 그래도 고맙습니다.
두 단어.
또다시.
리즈는 그것들을 거부하고 싶었다.
그럴 수 없었다.
— 당신들은 나왔어요, 그녀가 말했다.
— 네.
— 그럼 나온 채로 있어요.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정말로는.
소렐은 이해했다.
복도에서 그녀가 물었다.
— 왜 그들을 보고 싶었습니까?
리즈가 대답했다.
— 내가 그들을 지어낸 건 아닌지 알고 싶어서요.
소렐은 논평하지 않았다.
그날 밤, 리즈는 V12를 꿈꾸었다.
형태를 꿈꾼 것이 아니었다.
이름을 꿈꾸었다.
V12.
글자 하나와 숫자 하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물건이 이미 어떤 연속 속에 자기 자리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메스꺼움과 함께 깨어났다.
종이 위에 그녀는 썼다.
“번호를 멈출 것.”
그리고.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고는 두 번째 줄을 그었다.
그녀는 그들이 사슬을 더 부드럽게 만들도록 돕고 싶지 않았다.
유용한 밤
다섯째 날, 세귀르가 돌아왔다.
그는 리즈를 호출하지 않았다.
그는 보이는 호위도 없이 변형들의 방으로 왔다. 다른 이들의 피로보다 더 잘 붙들어 맨 피로를 지닌 채였다. 그는 조립품들, 곡선들, 기록들을 보았다. 그러고는 그녀와 몇 분만 단둘이 있게 해 달라고 했다.
소렐이 거절했다.
리즈가 말했다.
— 이 사람은 남아요.
세귀르는 받아들였다.
그것은 펠트펜으로 적은 몇몇 조건들이 아직 버티고 있음을 인정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방이 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말했다.
— 그 결과로 알게 되기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리즈가 앉았다.
— 시작이 좋네요.
— V3, V6, V8의 응답은 이 사안의 성격을 바꿉니다.
— 아니요. 당신들의 조급함을 바꾸는 거죠.
— 둘 다입니다.
소렐은 벽에 등을 기댔다.
세귀르가 이어 말했다.
— 현상이 최초의 물건 하나와 연결되어 있는 동안에는, 우리는 그것이 사고, 이상 현상, 단일 사례라고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밤들 이후 일부 변형들이, 약하게나마, 응답하게 된 지금부터는 다른 것이 생겼습니다.
— 사슬이요.
그는 그 단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 단어가 틀려서가 아니었다.
— 출현 중인 프로토콜입니다.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사슬이에요.
소렐은 바로잡지 않았다.
세귀르는 그 단어를 논하지 않기로 했다.
— 대통령께 오늘 저녁 보고될 겁니다.
리즈는 유리 덮개 아래 놓인 V8을 바라보았다.
— 이미 알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 이상 현상과 예외적 개입에 대해 보고받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지금은요?
— 지금은, 프랑스가 무거운 질량의 겉보기 양력을 수정할 수 있는 유일하게 알려진 절차를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절차가 한 프랑스 시민에게 의존하며, 우리가 아직 현상에 대한 통제를 잃지 않고 그녀의 자유를 보호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는 보고를 받게 될 겁니다.
— 표현을 다듬었군요.
— 네.
— 거의 정직하네요.
— 그것이 목표입니다.
그녀는 기쁨 없는 짧은 웃음을 터뜨렸다.
세귀르가 그녀 맞은편에 앉았다.
— 바렌 부인, 지금 사슬을 끊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단어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는 그것을 일부러 떨어뜨렸다.
리즈는 소렐이 긴장하는 것을 느꼈다.
— 이제야, 그녀가 말했다.
— 네.
— 더는 꾸미지 않나요?
— 덜 그러려 합니다.
— 왜요?
— 위험을 이름 붙였을 때 당신이 더 잘 알아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마리안을 생각했다.
그 말들을. 그들의 긴급함이 되지 마.
그녀는 유리창 너머의 물건들, 변형들, 약한 곡선들, 무언가가 응답할 때 브레송이 보이던 안도감, 그리고 모두가, 가장 나은 사람들조차, 그녀의 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를 기다리기 시작한 방식을 생각했다.
— 몇 번이죠? 그녀가 물었다.
세귀르는 못 알아들은 척하지 않았다.
— 사흘 밤입니다.
— 아니요.
— 이틀.
— 흥정이 아니에요.
— 그럼 말해 주십시오.
그녀는 소렐을 보았다.
소렐은 그녀 대신 대답하지 않았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이제는 알 수 없었다.
— 하룻밤, 리즈가 말했다. 단 하룻밤. 새 번호가 붙은 물건은 안 돼요. 묶음도 안 돼요. 변형은 네 개를 넘기지 말 것. 내가 먼저 봅니다. 거부할 것은 거부합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 시험은 스물네 시간 동안 멈춥니다.
— 왜입니까?
— 내가 멈춤을 두지 않으면, 당신들은 그걸 방법이라고 부를 테니까요.
세귀르는 그 말을 받아들였다.
그가 서명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단 한 번의 밤은 동의합니다. 개수도 동의합니다. 당신의 사전 거부권도 동의합니다. 스물네 시간 중단은 저 혼자 약속할 수 없습니다.
— 그럼 혼자 요구하지 마세요.
그는 전화기를 꺼냈다.
검은 전화기가 아니었다.
그 자신의 전화기였다.
그는 방을 나갔다.
소렐이 리즈를 보았다.
— 확실합니까?
— 아니요.
— 그런데 왜 예라고 합니까?
리즈는 투명한 유리 덮개들을 바라보았다.
— 지금 아니라고 하면, 그들은 내 아니오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법을 배울 테니까요.
— 그리고 예라고 하면요?
— 더 잘 부탁하는 법을 배우겠죠.
소렐은 반박하지 않았다.
— 승리는 아니군요, 그녀가 말했다.
— 아니죠.
복도에서 세귀르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리즈는 단어들을 듣지 못했다.
그녀가 들은 것은 오직 박자뿐이었다. 국가가 하나의 예외를, 밤을 건너갈 만큼 단단한 공식 속에 밀어 넣으려 할 때 울리는 오래된 음악.
그날 밤, 그녀는 두 개의 벽 너머에 네 개의 변형을 둔 채 잠들기로 받아들였다.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과학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언젠가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조차 아니었다.
그녀가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 짊어질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어 하는 자기 안의 한 부분 때문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이 가장 비난하기 어려웠다.
잠자리에 들기 전, 그녀는 마리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 하룻밤이야, 그녀가 말했다.
— 설명해 줄래?
— 제대로는 못 해.
— 그럼 할 수 있는 말만 해.
리즈는 문, 수첩, 조건이 적힌 종이를 보았다.
— 그들은 내가 자야 해.
마리안이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리즈는 알아듣지 못했다.
그리고.
— 너는?
— 나도 그런 것 같아.
그 대답은 두 사람 모두를 두렵게 했다.
두 시 오십 분, 리즈는 네 개의 변형을 꿈꾸었다.
여섯 시, 둘이 응답했다.
일곱 시, 사슬이라는 말은 서류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 자리는 이렇게 바뀌어 있었다.
“유용한 밤들의 시퀀스.”
리즈는 마송의 어깨너머로 그 문구를 읽었다.
그녀는 소리치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이해했다. 산업화는 리듬, 공장, 가득 찬 격납고로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모두가 합리적이라고 여길 문서 속에, 복수형으로 쓰인 부드러운 표현 하나로 시작될 것이다.
13장
판의 중심에 선 프랑스
선들의 아침
아침 여덟 시 삼십 분, 이미 아무도 밤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 밤이 무엇을 열어젖혔는지를 말하고 있었다.
그 미묘한 차이만으로도 리즈는 창문도 없고, 수첩도 없고, 벽 뒤의 물건도 없고, 깨어났을 때 자신을 기다리는 합리적인 말들도 없는 방에서 열다섯 시간을 자고 싶다는 난폭한 욕구를 느꼈다.
아무도 그것을 제안하지 않았다.
한 간호사가 변형체들의 방에서, 그녀를 선 채로 진찰했다. 팔에는 혈압계가 감겨 있었다. 소렐은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운도 입지 않은 채, 더 권위적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사람의 얼굴로.
— 몇 시간 주무셨습니까?
— 보아하니 대답을 두 번은 할 만큼요.
— 제가 묻는 건 그게 아닙니다.
— 세 시간. 어쩌면 조각조각 네 시간.
소렐이 적었다.
그 펜 자체가 죄책감을 느끼는 듯했다.
테이블 위에는 네 개의 변형체가 유리 덮개 아래 놓여 있었다. 둘은 반응했다. 같은 힘으로는 아니었다. 같은 곡선도 아니었다. 깔끔한 프로토콜을 만들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날 밤이 사고이기를 멈추고, 기능과 접근권과 야망 혹은 두려움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가능한 방법이 되기에는 충분했다.
리즈는 라벨을 보았다.
V10.
V11.
반응했던 두 개.
그런데 그녀는 번호를 멈춰 달라고 요구했었다.
누군가는 글자 그대로 따랐고, 조금 뒤에서 다시 시작했다.
— 누가 이름 붙였죠? 그녀가 물었다.
서류철에 측정 기록들을 정리하던 브레송이 굳었다.
— 접니다.
그는 자신을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
그 점이 오히려 거의 더 나빴다.
— 멈추라고 했잖아요.
— 네.
— 그런데요?
그는 종이를 내려놓았다.
— 곡선을 헷갈릴까 봐 두려웠습니다.
완벽한 대답.
멍청한 대답.
진짜 대답.
리즈는 잠시 눈을 감았다.
— 그럼 죽은 문자로 붙여요. 연속이 아니라.
— 죽은 문자요?
— 네. 다음을 약속하지 않는 것.
브레송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전부 이해하지는 못했다.
슬퍼질 만큼은 이해했다.
그가 대답하기 전에 문이 열렸다. 르세르프가 들어왔고, 뒤이어 마송과 들로네가 들어왔다. 그리고 세귀르.
세귀르는 자지 않았다.
너무 잘 버티고 있는 방식에서 그것이 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피로는 어깨로, 몸짓으로, 목소리로 내려앉았다. 그의 피로는 반대로 얼굴까지 올라와 눈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또렷하고, 차갑고, 국가 기밀처럼 붙들린 채.
— 바렌 부인, 그가 말했다. 보여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 아니요.
그 말은 그녀보다 먼저 튀어나왔다.
세귀르가 멈췄다.
— 뭐가 아니란 겁니까?
— 아니요, 먼저는 안 됩니다. 먼저 스물네 시간 중단. 그게 조건이었어요.
마송이 자신의 서류철로 시선을 내렸다.
르세르프도 그랬다.
세귀르는 잊은 척하지 않았다.
— 실험은 중단됐습니다.
— 언제부터요?
— 일곱 시 십이 분부터입니다.
— 사람들은요?
— 어떤 사람들 말입니까?
— 다음에 내게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사람들요.
그는 한순간을 흘려보냈다.
— 그들은 아닙니다.
— 그렇죠.
소렐이 리즈와 변형체들이 놓인 테이블 사이에, 약간 비스듬히 섰다. 아주 작은 동작이었다. 물리적 보호는 아니었다. 하나의 구두점이었다.
— 그녀 말이 맞습니다, 소렐이 말했다. 중단은 즉각적인 압박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보클레르라면 틀림없이 빠르게 대답했을 것이다.
세귀르는 요구를 끝까지 듣는 데 시간을 들였다.
— 우리는 밤을 요구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실험도 아닙니다.
— 그럼 뭘 요구하러 왔죠?
— 지도를 보시라는 겁니다.
그는 열린 문을 가리켰다.
리즈는 그가 평범한 지리 지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따라갔다.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니었다.
세계가 어떤 형태로 들어왔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그녀를 데려간 방은 다른 방들보다 컸고, 천장은 더 낮았으며, 창문은 없었다. 뜨거워진 장비와 너무 오래된 커피, 갓 인쇄한 종이 냄새가 났다. 안쪽 벽에는 정치적 색채가 없는 세계 지도가 화면에 떠 있었다. 오직 선들과 점들, 회색 사각형들뿐이었다.
프랑스가 중심에 있었다.
시각적으로가 아니었다.
선들에 의해서였다.
브뤼셀로 향하는 선 하나.
워싱턴으로 향하는 선 하나.
런던으로 향하는 선 하나.
베를린으로 향하는 선 하나.
로마로 향하는 선 하나.
이름 없는 지점들로 향하는 선 둘.
베이징으로 향하는 선 하나. 아무도 그 이름을 적어 둘 수고를 하지 않았다.
리즈는 입구에 선 채 머물렀다.
— 이걸 밤새 만든 건가요?
르세르프가 대답했다.
— 대부분의 선은 이미 있었습니다.
— 무엇을 위해서요?
— 위기들에 대비해서요.
리즈는 지도를 바라보았다.
— 그리고 이제는 내가 위기군요.
아무도 정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거의 휴식처럼 느껴졌다.
세귀르가 화면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 대통령은 스물세 시 사십 분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여섯 시에 제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즉각적인 결정 세 가지가 내려졌습니다. 첫째, 범위는 프랑스 안에 머문다. 둘째, 어떤 공개 발표도 없다. 셋째, 공식적인 정치 결정 없이는 어떤 외부 협력자에게도 완전한 절차를 전달하지 않는다.
— 완전한 절차, 리즈가 되풀이했다.
마송이 대답했다.
— 거기에는 변형체들, 밤의 조건들, 기록, 곡선, 가능한 의학적 관찰, 그리고 당신과의 연결을 입증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포함됩니다.
— 그러니까 나군요.
— 네.
그는 단순하게 말했다.
그들 사이에는 그것이 일종의 예의가 되어 있었다. 공포가 이미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는 더 이상 그것을 숨기지 않는 것.
세귀르가 덧붙였다.
— 대통령은 또한 오늘 중으로 당신의 개인적 지위를 명확히 하라고 요청했습니다.
— 내 개인적 지위.
— 네.
— 직원, 시민, 증인, 구금자, 현상, 도구, 비밀, 긴급 사안?
그녀는 그 목록을 준비하지 않았었다.
저절로 나왔다.
르세르프가 무언가를 적다가, 그 말들을 적는 것이 그것들을 더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막 깨달은 듯 멈췄다.
소렐이 말했다.
— 사람.
리즈가 그녀를 보았다.
— 뭐라고요?
— 그게 첫 번째 지위입니다. 사람. 나머지는 모두 그것을 지우지 않는 방식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세귀르가 대답하기 전에 보클레르가 옆 화면에 나타났다.
그는 평소의 하얀 사무실에 있지 않았다. 그의 뒤로는 목재 장식 벽 한쪽, 금빛 램프, 지나치게 높은 창문이 보였다. 리즈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
—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소렐 부인, 그가 말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전화들에 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소렐이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 아무렇게나 대답하지 않게 해 주기에는 충분할지도 모르죠.
보클레르는 웃지 않았다.
— 우리에게는 더 이상 그런 사치가 없습니다.
리즈는 세귀르가 1밀리미터쯤 굳어지는 것을 보았다.
국가의 1밀리미터와 국가의 1밀리미터.
이제 그녀의 자유의 여백은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몰랐다.
브뤼셀
첫 번째 통화는 이미 이루어져 있었다. 그들은 녹음을 들려주지 않았다. 두 페이지를 건넸다. 너무 말끔한 요약문이었다. 여백은 균등했고, 단어들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맨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 유럽 접촉 - 집행위원장 비서실 - 전용 채널. »
리즈는 테이블 위에 놓인 도구들을 보듯 표현들을 읽었다. 전략적 연대, 단계적 공동 활용, 유럽 안전 체계, 유럽 내부 불균형 예방.
— 그들은 뭘 알고 있죠?
르세르프가 대답했다.
— 산업적, 군사적, 우주적 단절이 파리에서 단독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사후에 알게 되지는 않게 해 달라고 요구할 만큼은요.
— 자기 몫을 원할 만큼은요.
세귀르는 정정하지 않았다.
화면 속 보클레르가 말했다.
— 공동의 정당성의 시작을 만들지 않으면, 각 수도는 당신에게로, 혹은 당신을 상대로, 제 길을 찾으려 할 겁니다.
— 나에게로.
— 네.
이번에는 그가 그 말을 치장하지 않았다.
소렐이 요약문을 집어 들고 연필로 한 줄을 그어 지웠다.
마송은 항의하려다, 그것이 복사본일 뿐이라는 사실을 너무 늦게 떠올렸다.
— 뭐 하시는 겁니까? 보클레르가 물었다.
— 더러운 말을 지웁니다.
그녀가 읽었다.
— « 연계된 인간 역량의 공동화. » 아니요.
리즈는 그 표현이 늦게 도착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난폭하지 않았다. 그게 최악이었다. 방 안에 들여놓고 나면 결국 보이지 않게 되는 행정용 가구 같은, 촘촘한 부드러움이 있었다.
— 누가 이걸 썼죠?
르세르프가 메모를 확인했다.
— 직접 인용은 아닙니다. 우리 쪽 요약입니다.
— 그러니까 여기 누군가군요.
침묵.
마송이 펜을 닫았다.
— 수정하게 하겠습니다.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놔둬요. 당신들이 번역하면 내가 무엇처럼 보이는지 알고 싶으니까.
세귀르는 그 말들을 무거운 물체를 받듯 받았다.
— 알겠습니다.
프랑스의 답변은 세 가지 거부로 정리되었다. 기술 자료 없음, 리즈라는 사람에 관한 어휘 이전 없음, 그것을 훔치지 않는 이름이 생기기 전에는 어떤 공유 약속도 없음.
— 겨우 어휘요? 리즈가 물었다.
소렐이 대답했다.
—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이미 전장입니다.
지도 위에서 브뤼셀로 향하는 선은 짧았다.
목을 가장 잘 조르는 것은 흔히 짧은 선들이다.
워싱턴
두 번째 통화는 더 단순했다.
그래서 더 불안했다.
워싱턴은 공동 활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워싱턴은 접근을 요구했다. 그 단어는 어디에나 되돌아왔다. 프로토콜, 데이터, 중량 실험, 위기 거버넌스, 동맹 접근. 한 줄 한 줄마다 그 말은 기술적인 표정을 조금씩 잃고, 예의 바르게 들어오는 방식이 되어 갔다.
— 그들이 틀렸나요? 리즈가 물었다.
아무도 충분히 빨리 대답하지 않았다.
세귀르가 마침내 말했다.
— 전략적으로는 아닙니다. 빨리 이해하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그들은 빨리 이해했다는 사실이 권리를 준다고 여기는 점에서 틀렸습니다.
종이 위에는 영어 단어 하나가 괄호 안에 남아 있었다.
Interoperability.
리즈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짚었다.
— 프랑스어로는요?
— 동맹 간 호환성, 소렐이 말했다.
마송이 펜을 들었지만, 보클레르가 그를 멈췄다.
— 영어 단어도 남겨 두십시오. 유용합니다.
— 무엇에 유용한데요?
— 그 요구가 기술적일 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데요. 그것은 그 물건을 우리 것이 아닌 지휘 언어 속으로 들여보내는 방식입니다.
리즈는 그와 의견이 같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같았다.
답변은 단호하게 쓰였다. 밤에 관한 자료 없음, 변형체 없음, 완전한 절차 없음, 국토 밖 이동 없음. 확산 위험에 관해 동맹국끼리 나누는 정보, 그 이상은 없음.
— 버틸 수 있다는 듯 말하네요, 리즈가 말했다.
— 그게 제 일입니다.
— 아니요. 당신의 일은 다른 사람들이 어디가 휘는지 재는 동안 버티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세귀르는 그 정확성에 거의 재미있다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 그것도 제 일입니다, 네.
그때까지 벽가에서 조용히 있던 들로네가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그것을 읽고 밖으로 나갔다.
리즈는 시선으로 그를 따라갔다.
— 뭐죠?
르세르프가 자신의 기기를 닫았다.
— 경제부 기자 두 명이 일곱 시 삼십 분 이후 당신의 예전 그룹에 연락했습니다. 하나는 몽투아르의 산업 이상 현상에 관한 질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당신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방이 깊이를 잃었다.
그녀를 두렵게 한 것은 유명세가 아니었다. 세계가 14번 홀을 통해, 너무 큰 일의 증인이 되기를 청한 적 없는 사람들을 통해 되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하산은요?
— 저희가 아는 한 연락받지 않았습니다.
— 코르넥은요?
— 침묵 지시 아래 있습니다. 그룹의 법률 지원과 상시 보안 연락도 붙었습니다.
— 그러니까 감시받고 있군요.
— 그것도요.
그 ‘그것도’라는 말이 다른 모든 것보다 더 큰 피해를 냈다. 코르넥은 처음으로 제대로 바라봐 준 사람이었다. 그 보상으로 그녀에게는 관리되는 침묵이 주어졌다.
— 나데주는요?
아무도 몰랐다.
그것이 더 나빴다.
— 청소 직원요, 리즈가 말했다. 둘째 날 아침에 뭔가를 봤어요.
들로네가 그녀가 말하는 순간 돌아왔다.
— 제가 맡겠습니다.
— 제대로요?
그는 그녀가 말로 만들기 전에 비난을 들었다.
— 그녀를 사람처럼 대하는 사람과 함께요.
적어도 그 대답은 장치가 아니었다.
세귀르가 리즈를 바라보았다.
— 그래서 지금은 프랑스가 중심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자존심 때문이 아닙니다. 중심이 너무 빨리 이동하면, 각각의 선이 당신이 아는 누군가를 잡아당길 테니까요.
그 정확함은 계산된 것일 수도 있었다.
분명히 진실이기도 했다.
이중으로 죽은 것들
베이징으로 향하는 선은 선이 아니었다. 이름도, 범례도 없는 회색 얼룩이었다. 르세르프가 지도 위의 층을 바꾸자 외교적 선들은 사라지고, 실험실과 위장 회사들, 과학 비자들, 기계 구매 기록들, 겉으로는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특허 출원들이 나타났다.
— 이런 걸 뭐라고 부르죠? 리즈가 물었다.
— 포획 가설이라고 합니다, 르세르프가 대답했다.
— 스파이 행위죠, 소렐이 말했다.
르세르프는 반박하지 않았다.
브레송이 방으로 호출되었다. 그는 서류철과 잿빛 얼굴을 들고 들어와, 인쇄된 사진 세 장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프랑스 사진은 아니었다. 더러운 빛, 지나치게 높은 각도, 형편없는 해상도. 세 조립체는 브레송의 죽은 복제품들과 거의 비슷했지만, 훈련된 눈이라면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님을 볼 수 있을 만큼 달랐다.
아직도 지나치게 말끔했다.
지나치게 자신만만했다.
시험되기도 전에 죽어 있었다.
— 그들은 우리를 이해했습니다, 브레송이 말했다. 정확히는 아닙니다. 외곽 고리가 틀렸고, 중앙의 빈 공간은 지나치게 대칭적이며, 재료도 우리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체 방향은 당신의 형태들에서 왔습니다.
— 내가 보여 줄 수 있었던 형태들에서요?
그가 망설였다.
— 아닙니다.
방이 그 말 주위로 닫혔다.
리즈는 검은 수첩과 17쪽, 아버지의 아파트에 있던 불가능한 여덟 장의 종이, 자신이 숨겼다가 조각조각 내주었고 결국 유리 덮개 아래 물체가 되는 것을 보았던 모든 것을 생각했다.
— 누가 접근했죠?
들로네가 방어하지 않고 대답했다.
— 지금 당장 도움이 될 답을 드리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요. 여기 있는 사람들. 파리에 있는 사람들. 범위가 닫히기 전에 조각들을 받은 사람들. 기계들. 인쇄물들. 복도에서의 시선들. 비밀은 우리가 믿는 것만큼 결코 작지 않게 만드는 모든 것들입니다.
소렐이 물었다.
— 이 조립체들은 시험됐나요?
브레송이 곡선 세 장을 꺼냈다.
직선 두 개.
그리고 세 번째 곡선 하나. 너무 약한 꺾임이어서 아직도 잡음처럼 보였다.
타르디외가 사진들을 보았다.
— 이중으로 죽은 것들.
아무도 그 표현을 되받지 않았다.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을 만큼 정확한 채, 그 말은 그곳에 남았다.
— 그들은 묻지도 않고 베끼는군요, 리즈가 말했다.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 모두가 그렇게 할 겁니다.
— 당신들도요.
— 우리도요.
— 다만 당신들은 먼저 내게 묻죠.
— 당신이 우리가 잘못하게 내버려 두면, 점점 덜 그렇게 될 겁니다.
그 말들은 위협이 아니었다. 아니, 차라리 위협이었다. 다만 스스로 위협임을 드러낼 만큼의 품위가 있는 위협.
세귀르가 첫 조치들을 발표했다. 식별된 채널 차단, 일부 협력자 소환, 여러 과학 교류 중단, 유출 조사 개시, 이해될 만큼은 모호한 외교적 답변 준비.
— 그러니까 협박이군요.
— 네.
그가 그렇게 말한 점은 좋았다.
그가 그렇게 간단히 말한 점은 두려웠다.
— 그래도 충분하지 않으면요?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 그럼 프랑스가 우회하기 더 어려운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 내 얘기를 하는군요.
— 네.
— 또.
— 이제는 언제나.
그 말이 깨끗한 침묵을 내려앉혔다.
리즈는 국가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더 음란한 말이 어쩌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중심
점심때가 되어서야 마침내 그녀는 마리안에게 전화할 수 있었다.
자신의 방에서는 아니었다.
빈 테이블 하나, 의자 두 개, 플라스틱 받침대 위에 놓인 보안 전화기 하나, 그리고 유리창 뒤의 들로네가 있는 작고 중립적인 방에서였다.
그는 복도에 있겠다고 제안했었다.
리즈는 거절했다.
— 들을 거라면, 적어도 듣고 있는 당신을 내가 보게 해요.
그는 따지지 않았다.
마리안은 두 번째 신호음에 받았다.
— 너 어디야?
— 브레스트.
진실이 그녀의 입속에서 이상한 소리를 냈다.
너무 단순한 소리였다.
— 언제부터?
— 며칠 됐어.
— 며칠.
마리안은 소리치지 않았다.
그것은 분노가 심각하다는 뜻이었다.
— 엄마는 알아?
— 아니.
— 그러니까 나는 네가 어느 도시에 있는지도 모른 채 너 대신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네.
— 응.
— 너 죽여 버릴 거야.
리즈는 눈을 감았다.
— 그러면 좋겠다.
침묵.
고백은 너무 빨리 나왔다.
반대편에서 마리안은 깨지기 전에 접시를 내려놓는 사람처럼 숨을 쉬었다.
— 리즈.
— 미안해.
— 아니. 미안하다는 말 말고. 내 말 들어. 너는 변호사와 이야기하겠다고 요구해야 해. 그들의 변호사 말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법무 담당자 말고. 네 변호사. 네가 집에 돌아가는 것을 막는 모든 것에 대해 서면 증거를 요구해야 해. 그리고 그들의 문제를 이해한다고 해서 네가 그들의 해결책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짓은 그만둬.
리즈는 유리창 뒤의 들로네를 보았다.
그는 듣지 않는 척하지 않았다.
— 그중 일부는 이미 요구했어.
— 일부로는 부족해.
— 네 말이 맞아.
— 아니, 넌 몰라. 넌 늘 아빠 같았어. 무거운 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어깨를 들이밀 가치가 있다고 믿지.
그 대답은 예상보다 정확한 곳을 찔렀다.
—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 그렇겠지. 아니었으면 네가 나한테 더 잘 거짓말했을 테니까.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마리안이 더 낮은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 너 위험해?
리즈는 문과 유리창, 전화기, 자신의 손을 보았다.
— 그런 식은 아니야.
— 나는 예 아니오로 묻고 있어.
— 응.
— 나갈 수 있어?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리안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질문은 스스로 답을 찾아냈다.
— 알았어, 언니가 말했다.
그 알았어 속에는 리즈가 아직 그녀에게서 알지 못했던 무언가가 있었다. 두려움만이 아니었다. 움직이기 시작하는 힘.
— 뭐가 알았다는 거야?
— 알았어, 이제 그 거짓말을 어떤 범주에 넣어야 하는지 알았다는 거야.
— 마리안.
— 아니. 너는 나한테 이름 하나를 줄 거야. 내가 전화했을 때 나를 바보 취급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거기 있는 누군가의 이름.
리즈는 유리창을 향해 눈을 들었다.
들로네가 손가락 두 개를 보였다.
2분.
— 소렐, 리즈가 말했다.
— 이름은?
— 아리안.
— 직책은?
— 물리학자. 때로는 브레이크.
— 좋아.
마리안이 적었다. 리즈는 그녀가 쓰는 소리를 들었다.
평범한 부엌에서 나는 그 펜 소리가 그녀를 거의 울릴 뻔했다.
— 끊어야 해.
— 아니. 그들이 네가 끊기를 원하는 거지.
— 둘 다야.
— 그럼 빨리 들어. 너는 그들의 국가 사안이 아니야, 설령 그런 냄새가 난다 해도. 너는 장관들, 군인들, 내가 이름조차 모르는 사무실들, 멀리서 서로를 감시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류가 아니야. 너는 내 동생이야. 그들이 나머지를 설명할 때 거기서부터 시작해.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리안이 먼저 끊었다.
또다시.
리즈가 밖으로 나오자 세귀르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보클레르도 아니었다.
마송도 아니었다.
세귀르 혼자였다. 그것은 그가 할 말이 중요하거나, 혹은 중요하지 않은 척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 당신의 언니는 오늘 오후 아리안 소렐과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그가 말했다.
— 벌써 결정했나요?
— 네.
— 왜요?
— 그녀가 한 가지 점에서는 옳기 때문입니다. 당신 가족에게 품위 있는 연락 창구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불필요한 공황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 다른 점들에 대해서는요?
— 아마 그녀가 그것들도 옳을 겁니다. 형식으로 만들기가 더 복잡할 뿐입니다.
리즈는 벽에 등을 기댔다.
복도에서는 최근에 칠한 페인트와 더 먼 곳에서 데워진 식사 냄새가 났다. 군사 기지는 세계적 위기와 미지근한 셀러리를 같은 숨 안에 담을 수 있었다. 그것이 터무니없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 나를 보내 줄 건가요?
세귀르가 대답했다.
— 오늘은 아닙니다.
우회도 없었다.
설탕도 없었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받아냈다.
— 그럼 나는 구금된 거군요.
— 아닙니다.
— 당신도 아주 잘 알잖아요, 맞다는 걸.
— 네.
그는 바닥을 보았다가, 다시 그녀를 보았다.
—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 그 단어가 의심스럽네요.
— 의심하셔도 됩니다.
그는 그녀에게 서류철을 내밀었다.
두껍지 않았다.
세 장.
« 과학 및 산업 주권 임시 장치. »
리즈는 제목을 읽었다.
— 훌륭하네요. 장롱 같아요.
세귀르는 웃지 않았다.
— 프랑스법상 프로젝트 회사. 국가가 다수 지분. 당신의 최초 고용주의 참여는 제한되고 보상됨. 공적 과학 부문. 제한적 거버넌스. 당신과 함께 정의할 일부 사용에 대한 거부권. 분리된 개인 지위. 외부 변호사. 당신이 선택하는 의사. 조직된 가족 연락. 그리고 무엇보다, 즉각적인 생명 구조와 당신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십팔 시간 동안 어떤 유용한 밤도 요구 금지.
그녀는 다시 읽었다.
단어들은 더 나았다.
그래서 불안했다.
— 이걸 언제 썼죠?
— 오늘 밤입니다.
— 내가 자는 동안.
— 네.
— 당신들은 내 잠을 참 잘 조직하네요.
그는 움직이지 않고 그것을 받았다.
— 네.
리즈는 그가 변명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 내가 거절하면요?
— 그러면 이 장치는 어쨌든 만들어질 겁니다. 더 나쁘게, 당신이 그 안에 덜 들어간 채로.
— 협박이군요.
— 네.
— 발전하고 있네요.
— 자랑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그 말을 믿었다.
그것이 아무것도 고치지는 못했다.
큰 방 안에는 세계 지도가 아직 떠 있었다. 선들은 떠나고, 돌아오고, 프랑스 해안의 작은 조각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한 여자 위에서 서로 엇갈렸다.
보클레르는 르세르프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타르디외와 브레송은 이중으로 죽은 것들의 사진 위로 몸을 숙이고 있었다.
소렐은 유럽 요약문을 다시 가져와 아직도 단어들을 지우고 있었다.
마송은 같은 현실을 조금 덜 더럽게 만든 버전을 쓰고 있었다.
들로네는 거푸집 덩어리가 다시 떨어지는 것을 보았던 청소 직원 나데주에 관해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있었다.
축소된 나라 전체가 그녀 주위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맞서기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를 위해서만도 아니었다.
주위에서.
그게 어쩌면 더 위험했다.
세귀르가 그녀의 시선을 따라갔다.
— 프랑스가 판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 표현은 승리처럼 들렸어야 했다.
그것은 진단의 어조를 가지고 있었다.
리즈는 지도 위의 선들을 보았다.
— 아니요.
— 아니요?
— 사람을 중심에 놓는 게 아니에요. 둘러싸는 거죠.
세귀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밖에서는, 벽들 너머 어딘가에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정박지가 자신의 질량과 배들, 기중기들, 비밀들을 붙들고 있었다.
화면 위에서는 모든 선이 프랑스로 돌아왔다.
방 안에서는 모든 말이 그녀에게로 돌아왔다.
14장
세계가 형태를 바꾸다
모형들
마흔여덟 시간 동안, 그들은 약속을 지켰다.
그들은 밤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의 방에 대한 새로운 변형에 접근하지 않았다.
그들은 추가 조건이나, 각주에 붙은 보충 사항이나, 예외로 위장한 긴급 사안을 적은 종이를 문 밑으로 밀어 넣지 않았다.
그들은 더 나쁜 일을 했다.
그들은 그녀에게 세계를 보여주었다.
거대한 세계가 아니었다.
축소 모형 속의 세계, 접힌 메모들, 지형 단면도, 부두 도면, 교량 설계도, 보험 표, 구조 지침, 군사지도 속의 세계였다. 세계는 아직 거리로 나오지 않았다. 아직 공적인 이름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미 닫힌 방들 안에서, 테이블에서 테이블로, 진지한 사람들의 손가락 아래에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휴식 첫날 아침, 세귀르는 리즈를 그녀가 본 적 없는 방으로 데려갔다.
길고 낮은 방이었다. 중앙 스크린은 없었다. 한가운데에는 큰 탁자 세 개가 끝과 끝을 맞대고 밀려 있었다. 그 위에는 흰색 모형들이 놓여 있었다. 처음 보면 거의 아이들 장난감 같았지만, 그 하얀빛을 불길하게 만드는 정밀함이 있었다.
부두 하나.
고가교 하나.
무너진 건물 하나.
선체 하나.
진흙 지대에 갇힌 장갑차 하나.
그리고 끝에는, 주민 없는 작은 도시 하나.
— 이게 뭐죠? 리즈가 물었다.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효과 시나리오입니다.
— 말이 미끄러지네요.
뒤따라 들어온 마송은 이미 펜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타르디외는 다투지 않았다.
— 그렇다면 가능한 세계들입니다.
— 더 나빠요.
부두 모형 곁에 서 있던 브레송이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실제로 뭔가를 부수기 전에, 이게 무엇을 부술지 보는 방법들입니다.
리즈는 그 말은 받아들였다.
안심이 되어서가 아니었다.
적어도 부끄러움이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소렐도 그곳에 있었다. 팔짱을 끼고, 굳은 얼굴이었다. 그녀는 그 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미 죄를 저지른 것처럼 모형들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그게 보였다.
— 상기시켜 드립니다, 누군가 시작하기 전에 그녀가 말했다. 우리에게는 산업용 모듈이 없습니다. 신뢰할 만한 양산품도 없습니다. 몇 가지 약한 변형과 최초의 물체를 넘어서는 깨끗한 반복도 없습니다. 여기서 말해질 것은 통제된 가설이지, 약속이 아닙니다.
보클레르는 음성 연결만 되어 있었다.
확성기 위쪽에서 그의 목소리가 지직거렸다.
— 아무도 약속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 바로 그 점입니다, 소렐이 말했다. 아무도 약속을 말하지 않을 때, 약속은 다른 곳에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니까요.
리즈는 첫 번째 탁자를 바라보았다.
축소된 부두 위에는 흰 컨테이너들, 크레인들, 레일 한 조각, 바지선 하나, 그리고 다른 것들보다 큰 블록 세 개가 중량 화물을 나타내고 있었다. 바닥의 노란 선들까지 그려져 있었다.
그 작은 것들에 들인 정성이 그녀를 밖으로 나가고 싶게 만들었다.
— 항만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당연했다.
위기 그래픽 디자이너가 항만을 흰 사각형들로 축소하기 전, 리즈의 아버지는 항구에서 물건들을 날랐다.
부두들
모형을 설명한 남자는 군에서 온 사람이 아니었다.
그 점이 리즈를 놀라게 했다.
그는 쉰 살쯤 되어 보였고, 울 재킷에 구겨진 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두꺼운 손을 가지고 있었다. 사무실에서 보낸 세월도 완전히 갈아내지 못한 하구 쪽 억양이 남아 있었다. 세귀르는 그를 특별 기밀 아래 배치된 항만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리즈는 그의 직함을 기억하지 않았다.
그의 손을 기억했다.
— 효과가 국지적이고 통제 가능한 상태로 남는다면, 그가 말했다. 첫 충격은 운송이 아닙니다. 인양입니다.
그는 작은 갠트리 크레인을 옮겼다.
— 오늘날 중량 항만의 지리는 장비, 흘수, 크레인, 보강된 부두, 철도 접근, 지연 시간의 지리입니다. 겉보기 무게의 일부가, 일시적이라도, 협상 가능한 것이 된다면, 지금까지 배제되었던 일부 보조 항만들이 특정 작업에 들어오게 됩니다.
그는 성냥갑만 한 흰 블록 하나를 집었다.
— 변압기, 교량 부재, 선박 부품, 탱크, 해체된 터널 굴착기.
그는 그 블록을 너무 작은 부두 위에 놓았다.
— 세계가 가벼워지는 게 아닙니다. 세계가 예전의 병목에 덜 충실해지는 겁니다.
리즈는 그 표현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모든 좋은 표현은 위험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 대형 항만들은요? 르세르프가 물었다.
— 힘은 유지합니다. 하지만 불가능에 대한 독점 일부를 잃습니다.
세귀르가 적었다.
보클레르도 아마 어딘가에서 적고 있을 터였다.
리즈는 흰 부두를 바라보며 다른 것을 보았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남자들, 바람 속에서 익힌 동작들, 잘못 다시 잡힌 화물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몸들.
— 사람들은요? 그녀가 물었다.
항만 전문가가 눈을 들었다.
— 어떤 사람들 말입니까?
그 질문은 이미 계산에서 몸들을 지워 버리고 있었다.
그도 거의 즉시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 부두 노동자들요, 리즈가 말했다. 크레인 기사들. 바로 그것이 무겁기 때문에 해낼 줄 아는 팀들.
그는 작은 블록을 내려놓았다.
— 어떤 직업들은 바뀔 겁니다. 다른 직업들은 더 중요해지겠죠. 안전, 결박, 유도, 효과 통제…
— 지금 본인이 쓰는 단어들이 들리세요?
그는 올바르게 반응했다. 입을 다물었다.
세귀르가 물었다.
— 즉각적인 사회적 위험이 보입니까?
남자는 대답하기 전에 리즈를 바라보았다.
— 이해되기 전에 공개된다면, 그렇습니다. 중량 하역에 종사하는 일부는 자기들의 지식이 쓸모없어졌다고 믿을 겁니다. 다른 일부는 터무니없는 기한을 맞추려고 사람들 허리를 망가뜨리는 일을 이제야 멈추게 되었다고 믿겠죠. 둘 다 맞을 겁니다.
아무도 곧바로 적지 않았다.
리즈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 제 아버지는 부두 노동자였어요, 그녀가 말했다.
왜 그 말을 그 자리에서 하는지 그녀 자신도 몰랐다.
어쩌면 축소된 부두 위에 죽은 사람 하나를 다시 세워두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전문가는 눈을 내리깔았다.
— 그렇다면 아시겠군요.
— 질량을 덜어 주는 세계가, 평생 그것을 존중하며 살아온 사람들을 모욕할 수도 있다는 건 알아요.
소렐이 리즈를 바라보았다.
마송은 그 문장을 적었다.
리즈는 그대로 두었다.
탁자 한쪽에는 가능한 효과를 요약한 메모가 있었다.
재편되는 항만.
이동하는 물류망.
재평가되는 토지 가치.
사회적 위험.
재계산해야 할 보험.
한 줄이 손글씨로 덧붙어 있었다.
“이기는 항만 / 지는 항만.”
리즈는 마송의 펜을 가져와 빗금을 그어 지웠다.
그 자리에 그녀는 이렇게 썼다.
“이기는 사람들, 지는 사람들.”
아무도 그녀에게서 펜을 도로 가져가지 않았다.
슬래브 아래
세 번째 탁자는 무너진 건물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 높지는 않았다.
아마 여섯 층쯤.
콘크리트 판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카드들처럼 겹쳐 있었다. 공동들은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붉은 점들은 시신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가리켰다.
리즈는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보았다.
민간안전국의 한 여자가 말을 시작했다. 짧은 머리, 짙은 파란색 제복, 과장 없는 얼굴. 그녀는 매혹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것이었다.
— 우리에게 가장 큰 효과는 완전한 인양이 아닙니다. 슬래브 아래에서 얻는 1분입니다.
소렐이 고개를 끄덕였다.
— 붉은 요람처럼요.
— 더 작고, 더 더럽고, 덜 통제된 방식으로요. 지진. 학교 붕괴. 터널. 암석이 섞인 눈사태. 철도 사고. 적절한 순간에 지지력의 십 퍼센트, 십오 퍼센트, 이십 퍼센트를 덜어 낼 수 있다면 생존 가능 시간이 달라집니다.
리즈는 오래된 문장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그건 들어 올리는 게 아니다.
죽이지 않게 막는 것이다.
여자는 푸른 공동 하나에 손가락을 올렸다.
— 예를 들면 여기입니다. 바닥 아래 아이 둘. 지금이라면 우리는 버팀목을 세우고, 절단하고, 슬래브가 움직이지 않기를 빌죠. 만약 당신의 장치가…
—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그 말이 흐름을 둘로 잘랐다.
여자가 그녀를 보았다.
— 뭐라고요?
— “당신의 장치”가 아니에요.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에 묻은 건조함을 들었고, 후회하지 않았다.
— 그 장치. 그 현상. 그 효과. 뭐라고 부르든요. 하지만 아이들을 그 아래에 놓을 때 그것을 제 것이라고 부르지는 마세요.
여자가 고개를 숙였다.
— 알겠습니다.
그녀는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
그 점이 거의 더 아팠다.
— 그 조건에서 효과가 존재한다면, 그녀가 다시 말했다. 전문 팀들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건물을 들어 올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무게에게서 몇 분을 훔치기 위해서입니다.
확성기 속 보클레르가 물었다.
— 훈련이 필요합니까?
— 엄청나게요. 그리고 기술만이 아닙니다. 도우려다가 붕괴를 악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구조대원들에게 준다면, 너무 세게 희망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소렐이 중얼거렸다.
— 바로 그거예요.
리즈는 모형을 바라보았다.
붉은 점들은 너무 작았다.
아이들처럼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회의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 함정을 이해하세요? 그녀가 물었다.
민간안전국 여자는 모르는 척하지 않았다.
— 네.
— 어떤 함정이죠?
— 당신에게 몸들을 보여주는 건, 당신을 붙잡는 일입니다.
그 뒤에 이어진 침묵은 행정적인 것이 아니었다.
인간적인 것이었고, 그래서 더 위험했다.
리즈는 르 비앙을 생각했다.
케르브라를.
첫 번째 일탈을 거절할 수 없게 만들었던 두 이름을.
— 그래도 하겠죠, 그녀가 말했다.
여자가 대답했다.
— 네.
잔혹해서가 아니었다.
전략 때문도 아니었다.
그녀가 직업 인생 내내 너무 무거운 것들 아래에서 사람들을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리즈는 한 걸음 물러났다.
세귀르가 회의를 중단하려는 몸짓을 했다.
그녀가 손을 들었다.
— 아니요. 계속하세요. 함정들이 아직 제 진짜 형태를 하고 있을 때 보는 편이 나아요.
소렐은 의자 등받이에 손을 얹었다.
리즈에게가 아니었다.
의자에.
마치 그녀 곁의 물건을 만지는 것이 그녀를 만지지 않는 유일하게 올바른 방법인 것처럼.
진흙 지도
군사 탁자는 세부가 가장 덜했다.
그 절제에는 조금도 겸손한 구석이 없었다.
의도적이었다.
갈색 지형, 몇 개의 경사, 물을 나타내는 푸른 선 세 개, 도로를 나타내는 회색 판들, 표식 없는 작은 장갑차 두 대, 익명의 형태로 축소된 선체 하나. 어느 전장인지, 어떤 장비인지, 어느 나라인지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리즈는 그 노력만큼은 거의 인정할 뻔했다.
마레스코가 돌아와 있었다.
주연으로서가 아니었다. 유용한 증인으로서였다. 그의 왼팔에는 붉은 요람의 밤 이후로 아직 뻣뻣함이 남아 있었다. 아니면 그저 피로였는지도 모른다. 그의 곁에서 DGA 장교 하나가 등 뒤로 두 손을 맞잡은 채, 너무 빨리 상상하고 있을 때도 드러내지 않도록 훈련받은 사람처럼 꼼짝없이 서 있었다.
— 우리는 공격적 사용에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장교가 말했다.
소렐이 한 번 웃었다.
기쁨 없는 웃음이었다.
— 어디서 출발하든, 결국 거기 도착하게 될 겁니다.
장교는 항의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불길해졌다.
— 그렇습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경로는 중요합니다.
그는 장갑차 하나를 갈색 지대로 옮겼다.
— 악화된 지반에서의 기동성. 차량 회수. 일시적 도하. 중장비 기반 시설 없는 해상 하역. 구조물 보호. 민감 장비 대피. 활주로 수리. 해상에서 부품 안정화. 부분 효과만으로도 교리는 움직입니다.
— 증거보다 먼저요, 리즈가 말했다.
— 완전한 증거보다 언제나 먼저입니다.
— 안심이 되네요.
— 아닙니다.
그는 그것을 사실처럼 말했다.
마레스코가 입을 열었다.
— 문제는, 바렌 부인, 붉은 요람의 밤이 이미 현장 사람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를 주었다는 겁니다. 어쩌면 맞는 이미지는 아닐 겁니다. 그래도 이미지입니다. 세계에서 8센티미터가 줄어든 순간. 그들은 잊지 못할 겁니다.
— 당신도요.
— 네.
그는 눈을 내리깔지 않았다.
— 저도 잊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리즈는 그를 믿었다.
DGA 장교가 작은 장갑차를 진흙 밖으로 옮겼다.
— 특정 순간에 무게의 일부를 덜어 낼 수 있는 군대는 지형과의 관계를 바꿉니다. 약한 다리, 무른 지반, 잔해, 장애물, 벙커, 모든 것이 다시 해석됩니다.
— 사람들도요.
그가 멈추었다.
— 그렇습니다.
— 구덩이에서 자기를 꺼낼 수도 있다는 걸 아는 병사는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요. 자기 병사들을 꺼낼 수도 있다는 걸 아는 지휘관도 그렇고요. 그런데 실패하면 뭐라고 말할 건가요? 밤이 좋지 않았다고요?
그녀는 즉시 말이 너무 멀리 나갔다는 것을 느꼈다.
소렐은 눈을 감았다.
마레스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기분이 상해서가 아니었다.
그도 같은 생각을 했고, 그 말이 그녀의 입에서 나오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그렇게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가 대답했다.
— 당신은 아니겠죠.
— 네. 저는 아닙니다.
보클레르가 확성기에서 끼어들었다.
— 바로 그래서 교리는 사용 상황을 제한해야 합니다.
리즈는 기계를 향해 몸을 돌렸다.
— 그 단어가 빨리 돌아왔네요.
— 네.
— 사용.
— 네.
— 그것이 무엇을 대체하는지 아시죠.
— 구조.
그가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는 싫었다.
그가 잊었다면 더 싫었을 것이다.
— 그럼 벌써 이기게 두지 마세요.
보클레르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귀르는 말했다.
— 이 분야의 제목에 구조라는 단어를 넣겠습니다.
DGA 장교가 움직였다.
세귀르가 그를 바라보았다.
— 네, 압니다. 범위가 좁아지죠. 그게 목적입니다.
리즈는 조금 더 편하게 숨을 쉬었다.
진흙 지도 위에서 축소 장갑차는 바퀴 자국에서 빠져나와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것을 들어 올리는 손을 하나도 보지 못했다.
대가
오후에는 모형들이 치워졌다.
리즈는 방이 덜 폭력적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그녀는 틀렸다.
숫자들이 들어왔다.
전부는 아니었다.
다른 방식으로 방을 더럽히기에는 충분했다.
베르시에서 온 여자, 보험업계 대표, 공공 재보험 법률가가 연기가 지붕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화재를 재러 온 사람들처럼 그녀 앞에 앉았다. 리즈는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들의 동사들을 기억했다. 개정하다, 보장하다, 제한하다, 보증하다, 가치화하다.
각 동사는 어두운 정장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 즉각적인 문제는, 베르시의 여자가 말했다. 창출되는 부가 아닙니다. 부의 소문입니다.
— 나라를 팔지 말고 설명해 보세요.
여자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받아들였다.
— 시장이 중량 지지 기술이 존재한다고 믿으면, 공개 증거가 없어도, 기업들은 왜 그런지도 이해하기 전에 오르거나 떨어질 겁니다. 인양, 특수 운송, 토목, 방위, 보험. 어떤 사람들은 오류로 부자가 될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예상만으로 작업 도구를 잃을 겁니다.
— 사람들이 이미 제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에 돈을 걸 테니까요.
아무도 바로잡지 않았다.
보험업계 남자가 서류철을 열었다.
— 그리고 효과가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면, 그 사람을 모든 것에 책임지게 만들지 않고 어떻게 계약에 넣을 수 있습니까?
— 넣지 않으면 돼요, 리즈가 말했다.
법률가가 대답했다.
— 그러면 계약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못합니다.
— 어쩌면 모든 것이 보장되어야 하는 건 아닐지도요.
그들은 그녀가 다리 난간을 없애자고 제안한 사람처럼 바라보았다.
베르시의 여자가 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보장 없는 구역은 결코 빈 채로 남지 않습니다. 투기꾼, 군인, 임시 보험업자, 그리고 위험의 대가를 남들에게 떠넘기는 데 아주 능숙한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리즈는 그 여자가 거의 마음에 들 뻔했다.
많이는 아니었다.
들을 만큼은.
그때부터 그들은 분야들을 나열하는 일을 멈추었다. 쓸모없었다. 무게를 중심으로 세워진 모든 것이 결국 제 자리를 요구할 터였다. 항만, 교량, 구조, 공사 현장, 보험, 충분히 큰 크레인도 없고 탁자 끝에 앉은 프랑스 여자에게 충분히 빠르게 접근할 길도 없는 나라들.
탁자는 그 위에 놓인 것들에 비해 너무 짧아 보였다.
리즈는 휴식을 요청했다.
그들은 허락했다.
그녀는 소렐과 함께 복도로 나갔다.
밖으로는 아니었다.
바깥은 여전히 복잡한 특권이었다.
그들은 바람에 두들겨 맞는 풀밭 사각형이 보이는 고정창 곁에 멈추었다. 멀리, 두 건물 사이로 정박지의 일부가 보였다.
— 종합하면? 소렐이 물었다.
리즈는 힘없는 웃음을 흘렸다.
— 정말 그걸 저한테 묻는 거예요?
— 네.
그녀는 풀밭을 바라보았다.
— 전에는 어떤 것이 무거우면, 적어도 모두가 문제가 무엇인지에는 동의했어요.
소렐은 대답하지 않았다.
— 이제 언젠가 이게 작동한다면, 무게는 결정이 될 거예요. 누가 덜어 주는지. 언제. 누구를 위해. 어떤 대가로. 어떤 권한 아래. 어떤 위험을 안고. 그리고 모두가 질량에 대해 이야기하는 척하겠죠. 권력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덜 외설적일 테니까요.
물리학자는 그 말들이 자리를 찾을 만큼 오래 침묵을 지켰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
— 그걸 쓰세요.
— 어디에요?
— 어디든.
그날 저녁, 리즈는 검은 수첩을 펼쳤다.
그녀는 그리지 않았다.
그날 밤은 아니었다.
그녀는 썼다.
“가볍게 하는 것과 해방하는 것을 혼동하지 말 것.”
그리고 조금 아래에.
“세계는 사물들의 무게가 줄어들어서 형태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 남겨질 무게를 누군가 결정하기 때문에 바뀐다.”
그녀는 다시 읽었다.
그 메모는 그녀에게 너무 컸다.
아니면 그날 하루가 그녀를 작게 만든 것뿐인지도 몰랐다.
18호실에서, 벽 뒤에는 어떤 변형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며칠 밤 만에 처음으로, 아무도 그녀에게 쓸모 있게 잠들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녀는 불을 껐다.
어둠이 왔다.
그것은 비어 있지 않았다. 항만들, 슬래브들, 계약들, 축소 콘크리트 아래의 상상 속 아이들, 그리고 중력이 협상을 시작하는 세계에서 크레인 하나가 얼마나 가치 있을지 이미 알고 있는 사무실 남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리즈는 아침까지 눈을 뜨고 있었다.
15장
리즈의 몸
저울
이른 아침, 소렐은 리즈가 옷을 입고 신발까지 신은 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검은 수첩이 무릎 위에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잤느냐고 묻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심각해서, 리즈는 알아차렸다.
— 얼굴이 엉망이네요, 소렐이 말했다.
— 당신도요.
— 나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죠.
농담은 1초를 버텼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18호실에는 아침 햇빛이 제대로 들어온 적이 없었다. 잠금장치가 달린 창문 너머로는 창백한 하늘과 정박지 한 조각, 둑의 윗부분이 보였다. 책상을 보지 않는다면 휴게실이라고 믿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수첩 두 권, 펜 세 자루, 봉인된 봉투 하나, 밤사이 바뀐 물병, 손대지 않은 쟁반, 제목 없는 경과 기록지 한 장이 뒤집힌 채 놓여 있었다.
소렐이 쟁반을 보았다.
— 안 드셨군요.
— 잊어버렸어요.
— 아니요.
리즈는 수첩을 덮었다.
— 좋아요. 배가 안 고팠어요.
— 언제부터요?
— 온 세상이 내 시험대 위에 올라오고 싶어 한 뒤부터요.
소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가 문을 열었다. 간호사 한 명이 의료가방을 들고 들어와, 거의 의식처럼 느린 동작으로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 일어서요.
— 뭐라고요?
— 일어서요. 검사를 할 겁니다.
— 당신은 내 의사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 아니죠. 오늘 아침에는 브레이크가 증인으로 남습니다.
리즈는 항의하려 했다.
그녀의 몸이 막았다.
일어서는 순간, 방이 반 도쯤 기울었다. 의자 등받이 쪽으로 손을 뻗게 만들 만큼.
소렐은 그것을 보았다. 리즈가 증인 없이 남겨두고 싶어 했을 모든 것을 보듯이.
— 어지러워요?
— 아니요.
소렐은 기다렸다.
— 네. 조금.
— 메스꺼움은요?
— 아니요.
소렐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 네.
간호사는 웃지 않았다. 혈압계, 체온계, 작은 손가락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꺼낸 뒤, 납작한 체중계를 바닥에 터무니없이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리즈에게는 그 체중계가 다른 모든 것보다 더 무서웠다.
숫자가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지난 2주 동안, 중요한 모든 것은 결국 다르게 무게가 나갔기 때문이다.
— 그건 싫어요, 그녀가 말했다.
소렐이 멈췄다.
— 왜요?
— 내 몸이 킬로그램으로 표시되는 게 싫으니까요.
대답은 건조하게, 거의 우스꽝스럽게 튀어나왔지만, 소렐은 한 걸음 물러섰다.
— 알겠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어요.
— 알아야 해요?
— 네.
— 왜요?
— 덜 먹고,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일주일도 안 되어 쓸 만한 밤을 세 번 치렀고, 어제부터 두통이 있고, 몸이 다른 말을 하는데도 아니라고 대답하기 시작했으니까요.
리즈가 짧게 웃었다.
— 체중계 하나에 과학이 너무 많네요.
— 주로 관심입니다.
그 말은 둘 사이의 불편한 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리즈는 아무것도 기록하려 하지 않는 관심을 이미 알고 있었다. 편두통이 있던 어느 아침, 하산은 작업대 한 귀퉁이에 물 한 컵과 알약 두 개를 밀어놓고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살핌받는 것을 그녀가 싫어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돌봄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서류로 만들지 않았다. 아무도 그녀의 창백한 이마에서 다음 밤을 위한 프로토콜을 끌어내지 않았다.
관심.
감시는 제복을 입고 있었다.
관심은 검은 스웨터 차림으로, 눈이 충혈된 채 왔고, 측정할 줄 아는 사람을 들여보낼 생각까지 했다.
그래서 때로는 더 밀어내기 어려웠다.
리즈는 체중계 위에 올라섰다.
간호사가 숫자를 보았다. 소렐도 보았다.
소렐은 곧바로 적으려는 반사작용을 보이지 않았다.
그 유보가 기록보다 더 확실하게 리즈를 다치게 했다.
— 얼마나요?
— 입소 기록보다 2.8킬로 줄었습니다.
— 입소 기록요.
— 네.
— 그러니까 이미 내 몸무게를 쟀다는 거군요.
— 첫날 밤, 의무실에서요.
— 기억했을 텐데요.
— 그날 밤의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시죠.
그 말은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나빴다.
그녀 자신의 몸이 그녀 없이 이미 맡겨졌던 밤의 구역을 열어젖혔다.
간호사가 체중계를 치웠다.
— 외부 의사를 요청하겠습니다.
— 이미 내 의사가 있나요?
— 아는 분이 있다면, 당신이 고른 사람이 오게 될 겁니다.
— 내 주치의는 생나제르에 있어요. 철분제를 처방하고 물을 충분히 안 마시는 사람들을 혼내죠.
— 좋은 시작일 수 있겠네요.
— 그는 인가를 받지 않았어요.
소렐이 어깨를 으쓱했다.
— 그럼 현실에 인가를 내리죠.
리즈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 당신은 가끔 거의 위험한 말을 해요.
— 주변 사람들이 좋지 않아서요.
미소는 조금 더 오래 버텼다.
그러다 왼쪽 눈 뒤의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작고 뜨거운 못 하나.
리즈는 눈을 깜빡였다.
너무 늦었다.
소렐은 이미 보았다.
개선된 방
점심 무렵, 18호실은 또 달라져 있었다.
눈에 보이는 명령 때문이 아니었다.
선의 때문이었다.
그게 더 교활했다.
매트리스는 더 두꺼운 것으로 바뀌어 있었다. 침대 곁에는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램프가 있었다. 커튼은 덧대어졌다. 책상 위 점심 쟁반에는 뜨거운 수프, 밥, 흰살 생선, 콩포트, 작은 생수병, 그리고 보고서에서는 감히 그렇게 부르지 못했을 허브차 한 잔이 놓여 있었다.
부드러운 스웨터, 새 양말, 아직 포장된 칫솔, 입술밤도 가져다놓았다.
리즈는 문턱에서 그것들을 모두 바라보았다.
— 싫어요.
동행해 온 들로네는 무엇이 싫으냐고 묻지 않았다.
그는 배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 치우게 할 수 있습니다.
—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 짐작합니다.
— 몰라요.
그는 들고 있던 서류철을 책상 위에 놓았다.
— 맞습니다.
그녀는 그도 변명해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갑자기 안락함이 사방에 있었다.
호화롭지는 않았다. 맞춤형이었다. 그래서 더 나빴다.
그런 안락함은 사람들이 당신을 충분히 세밀하게 관찰해, 당신의 몸이 어디서 무너지는지 알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녀가 평평하게 누워 잘 자지 못하니까 더 높게 놓인 쿠션. 메스꺼움이 돌아오니까 밥. 편두통이 빛의 모서리를 베어내니까 램프. 아침의 정박지가 그녀를 깨어 있게 하니까 커튼. 모든 개선은 말했다. 우리는 당신을 본다. 모든 개선은 또한 말했다. 우리는 당신이 버텨야 한다.
리즈는 안으로 들어갔다.
손끝으로 스웨터를 만졌다.
— 누가 이걸 요청했죠?
— 소렐이 당신 상태를 보고했습니다. 몸에 관한 것은 의료부가. 나머지는 관리부가요.
— 관리부가 내 입술까지 생각해요?
들로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아니었다.
그녀는 입술밤을 집어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 소렐에게 전해요. 나는 유지보수해야 하는 설비가 아니라고.
— 알고 있습니다.
— 그래도 전하세요.
— 알겠습니다.
그가 나가려 할 때, 그녀가 물었다.
— 나데주는요?
그가 멈췄다.
— 찾았습니다.
— 길을 잃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네요.
— 길을 잃은 건 아닙니다.
— 심문받았어요?
— 짧게요.
— 누구한테요?
— 그룹 보안팀, 그다음 우리 쪽에서요.
— 뭘 알고 있죠?
들로네는 문에 시선을 둔 채 말했다.
— 물체가 떨어지는 걸 봤고, 당신이 다쳤고, 나머지는 자신과 상관없다는 것. 그게 그녀의 진술입니다.
리즈는 거의 숨을 쉬었다.
— 거짓말을 잘해요?
— 아주요.
— 곤란해질까요?
— 모두가 영리하게 굴면 아닙니다.
— 그러니까 어쩌면 그렇다는 거네요.
그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 그렇게 되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말은 행정적인 말치고는 너무 개인적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온 그대로 받아들였다.
— 고마워요.
들로네는 난처해 보였다.
그에게 어울리지 않았고, 그래서 그를 더 인간적으로 만들었다.
그가 떠난 뒤, 리즈는 쟁반 앞에 앉았다.
아직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래도 먹었다.
그들을 기쁘게 하려고도, 그들의 장치를 버티게 하려고도 아니었다. 뜨거운 수프가 문득 그녀에게 입과 위, 자료가 아닌 피로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고, 기반시설조차도 기반시설이 되기 전에는 무언가를 삼켜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숟가락에서 그녀는 울고 싶어졌다.
다섯 번째에서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뒤집힌 경과 기록지 위에 그녀는 썼다.
« 안락함은 붙잡는 한 형태일 수 있다. »
그리고 망설인 뒤.
« 그것은 또한 돌봄일 수도 있다. »
그녀는 두 줄에 동그라미를 쳤다.
어느 쪽이 자신을 구할지 알 수 없었다.
켈라프 변호사
변호사는 화면을 통해 도착했다.
대회의실 화면이 아니었다.
장식 없는 작은 방에 놓인 컴퓨터였다. 회색 벽 두 개와, 아무 말도 하지 않기 때문에 골라진 듯한 식물 하나 사이에.
리즈는 소렐이 함께 있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사는 다른 누구도 있지 않기를 요청했다.
세귀르는 받아들였다.
그 사실만으로도 리즈는 거의 더 의심스러워졌다.
화면 속 노라 켈라프 변호사는 짧은 머리, 직사각형 안경, 낮은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방식은 렌즈가 아니라 정말로 사람을 보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마리안이 그녀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전직 공법 변호사. 자유권 소송, 강제 의료, 국방기밀 사건. 세귀르는 그렇게 말했다. 진중한 사람을 상대하게 된 안도감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절제된 말투로.
리즈는 그녀에게 인가를 내리는 데 얼마나 걸렸을지 생각했다.
그러다 아직 모든 인가가 끝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말부터 시작한 것이다.
— 바렌 씨, 변호사가 말했다. 몇 가지 기본을 정리하겠습니다. 중간에 끊으셔도 됩니다. 원하시면 아리안 소렐은 남아 있어도 됩니다. 하지만 그는 당신의 변호인이 아닙니다. 그는 장치 안에 있습니다.
소렐이 말했다.
— 네.
그녀는 자신을 변호하지도, 뉘앙스를 덧붙이지도 않았다. 리즈는 그 한마디가 그녀에게 무언가를 치르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 남아 있었으면 해요, 리즈가 말했다.
— 좋습니다, 켈라프 변호사가 대답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곳을 떠날 수 있습니까?
리즈는 소렐을 보았다.
소렐은 움직이지 않았다.
— 아니요.
— 그것을 명시한 서면 결정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 아니요.
— 정확한 법적 지위를 통보받았습니까?
— 서류를 받기는 했어요.
—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 많은 것들이요.
— 그것들을 읽어야겠습니다.
— 네.
—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전화가 있습니까?
— 아니요.
— 통화는 감시됩니까?
— 네.
— 의료 검사를 거부한 적이 있습니까?
— 아직은요.
— 그것만으로도 이미 경고 신호입니다.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 제 언니를 아세요?
— 23분간 통화했습니다. 당신이 바보 같은 짓을 하기 직전에 유머를 쓴다고 하더군요.
— 배신이네요.
— 보호입니다.
그 구분은 자리를 찾았다.
변호사가 메모했다.
— 아주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여기서 벌어지는 일의 일부는 긴급성, 비밀, 국가안보, 그리고 당신 자신의 보호라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다른 일부는 모두가 예의 바르고, 일부에게는 좋은 이유가 있다 해도 아주 빨리 불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일은 위험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일은 위험이 당신을 용해시키는 데 쓰이지 않도록 막는 것입니다.
리즈는 그 말을 들었다.
용해.
몰수보다 더 정확했다. 소리는 덜 나고 피해는 더 컸으니까.
— 그들은 내가 구금된 게 아니라고 말해요.
— 그렇다면 왜 나갈 수 없는지 서면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쓰면요?
— 그러면 어느 문을 공격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소렐이 눈을 내리깔았다.
리즈는 그것을 보았다.
— 동의해요?
물리학자는 시간이 걸렸다.
— 동의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필요하다는 건 압니다.
켈라프 변호사가 소렐을 보았다.
— 소렐 씨, 당신에게도 질문할 겁니다.
— 짐작했습니다.
— 특히 수면 기록, 가능한 거부, 돌봄과 관찰과 생산의 구분에 대해서요. 의료 평가서는 의사에게 요청하겠습니다.
마지막 단어가 차가움을 다시 불러왔다.
생산.
아무도 그녀에게 그 단어를 쓰지 않을 때조차, 그것은 제 길을 찾아왔다.
리즈는 탁자 밑에서 두 손을 움켜쥐었다.
변호사는 보았다.
논평하지 않았다.
좋은 점수였다.
— 바렌 씨, 그녀가 다시 말했다. 결과를 얻기 위해 잠을 자라고 요구받은 적이 있습니까?
— 네.
— 받아들였습니까?
— 네.
— 자유롭게요?
리즈가 웃었다.
— 모르겠어요.
— 그렇습니다. 그것이 유일하게 정직한 대답입니다.
소렐이 눈을 감았다.
그들 주위로 방이 달라졌다. 어떤 법도 방금 무엇 하나 구하지 못했지만, 누군가가 드디어 불확실성을 올바른 자리에 적어 넣었다.
면담 끝에 켈라프 변호사가 물었다.
— 증상이 있습니까?
리즈가 대답했다.
— 아니요.
소렐이 고개를 돌렸다.
리즈는 3초를 버텼다.
— 편두통. 메스꺼움. 어지럼. 2.8킬로 감량. 잠을 잘 못 자요. 나머지는 거짓말해요. 내 피로를 이용해서 내 대신 결정할까 봐 두려워서요.
뒤따른 침묵은 그날의 첫 번째 진짜 쓸모 있는 침묵이었다.
변호사가 말했다.
— 감사합니다.
협조라거나 신뢰를 내세우지 않는, 단순한 감사. 자기 용기 뒤로 사라지지 않은 사람에게 건네는 감사처럼.
리즈는 자고 싶어졌다.
전날 이후 처음으로.
센서들
그들은 초저녁에 센서를 제안했다.
전극은 아니었다.
그들은 배운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그녀의 거부가 지닌 첫 번째 층을 배운 것이다.
소렐은 군의관, 간호사, 그리고 쟁반 위에 놓인 회색 장치와 함께 왔다. 의사의 이름은 모로였다. 쉰 살쯤 되어 보였고, 부드러운 인상에, 명령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너무 강해서 결국 부드럽게 명령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리즈는 30초 동안 그를 싫어했다.
그러다 그가 말했다.
— 나는 이 현상을 이해하러 온 게 아닙니다. 당신이 망가지고 있는 중인지 보러 온 겁니다.
그녀는 그를 조금 덜 싫어했다.
장치 안에는 측정 팔찌, 손가락 산소포화도 센서, 체온 패치, 밤사이 심박을 기록하는 작은 기기가 들어 있었다.
— 싫어요, 리즈가 말했다.
아무도 놀란 듯 보이지 않았다.
그게 거의 모욕적이었다.
모로가 고개를 끄덕였다.
— 알겠습니다.
— 그게 전부예요?
— 거부입니다.
— 받아들여요?
— 네.
— 그다음은요?
— 의료 평가가 어려워진다고 기록하고, 왜 내가 당신이 위험을 감수한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할 겁니다.
— 예쁜 덫이네요.
— 불행히도 흔한 덫입니다.
소렐이 서류철을 탁자 위에 놓았다.
— 리즈, 최소한의 측정도 없으면 내일 그들은 당신의 거부 때문에 당신이 동의할 능력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할 겁니다.
그녀는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말했다.
리즈는 알아차렸다.
— 센서를 달면요?
— 측정치가 있으니 더 잘 결정할 수 있다고 말하겠죠.
— 그러니까 두 경우 다 내가 지는군요.
— 네.
모로가 소렐을 보았다.
그는 그녀를 탓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정말로 자기 앞에서 그렇게 말하기로 선택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그녀는 선택했다.
리즈는 앉았다.
피로가 한꺼번에 허벅지를 관통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미 다른 사람이 수행한 동작들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 카메라는 안 돼요.
— 카메라는 없습니다, 모로가 말했다.
— 음성 녹음도 안 돼요.
— 없습니다.
— 내 변호사 없이 이 팀 밖으로 데이터 전송 안 돼요.
모로가 소렐을 보았다.
소렐이 대답했다.
— 적겠습니다.
— 밤중에 깨우지 않기.
— 의료적 응급 상황을 제외하고요, 모로가 말했다.
— 응급을 정의해요.
그는 정의했다.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원 호출을 받은 마송이 곧장 그물처럼 보이지 않는 문구를 쓸 수 있을 만큼은 정직했다.
리즈는 읽었다.
두 단어를 고쳤다.
그런 다음 팔을 내밀었다.
간호사가 그녀의 왼쪽 손목에 팔찌를 채웠다.
피부에 닿는 플라스틱의 감촉은 즉각적인 혐오감을 일으켰다. 거의 어린애 같은 혐오였다.
그 손목은 다른 방식으로 붙잡힌 적이 있었다. 길을 너무 빨리 건널 때 아버지에게. 한 번은 하산에게, 낭만 같은 것 없이, 손가락을 심하게 베이고 바보 같은 혈압 저하로 쓰러진 뒤 맥박을 확인하기 위해. 무엇보다 그녀 자신에게, 어둠 속에서 아직 자기 형태들 뒤로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을 때. 팔찌는 그저 깨끗한 물건이었다. 바로 그 깨끗함이 접촉을 외설스럽게 만들었다.
물건 자체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녀가 팔을 빼고 싶게 만든 것은 그것이 예고하는 바였다.
첫날 밤, 그들은 그녀의 꿈을 기다렸다.
그다음에는 그녀의 밤들을 조직했다.
이제 그들은 그녀의 수면을 민감 시설처럼 장비하고 있었다.
— 생산을 위한 게 아닙니다, 소렐이 말했다.
리즈는 팔찌를 보았다.
— 여기서는 모든 것이 생산을 위한 것이 돼요. 원래 그러려고 만든 게 아닌 것까지도.
소렐은 대답하지 않았다.
모로도.
침묵만은 적어도 그녀를 반박하지 않았다.
그날 밤, 그녀는 두 시간 사십 분을 잤다.
팔찌는 그것을 알았다.
그녀도 알았다.
다음 날 아침, 그래프가 인쇄됐다.
리즈는 그것을 집어 들지 않고 바라보았다.
수면 단계.
각성.
심박 가속.
하강.
그녀의 몸은 또 하나의 곡선이 되어 있었다.
그녀가 물었다.
— 내가 꿈을 꿨나요?
모로가 대답했다.
— 센서들은 그것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 아직은요.
아무도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녀도 아니었다.
낚싯바늘
다음 날, 아침 식사 전에 물건 하나가 도착했다.
기술 장비는 아니었다.
크라프트 봉투 하나. 빵, 요구르트, 콩포트, 그리고 모로가 결국 그녀에게 받아들이게 한 캡슐 두 알과 함께 쟁반 위에 놓여 있었다. 봉투에는 흰 라벨이 붙어 있었고, 세 단어가 인쇄되어 있었다.
« 진정 보조물. »
리즈는 그것을 오래 바라보았다.
빵에는 손대지 않았다.
봉투에도 손대지 않았다.
18호실은 며칠 전부터 이런 종류의 위험한 작은 예의를 만들어내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더 알맞게 놓인 의자. 덜 흰빛의 조명. 덜 높은 베개. 덜 의료적인 쟁반. 그녀를 보살피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은 다음 밤을 위해 그녀의 몸을 배치하는 방식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에서는 돌봄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소렐은 2분 뒤 서류철을 팔에 낀 채 들어왔다. 그녀는 봉투를 보자 그 자리에서 멈췄다.
그것이 첫 번째 쓸모 있는 일이었다.
— 당신이 아니군요, 리즈가 말했다.
— 아닙니다.
— 모로?
— 아니요.
소렐은 제 생각에는이라고 덧붙이지 않았다.
두 번째 쓸모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봉투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들로네에게 전화했다. 그는 장갑을 끼고 왔고, 그 바람에 콩포트는 범죄 현장의 물건처럼 보였다.
— 누가 들어왔죠? 리즈가 물었다.
— 여섯 시 교대 이후로는 아무도요, 들로네가 대답했다.
— 그럼 쟁반이군요.
—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가 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복사본이 있었다.
좋은 복사본은 아니었다. 조금 삐뚤어진 잿빛 페이지. 거기서 그녀는 아버지의 필체를 알아보았다. 말년의 느리고 떨리는 글씨가 아니었다. 예전 글씨. 공사 수첩의 글씨. 여백의 숫자들, 침목의 작은 스케치, 펠트펜으로 그은 빨간 화살표 두 개, 그리고 도면이 너무 깔끔해 보일 때 그가 자주 쓰던 문장.
« 정말로 버티는 것은 도면에 보이지 않는다. »
리즈는 위가 닫히는 것을 느꼈다.
복사본 아래에는 비워진 아파트 사진이 있었다. 방 전체는 아니었다. 식탁 모서리. 닫힌 검은 수첩. 아버지의 이가 빠진 잔. 상호보험 봉투의 가장자리. 누군가 모든 것이 순진해 보이도록 각도를 골랐고, 바로 그것이 이미지를 외설스럽게 만들었다.
— 이걸 어디서 얻었죠?
들로네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소렐을 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 압수물에서, 또는 압수물 사본에서요.
리즈가 소리 없이 한 번 웃었다.
— 압수물 사본. 물론이죠.
소렐이 물었다.
— 이 페이지를 전에 본 적 있습니까?
— 네.
— 최근에요?
— 아니요.
— 당신의 형태들과 관련이 있습니까?
리즈는 아니라고 말할 뻔했다.
그 아니오는 준비되어 있었다. 심지어 우아함도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아버지와 아파트, 증거물이 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의 작고 사적인 수치를 보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아니오는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모로를 불렀다.
그는 가운 없이 왔다. 좋은 결정이었다. 그는 봉투를 보고, 리즈를 보고, 그녀의 손목에 찬 팔찌를 보았다.
— 내 팀의 누구도 이것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 안심이 되나요?
— 아니요.
그는 의자를 잡았지만 앉지는 않았다.
— 그들은 어쩌면 이것을 정서적 지지물이라고 부를 겁니다. 익숙한 이미지, 연속성의 물건,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무엇.
— 그들?
— 잠을 자물쇠라고, 내밀한 것을 열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리즈가 눈을 들어 그를 보았다.
그는 너무 빨리 말했다.
안심시키기 위해 이미지를 지어내는 의사처럼이 아니었다.
어떤 방법을 알아본 사람처럼.
— 본 적 있나요?
모로가 턱을 굳혔다.
— 여기서는 아닙니다.
— 어디서요?
—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진술, 기억, 동의, 혹은 붕괴를 얻어내려는 맥락들에서요.
소렐이 말했다.
— 조건화군요.
— 점화입니다, 모로가 정정했다. 때로는 아주 부드럽죠. 때로는 불법이고. 자주 둘 다입니다.
들로네가 사진을 파일 봉투에 밀어 넣었다.
리즈는 탁자 가장자리에 손을 얹었다. 떨리지 않았다. 그게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처음부터 그들은 그녀의 꿈을 기다렸다. 그다음에는 그녀의 밤들을 조직했다. 이제 누군가 세계가 무엇이라고 대답할지 보려고 그녀의 베개 위에 기억 하나를 놓아두었다.
그녀가 말했다.
— 이건 지지가 아니에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 낚싯바늘이에요.
그 말이 방을 차지했다.
소렐은 그것을 적었다.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려고가 아니었다.
사건, 전달 체계 오류, 고립된 주도, 절차상 결함, 또는 기관들이 더 깨끗하게 계속하고 싶은 것을 묻어버리는 그런 물렁한 관들 속으로 사라지지 않게 하려고.
모로가 마침내 의자를 내려놓았지만, 앉지는 않았다.
— 지금부터 할 말은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 이미 그렇잖아요, 리즈가 말했다.
— 이것을 다른 차원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곧바로 공상과학과 예언자들과 예산을 만들어냅니다. 나는 그것에 대한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수면이 단지 휴식이나 이미지의 원천만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필터들이 느슨해지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기억, 감정, 형태에 대한 지각, 깨어 있는 상태가 거부하는 모순을 견디는 능력 같은 것들이요.
소렐이 더 천천히 이어받았다.
— 가장자리.
— 어쩌면요.
— 무엇과 무엇 사이의 가장자리죠?
모로는 리즈를 보았다.
— 모릅니다. 기억과 몸짓 사이. 두려움과 형태 사이. 당신의 몸이 아는 것과 당신의 생각이 바라보기를 받아들이는 것 사이. 더는 나아가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특정한 정서적 재료로 그 가장자리를 방향 지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당신을 잠들게 하려고만 하지 않을 겁니다.
리즈가 그를 대신해 끝맺었다.
— 특정한 방향으로 꿈꾸게 하려 하겠죠.
그 문장은 봉투보다 더 나빴다.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의지와 상관없이 하산을 떠올렸고, 그것이 그녀를 화나게 했다. 아버지의 사진 하나만으로도 이미 방은 더러워졌다. 입술의 기억, 베개의 냄새, 아무 일도 없었던 밤 뒤에 너무 낮게 흘린 한마디라면 무엇을 할까? 외설성은 욕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지 않았다. 그것을 설정값으로, 점화로, 깨어 있는 여자가 거부할 권리가 있는 것을 잠든 몸에게서 얻어내는 수단으로 번역할 수 있다는 데 있었다.
들로네는 쟁반 전달 경로를 확인하러 나갔다. 소렐은 켈라프에게 전화했다. 모로는 리즈나 자신이 확인하고 서명하지 않은 모든 물건을 방에서 치우게 했다. 그들이 그녀 주변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동안, 리즈는 빈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의 얼굴이 아니었다.
그의 문장.
정말로 버티는 것은 도면에 보이지 않는다.
아주 짧은 1초 동안, 그녀는 형태가 오는 것을 느꼈다.
좋은 것이 아니었다.
낮고, 조여 있고, 거의 권위적인 어떤 것. 아버지의 문장을 이용해 자기에게 통행권을 부여하려는 부피. 그녀는 숨이 끊길 만큼의 내적 폭력으로 그것을 밀어냈다.
모로가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았다.
— 리즈?
— 저걸 치워요.
— 치웠습니다.
— 봉투만이 아니에요.
그녀는 팔찌를 가리켰다.
— 다음 밤에는 변형 없어요. 새 센서도 없고. 진정 보조물도 없고. 아무것도. 나는 자거나 안 자요. 하지만 아무도 내 방에 기억을 놓아두고 그게 무엇을 일으키는지 들여다보지 못해요.
소렐이 모로보다 먼저 대답했다.
— 알겠습니다.
스피커폰으로 연결된 켈라프가 덧붙였다.
— 그리고 동의 없는 모든 정서적 영향 시도는 당신 동의의 조건 자체에 대한 침해로 처리된다고 쓰겠습니다.
— 더 짧게 쓸 수 있어요?
— 네. 하지만 덜 아프게는 안 됩니다.
들로네가 20분 뒤 돌아왔다.
— 봉투는 위기 장치에 딸린 심리 지원 조직에서 왔습니다. 외부 컨설턴트가 어젯밤 요청했습니다. 첫 회로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찾아내겠습니다.
— 누가 승인했죠?
— 그게 문제입니다. 현재로서는 아무도요.
소렐이 눈을 감았다.
그 승인 부재는 명령보다 거의 더 심각했다. 시스템이 이미 스스로, 방 안으로 들어올 만큼 긴 손을 만들어냈다는 뜻이었다.
리즈는 일어섰다.
온몸이 아팠지만, 피로의 성질이 바뀌어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단지 지친 것이 아니었다. 추적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역설적으로 그녀를 깨웠다.
첫 번째 보고서
쓸 만한 밤 없이 맞은 셋째 저녁, 리즈는 마리안의 전화를 받았다.
자유로운 전화.
자유롭거나, 적어도 이곳에서 통화가 자유로울 수 있는 만큼 자유로운 전화.
하지만 방 안에 들로네는 없었다. 유리창도 없었다. 손가락 두 개를 들어 보이는 손도 없었다. 전화기는 18호실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작동 방식을 충분히 자세히 설명해준 장치에 연결되어 있었다. 거의 모욕처럼 느껴질 만큼 자세히.
그래도 그녀는 전화를 걸었다.
마리안은 받자마자 말했다.
— 소렐하고 얘기했어.
— 나도 안녕.
— 목소리가 세 번의 세계 종말에서 살아남은 과학 선생님 같더라.
— 꽤 정확하네.
— 네가 안 먹는다고 하더라.
— 배신자.
— 네가 동의했기 때문에 자기한테 말할 권리가 있다고 하던데.
리즈는 기억 속을 뒤졌다.
지난 며칠 동안 그녀는 많은 것에 동의했다.
너무 많은 작은 것들에.
— 아마도.
— 내가 아마도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지.
— 말했잖아.
마리안은 침묵을 흘려보냈다.
— 켈라프 변호사도 전화했어. 성가셔. 그래서 마음에 들어.
— 그 사람들 아프게 할까?
— 그 사람들이 뭘 하는지 쓰게 만들 거야. 그게 때로는 더 나빠.
리즈는 침대에 누웠다.
팔찌가 시트에 스쳤다.
작고 마른 소리.
마리안이 들었다.
— 그게 뭐야?
리즈는 거짓말을 할 뻔했다.
단순한 거짓말.
시계.
뭔가.
아무것도 아니야.
그녀는 지겨워졌다.
— 센서.
마리안의 침묵이 온도를 바꾸었다.
— 네 몸에?
— 응.
— 왜?
— 내가 망가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려고.
— 또 뭘 확인하려고?
— 내가 쓸모 있는 방식으로 망가지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려고.
그렇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 표현은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녀 자신도 놀랄 만큼 선명하게 빠져나왔다.
마리안이 욕을 했다.
아주 크게는 아니었지만, 가족다운 정확함으로. 그것이 리즈에게 위안이 되었다.
— 뗄 수 있어?
— 응.
— 정말?
— 그런 것 같아.
— 해봐.
리즈는 팔찌를 보았다.
— 지금?
— 응.
— 바보 같아.
— 아니. 아주 간단한 시험이야.
그녀는 잠금 부분 밑으로 손가락을 넣었다.
팔찌는 아무 저항 없이 열렸다.
경보는 없었다.
아무도 노크하지 않았다.
복도는 말이 없었다.
리즈는 열린 팔찌를 손에 쥐고 있었다.
왜 떨리는지 알 수 없었다.
— 그래서? 마리안이 물었다.
— 열려.
— 좋아.
— 다시 찰 거야.
— 왜?
— 내가 아예 못 자면, 내일 그들이 내가 더 이상 결정할 수 없다고 결정하는 게 맞게 될 테니까.
마리안이 한숨을 쉬었다.
— 방금 네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
— 응.
— 너 벌써 그 사람들처럼 말하고 있어.
그 말은 예상보다 세게 때렸다.
리즈는 팔찌를 다시 찼다.
복종해서 다시 찬 것은 아니었다. 아니, 그것만은 아니었다. 두려웠기 때문에 다시 찼다. 그리고 두려움은 선택의 옷을 아주 잘 입을 수 있다.
— 리즈?
— 듣고 있어.
— 너는 그들의 기반시설이 아니야.
그 단어가 방을 가로질렀다.
기반시설.
켈라프 변호사나 소렐에게서 왔거나, 마리안이 설거지를 하며 혼자 찾아낸 말일 것이다. 그쪽이 더 그럴듯했다.
— 듣고 있어.
— 아니.
— 아니, 리즈가 인정했다. 모르겠어.
마리안은 더 부드럽게 말했다.
— 그럼 몸부터 시작해. 네 몸. 그들의 서류도 아니고, 그들의 긴급 상황도 아니고, 그들이 네 앞에 세울 사람들도 아니고, 그들의 지도도 아니고, 방 하나에 비해 너무 큰 말들도 아니고. 네 몸. 지금 아파?
리즈는 눈을 감았다.
편두통은 거기 있었다.
덜 날카로웠다.
더 넓었다.
이마 뒤에 얹힌 손처럼.
점심 수프를 먹었는데도 위는 비어 있었다.
어깨가 쑤셨다.
왼쪽 손목에는 팔찌가 있었다.
발이 시렸다.
울고 싶고 웃고 싶고 자고 싶었다. 그 순서로, 아니면 다른 순서로.
— 응, 그녀가 말했다.
— 어디가?
리즈는 대답했다.
전부 말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말했다.
머리.
목덜미.
배.
손.
사라진 잠.
마리안은 끊지 않고 들었다.
리즈가 말을 마쳤을 때, 방은 더 작아 보였다.
방은 더 작아 보였다. 더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더 정확했다.
— 됐어, 마리안이 말했다. 그게 네 첫 번째 보고서야.
통화가 끝난 뒤, 리즈는 공식 수첩을 열었다.
그녀는 늘 쓰던 문장을 쓰기 시작했다.
« 특이사항 없는 밤. »
그러다 멈췄다.
페이지를 넘겼다.
맨 위에 썼다.
« 리즈 바렌의 몸. »
대상도, 벡터도, 능력도, 장치도 아니었다.
몸.
그녀는 편두통, 메스꺼움, 어지럼, 줄어든 체중, 팔찌, 수프, 두려워하는 수치심, 센서가 열렸을 때의 외설스러운 안도감, 그리고 정말로 그것을 떼어낼 때의 두려움을 적었다.
오랫동안 썼다.
끝에 그녀는 덧붙였다.
« 괜찮다고 말할 때 나는 거짓말을 한다. »
그리고.
« 혼자 멈출 수 있다고 말할 때도 나는 거짓말을 한다. »
두 번째 줄은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했다.
그녀는 펜을 내려놓았다.
팔찌가 한 번 깜빡였다. 침대 가장자리의 아주 작은 초록빛.
밖에서는 정박지가 보이지 않았다.
리즈는 불을 끄지 않고 누웠다.
그날 밤, 그녀는 어떤 변형도 꿈꾸지 않았다.
그녀는 아버지가 낡은 노란 저울로 빈 상자를 재는 꿈을 꾸었다.
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앙드레 바렌은 불가능한 숫자를 바라보다가, 딸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꿈속에서 그 침묵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무게가 나가지 않는데, 너는 무엇을 짊어지고 있느냐?
깨어났을 때, 팔찌는 세 시간 십 분의 수면을 기록해두고 있었다.
수첩은 다른 것을 간직하고 있었다.
16장
불가능한 탈퇴
알맞은 장소
아침이 되자, 팔찌는 더 이상 물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른 이들이 써서 그녀 위에 올려놓은 진술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모로는 그것을 그래프와 숫자, 체온 곡선, 맥박, 잠의 파편들로 바꾸어 탁자 위에 놓았다. 그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 견딜 만해졌다.
소렐도 거기 있었다. 창가에 선 채 팔짱을 끼고, 누군가 대신 풍경 한 조각을 증오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처럼 둑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세 시간 십 분 주무셨습니다.” 모로가 말했다.
“숫자는 봤어요.”
“아니요. 당신은 눈을 감았다는 걸 아는 겁니다. 그건 같은 말이 아닙니다.”
리즈는 종이를 바라보았다.
솟구친 지점들.
꺼진 지점들.
너무 가느다란 초록색 선.
그녀의 잠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폭격당한 도로 같았다.
“제가 잠을 잘 못 잔다고 말하러 오신 건가요?”
“의학적으로, 이대로는 계속될 수 없다고 말하러 왔습니다.”
의학적으로라는 말이 깨끗한 밑창을 신고 방을 가로질렀다.
리즈는 정신이 왜 그런지 이해하기도 전에 몸 전체가 경계하는 것을 느꼈다.
“그게 무슨 뜻이죠?”
모로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만으로도 그녀는 경계했다.
소렐이 대신 말했다.
“문건 하나가 돌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나만 빼고 다 도네요.”
아무도 웃지 않았다.
모로는 가방에서 서류철 하나를 꺼냈다.
왼쪽 위를 스테이플러로 찍은 몇 장뿐이었다. 그 얇음은 서류 뭉치보다 더 나빴다. 아직 망설일 수 있는 것들을, 이미 너무 많은 조급한 사람들이 죄다 덜어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가 그것을 그녀 앞에 놓았다.
리즈는 손대지 않았다.
첫 페이지에서 그녀는 읽었다.
“보호 대상 의학·신경생리학적 평가.”
그리고.
“적합한 장소.”
그리고.
“재평가 가능한 동의.”
세 번째 단어 묶음은 그녀에게 탁자를 뒤엎고 싶게 만들었다.
“누가 보낸 거죠?”
소렐이 대답했다.
“여러 곳에서 동시에요.”
“그건 비겁한 사람들의 표현이네요.”
“맞습니다.”
그 긍정이 그녀를 끊어냈다.
소렐은 창가에서 몸을 떼었다.
“세귀르가 작성한 건 아닙니다. 보클레르는 읽었습니다. 르세르프가 취합했고요. 모로는 두 지점에 항의했습니다. 저는 세 지점에 항의했습니다. 켈라프 변호사는 아직 전부 보지 못했습니다.”
“보내지 않았으니까요?”
“먼저 의사가 그것을 지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했으니까요.”
리즈는 모로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저는 현재 상태로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네.”
“말이 얼마나 빨리 사람을 먹어치우는지 보이세요?”
그는 받아냈다.
방어 없이.
좋은 점수.
그러나 좋은 점수 하나가 방을 더 안전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그녀는 서류철을 집어 들었다.
종이는 따뜻했다. 가까운 프린터에서 막 나온 것처럼.
전문 부서.
수면 기록.
동의 시 기능 영상 촬영.
현상에 대한 자발적 자극 부재.
평가 단계 동안 통화 제한.
장소의 제약 조건에 따라 허가된 조언자의 입회 가능.
리즈는 페이지 맨 아래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이미 그녀를 망가뜨리기 시작한 줄로 되돌아왔다.
재평가 가능한 동의.
“번역해요.”
모로가 입을 열었다.
소렐이 앞질렀다.
“당신이 일부 검사를 거부하거나 상태가 악화되면, 누군가는 당신의 거부가 더 이상 같은 가치를 갖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기를 원할 겁니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없었다. 구속복은 이미 문장 구조 안에 있었다.
리즈는 서류철을 내려놓았다.
“알겠어요.”
“아니요.” 소렐이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단했다.
“당신은 당신을 향한 위협을 보고 있습니다. 그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 대한 위협이기도 합니다.”
“우리요?”
“돌봄과 장악 사이의 경계를 아직 지키려는 모든 사람들요.”
모로는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그 역시 피곤해 보였다.
평범한 피로.
그가 아직 열 수 있는 문으로 보호받는 피로.
“바렌 부인.” 그가 말했다. “저는 당신의 상태를 측정해야 합니다. 정말로요. 체중이 줄고 있고, 너무 적게 자고, 어지럼이 있으며, 증상을 숨기고 있습니다. 제가 그걸 말하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는 겁니다.”
“말하세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검사가 주권의 이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단어는 그에게서 난처하게 나왔다.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 도구처럼.
소렐이 그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겁니다.”
“세귀르처럼 말하기 시작하시네요.” 리즈가 말했다.
모로는 거의 웃을 뻔했다.
“저도 그게 걱정입니다.”
방은 느슨해질 수도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
서류철이 여전히 거기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소라는 말이 어디에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합한 장소.
보호된 장소.
중립적인 장소.
그녀의 몸을 옮긴 뒤, 그녀의 말이 그것을 거부할 만큼 충분히 단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장소.
리즈가 물었다.
“그 장소가 어디죠?”
소렐은 대답하지 않았다.
모로도.
그래서 그녀는 이해했다.
브레스트는 아닐 것이다. 정확히 프랑스도 아니고, 그렇다고 분명히 다른 곳도 아닐 것이다. 국가들이 어느 문을 두드려야 할지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게 하고 싶을 때 만들어내는 그런 장소.
중립적인 제안
켈라프 변호사는 반 시간 뒤 화면에 나타났다.
말 없는 식물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는 멈춰 선 차 안에 있었다. 코트를 잠그고, 휴대폰을 너무 낮게 둔 채, 지하 주차장의 빛에 얼굴이 잘려 있었다.
“가는 중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어디로요?”
“제가 사무실에 남아 있기를 바랐을 사람들에게요.”
세귀르는 탁자에 앉아 있었다.
보클레르는 벽면 화면에 있었다.
르세르프는 문 가까이에.
마송은 수첩을 들고.
소렐은 벽에 기대어.
모로는 그녀 옆에, 닫힌 의료 서류철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들로네는 방 안에 없었다.
리즈는 몇몇 얼굴보다 먼저 그의 부재를 알아차렸다.
부재한 남자는 문을 지킬 수도 있었다.
아니면 다른 문을 열 수도 있었다.
보클레르가 입을 열었다.
“바렌 부인, 누구도 당신을 조언자나 보장 장치에서 떼어놓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켈라프가 차 안 스피커 너머로 짧게 웃었다.
“훌륭한 시작이군요. 계속하시죠.”
보클레르는 잠시 멈추었다. 그는 자신의 직책에 눌리지 않는 사람에게 끼어들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 불쾌감은 그를 더 인간적으로 보이게 했지만, 덜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유럽 차원의 의료·과학 조정 셀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그렇게 하면 당신의 상황을 프랑스 내부의 일대일 구도에서 빼내고, 국제적 보장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어떤 보장입니까?” 켈라프가 물었다.
“동맹권 밖으로의 비이전. 프랑스 측 입회. 허가된 법률 조언자. 담당 의사. 동의 없는 침습적 프로토콜 없음.”
“그리고 어디입니까?”
침묵은 짧았다.
정직하기에는 너무 짧았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유럽 파트너가 제공하는 군 의료 시설입니다.”
리즈는 파트너라는 말이 자신의 피부를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보클레르가 덧붙였다.
“미국 관찰자들의 참여도 있습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아.”
작은 말.
급제동.
“그러니까.” 그녀가 다시 말했다. “당신들은 제 의뢰인을 외국 군사 시설로 옮기고, 미국 측이 입회한 상태에서, 그녀의 수면과 신경학적 상태와 요구받은 것을 거부할 능력을 평가하는 일을 국제적 보장이라고 부르는군요.”
“희화화하고 계십니다.”
“아닙니다. 향수를 빼고 요약하는 겁니다.”
소렐이 눈을 내리깔았다.
리즈는 그것을 보았다.
이 방에서는 내려간 시선 하나하나가 작은 선언이 되었다.
마송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현재 문안은 나쁩니다.”
“문안이요?”
“내용도, 어쩌면요.”
“어쩌면.”
그는 고개를 끄덕여 그 수정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변호사님, 이곳에서의 유지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그녀의 몸이 방금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웃음은 아직 남아 있는 유일한 대답처럼 다가왔다.
켈라프가 물었다.
“바렌 부인은 이 이동을 거부할 수 있습니까?”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이 단계에서는, 그렇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는을 삭제합니다.”
“현실을 삭제하실 수는 없습니다.”
“덫은 삭제할 수 있습니다.”
세귀르가 손을 들었다.
“그녀는 거부할 수 있습니다.”
켈라프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거부하면요?”
새로운 침묵.
더 길었다.
더 쓸모 있었다.
세귀르가 말했다.
“그러면 모호함이 그녀를 보호한다고 가장하는 대신, 우리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써야 합니다.”
켈라프는 화면 밖 어딘가에 무언가를 적었다.
“좋습니다. 쓰십시오.”
보클레르가 고개를 기울였다.
“변호사님, 그 대답으로는 밀려오는 요구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아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요구가 자기 자신을 정당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올 겁니다.”
“그럼 당신들이 그것을 거부한다고도 쓰십시오.”
보클레르가 세귀르를 바라보았다.
세귀르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리즈는 그들 사이의 균열을 보았다. 원칙의 불일치가 아니라, 더 깊고, 그래서 더 은밀한 무엇이었다.
보클레르는 힘의 균형으로 생각했다. 세귀르는 국가의 형식으로 생각했다.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녀를 잃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요?” 켈라프가 모로에게 물었다. “의료적 이동을 지지하십니까?”
모로는 대답하기 전에 리즈를 바라보았다.
“저는 쓸모 있는 밤들을 실제로 중단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제 질문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니요, 제안된 이동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유는요?”
“소진 상태에 강제를 더할 것이고, 의료 검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의심스럽게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소렐이 말했다.
“그리고 여러 국가가 관찰하는 수면은 더 이상 수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느린 추출입니다.”
그 단어가 탁자를 쳤다.
추출.
보클레르가 몸을 세웠다.
“소렐 씨, 우리는 정확해야 합니다.”
“저는 정확합니다.”
“아무도 무엇이든 추출하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그녀가 잠드는 동안 그녀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즉시 공유 가능하고, 논쟁 가능하고, 해석 가능하고, 권리 주장 가능해지는 장소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그것을 조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저는 그것을 그녀의 꿈이 경계를 잃는 장소라고 부릅니다.”
리즈는 탁자 가장자리를 움켜쥐었다. 소렐은 그녀의 몸이 그녀보다 먼저 알고 있던 것에 문장을 주었다.
중립적인 장소는,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사람을 그곳으로 옮길 때 결코 중립적이지 않았다.
유용한 거부
그들은 그녀에게 거부 의사를 문서로 쓰라고 요구했다.
아니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 아니오는 활용 가능하고, 날짜가 찍히고, 대항할 수 있는 문구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 미묘한 차이가 명령보다 더 확실히 그녀를 지치게 했다.
마송이 그녀 앞에 빈 종이를 놓았다.
여전히 화면에 있는 켈라프가 말했다.
“거창한 영웅적 단어는 쓰지 마세요. 최종적인 표현도 안 됩니다. 당신은 특정한 이동을 거부하는 것이지, 치료를 거부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흥분할까 봐 걱정하세요?”
“그들이 당신의 분노를 증상으로 이용할까 봐 걱정합니다.”
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
그러니 정확한 말이었다.
리즈는 펜을 집었다.
손이 조금 떨렸다.
팔찌는 그녀의 손목에 거의 깨끗한, 창백한 자국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녀는 썼다.
“나는 브레스트 부지 밖으로, 프랑스법과 내가 선택한 조언자의 권한에만 배타적으로 속하지 않는 의료 시설 또는 군사 시설로 이동되는 것을 거부한다.”
그녀는 멈추었다.
켈라프가 말했다.
“계속하세요.”
리즈는 썼다.
“나는 치료를 거부하지 않는다. 나는 치료가 나의 거부할 권리를 약화시키는 데 쓰이는 것을 거부한다.”
소렐은 눈을 감았다.
모로가 중얼거렸다.
“그렇습니다.”
리즈는 덧붙였다.
“나는 실제적인 휴식, 생산적이지 않은 휴식, 쓸모 있는 밤도, 변형도, 추가 센서도 없는 휴식을 요구하며, 나의 조언자에게 자유롭게 접근하고 내 동생에게 매일 통화할 수 있기를 요구한다.”
그녀는 종이를 마송 쪽으로 밀었다.
그가 읽었다.
그다음 세귀르 쪽으로.
그다음 카메라를 통해 보클레르 쪽으로.
보클레르는 웃지 않았다.
“바렌 부인, 이 거부가 협조의 어려움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하시겠지요.”
켈라프가 그녀보다 먼저 대답했다.
“누가요?”
“상황이 이제 국가적 틀을 넘어섰다고 보는 이들입니다.”
“이름을 대십시오.”
“제가 그럴 수 없다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그럼 제 의뢰인에게 유령들에게 답하라고 요구하지 마십시오.”
보클레르는 침묵을 지켰다.
세귀르는 종이를 집었다.
그는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냈다.
마송의 것이 아니라, 그의 것이었다.
그는 글 아래쪽에 썼다.
“수령함. 오늘부로 명시적으로 정의되고 대심적으로 확정된 생명상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국가 장치에 대항 가능한 거부로 인정함.”
마송이 움찔했다.
“피에르알랭…”
“우리에게는 고정점이 필요합니다.”
“승인된 게 아닙니다.”
“두려움이 우리 대신 승인해주기를 기다린다면, 더더욱 승인되지 않을 겁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많은 것을 떠안으시는군요.”
세귀르는 화면을 향해 눈을 들었다.
“그렇습니다.”
단순한 그렇다.
허세 없이.
위대함 없이.
위대함이란 대개 나쁜 밤들과 가까스로 피한 잘못들 뒤에야 온다는 것을 아는 남자의 그렇다였다.
리즈는 그를 믿고 싶었다.
실제로 그러기 시작했다.
그때 보클레르가 말했다.
“좋습니다. 프랑스는 이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죠. 프랑스가 빠르게 감당 가능한 형태를 제안하지 못하면, 다른 이들이 자기들의 형태를 제안할 겁니다. 그때 우리는 막거나, 따라가거나, 잃거나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무엇을 잃죠?” 리즈가 물었다.
보클레르는 화면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번만큼은 행정적 단어를 고르지 않았다.
“당신을.”
방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 단어는 벌거벗고 있었다.
인간적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당신은 피곤한 한 여자를 뜻했지만, 동시에 비밀, 힘, 이점, 지도 위의 선, 프랑스의 선점, 피할 수 있는 재앙, 가능한 전쟁을 뜻했다.
그 모든 것이 두 음절 안에 있었다.
그때 리즈는 세귀르의 제안이 충분하지 않을 이유를 이해했다.
그것은 거짓이어서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적이어서 세계가 부족했다.
그리고 현상은 아직도 문 하나를 붙잡으려 애쓰는 그 나라를 이미 넘어섰다.
피난처 없는 지도
리즈는 걷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너무 빨리 허락했다.
그러니 그것은 진짜 걷기가 아니었다.
들로네가 복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 어디 있었어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불쾌할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대답했을 것이다.
그들은 복도 두 개와 유리문이 있는 완충 공간을 지나, 건물을 따라 내부 출구 쪽으로 이어지는 낮은 갤러리를 통과했다. 바깥 공기에는 젖은 풀과 차가운 정박지 냄새가 났다. 하늘은 지붕 위에 얹힌 듯 낮게 내려와 있었다.
들로네는 두 걸음 뒤에서 걸었다.
소렐도 오겠다고 고집했다.
모로는 아니었다.
그는 이미 다른 무언가가 되라고 요구받는 방 안에서 의사로 남아 있을 만큼 영리했다.
그들은 군항이 내려다보이는 고정창 앞에 멈추었다.
부두 하나, 예인선들, 회색 형체들, 낮은 케이슨들, 그리고 말 없는 약속처럼 평평한 표면을 가진 계류된 바지선이 보였다.
리즈가 물었다.
“제가 떠난다면요?”
들로네는 대답하지 않았다.
소렐이 말했다.
“어디로요?”
“모르겠어요. 마리안 집. 스페인. 수도원. 화물선. 현실적인 선택지를 원하면 트윙고 트렁크라도요.”
들로네가 코로 숨을 내쉬었다.
거의 웃음이었다.
그날의 첫 정상적인 소리였다.
“당신 동생 집에는.” 그가 말했다. “후식 전에 기자들이 도착할 겁니다. 스페인에는 사법 공조 요청이 가겠죠. 수도원에는 드론이 뜰 겁니다. 화물선에는 보험, 선적국, 항구, 선원, 협정이 있습니다. 당신 트윙고라면, 첫 검문까지 6킬로미터 드리겠습니다.”
“뭐든 답이 있네요.”
“아닙니다. 사람들이 아직도 단순한 바깥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건들을 다뤄봤을 뿐입니다.”
리즈는 정박지를 바라보았다.
예인선 하나가 느린 덩어리를 끌고 있었다.
강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집요해 보였다.
“그러니까 저는 갇힌 거네요.”
소렐이 대답했다.
“사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 단어가 갤러리 안에서 맴돌았다.
사적으로.
아침의 봉투 이후, 그 말은 더 더러운 무게를 얻고 있었다. 갇혔다는 것은 더 이상 단지 나가지 못하고, 감시당하고, 제복 입은 남자들과 절차에 붙들려 있다는 뜻만이 아니었다. 갇혔다는 것은 아버지의 문장 하나, 그녀의 아파트 사진 하나, 압수물에서 뜯겨 나온 그녀 자신의 조각 하나를 그녀의 방 안으로 들여놓은 뒤, 그것을 돌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녀의 잠을 보호하지 못하는 바깥은 바깥이 아닐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는요?”
소렐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들로네는 살짝 몸을 옮겼다. 듣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것은 그가 듣고 있다는 뜻이었다.
“다른 방식으로라면.” 소렐이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도피, 위기, 병리, 추출 또는 감금으로 축소할 수 없는 형식이 필요합니다.”
“그 다른 방식이 뭔데요?”
“법입니다.”
리즈는 웃었다.
피곤한 웃음이었다.
“여기 온 뒤로 제가 본 건, 누군가 충분히 두려워지면 법이 먹혀 들어가는 모습뿐이었어요.”
소렐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법보다 더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뭐가요?”
“법이 세계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장면.”
들로네가 고개를 돌렸다. 아주 조금, 리즈가 그가 방금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만.
하나의 생각이 나타났다. 아직 불완전하고, 쓸 수 없고, 그 둘레에 너무 많은 공기를 열어젖히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빈약하네요.”
“네.”
소렐은 멀리 있는 바지선을 바라보았다.
“저는 다만 당신을 더 잘 숨겨서 구할 수는 없다는 것만 압니다. 그들은 그것을 보호라고 부를 겁니다. 그다음엔 치료. 그다음엔 필요. 그다음엔 보전. 단어가 바뀔 때마다, 당신에게 남는 자리는 줄어들 겁니다.”
리즈는 팔찌를 생각했다.
저울을.
의료 서류철을.
중립적인 장소를.
보클레르가 영토를 말하듯 당신이라고 말하던 순간을.
“제가 모든 것에 아니라고 말하면요?”
들로네가 대답했다.
“안보 문제가 될 겁니다.”
“이미 그렇잖아요.”
“아닙니다. 지금은 아직 불가능한 사건 안에서 조건을 제시하는 사람입니다.”
“차이가 뭔데요?”
“사람은 서명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처리합니다.”
그 표현의 건조함이 그녀에게 도움이 되었다. 이번만큼은 그가 자기가 말하는 것을 완충하려 애쓰지 않았다.
소렐이 말했다.
“그게 한계입니다.”
“어떤 한계요?”
“그들이 당신을 사람으로 묘사할 수 있는 동안에는 협상해야 합니다. 그들이 당신을 불안정, 위험의 근원, 또는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보존해야 할 몸으로 묘사하는 날, 그들은 처리할 겁니다.”
리즈는 차가운 창틀에 손을 올렸다.
유리에는 그녀의 반영이 희미하게만 나타났다.
너무 창백한 여자.
빌린 스웨터.
손목의 팔찌.
그 얼굴 뒤로 정박지.
덩어리들.
부두들.
케이슨들.
떠 있도록, 실어 나르도록, 정박한 장소에 결코 완전히 속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들.
그녀가 물었다.
“제가 더 이상 그들의 건물 안에 있지 않다면요?”
“어디에 있을 건데요?”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알지 못했다. 대답은 장소를 닮지 않았고, 다만 자기 형식을 찾는 중인 불가능을 닮아 있었다.
페이지 가장자리의 단어
마리안은 오후에 전화했다.
리즈는 누군가가 전화를 건네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가 요구했다.
켈라프가 서면으로 요구해두었다.
세귀르가 서명했다.
들로네는 그 기기가 돌봄에 속하는지 증거에 속하는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깨지기 쉬운 물건인 것처럼 가져왔다.
리즈는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았다.
의자와 책상은 회의에 너무 많이 속해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서 말해야 했다. 아무도 그녀를 위해 예정해놓지 않은 자리에서.
마리안은 전화를 받자마자 말했다.
“비행기 안이 아니라고 말해.”
“비행기 안 아니야.”
“그것만으로도 이미 현대의 큰 승리네.”
리즈는 눈을 감았다.
올라온 웃음이 목덜미를 아프게 했다.
“그들이 나를 옮기려고 했어.”
마리안은 어디로냐고 묻지 않았다.
좋은 신호였다.
아니면 나쁜 신호.
그녀는 너무 빨리 배우고 있었다.
“치료하려고?”
“쓸모 있게 치료하려고.”
“아니라고 했어?”
“응.”
“그걸로 충분해?”
리즈는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점점 더 나쁜 질문을 하네.”
“빨리 배우잖아.”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시 인간적인 것이 될 만큼 우스꽝스러웠고, 리즈는 그 때문에 그녀를 사랑했다.
“아니.” 그녀가 말했다. “충분하지 않아.”
마리안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 뒤로 접시 소리가 들렸고, 이어서 무언가를 묻는 잔의 먹먹한 목소리가 들렸다.
마리안은 수화기를 멀리했다.
“아니, 엄마. 지금은 아니야.”
그리고 더 낮게.
“엄마가 네가 먹는지 알고 싶대.”
“먹는다고 해.”
“진짜야?”
“거의.”
“그럼 안 먹는 걸로 받아들일게.”
“그래도 돼.”
침묵.
마리안이 다시 말했다.
“리즈, 내 말 들어. 너는 단지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어.”
“고마워, 선생님.”
“나 진지해.”
“듣고 있어.”
“아니라고 말하는 건, 맞은편 사람이 아직 네가 아니라고 말할 권리를 인정할 때 통하는 거야. 그들이 그 권리 자체를 논의하기 시작하면, 다른 게 필요해.”
리즈는 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거부.
세귀르의 문구.
종이는 벌써 낡아 보였다.
“뭐가?”
“몰라. 하지만 은신처는 아니야. 변호사 하나만으로도 아니고. 조항 하나 더로도 아니야.”
“그럼 뭘 권하는데? 왕국?”
“덜 멍청한 단어를 발명할 만큼 오래 살아 있으라고 권하는 거야.”
리즈는 웃었다.
그러다 멈추었다.
덜 멍청한 단어.
그녀는 주권자를 생각했다.
세귀르가 그녀가 이미 조금은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거의 비난하던 얼굴을.
그녀는 그 단어를 밀어냈었다.
어쩌면 그것은 다른 문으로 돌아왔는지도 몰랐다.
“혼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마리안은 웃지 않고 대답했다.
“아니.”
“그렇지.”
“하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이미 너를 토막내고 있다는 걸 보게 만들 수는 있을지 몰라.”
아름다운 말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나았다. 쓸 수 있었다.
통화가 끝난 뒤, 리즈는 바닥에 남아 있었다.
18호실은 늘 그렇던 질서를 갖추고 있었다.
다시 정돈된 침대.
치워진 쟁반.
새로 바뀐 물병.
이중 커튼.
공식 수첩 옆에, 작고 순종적인 짐승처럼 놓인 팔찌.
그녀는 잘 수도 있었다.
그래야 했다.
대신 검은 수첩을 열었다.
형태들이 있는 페이지를 찾지 않았다. 빈 페이지로 갔다.
그녀는 썼다.
“나를 숨길 수는 없다.”
그리고.
“나를 돌려보낼 수는 없다.”
그리고.
“소유자가 바뀔 수 있는 방 안에서 나를 보호할 수는 없다.”
그녀는 멈추었다.
세 번째 줄은 틀리지는 않았지만 나빴다. 그래서 더 나빴다.
그녀는 그것을 그어버렸다.
다시 시작했다.
“사람은 거부할 수 있다. 문제는 처리된다.”
들로네의 표현.
그녀는 그것을 따옴표 안에 넣지 않았다.
훔친 도구처럼 간직했다.
그 아래에 그녀는 썼다.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인 사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펜 끝이 종이 위에서 멈추었다.
머릿속에 정박지가 돌아왔다.
낮은 케이슨들.
바지선.
바닥에 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밧줄들이 붙들고 있는 것들.
아버지는 이런 종류의 생각을 싫어했을 것이다.
그가 싫어했을 이유는 그것이 미친 생각이라서가 아니라, 무게에서 벗어나는 척하면서 실은 다른 힘들에게 그것을 다르게 짊어져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썼다.
“도망치지 말 것.”
그리고.
“거부가 사적인 피로가 되지 않는 곳을 만들 것.”
곳이라는 단어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을 그었다.
그리고 썼다.
“영토”.
그 단어가 그녀를 두렵게 했다.
그래서 그대로 두었다.
더 아래에, 이유도 모른 채 여섯 글자를 적었다.
오렌.
그녀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 이름은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아직은.
그 이름에는 다만 그녀를 둘러싼 이들에게 속하지 않는다는 이점만 있었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서두르지 않는 두 번의 노크.
소렐.
리즈는 너무 빨리 수첩을 덮었다.
“들어오세요.”
물리학자가 문을 열었다.
그녀는 리즈가 무엇을 쓰고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다음 닫힌 수첩을.
그다음 책상 위에 놓인 팔찌를.
“주무셔야 합니다.”
“안 돼요.”
“그럼 이제 조언이 아니라 증상입니다.”
리즈는 눈을 문질렀다.
“그게 예의 바른 버전인가요?”
소렐은 문턱에 머물렀다.
“세귀르가 당신의 거부를 기록하게 했습니다.”
“보클레르는요?”
“보클레르는 형식을 찾고 있습니다.”
“나를 붙잡아두기 위해서요?”
“당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요.”
“같은 말인가요?”
소렐은 시간을 들였다.
“그에게는 아닙니다.”
“나에게는요?”
“자주, 그렇습니다.”
리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손 밑에 있는 여섯 글자를 생각했다.
오렌.
어쩌면 어리석은 짓.
열.
소진한 여자의 방어.
아니면 더 이상 그녀의 피로 상태로 축소될 수 없을 만큼 큰 무언가의 시작.
“아리안?”
소렐이 눈을 들었다.
리즈가 비꼼 없이 그녀를 그렇게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당신이 국가라면, 나를 떠나게 두겠어요?”
소렐은 거짓말하지 않았다.
“아니요.”
그 대답만큼은 벌거벗었다는 품위를 갖고 있었다.
“당신이 나라면요?”
소렐은 가로막힌 창을 바라보았다.
그 뒤의 정박지.
정박지 뒤의 세계.
“오지 않을 허락을 찾는 일을 그만두겠습니다.”
그녀는 도덕을 덧붙이지 않고 나갔다.
리즈는 닫힌 수첩과 함께 혼자 남았다.
탈퇴는 불가능했다.
물론이었다.
몸은 탈퇴하지 않는다.
방도 마찬가지다.
피곤한 여자는 더더욱.
그러나 추 이후로, 불가능은 더 이상 충분한 증거가 아니었다.
그녀는 수첩을 다시 열었다.
아직 아무 뜻도 갖지 않으려는 이름 아래에 덧붙였다.
“세계가 나에게 누군가에게 말하듯 말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찾기.”
17장
땅 없는 영토
케이슨
다음 날, 묘박지는 낮고 잿빛이었다. 하지만 더는 같은 장소처럼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었다. 예인선들, 크레인들, 군용 건물들, 초록과 납빛 사이의 물. 달라진 것은 그녀의 시선이었다.
유리 회랑에서, 그녀는 더 이상 부두와 바지선만 보지 않았다. 그녀는 가능한 조각들을 보았다. 판, 부피, 빈 방, 콘크리트와 강철의 케이슨들, 지리의 한 조각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들.
아버지는 말보다 먼저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항구는 거기에 아무렇게나 남겨진 것들로 읽는 거야. 십대의 그녀는 그 문장을 싫어했다. 이제는 그 말을 다시 듣고 싶었다.
소렐이 커피 두 잔을 들고 왔다.
그녀는 그중 하나를 창 안쪽 턱에 올려놓았다. 리즈에게 너무 가깝지 않게, 마치 커피마저 안전거리를 지켜야 하는 것처럼.
— 잤어요?
— 조금요.
— 얼마나?
— 당장 거짓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은요.
소렐은 피로와 닮은 찡그림으로 그 대답을 받아들였다.
— 모로가 숫자를 원할 거예요.
— 모로는 숫자를 갖게 될 거예요. 나중에요.
그들은 말없이 나란히 서 있었다. 침묵은 회의실의 것과 질감이 달랐다. 그 안에는 유리창을 스치는 바람의 마찰, 벽 어딘가 뒤편에서 울리는 낮은 엔진 진동, 멀리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안내, 말뚝에 부딪히는 바다의 끊긴 소리가 들어 있었다.
리즈가 마침내 말했다.
— 배는 자기 깃발에 속하죠.
— 원칙적으로는 그렇죠.
— 인공섬은 그것을 그곳에 놓은 국가, 아니면 그 구역을 통제하는 국가에 속하고요.
—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아요.
— 여기서 단순한 건 아무것도 없죠.
소렐이 커피에 입김을 불었다.
— 질문이 있는 건가요, 아니면 이미 답이 있는 건가요?
리즈는 안쪽 부두 가까이에 묶인 바지선을 가리켰다.
— 저것, 예를 들면요.
— 바지선이죠.
— 저걸 들어 올리면요?
— 위험한 바지선이 되겠죠.
— 더는 정말로 뜨지 않는다면요?
소렐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리즈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검은 수첩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지만, 너무 빨리 펼치고 싶지 않았다. 그 단어가 수첩 안에 남아 있는 동안에는 인간적인 연약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세귀르, 보클레르, 마송과 다른 이들 앞의 테이블 위에 놓이는 순간, 그것은 곧바로 선택지가 되고, 그러므로 위협이 되고, 그러므로 서류가 될 것이다.
— 그들이 가져갈 수 있는 모든 것에는 주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 당신 방에도 주소가 있죠.
— 이제는 제 몸에도요.
소렐은 반박하지 않았다.
— 기업에는 본사가 있어요. 연구소에는 부지가 있고요. 배에는 모항이 있죠. 섬에는 땅이 있어요. 비밀 기지조차 결국에는 출입문, 관할권, 종속 관계, 누군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겨요. 여기는 우리 것이니, 이건 우리 문제다.
— 그래서 당신은 우리라는 말이 없는 장소를 찾는군요.
— 아니요.
리즈는 자기 거절이 그렇게 선명하게 나온 것에 놀랐다.
— 저는 우리라는 것이 충분히 보이는 장소를 찾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증상처럼 취급할 수 없게요.
소렐은 묘박지를 바라보았다.
— 주권처럼 들리는군요.
— 제가 왕좌를 요구하는 것처럼 그 단어를 말하지 마세요.
— 저는 규모가 바뀌는 순간을 알아볼 줄 아는 물리학자로서 말하는 거예요.
리즈는 수첩을 갈비뼈에 바짝 눌렀다. 검은 표지는 그녀 몸의 열을 머금고 있었다. 그녀는 하나의 물건이 비밀이기를 멈추고 제안이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생각했다. 때로는 하룻밤. 때로는 몇 마디. 때로는 더 이상 숨길 만한 좋은 곳이 없는 한 여자의 부족한 용기만으로도.
— 땅에 닿지 않아야 해요, 그녀가 말했다.
소렐은 웃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커피를 내려놓았다.
— 땅요, 아니면 바다요?
— 가능하다면 둘 다요.
— 그게 터무니없다는 건 알죠.
— 저는 그 기준을 슬슬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물리학자는 이마를 손으로 쓸어 올렸다. 머리는 아무렇게나 묶여 있었고, 회색 가닥들이 고무줄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며칠 만에 처음으로 리즈는 그녀 역시 이 일 속에서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서류 속 인물처럼이 아니라, 잠과 인내와 눈가의 새 주름으로 값을 치르는 사람처럼.
— 기술적으로 말하면, 소렐이 말했다. 당신의 현상으로 지탱되는 질량은 여전히 질량이에요. 움직일 수 있고, 떠밀릴 수 있고, 바람을 받을 수 있고, 고정 장치를 뜯어낼 수 있고, 현상이 멈추면 떨어질 수 있어요.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생각 하나로 나라를 만들지는 못해요.
— 오늘 나라를 만들고 싶은 게 아니에요.
— 그 말이 적당히 안심이 되네요.
— 켈라프가 방어할 수 있을 만큼 물질적이고, 국가들이 분류하기 전에 망설일 만큼 부조리하고, 그들이 보지 못한 척할 수 없을 만큼 가까운 형태가 존재하는지 알고 싶어요.
소렐은 커피를 다시 집어 들었지만 마시지는 않았다.
— 무대군요.
— 어제 당신이 그렇게 말했죠.
— 피곤할 때 제가 한 말은 자주 후회해요.
— 저도요.
예인선 하나가 바지선을 몇 미터 밀었다. 그 거리에서는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평평한 표면이 다른 각도로 드러났다. 소금 얼룩이 진 어두운 금속 직사각형, 노동자가 눈도 들지 않고 지나칠 만큼 평범하고, 집 하나, 작업장 하나, 앞마당 하나, 페인트로 그은 국경 하나를 담을 만큼 넓으며, 그 국경은 그 즉시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리즈는 수첩을 펼쳤다.
그녀는 그 단어를 보여주었다.
오렌.
소렐은 아무 말 없이 읽었다.
그러고는 바지선을 보았다.
— 타르디외가 필요하겠군요.
— 그리고 브레송도요.
— 그리고 두통을 감수할 법률가도요.
— 마송은 그런 일에 맞게 생겼어요.
— 그리고 세귀르도요.
리즈는 수첩을 닫았다.
— 보클레르는 아직 아니에요.
소렐은 아주 짧게 미소 지었다.
— 빨리 배우네요.
무거운 것들의 테이블
타르디외는 정오 전에 도착했다. 브레스트에는 너무 얇은 외투를 입고, 바람에 납작해진 머리칼을 하고, 벌써 콘크리트의 약점을 찾는 사람처럼 복도를 바라보는 그 특유의 눈빛으로. 코르넥은 그녀와 함께 있지 않았다. 그 부재는 리즈의 안쪽 무언가를 조였다. 그것이 후회인지, 신중함인지,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는 얼굴들에 대한 단순한 피로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브레송은 몇 분 뒤에 따라왔다. 설계도 통, 네트워크에서 분리된 태블릿, 굵은 연필 세 자루를 품에 안고. 죽은 복사본들 이후로, 그는 증명하려 들던 태도를 잃었다. 그는 더 느리게, 확신은 덜하고 존재감은 더한 채 걸었다. 마치 수수께끼 앞에서 일하면서도 그것에 복수하지 않기로 받아들인 사람처럼.
회의는 큰 회의실에서 열리지 않았다.
리즈가 거부했다.
세귀르는 사무실을 제안했다.
그것도 거부했다.
결국 그들은 선착장 가장자리에 있는 기술실 하나를 얻었다. 길고 차갑고, 오래된 기름때가 밴 테이블이 있고, 벽에는 갈고리들이 걸려 있으며, 축축한 금속 냄새가 나고, 물보다 하늘이 더 많이 보이는 높은 창문 두 개가 있는 방이었다. 친밀하지 않았다. 편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방은 무거운 것들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었고, 그것이면 충분했다.
마송은 세귀르와 함께 왔다.
켈라프는 화면으로 참석했다.
들로네는 늘 그렇듯 문 근처에 있었지만, 문 전체를 차지하지는 않았다. 전날부터 그는 어떤 출구들은 아무도 그곳으로 나갈 권리가 없을 때조차 보이는 채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 듯했다.
보클레르는 없었다.
리즈는 이유를 묻지 않았다.
세귀르가 말했다.
— 알려야 할 일이 있으면 그에게도 알릴 겁니다.
— 그러니까 그 사람은 우리가 존재할 만큼 위험한 것을 건네주길 기다리는군요.
— 그는 제가 그것의 자체 긴급성에 의해 파괴되지 않을 만큼 명확한 것을 건네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면 속 켈라프가 눈을 들었다.
— 그 차이는 꽤 마음에 드는군요.
타르디외가 외투를 벗었다.
— 영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들었습니다.
그녀는 그 단어에 대문자를 씌우지 않았다. 리즈는 그 점이 고마웠다.
— 저는 케이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리즈가 대답했다.
브레송은 묘박지 도면을 테이블 위에 펼쳤다. 외교 지도도, 참모본부 지도도 아니었다. 작업 도면이었다. 수심, 기술 구역, 선착장, 부두, 접근로, 점유 구역, 선대, 작업장, 유효 길이, 계류 제약이 표시되어 있었다. 종이가 펼쳐지며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거의 동물 같은 소리였다. 모서리들이 들렸다. 타르디외는 빈 컵 두 개와 선반에서 찾은 스패너 하나로 그것들을 눌렀다.
리즈는 유리 회랑에서 보았던 바지선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 이거요.
브레송이 보았다.
— 작업용 바지선입니다. 평평한 갑판, 낡았지만 건전합니다. 52미터에 18미터. 흘수는 얕습니다. 주요 구조는 작년에 점검했습니다.
— 소유자는 누구죠?
세귀르가 대답했다.
— 해군입니다.
— 그러니까 국가군요.
— 그렇습니다.
— 그럼 우선 거기서 빼내야겠네요.
마송이 무언가를 적었다가 곧 줄을 그었다. 켈라프가 미소 지었다.
타르디외가 물었다.
— 그걸 들어 올리고 싶은 건가요?
— 그것이 배가 되지 않고, 섬이 되지 않고, 기지가 되지 않고, 제 주변의 의료 장비에 불과해지지도 않으면서, 자기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지탱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어요.
뒤따른 침묵은 적대적이지 않았다. 바빴다. 각자가 자기 방식으로 칸 하나를 찾고, 그 칸이 갈라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브레송이 연필을 집었다.
— 바지선 하나만으로는 영토가 되지 않습니다. 행정용 뗏목이 될 뿐이죠.
— 좋아요.
그는 직사각형 주위에 선을 그렸다.
— 중복성이 필요합니다. 독립 모듈, 횡보, 유연한 관절. 한 구역이 경량화를 잃어도 나머지 전체를 끌고 가면 안 됩니다. 조립식 부유 구조물처럼 케이슨 네트워크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요소가 정말로 떠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는 방식으로요.
— 물과 접촉하지 않고요?
— 우선 접촉을 줄이는 겁니다. 접촉 제로는 보도자료용 환상이에요. 겉보기 무게를 제거하더라도 바람, 관성, 횡력, 걸어 다니는 사람들, 기계, 탱크, 너울은 남습니다. 아무것도 닿지 않는 구조물도 모든 것에 반응해야 합니다.
타르디외가 연필을 가져갔다.
— 그리고 떨어진다면 깨끗하게 떨어져야 해요.
리즈가 눈을 들었다.
— 뭐라고요?
— 절대 떨어지지 않는 물건을 설계하는 게 아니에요. 떨어져도 모두를 죽이지 않는 물건을 설계하는 거죠.
겉으로 드러난 잔혹함에는 냉소가 전혀 없었다. 그것은 작업장과 공사장의 사고방식이었다. 기적이 사고를 폐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소렐이 말했다.
— 죽은 구역이 필요하겠네요.
— 비활성 구역, 타르디외가 정정했다. 죽었다고 하면 모두가 겁먹어요.
— 그게 가끔 유용하죠.
— 배치도 위에서는 아니에요.
리즈는 그들이 단어를 두고 다투는 것을 이상한 안도감으로 들었다. 이 여자들은 아직 국가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하중, 추락, 브리징, 점진적 파손, 분리 회로, 시험 수조, 펌프, 바람, 인간의 무게와 화장실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영토는 찬가를 갖기 전에 먼저 오수를 어떻게 배출할지 찾아야 했다.
그 하찮음이 그녀를 거의 구원했다.
켈라프가 물었다.
— 바렌 씨, 법적 목적은 무엇입니까?
리즈는 테이블을 보았다.
도면.
연필들.
모서리의 스패너.
나무에 밴 기름 자국.
— 제 거부가 더 이상 방에 갇힌 한 사람의 기분이 아니게 하는 것요.
— 더 정확해야 합니다.
— 저에 관한 모든 결정이, 다른 사람들이 제가 계속 한 사람으로 남는 데 이해관계를 갖게 될 장소를 통과하도록 하는 것요.
마송이 고개를 들었다.
— 다른 사람들요?
— 네.
그녀는 덧붙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잠든 곁에 누군가 기억 하나를 내려놓으려 할 때, 다른 누군가가 가로막지 않고는 그럴 수 없는 장소.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그 생각은 거기에 있었다. 주권보다 더 구체적이고, 언젠가 그녀에게 붙이게 될지도 모를 상상의 깃발보다 더 긴급하게.
세귀르는 벽에 기대었다.
— 이제는 자신을 보호하는 것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군요.
— 네.
— 당신의 보호를 둘러싼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 저를 인간으로 붙들어 두는 장치 안에서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하려는 이야기예요.
공동체라는 단어가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그것은 팸플릿 냄새가 났다. 깨끗한 작은 유토피아, 자기 문을 닫는 데 더 나은 단어를 찾았다는 이유로 정의로워졌다고 믿는 집단의 냄새. 오렌이 언젠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자기 앞에 잘 보일 줄 아는 사람들만 골라서 시작할 수는 없었다.
그 생각은 방에 담기에는 너무 컸다. 그녀는 그것을 나중을 위해 남겨두었다.
브레송이 연필로 도면을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 기술적으로는 무거운 모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소렐이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 얼마나요?
— 테이블 모형이 아닙니다. 실제 단면입니다. 짧은 케이슨 두 개, 횡보 하나, 작업판 하나. 아마 30톤쯤. 하중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하고, 나머지를 해결한 척하기에는 부족한 정도요.
타르디외가 보탰다.
— 새 변형이 아니라 이미 알려진 살아 있는 모듈로요.
리즈는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다가왔다가, 너무 노골적으로 무게를 싣기 전에 멈추는 것을 느꼈다.
그들도 그것을 배운 것이다.
짓누르지 않고 요구하기.
하지만 가벼운 요구도 요구는 요구다.
— 유용한 밤 하나요?
소렐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대답했다.
— 아니요.
브레송이 연필을 내려놓았다.
— 새 활성화 없이는 아무것도 들어 올릴 수 없습니다.
— 그럼 아무것도 들어 올리지 않으면 됩니다.
소렐의 침착함은 기술적 추진력을 잘라냈다. 리즈는 1초 동안 그녀를 원망했다가, 바로 그 1초 때문에 그녀를 사랑했다.
타르디외가 리즈를 보았다.
— 활성화하지 않고 준비할 수는 있어요. 가설들을 잘라내고. 추락 계획을 세우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고.
— 그건 우리가 할 줄 알죠, 켈라프가 말했다.
세귀르는 한동안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테이블 가까이 다가왔다.
— 무엇이 보이게 될지 보여주십시오.
브레송이 더 넓은 직사각형을 그리고, 그 안에 중앙의 빈 곳을 그렸다.
— 낮은 플랫폼입니다. 여기는 기술 앞마당. 저기는 임시 거주 모듈. 여기는 에너지와 물. 저기는 의무실. 케이슨은 질량과 부피로 쓰이지만, 동시에 둘레 역할도 합니다. 뚜렷한 가장자리를 가질 수 있죠.
— 국경이군요, 마송이 말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밖에서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을 가로질렀다. 무언가를 내려놓고, 고정하고, 다시 들어 올리는 소리. 항구의 삶은 거의 너그러운 무심함으로 계속되고 있었다.
세귀르는 브레송이 그린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따라갔다.
— 프랑스의 것이라면, 우리는 당신을 붙잡습니다. 프랑스의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을 잃습니다. 단지 사적인 것이라면, 우리는 긴급성을 명분으로 당신을 되찾습니다. 국제적인 것이라면, 다른 이들이 당신을 절차 속에 녹여버릴 겁니다.
켈라프가 물었다.
— 프랑스가 그것을 임시 주체로 인정한다면요?
마송이 눈을 감았다.
— 변호사님.
— 이미 테이블을 태우고 있는 질문을 하는 겁니다.
세귀르는 물러서지 않았다.
— 그러면 프랑스는 자신이 첫 보증인으로 남기를 바라는 법적 이상 현상을 만드는 겁니다.
— 그리고 더 이상 그것의 소유자는 아니게 되죠.
— 그게 난점입니다.
리즈가 고쳤다.
— 그게 이점이에요.
세귀르가 그녀를 보았다.
— 그런 것의 인정이 국가의 도움을 받은 조직적 분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걸 이해합니까?
— 네.
— 프랑스의 약점으로?
— 아마도요.
— 국제적 도발로?
— 분명히요.
— 그런데도요?
리즈는 도면 위에 손을 올렸다. 문구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종이 아래의 나무에는 울퉁불퉁한 곳과 베인 자국들이 남아 있었다. 매끈하기를 거부하는 이 테이블에는 안심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 어제 당신은 제 거부가 국가 장치에 대항할 수 있다고 썼어요. 그것은 프랑스식 보호였어요.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충분하지 않아요. 저는 국경을 건너지 못하는 조항 안에서 오래 살 수 없어요.
세귀르는 눈을 내리깔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 당신은 떠다니는 문서를 원하는군요.
— 저는 그 문서가 버티도록 강제하는 장소를 원해요.
첫 번째 가장자리
그들은 활성화하지 않았다.
그 결정은 하루를 더 길게, 거의 합리적으로 만들었다. 리즈의 일부는 정반대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그녀를 밀어붙이고, 그녀가 거부하고, 각자가 강제와 저항이라는 익숙한 극장 속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를.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은 채 일했다.
브레송은 사용 가능한 케이슨 도면을 요청했고, 타르디외는 이미 인가를 받은 엔지니어 두 명에게 전화했으며, 마송은 연구 틀을 작성했고, 모로는 의무적인 의료 휴식을 기입하게 했고, 켈라프는 작업 문서 어디에도 오렌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 왜요? 리즈가 물었다.
— 이름은 이해하기 전에 몰수하거나 인정하고 싶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그럼 당신은 뭘 더 원해요?
— 지금은요?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모른 채 두려워하는 것요.
리즈가 미소 지었다.
— 당신은 세귀르보다 더 위험하군요.
— 국가에는 더 싸게 청구합니다.
저녁은 들어오는 것을 보이지도 않게 찾아왔다. 기술실 안에서 빛은 노랗게 변했다. 샌드위치, 종이컵에 담긴 수프, 사과, 아무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 커피가 들어왔다. 리즈는 소렐의 만족스러운 시선과 들로네의 거짓으로 무심한 시선 아래 샌드위치 반쪽을 먹었다.
정치적인 것들의 탄생은 때때로 기름진 테이블 위에서, 말려 올라가는 도면과 한입 한입을 세는 의사 사이에서 시작되었다.
저녁 무렵, 마레스코가 들어왔다.
리즈는 붉은 요람 이후 그를 다시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더 잘 걸었지만,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았다. 옆구리나 등 어딘가가 아직도 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그는 딱딱하지 않게 제복을 입고 있었고, 타인들이 나중에 깨끗하게 기록하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은근한 피로를 지니고 있었다.
— 정체를 알 권리가 없는 물체의 군사적 제약에 대해 의견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그러니 완벽하게 자격이 있으시군요.
그는 도면을 보았다.
그리고 리즈를 보았다.
— 바렌 씨.
— 대위님.
그는 고맙다고 말하지 않았다.
리즈는 그 점이 고마웠다.
생존자의 감사는 테이블을 이동시켰을 것이고, 그녀에게는 그 무게까지 더 짊어질 힘이 없었다.
마레스코는 브레송, 세귀르, 켈라프의 말을 차례로 들었다. 그는 질문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각각에는 실질적 결과가 있었다. 누가 외곽을 지키는가? 누가 승선하는가? 누가 선창을 검사하는가? 외국 국가가 미확인 항공기로 접근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무장 사건에는 어떤 법이 적용되는가? 프랑스가 더 이상 완전히 소유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구조물 위에 있는 프랑스 무장 인원에 대해서는 누가 권한을 갖는가?
그가 말할수록, 그림은 이미지이기를 멈추었다. 그것은 일련의 골칫거리가 되었고, 그것은 종종 어떤 것이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첫 신호였다.
세귀르가 마침내 말했다.
— 우리는 가장자리가 필요합니다.
— 기술적인 가장자리요? 브레송이 물었다.
— 정치적인 것.
마송이 덧붙였다.
— 그리고 형사적, 세관적, 보건적, 군사적. 정말로 베르시가 저녁 식사 전에 발작을 일으키길 원한다면 조세적이기도 하고요.
켈라프가 말했다.
— 가장자리가 반드시 폐쇄인 것은 아닙니다.
— 법에서는 대개 그것과 가장 닮은 것이죠.
— 그렇다면 반대를 써야겠군요.
세귀르는 리즈를 보았다.
— 위험이 보입니까?
— 어떤 위험요?
— 당신을 몰수당하지 않게 하려면, 당신은 결국 자신 또한 거부할 권력을 가진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녀는 그것을 온전히 보지는 못했지만, 피로가 다리로 내려앉을 만큼은 보았다. 오렌, 그 이름이 버틴다면, 그것은 단지 국가들에 맞선 피난처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예와 아니오를 말하는 기계, 그러므로 상처 입히는 기계일 것이다. 들어갈 수 있거나, 없는 장소. 보호받거나, 그렇지 못한 장소. 미덕이 아주 빠르게 미소 지으며 걸러내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장소.
그녀는 수첩에 적은 문장을 떠올렸다. 거부가 사적인 피로가 아닌 장소를 만들 것.
그녀는 이렇게 쓰지 않았다. 아무도 지치게 하지 않을 장소를 만들 것.
— 보여요, 그녀가 말했다.
— 그래도 계속합니까?
리즈는 조금 뒤로 물러서 서 있는 마레스코를 보았다. 그녀는 요람 아래에 갇혔던 두 남자와, 방 전체가 결국 긴급성이 거의 모든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받아들였던 방식, 그리고 그 긴급성이 보고서 안에서 이름을 바꾸던 속도를 생각했다.
— 제가 계속하지 않아도 그 권력은 존재할 거예요. 다만 그 둘레의 빛이 더 적을 뿐이죠.
세귀르는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보클레르가 이해할 문장이군요.
— 그 사람을 위해 쓴 말이 아니에요.
— 대개 그래서 문장이 쓸모 있어집니다.
화면 너머에서 켈라프가 펜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임시 명칭을 제안하겠습니다. 자율 실험 구역.
마송이 사레들릴 뻔했다.
— 자율이요?
— 뭐가 더 낫습니까? 장식용 실험 구역?
타르디외가 중얼거렸다.
— SEA.
소렐이 한쪽 눈썹을 올렸다.
— 참 재밌네요.
—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리즈가 웃었다.
진짜 웃음이었다. 짧고, 목덜미를 당기고, 들로네가 고개를 돌리게 한 웃음.
몇 초 동안, 방이 숨을 쉬었다.
그러고는 세귀르의 보안 전화가 테이블 위에서 진동했다.
그가 화면을 보았다.
이름은 발음되지 않았지만, 리즈는 다른 이들의 얼굴에서 그것을 읽었다.
보클레르.
세귀르는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
문은 소리 없이 닫혔다.
리즈는 피로가 한꺼번에 더 무겁게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이용당하기 위해 유용한 밤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당신의 이름과 잠과 케이슨 도면이 테이블 위에서 기다리는 동안, 남자들이 문 뒤에서 당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소렐이 다가왔다.
— 오늘은 멈춰요.
— 우리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 바로 그래서요.
— 의사 같은 문장이네요.
— 더 나빠요. 준비와 저항을 혼동해서 충분히 많은 시스템이 부서지는 걸 본 물리학자의 문장이에요.
리즈는 따랐다. 하지만 바로는 아니었다.
그녀는 브레송의 연필을 집어 도면 가장자리, 바지선과 제안된 두 케이슨 주위에 작은 선을 그었다.
하나의 가장자리.
아직 아무것도 분리하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여기서는 다르게 응답해야 한다.
뜨지 않는 것
그들은 사흘 뒤 실험 구역을 만들었다.
만들었다라는 말은 과했다. 그들은 주로 옮기고, 조립하고, 잠그고, 점검하고, 기름을 닦고, 볼트를 죄고, 측정하고, 측정값에 이의를 제기하고, 두 번 조임을 다시 하고, 변형 센서 하나를 교체하고, 그런 다음 바람이 충분히 잦아들어 누구도 그것이 대신 결과를 썼다고 비난할 수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
리즈는 유용한 밤을 주지 않았다.
그 조건은 지켜졌다.
모로는 심지어 그녀가 지정된 물체 없이 이틀 밤을 자도록 받아냈다. 잠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몸이 어둠 속으로 조각조각 떨어졌다가 너무 빨리 다시 떠오르고, 땀에 젖어, 그림이 되어서는 안 되는 형태의 파편들을 안고 돌아오는 그 끊긴 횡단들을.
시험에 선택된 모듈은 오래된 것이었다. 붉은 요람의 모듈. 틀에 갇히고, 제한되고, 감시되고, 주위에 덧붙인 안전 장치들로 거의 모욕당한 듯한 상태였다. 리즈는 그것의 사용을 받아들였다.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생산이 아니라 구조에 쓰였기 때문에, 그리고 타르디외가 그것이 이미 내준 것 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 기술적 약속은 별 가치가 없습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 인간적 약속도 마찬가지죠,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그래서 우리가 그것들을 쓰는 겁니다.
그들은 그것들을 썼다.
실험 구역은 내부 수조에 있었다. 너울에서 보호된 곳이었다. 짧은 케이슨 두 개, 강철 횡보 하나, 작업판 하나, 부분적으로 채워진 밸러스트, 안전선, 보조 부력체들, 그리고 중앙에는 투명한 케이스 안에 갇힌 장치. 아무것도 나라처럼 보이지 않았다. 건물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것은 회색이고 낮고 산업적인 물건이었다. 유토피아보다는 조선소의 한 조각에 더 가까웠다.
리즈는 그것이 그런 모습이라 좋았다.
주변에서 인가된 사람들은 원을 이루지 않은 채 자리를 잡았다. 이제 사람들은 원을 피했다. 어쩌면 그것이 의식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거나, 모두가 첫 증명의 격납고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타르디외는 브레송과 함께 기술 통로 위에 있었다. 소렐과 모로는 리즈 가까이에 있었다. 마레스코는 조금 더 멀리, 침묵하는 장교 곁에 있었다. 세귀르와 마송은 노란 선 뒤에 있었다. 켈라프는 들로네가 들고 있는 태블릿 속에 있었고, 그 덕분에 그녀는 무장한 남자에게 들려 있는 법의 얼굴처럼 우스꽝스럽고도 완벽하게 주권적인 모습이 되었다.
보클레르는 물리적으로 그곳에 없었다.
그의 부재에 속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어딘가에서 보고 있었다.
브레송이 점검 사항을 알렸다.
그의 목소리는 수조의 확성기를 타고 금속에 눌린 채 흘러나왔다.
— 밸러스트 안정.
— 안전선 자유.
— 변형 센서 활성.
— 외곽 대피 완료.
타르디외가 덧붙였다.
— 상기합니다. 목표는 완전 부상이 아닙니다. 제한적이고 가역적인 하중 감소와 부분적 접촉 단절을 찾는 것입니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접촉 단절.
이 단어가 이륙보다 나았다. 더 겸손했다. 더 정확했다.
장치는 바로 응답하지 않았다.
몇 초 동안은 수조 속 검은 물, 램프의 반사, 어딘가에서 부딪히는 밧줄 소리, 마이크 속 브레송의 짧은 숨소리뿐이었다. 리즈는 자신의 심장이 장치들의 박자를 따라가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차가운 난간 위에 손을 올렸다.
소렐은 그 동작을 보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첫 신호는 물에서 왔다.
극적인 것은 아니었다. 무늬의 변화였다.
케이슨 주위의 잔물결들이, 마치 물이 자신이 떠받치고 있던 것의 일부를 잊어버린 듯 벌어졌다. 보조 부력체들은 줄을 덜 세게 당겼다. 타르디외의 화면에서 곡선 하나가 한 칸 내려갔다가 안정되었다. 브레송은 아주 낮게 욕설을 내뱉었지만, 마이크는 그래도 그것을 잡아냈다.
— 겉보기 하중 마이너스 12퍼센트.
아무도 박수 치지 않았다.
리즈는 표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실험 구역은 더 잘 뜬 것이 아니었다.
다르게 떠 있었다.
타르디외가 물었다.
— 다음 단계?
소렐의 시선이 즉시 리즈를 향했다.
리즈는 누군가 설명해주지 않아도 덫을 알아차렸다. 성공한 단계마다 다음 단계를 완벽한 예의로 불러들였다.
—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그 단어는 수조를 가로질렀다. 작고, 거의 실망스러웠다.
브레송이 고개를 들었다.
타르디외는 입을 다물었다.
마레스코는 마치 갑판 하나, 선체 하나, 장갑차 하나, 피난처 하나, 세계 하나에서 12퍼센트가 줄어든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벌써 보는 것처럼 실험 구역을 바라보았다.
세귀르가 말했다.
— 검증된 단계에서 중지.
타르디외가 명령을 반복했다.
장치가 꺼졌다.
물은 오래된 방식을 되찾았다. 케이슨들은 아주 조금, 거의 아무것도 아닌 만큼 가라앉았다. 하지만 모두가 무게의 귀환을 볼 만큼은 충분했다.
뒤따른 소리는 충격이 아니었다.
오히려 숨을 내쉬는 소리에 가까웠다.
그 물건은 한 번도 완전히 떠난 적 없는 것에 다시 닿았다.
태블릿 속 켈라프가 물었다.
— 충분합니까?
마송이 대답했다.
— 무엇에 대해서요?
— 이것이 더 이상 수첩 속 생각에 불과하다고 모른 척할 수 없게 하는 데요.
아무도 그녀에게 답하지 않았다.
그것이 그녀의 대답이었다.
리즈는 안쪽 부두로 나가는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공기가 해초와 경유와 젖은 돌 냄새를 품고 수조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너무 깊게 숨을 들이켰고 현기증이 났다. 모로가 한 걸음 다가왔다. 그녀는 손을 들어 그를 멈추게 했다.
— 괜찮아요.
그는 반박하지 않았지만 물러서지도 않았다.
부두 위에서는 시험을 아마 전혀 보지 못했을 한 수병이 어깨에 감은 호스를 메고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그 무게 아래 구부정하게, 짜증 나고, 살아 있고, 그들 이전에도 존재했고 그들 이후에도 존재할 일에 붙잡힌 채 걷고 있었다. 리즈는 그가 상자 더미 뒤로 사라질 때까지 시선으로 따라갔다.
그때 그녀는 이해했다. 영토는 단지 땅에 닿지 않는 것일 수만은 없었다.
그것은 또한 호스 하나, 피로 하나, 수프 하나, 난간 위의 손 하나, 평범한 거부 하나가 여전히 제자리를 가질 만큼 사람들 가까이에 남아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오렌은 더 큰 18호실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지도 위의 이름
세귀르는 시험 뒤 제한 회의를 요청했다.
리즈는 두 번째로 큰 회의실을 거부했다.
그들은 기술실로 돌아왔다. 도면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고, 연필로 그은 가장자리도 그대로였다. 누군가는 여백에 하중값을 더해 놓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먹지 않은 사과 하나를 스패너 옆에 놓아두었다. 방은 이미 자기만의 어질러짐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리즈는 그 안에서 어떤 평화를 발견했다.
보클레르가 벽면 화면에 나타났다.
그의 배경은 바뀌어 있었다. 뒤에는 더 이상 목재 장식도, 알아볼 수 있는 사무실도 없었다. 흰 벽, 장소 없는 빛, 지나치게 깨끗한 소리. 그는 자신을 지우는 쪽을 택했고, 그것은 논의가 평범한 방들을 넘어섰다고 알리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 측정값을 봤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는 어떻게 봤는지 묻지 않았다.
— 12퍼센트는 영토가 아닙니다.
— 아닙니다,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그것은 가장자리의 증명입니다.
— 뭐라고요?
브레송이 연필을 집었다.
— 지금까지 우리는 질량 하나가 가벼워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조립체 하나가 즉각적인 결속을 잃지 않고 자기 환경과의 관계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정치 프랑스어로 말하면요?
세귀르가 대답했다.
— 구성된 하나의 것이 단위처럼 행동하기 시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클레르는 리즈를 보았다.
— 그게 당신의 의도입니까?
— 제 의도는 중립적인 장소에서 끝나지 않는 거예요.
— 충분한 대답이 아닙니다.
— 하지만 모든 것을 시작하는 대답은 그거예요.
켈라프는 여전히 자기 사무실에서 화면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말없는 화분이 그녀 뒤에 돌아와 있었다. 충실하고 쓸모없이.
— 용어를 정해야 합니다, 그녀가 말했다. 바렌 씨는 프랑스가 한 시민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가 그 시민을 자기 손아귀 아래 홀로 두는 방식으로는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마송이 덧붙였다.
— 정확히 무엇을 인정한다는 겁니까? 협회? 시험 구역? 불가능한 공공기관? 월경지?
— 임시 주체, 켈라프가 말했다.
— 그런 표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제가 방금 발음한 순간부터 존재합니다. 이제 그것이 너무 일찍 깨워진 국참사원 앞에서 10초 이상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면 됩니다.
보클레르는 웃지 않았다.
— 당신들은 모두 분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 아닙니다. 분리는 떨어져 나올 영토를 전제합니다. 여기서 우리가 말하는 것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영토입니다. 그녀 없이는 누구도 행사할 줄 모르는 힘에 의해 부분적으로 생산되는 영토죠.
— 말장난을 하는군요.
— 모든 주권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리즈는 말없이 세귀르를 바라보았다. 그는 얼굴이 지쳐 있었고, 셔츠는 구겨져 있었으며, 2주 전이었다면 아마 견디지 못했을 옅은 수염이 돋아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위기를 관리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국가에 대한 자기 사랑이 그 국가에 저항할 수 있는 형태를 상상하도록 자신을 강제한다는 것을 이해한 사람처럼 보였다.
보클레르가 물었다.
— 그러면 프랑스는 무엇을 보유하게 됩니까?
그 질문이 방을 식혔다.
이것이었다.
진짜 입구.
도덕도, 법도, 심지어 보호도 아니었다. 프랑스가 무엇을 보유할 것인가.
리즈는 반발할 수도 있었다. 그러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 도면, 사과, 기름 자국, 연필로 그은 연약한 가장자리를 보았다. 오렌이 태어난다면, 그것은 이 더러움 속에서도 태어날 것이다. 이해관계, 보증,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양보, 시장 냄새가 나는 단어들과 맹세 냄새가 나는 단어들 속에서.
— 연결요, 그녀가 말했다.
보클레르는 기다렸다.
— 언어. 첫 조약. 안전 보장. 그 영토와 그것이 인정하는 영토들에서의 구조 우선권. 군사적 사용에 대한 제한적 감독권. 첫 팀 안의 프랑스 시민들. 저와 관련된 의료 사항에 대한 대립적 통제. 그리고 당신들이 저를 쓸모 있는 죄수로 만들지 않을 선택권을 가졌다는 기억.
켈라프가 무언가를 적었다.
마송도 그랬다.
세귀르는 움직이지 않았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 당신은 방금 협상을 열었습니다.
— 아니요. 저는 방금 당신들의 자제에 붙은 값을 말했어요.
엘리제의 보좌관은 1초 동안 눈을 내리깔았다.
다시 눈을 들었을 때, 그의 얼굴은 달라져 있었다. 그는 아직 오렌을 믿지 않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너무 늦게 믿지 않는 위험은 이미 믿고 있었다.
— 작업명이 필요하겠군요, 그가 말했다.
마송이 제안했다.
— 자율 실험 구역.
— 새 구두를 신은 행정 복도 같군요,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다른 걸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방은 벽 너머 수조의 소리, 밖에서 들리는 수병의 발걸음, 어딘가에 내려놓는 도구 소리, 자신에게서 미래 한 조각을 떼어내려 한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는 항구의 계속되는 웅성거림을 들려주었다.
리즈는 검은 수첩을 펼쳤다.
앞쪽 페이지들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저 수첩을 그들 쪽으로 돌렸다.
거의 빈 페이지 한가운데 여섯 글자가 있었다.
오렌.
보클레르가 그것을 읽었다.
— 무슨 뜻이 있습니까?
— 아직은요.
켈라프가 물었다.
— 이 이름을 보호 문서에 넣는 데 동의합니까?
리즈는 소렐을 보았다.
소렐은 동의도 경고도 주지 않았다. 붙잡지 않는 주의만을 주었다.
— 네.
마송이 이름을 썼다.
그는 천천히, 그것이 엄숙하지 않았다면 우스꽝스러웠을 법한 신중함으로 썼다. 오렌이라는 이름은 평범한 펜의 마찰을 통해 검은 수첩에서 법률 노트로 건너갔다.
빛은 없었다.
떨림도 없었다. 묘박지의 색도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작업 지도 위, 바지선과 두 케이슨의 가장자리에, 세귀르가 연필로 적었다.
« 오렌 - 가설적 외곽. »
리즈는 그 말들을 다시 읽었다.
가설적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 단어는 공기를 남겨두었다.
외곽이라는 말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그 단어는 이미 문들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번에는 자신이 연필을 집었다.
세귀르의 문구 아래에 덧붙였다.
« 무엇을 위해 보호하는지 잊는다면 어떤 외곽도 가치가 없다. »
그 문구는 만장일치를 얻지 못했다.
타르디외는 그것이 부정확하다고 생각했다.
마송은 그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켈라프는 그것이 공격당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보클레르는 아마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렐은 그것을 두 번 읽었을 뿐이다.
그러고는 말했다.
— 그래도 남겨둬요.
밖에서는 브레스트 위로 밤이 내리고 있었다. 실험 구역은 수조 안에 놓여 다시 무거워진 채, 줄에 붙들리고, 물을 바라볼 때 모두가 같은 나라를 떠올리지는 않는 남자들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그것은 아직 아무것과도 닮지 않았다.
하지만 이름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아주 곧, 세계가 그것을 고치고 싶어 하기 시작하기에는 충분했다.
18장
브레스트 협정
깃발 없는 방
그들은 회의실에서 깃발들을 치워버렸다.
누가 요구했는지 말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극적인 명령이라기보다 부끄러운 예방 조치에 가까웠다. 행정기관들이 몸들이 도착하기 전에 처리해두는, 그런 종류의 세부였다. 프랑스 국기는 떼어냈고, 평소 화면 옆에 놓여 있던 작은 유럽연합 깃발도 치웠으며, 벽에는 페인트보다 조금 더 밝은 직사각형 두 개만 남겨두었다. 빈자리가 천보다 더 많은 말을 했다.
리즈는 들어서자마자 그것을 보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곳은 첫 번째 원의 큰 회의실도 아니었고, 오렌이 처음 연필 선을 받은 기술실도 아니었다. 정박지를 향한 행정동 2층의 중간쯤 되는 방이었다. 긴 테이블 하나, 의자 열두 개, 두꺼운 창문 두 개, 찬장 위에 놓인 커피메이커, 바닥 콘센트들, 축축한 카펫과 차가운 금속 냄새. 프랑스는 이런 장소를 만들어낼 줄 알았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는 척하기에 충분히 중립적이고, 그 안에서 오가는 말이 한 나라의 형태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보호된 장소.
세귀르는 이미 와 있었다.
마송도 있었다.
보클레르는 화면 속에 있지 않았다. 그는 직접 와 있었다.
그의 물리적 존재는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방을 바꾸어놓았다. 그는 평소와 같은 침착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 침착함은 조금 선명도를 잃어 있었다. 파리에서 온 여정, 너무 이른 시간, 지난 며칠의 긴장, 어쩌면 브레스트까지 와서, 더 잘 붙들기 위해 먼저 옮겨놓았던 여자와 협상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그 모든 것이 그에게 조용한 피로를 남겨놓았다. 그가 덜 위험해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덜 추상적이 되었을 뿐이었다.
켈라프가 리즈 뒤로 들어왔다. 팔에는 코트를 걸치고, 손에는 서류철을 들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녀는 마침내 화면을 떠났고, 그녀의 등장은 조언이라는 말에 새로운 무게를 주었다. 방 안의 변호사는 단지 목소리만이 아니다. 마련해야 하는 의자이고, 끊어낼 수 없는 시선이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맛없는 커피를 마시고 디지털 압축 없이 침묵을 듣는 사람이다.
소렐은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모로는 그녀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앉았다. 얇은 의료 서류철과 함께, 자신에게 곧 의학에 속하지 않는 말들을 보증해달라는 요구가 올 것을 이미 아는 의사의 표정으로.
타르디외와 브레송은 물질적 부분을 위해 와 있었다.
들로네는 문 가까이에 있었다.
마레스코는 더 뒤쪽에 있었다. 아무도 그를 증인이라 부르지 않은 채 초대했는데, 그것은 그가 증인이라는 뜻이었다.
테이블 중앙에는 실험 구역의 인쇄된 도면, 수조 사진 두 장, 하중 기록표, 그리고 세귀르가 이렇게 적어놓았던 작업지가 놓여 있었다.
« 오렌 - 가정적 경계. »
연필 글씨는 깨끗한 사본으로 대체되어 있었다.
리즈는 연필이 더 좋았다.
“바렌 부인,” 보클레르가 시작했다.
켈라프가 그의 말을 끊었다.
“무엇보다 먼저 말씀드리죠. 제 의뢰인은 더 우아한 형태의 감금을 협상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공격적인 어조는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그게 더 나빴다. 그 어조는 이미 재판정에 있었다.
보클레르가 고개를 기울였다.
“아무도 그런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문서들은 때때로, 작성자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을 원합니다.”
마송이 조심스러운 느림으로 서류철을 열었다.
“바로 그래서, 우리는 문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리즈가 앉았다. 그녀는 네 시간을 잤다. 조각조각 끊어서. 부두와 방들로 이루어진 도시를 걷는, 대상 없는 꿈과 함께. 모로가 혈압 수치를 말해주었지만 그녀는 곧바로 잊었다. 그녀는 토스트 두 조각을 먹었다. 마리안이 그녀가 깨어났을 때 전화를 걸어와, 서두 없이, 덜 멍청한 단어를 발명했으니 어쩌면 아침을 먹을 권리도 생긴 것 아니냐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그 농담은 십 초를 버텼다.
그다음 마리안이 물었다.
“그 사람들이 너한테 뭘 서명하게 할 거야?”
“아마도.”
“그럼 먹고 가. 빈속으로 서명하면 늘 더 나쁘게 해.”
리즈는 따랐다.
이제 도면 앞에서, 그녀는 그 토스트들이 자신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우스꽝스럽고도 필요한 증거처럼 느껴졌다.
세귀르가 사본 위에 손을 올렸다.
“우리는 어휘상의 난점이 있습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당신들에게는 정치적 난점이 있죠.”
“그것이 어휘를 통해 지나갑니다.”
“대개 그렇죠.”
세귀르는 웃지 않았다.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국가와 조약을 체결할 수 없습니다.”
“그럼 만드세요.”
마송이 눈을 감았다.
“변호사님.”
“시간을 아끼려고 단순화한 겁니다.”
보클레르가 리즈를 보았다.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프랑스가 오렌을 국가로 인정한다면, 설령 임시적이라 해도, 동맹국들과, 유럽연합과, 자국 장치의 일부와, 프랑스 현장에서 나온 기술이 왜 갑자기 프랑스의 손을 벗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할 모든 이들과 즉각적인 위기를 일으키게 됩니다.”
리즈가 물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요?”
보클레르는 잠시 시간을 들였다.
“법적으로 통제권을 유지합니다.”
“저에 대한.”
“이 사안에 대한.”
“저에 대한.”
아무도 고치지 않았다.
그 침묵에는 적어도 그만한 정직함이 있었다.
세귀르가 말했다.
“중간 경로가 있습니다.”
“중간 경로는 대개 복도입니다.” 켈라프가 대답했다. “자유롭게 들어가지만, 누군가가 반대쪽 끝을 닫아버리죠.”
“이번 것은 문이 두 개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만 가진 열쇠가 아니어야겠죠.”
프랑스라는 말이 세귀르에게 상처를 냈다.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호흡 속의 미세한 멈춤, 서류철 위에서 더는 움직이지 않는 손, 그리고 통제의 회복. 그는 국가를 충분히 사랑했기에,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붙들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때 고통스러워했다. 리즈는 그것이 그를 냉소적인 사람들보다 더 위험하게 만든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는 진짜 양심의 가책을 품고도 해를 끼칠 수 있었다.
마송이 첫 번째 문안을 나누어주었다.
제목은 이랬다.
« 자율 실험 구역 오렌에 관한 브레스트 협정. »
켈라프는 첫 줄을 읽고 펜으로 두 단어를 그었다.
“실험 구역은 안 됩니다.”
마송이 한숨을 쉬었다.
“다른 말을 쓰면 즉시 헌법적, 국제법적 해석을 촉발합니다.”
“그게 목적입니다.”
“첫 줄부터는 아닙니다.”
“특히 첫 줄부터죠.”
리즈는 자신의 사본을 집어 들었다.
종이는 희고, 촘촘하고, 그 나름대로 우아했다. 넓은 여백과 깔끔한 번호가 있었다. 감옥처럼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래서 의심하며 읽어야 했다.
그녀는 조항들을 훑었다.
제1조: 목적.
제2조: 경계.
제3조: 보호.
제4조: 접근 조건.
제5조: 리즈 바렌 부인의 의료 체계.
문서 한가운데 놓인 자신의 이름은 다른 단어들보다 더 선명한 냉기를 만들었다.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제5조를 톡톡 두드렸다.
“이런 식은 안 됩니다.”
모로가 물었다.
“무엇이 불편하십니까?”
“협정이 제 몸에 관한 조항을 물이나 전기에 관한 조항처럼 가져서는 안 됩니다.”
켈라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극히 맞습니다.”
마송이 펜을 들었다.
“그렇지만 부인의 의료 상황을 다뤄야 합니다.”
“그럼 별도의 부속서로 하세요. 제 변호인과 제가 선택한 의사가 검토할 수 있는 것으로. 정치적 목적 안에 넣지 말고요.”
모로가 말했다.
“저는 그 의견을 지지합니다.”
보클레르가 그를 보았다.
“당신은 의사지, 헌법학자가 아닙니다.”
“바로 그래서입니다.”
대답이 너무 단순해서 아무도 즉시 공격하지 못했다.
소렐도 문안을 집어 들었다.
“제3조. ‘프랑스 공화국은 실험 구역과 그 관련 자원의 보호를 보장한다.’ 관련 자원?”
그녀가 눈을 들었다.
“그 단어를 다시 넣으셨네요.”
마송은 진심으로 난처해 보였다.
“표준 문구입니다.”
“그게 방어가 되는 경우는 드물죠.”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웃음은 끝까지 가지 못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바꾸십시오.”
마송이 줄을 그었다.
“무엇으로요?”
켈라프가 제안했다.
“‘그곳에 거주하거나, 일하거나, 치료받는 사람들.’”
세귀르가 덧붙였다.
“그리고 그 물질적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시설들.”
“동의합니다.” 소렐이 말했다. “시설은 시설이고, 사람들을 시설이라는 이름 아래 두지는 않는 겁니다.”
아직 말하지 않았던 타르디외가 중얼거렸다.
“인간이 펌프가 아니라고 말하는 데 줄이 꽤 많이 필요하겠군요.”
“전부 쓰세요.” 리즈가 대답했다.
방은 다른 방식으로 숨을 쉬었다.
승리는 아니었다. 그저 작은 힘을 되찾은 것뿐이었다.
물어뜯는 조항들
그들은 물리는 지점들마다 작업했다.
시간은 더 이상 시간이 아니라, 그어진 단어들, 옮겨진 쉼표들, 모로가 잘라놓은 사과가 담긴 흰 접시 둘레의 너무 긴 침묵들로 흘렀다. 유리창 너머의 정박지는 회색에서 흰색으로 갔다가 다시 회색으로 돌아왔다. 리즈는 왼쪽 눈 뒤가 아팠다. 그녀는 통증이 요구하는 중요성을 주지 않으려고 사과 한 조각을 먹었다.
먼저 경계.
마송은 좌표, 출입로, 기술적 지역권을 원했다. 켈라프는 오렌의 임시 권한기관의 동의 없이는 아무것도 변경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어떤 권한기관입니까?” 보클레르가 물었다.
“우리가 지금 존재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그 기관이죠.”
“순환논리입니다.”
“탄생은 대개 그렇습니다.”
세귀르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늘 그렇게 변론하십니까?”
“부조리가 서명된 채 예의를 갖추고 찾아올 때는요.”
그다음은 접근.
프랑스는 누가 들어오는지 알고 싶어 했다. 켈라프는 안다는 것이 혼자 선택한다는 뜻이 되지 않기를 원했다. 그때까지 침묵하던 마레스코는 문이 모호한 문구에 달린 장소를 군인이 방어할 수는 없다고 상기시켰다. 소렐은 보전을 즉각 구조로 바꾸게 했다. 첫 번째 단어에는 아직도 의료화된 이송의 냄새가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모로가 동의했다. 구조라는 말은 그 둘레에 손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진짜 싸움은 이전을 둘러싸고 왔다.
보클레르는 공정, 활성 모듈, 외국 행위자, 중대한 이익에 관한 문장을 준비해두었다. 켈라프는 그것을 읽고 나서, 칼날을 내려놓듯 펜을 내려놓았다.
“오렌은 숨 쉬는 허락을 구하는 종속물로 태어나지 않을 겁니다.”
리즈는 주로 다른 단어를 보고 있었다.
이전.
도면 하나를 이전할 수 있었다. 모듈 하나를, 팀 하나를 이전할 수 있었다. 피로 하나를, 밤 하나를, 기술적 이름 아래 놓인 여자 하나를 이전할 수도 있었다.
“제가 이전될 수 없다고 쓰세요.”
보클레르가 부드럽게 대답했다.
“이 조항이 겨냥하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럼 더더욱 그렇게 말해야 합니다.”
켈라프는 별도 조항을 받아 적게 했다. 오렌에 있는 어떤 사람도 자유롭고, 현재적이며, 조력을 받은 동의 없이 이동, 추출, 구금 또는 검사될 수 없다. 그 동의가 다투어진다면 평가는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더 느리게 만드는군요.” 보클레르가 말했다.
“네.”
“위기에서는 느림이 사람을 죽입니다.”
“때로는요. 속도도 그렇습니다.”
리즈는 사과 조각을 내려놓았다.
“제가 이해할 권리를 빼앗을 만큼 빨라야 한다면, 당신들은 이미 저를 보호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보클레르는 아무것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기록했다.
프랑스가 지키려 한 것
오후 중반, 보클레르가 정회를 요청했다.
그 단어는 타르디외를 자신도 모르게 웃게 했다.
“위험한 단어를 좋아하시네요.”
“쉬자는 뜻이었습니다.”
그들은 작은 무리로 나갔다. 아무도 정말로 경계를 떠나지는 않았다. 켈라프는 복도에서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마송은 마시지도 않을 커피를 가지러 갔다. 모로는 리즈에게 사과 한 조각을 더 먹이고 치즈 샌드위치 반쪽을 삼키게 했다. 브레송은 창 앞에 남아, 오렌 구역이 여전히 무겁고 불완전한 채 안전선에 둘러싸여 놓여 있는 내부 수조를 바라보았다.
세귀르가 리즈 곁으로 왔다.
그는 서류철을 들고 있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덜 무장한 사람처럼 보였다.
“버티고 계십니까?”
“의학적 질문인가요, 정치적 질문인가요?”
“불행히도 둘 다입니다.”
“그럼 어느 쪽 대답도 당신에게 편하지 않겠네요.”
그는 정박지를 바라보았다.
“대통령께 전화해야 할 겁니다.”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이라는 말은 예상된 것이었지만, 그들 주변의 공기를 바꾸어놓았다. 지금까지 엘리제는 화면이었고, 전달된 목소리였고, 보클레르의 입 안에 있는 직책이었다. 이제 오렌의 첫 인정에 예 또는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남자가, 비록 부재한 채라도, 리즈가 아직도 배가 아프고 접시 위의 사과가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는 방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그는 전부 알고 있나요?”
“아무도 전부 알지는 못합니다.”
“거짓말을 얼마나 빨리 배우는지 보이시죠?”
세귀르는 변명하지 않고 그 말을 받았다.
“그는 혼자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할 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면 됐네요.”
“그는 프랑스가 무엇을 지키는지 물을 겁니다.”
“보클레르가 이미 물었어요.”
“다르게 물을 겁니다.”
“어떻게요?”
세귀르는 대답하기 전에 시간을 들였다.
“전략가로서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거대한 힘을 돌려줄 수도 있었던 것의 일부가 자발적으로 빠져나가도록 허용하는 이유를, 자국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요.”
리즈는 수조 안의 구역을 바라보았다. 창문으로는 그 일부만 보였다. 두 기둥 사이의 회색 모서리 하나. 그 낮은 덩어리 안의 어떤 것도 아직 거대한 힘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단지 기계로만 보기 전에 정치적 영혼을 서둘러 주어야 하는지도 몰랐다.
“뭐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세귀르가 기쁨 없이 웃었다.
“프랑스는 어쩌면, 당신을 죄수로 발명한 나라가 되지 않을 유일한 기회를 지키는 것이라고요.”
그 말은 예상 밖의 무게를 지녔다.
발명한.
리즈는 거의 그 말을 거부할 뻔했다. 그러다 그것이 어떤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프랑스가 그녀를 만들어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지금, 그녀가 무엇이 될지 그 공적 형태를 발명하고 있었다. 자원, 보호받는 시민, 의학적 이상, 위협, 동반자, 창설자. 단어 하나마다 다른 삶이 있었다.
“그건 팔기 좋은 말은 아니네요.” 그녀가 말했다.
“아니죠.”
“보클레르는 더 나은 걸 갖고 있겠죠.”
“보클레르는 더 효과적인 것을 갖고 있을 겁니다.”
“당신은요?”
“저는 어쩌면 더 오래가는 것을 갖고 있을 겁니다.”
휴식은 이십 분 동안 이어졌다.
보클레르가 마지막으로 돌아왔다.
그의 전화기는 아직 손에 있었다. 그는 그것을 더 이상 말하게 두지 않겠다는 듯 화면을 아래로 하여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대통령께서 예비구성이라는 표현을 수락하셨습니다.” 그가 말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계속했다.
“국가 인정은 아닙니다. 오늘은 아닙니다. 프랑스 공화국, 예비구성의 발의자로서의 바렌 부인, 그리고 구성 즉시 오렌의 임시 권한기관 사이에 체결되는 보호 및 주권적 예비구성 협정입니다.”
마송이 중얼거렸다.
“깔끔하지 않습니다.”
“깔끔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켈라프가 자기 의자로 돌아왔다.
“지명된 창설자는 안 됩니다.”
“왜죠?”
“그녀를 모든 것의 개인적 원천으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모든 압박의 영구적 대상이 되죠.”
리즈는 변호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니, 말로 만들지 못했을 뿐 느끼고 있었다.
켈라프가 이어갔다.
“이렇게 쓰세요. ‘오렌의 예비구성을 발의한 프랑스 시민 리즈 바렌.’ 지명된 창설자도 아니고, 도덕적 소유자도 아니고, 우연한 여왕도 아닙니다.”
“우연한 여왕.” 타르디외가 되풀이했다. “그건 제가 간직하겠습니다.”
뒤따른 웃음은 짧았지만 존재했다.
보클레르는 수정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진짜 조건을 꺼냈다.
“프랑스의 보장에는 중대한 이익 조항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켈라프가 눈을 감았다.
“나왔군요.”
“지금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번역해 주세요.” 리즈가 말했다.
세귀르가 보클레르보다 먼저 대답했다.
“프랑스는 오렌이 자국의 중대한 이익에 반하여 사용되거나, 적대적 통제 아래 들어갈 경우 개입할 권리를 유보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누가 적대적이라는 것을 정의하죠?”
“그게 문제입니다.”
마레스코가 방 뒤쪽에서 말했다.
“그런 조항이 전혀 없다면, 어떤 프랑스 군인도 자신이 무엇을 방어하는지 안다고 생각하며 이 경계를 방어할 수 없습니다.”
“그 조항이 너무 넓다면요?” 켈라프가 물었다.
“그러면 그는 어쩌면 프랑스를 방어한다고 믿으며 재장악을 방어하게 될 겁니다.”
대위는 미화하지 않았다.
리즈는 그를 오래 바라보았다.
“찬성하세요?”
“저는 제게 내려지는 명령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아는 것에 찬성합니다.”
그 대답은 그녀 마음에 들었다. 안심시켜서가 아니었다. 두려움을 있어야 할 자리에 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거의 한 시간 동안 그 조항을 작성했다.
결국 그 조항은 이렇게 말하게 되었다. 프랑스의 보장은 오렌의 경계 내부에 대한 어떤 개입도 정당화할 수 없다. 단, 무장 위협,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강제, 현상의 강제 이전 시도, 또는 인간 생명에 대한 즉각적 위험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 중대한 이익을 원용할 때마다 임시 권한기관, 리즈의 변호인, 그리고 아직 만들어져야 할 대심적 기관에 통지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기관이군요.” 마송이 말했다.
“또 하나죠.” 켈라프가 대답했다.
리즈는 조항을 다시 읽었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절뚝거렸다.
구멍도 있었다.
그러나 적어도 프랑스가 단순히 이렇게 쓰는 것을 막고 있었다. 우리가 두려워지면 되찾겠다.
첫날치로는, 어쩌면 받아들일 만한 승리였다.
문안과 피로
끝나기 전에 밤이 내렸다.
그들은 멈췄어야 했다.
모두가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아무도 감히 말하지 않았다. 큰 결정들은 사람들이 너무 배고프고, 너무 춥고, 피 속에 커피가 너무 많고, 피로와 중대함을 혼동할 만큼 충분히 두려운 방을 사랑한다.
마침내 모로가 공동의 비겁함을 깨뜨렸다.
“바렌 부인은 이 방에서 나가야 합니다.”
보클레르가 시간을 보았다.
“거의 다 왔습니다.”
“바로 그래서입니다.”
“의사 선생, 조항이 세 개 남았습니다.”
“몸이 하나 남았습니다.”
침묵은 선명했다.
리즈는 모로에게 감사하고 싶었다. 동시에 그에게 입을 다물어달라고 부탁하고도 싶었다. 두 욕구는 서로 붙어 있었다. 둘 다 진실했고, 둘 다 나빴다. 그녀가 지금 나가면 파리에서 온 싱싱한 남자들과, 회의실에서 살아남는 데 그녀보다 익숙한 법률가들이 그녀 없이 계속할 것이다. 그녀가 남으면, 그들은 나중에 그녀가 마지막 버전에 충분히 알고 동의했다고 말할 것이다. 그녀의 시야 가장자리가 이미 흰색으로 번지기 시작했는데도.
소렐이 리즈의 의자를 몇 센티미터 뒤로 밀었다.
많지는 않았다.
충분했다.
“휴식.” 그녀가 말했다.
“제가 직접 결정할 수 있어요.” 리즈가 중얼거렸다.
“그럼 당신을 망가뜨리는 데 그들을 돕지 않기로 결정하세요.”
켈라프가 서류철을 닫았다.
“회의 정회입니다. 제 의뢰인이 없는 동안 이루어진 모든 수정은 읽지 않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마송이 두 손을 들었다.
“아무도 몰래 수정하지 않을 겁니다.”
“훌륭하군요. 그러면 회의록에 그렇게 쓰는 데 아무 어려움도 없겠네요.”
들로네가 문을 열었다.
복도의 공기는 더 차갑고, 덜 닳아 있는 것 같았다. 리즈는 근처의 작은 방까지 걸어갔다. 그곳에는 안락의자 하나, 담요 하나, 물병 하나, 너무 부드러운 램프 하나가 놓여 있었다. 그 방은 평소에는 비밀 면담이나 교육 중 몸이 안 좋아진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곳일 터였다. 심리사회적 위험에 관한 포스터와, 아무도 버릴 용기를 내지 못한 플라스틱 화분이 있었다.
소렐이 그녀와 함께 들어갔다.
모로도 함께였다.
켈라프는 문가에 남았다.
“바로 여기 있을게요.”
리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이 닫히자, 피로는 협상을 멈추었다.
한 덩어리로 그녀 위에 떨어졌다.
손이 떨렸다. 목덜미가 아팠다. 손목의 의료 팔찌는 버클 아래에 붉은 자국을 남겨놓았다. 목이 말랐지만 마시고 싶지 않았다. 배가 고팠지만 먹고 싶지 않았다. 만약 브레스트 협정이 정말 그날 밤 태어난다면, 그것은 얼마간 잘린 사과 하나와, 소렐이 뒤로 밀어준 의자 하나와, 피로를 동의의 하자로 바꿀 줄 아는 변호사 하나 덕분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웃음이 나고 싶었다.
“잠시 누우세요.” 모로가 말했다.
“누우면 잠들어요.”
“의학적으로 흥미로운 가능성이군요.”
소렐이 그녀 무릎 위로 담요를 끌어올렸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단지 일 초 동안만.
그 일 초 동안, 회의실은 멀어졌다.
그녀는 도면을, 오렌이라는 말을, 회색 함체들을 다시 보았다. 그다음 아버지의 부엌, 노란색 저울, 테이블 위의 무게추를 보았다. 누군가가 무례하게도 그녀의 삶을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그녀는 그 집요함이 거의 천박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무게로, 우리가 짊어지는 것들로,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사물들로 돌아오다니.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것을 무겁다고 여길 사치가 없었다. 그녀는 그 안에 있었다.
문 너머로 목소리가 지나갔다.
보클레르.
그녀는 단어는 듣지 못했고, 어조만 들었다.
그다음 켈라프의 목소리. 더 낮고, 더 날카로웠다.
소렐이 문을 바라보았다.
“다시 시작했군요.”
리즈가 눈을 떴다.
“당연하죠.”
모로가 말했다.
“십 분은 여기 계셔야 합니다.”
“아니요.”
“오 분.”
“삼 분.”
“칠 분.”
“마송보다 협상을 잘하시네요.”
“저는 국가보다 더 고집 센 환자들을 상대합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칠 분 뒤, 그녀는 회의실로 돌아왔다.
아무도 문안에 손대지 않았다.
켈라프는 그 절제가 눈에 보이도록 해두었다. 종이들은 중앙에 쌓여 있었고, 펜들은 따로 놓여 있었으며, 화면은 잠겨 있었다. 보클레르는 창밖을 보고 있었다. 세귀르는 혼자 앉아 손을 맞잡고 있었다. 마송은 글을 쓰지 않는 것도 지치는 활동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방금 발견한 사람 같았다.
리즈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끝냅시다.”
모로가 입을 열었다.
그녀가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그리고 나서 저는 잡니다.”
“여기서요?”
“아니요. 제 방에서요. 회의 없이. 전화 없이. 부속서 없이.”
켈라프가 말했다.
“그것도 넣겠습니다.”
모두가 그녀가 농담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농담하지 않았다.
마지막 조항은 가장 단순한 것이 되었다.
« 본 협정 서명 시점부터 최소 사십팔 시간 동안, 리즈 바렌에게 유용한 밤을 요구하거나, 조직하거나, 제안할 수 없다. »
소렐이 물었다.
“제안, 정말로요?”
켈라프가 대답했다.
“대개 가장 위험한 동사가 그것입니다.”
리즈는 협정 자체보다 먼저 그 조항에 마음속으로 서명했다.
첫 서명
그들은 그것을 곧바로 조약이라 부르지 않았다.
최종 제목은 이랬다.
« 오렌의 예비구성과 그 자율 경계 보호에 관한 브레스트 협정. »
마송은 그것을 얻어냈다. 페이지 맨 위에는 조약이 없었다. 켈라프는 더 많은 것을 얻어냈다. 다른 모든 곳에서, 프랑스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을 향해 의무를 지고 있었다.
문안은 군데군데 여전히 추했다. 외부 보장, 전략적 유보, 아직 자기 어조를 찾고 있는 프랑스의 의무들이 있었다. 보클레르는 붙들어두는 데 쓸 수 있을 단어들을 몇 개 지켜냈다. 켈라프는 거부하는 데 쓰일 단어들을 몇 개 심어두었다. 소렐은 리즈의 몸이 중심 조항이 되는 것을 막았다. 모로는 휴식을 쓰게 했다. 타르디외와 브레송은 법 한가운데 물질을 유지했다. 함체들, 모듈들, 연결부들, 안전선들, 전원 공급, 정지 임계값들, 새벽 세 시에 펌프를 고칠 수 있는 사람들.
마레스코는 짧고 거의 건조한 문구 하나를 지켰다.
« 무엇이 보호되는지 명시적으로 지정하지 않고는 어떤 보호 명령도 내려질 수 없다. 사람들, 경계, 또는 공화국의 이익. »
리즈는 세 용어를 모두 남겨달라고 했다. 그녀는 매번 어느 것이 우위를 차지하는지 보고 싶었다.
서명은 깃발 없는 방에서 이루어졌다.
사진사도, 성명서도, 역사적인 펜도 없었다. 마송에게서 빌린 검은 펜 하나뿐이었다. 뚜껑을 잃어버린 펜.
세귀르는 리즈가 세부를 묻지 않은 특별 위임에 따라 프랑스 공화국을 대표해 서명했다. 보클레르는 엘리제의 대표이자 대통령에게 전달할 정치적 보증인으로 부서했다. 켈라프는 당사자가 아니라 변호인으로 서명했다. 마송은 부속서들에 이니셜을 남겼다. 모로는 별도의 의료 의견서에 서명했다. 소렐은 과학 부속서에 서명했다.
그다음 모두가 리즈를 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 준비된 줄을 마지막으로 한 번 읽었다.
« 오렌의 예비구성을 발의한 프랑스 시민 리즈 바렌. »
문구는 불완전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그것은 창설자도, 소유자도, 자원도, 여왕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시민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그 페이지에서 가장 단단한 단어였다.
그녀는 서명했다.
그녀의 이름은 조금 떨리며 나왔다.
Lise Varenne.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직 그렇게 불리지 않는 브레스트 조약은 아홉 페이지, 부속서 세 개, 손으로 쓴 유보 두 개, 그리고 아무도 기록할 이익이 없는 전반적 피로 위에 서 있었다.
보클레르가 사본 하나를 챙겼다.
“파리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해야 합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서명은 이미 구속력을 가집니다.”
“반대로 말한 적 없습니다.”
“생각은 하셨죠.”
“변호사님, 저는 말하지 않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바로 그 점이 제 관심사입니다.”
세귀르가 리즈의 사본을 들로네에게 건넸다.
“18호실. 임시 금고. 켈라프 변호사에게 사본 전달.”
리즈가 말했다.
“아니요.”
들로네가 멈췄다.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제 사본은 저와 함께 있습니다.”
마송이 말을 시작했다.
“보존상의 이유로…”
켈라프가 그를 보았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
들로네가 서류철을 리즈 앞에 놓았다.
단순한 몸짓이었다.
그 몸짓은 그래야 할 것보다 더 큰 위안을 주었다.
그녀는 사본을 품에 안았다. 보물처럼이 아니라, 아직 따뜻한 판을 나쁜 손들 사이에서 식게 두면 안 된다는 듯이.
밖은 완전한 밤이었다.
방으로 돌아갈 차를 제안했다.
그녀는 걷겠다고 했다.
모로가 항의했다.
소렐도 항의했지만 조금 덜 강하게.
그들은 내부 회랑을 통한 짧은 이동에 동의했다. 들로네가 앞에, 소렐이 그녀 곁에, 켈라프가 코트를 어깨에 두른 채 뒤에, 세귀르가 조금 더 멀리 있었다. 보클레르는 오지 않았다.
수조 창 앞을 지날 때, 리즈가 멈췄다.
오렌의 첫 함체들, 낮 동안 조립된 실험 구역이 검은 물 위에 낮게 떠 있었다.
투광등은 함체들 위에 흰 띠와 두꺼운 그림자를 그렸다. 안전선들은 아직 다 끝내지 못한 선처럼 물속으로 떨어져 있었다. 그 모든 것은 추하고, 임시적이고,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단지 프랑스적인 것도,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었다.
둘 사이의 어떤 것.
가장자리의 어떤 것.
소렐이 물었다.
“후회하세요?”
리즈는 협정을 더 세게 안았다.
“아직은요.”
“신중하군요.”
“정직한 거예요.”
나중에 18호실에서, 그녀는 검은 수첩 옆 책상 위에 협정을 내려놓았다.
수첩은 더 작아 보였다.
협정은 더 부서지기 쉬워 보였다.
그녀는 신발끈을 풀지 않고 신발을 벗고, 침대에 앉은 뒤 마리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니는 두 번째 신호음에 받았다.
“그래서?”
리즈는 책상 위의 두 물건을 바라보았다.
수첩.
협정.
두 개의 서로 다른 필체로 두 번 쓰인 오렌이라는 이름.
“뭔가에 서명했어.”
마리안이 숨을 들이쉬었다.
“중대한 거야?”
“응.”
“너를 보호하는 거야?”
리즈는 시간을 들였다.
몇 건물 떨어진 수조 안에서는 회색 함체들이 아직 세계에 속하지 않은 이름을 처음으로 지니고 있었다. 방 안에서는 그녀 자신의 몸이 어떤 조약도 필요 없는 권위로 잠을 요구하고 있었다. 문서 안에서는 프랑스가 모든 것을 당장 되찾지는 않겠다고 막 동의한 참이었다. 그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충분하지 않았다. 어쩌면 하루가 거짓말하지 않고 줄 수 있는 최대치였다.
“내가 살아남아서 확인해야 하게 만드는 어떤 것.” 그녀가 말했다.
마리안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
“그럼 자.”
리즈가 웃었다.
“다들 참 독창적이네.”
“그래도 자.”
전화를 끊은 뒤, 그녀는 검은 수첩을 펼쳤다.
오렌이라는 말 아래에 그녀는 덧붙였다.
« 조약은 아무도 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 뿐이다. »
그녀는 그 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아래에 썼다.
« 내일, 누군가 들어오고 싶어 할 것이다. »
그리고 불을 껐다.
19장
희귀한 시민권
첫 번째 명단
다음 날 아침, 벌써 누군가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아직 온 세상은 아니었다. 그저 스물일곱 개의 이름이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직책, 인가, 요청된 접근 권한, 그리고 「사유」라는 제목의 칸과 함께.
리즈는 그 칸이 싫었다.
그 필요성은 이해했다. 누가 오는지, 왜 오는지, 어떤 도구와 어떤 능력과 어떤 권리를 가지고 오는지, 세계의 한 조각을 들고 떠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야 했다.
하지만 사유는 사람들을 오렌이 그들에게서 무엇을 쓸 수 있는가로 축소했다.
그녀는 읽었다.
타르디외, 브레송, 소렐, 모로, 켈라프, 들로네, 마레스코, 마송. 그리고 아직 알지 못하는 이름들. 용접공들, 간호사, 밸러스트 전문가, 물과 에너지 담당 기술자, 조리사, 선원들, 보안 요원들, 전기 기사, 물류 담당자.
모두 합리적으로 보였다.
그게 문제였다.
몇 주 전부터 이성은 아주 많은 형태를 취할 줄 알았다. 개선된 방, 팔찌, 진료 기록, 신중한 이송, 신중한 조약, 신중한 명단. 이성은 언제나 손을 씻은 채 앞으로 나아갔다.
세귀르는 그녀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켈라프는 그녀 오른쪽에 있었다.
보클레르는 파리에서 화면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거의 보이지 않는 배경 속에서. 그는 밤사이 다시 거리를 되찾은 듯했다. 수도가 그를 다려 놓은 것 같았다.
소렐은 아무 즐거움 없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타르디외는 서서, 종이가 자신에게 사과라도 해야 한다는 듯 명단을 거꾸로 읽고 있었다.
“다음 사십팔 시간에 필요한 접근 권한입니다.” 마송이 말했다.
“접근.” 리즈가 되풀이했다.
“거주가 아니고, 소속이 아니고, 시민권도 아닙니다.”
“제가 묻기도 전에 대답하시네요.”
“배우는 중입니다.”
켈라프가 펜을 들었다.
“어제 서명된 합의는 예비 자율 구역을 만듭니다. 아직 인구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인구 없는 구역은 시설이죠.”
“정확합니다.” 소렐이 말했다.
마송이 코로 숨을 들이쉬었다.
“우리가 인구 문제에서 너무 빨리 가면, 각국 외교부와 부처들, 유럽 법률가들, 그리고 이 나라의 모든 논평가에게 꼭두각시 소국, 사적 치외법권 지대, 혹은 개인적 분리 독립을 말할 이유를 주게 됩니다.”
“어차피 그렇게 말할 겁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그렇죠. 그렇다면 적어도 제목까지 우리가 써 주지는 맙시다.”
리즈는 명단을 다시 들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첫 번째로 필수 인력이 아닌 사람은 조리사였다.
이름: 줄리앵 아우아드.
사유: 구역 팀 식사.
그녀는 그 줄을 짚었다.
“왜 이 사람이죠?”
세귀르가 대답했다.
“구역에 남을 팀들은 기지의 일반 급식 체계 밖에서 식사를 해야 합니다. 그는 이미 고립 장치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한 일인지 알고 있나요?”
“아닙니다.”
“그럼 어디에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들어오는 거네요.”
“첫날부터 완전히 정보를 받은 채 들어오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켈라프가 탁자 끝에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 표현은 보관하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보좌관은 한 손을 들었다.
“정보는 단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단계적일 수는 있어도 거짓일 필요는 없습니다.”
리즈가 물었다.
“그가 거절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무엇을 이해한 뒤에요?”
아무도 서둘러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이 열리는지도 이해하기 전에 받아들였던 것들의 수를 생각했다. 배지. 방. 팔찌. 밤. 조항. 합의. 매 단계마다, 아직 자기 크기를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해 합리적인 동의를 요구받았다.
“단지 배치되기만 한 사람들로는 나라를 세울 수 없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타르디외가 명단을 내려놓았다.
“밸러스트 패킹 하나 갈 줄 모르는 열성적인 자원자들로 실험 플랫폼을 세울 수도 없습니다.”
“그 반대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서비스 접근, 거주, 시민권을 구분해야 합니다.”
마송은 안도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제안하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켈라프가 덧붙였다.
“그리고 그 구분은 법률가들뿐 아니라 당사자들에게도 읽혀야 합니다.”
소렐이 말했다.
“첫 번째 범주: 제한된 기술 또는 의료 개입. 그 사람은 와서, 일하고, 떠납니다. 오렌에 대한 정치적 의무는 전혀 없고, 보안과 비밀 유지 의무만 있습니다.”
“두 번째는요?” 리즈가 물었다.
“예비 거주.” 마송이 말했다. “며칠 이상 구역에 머무르며 그 운영에 참여하고, 내부 제약을 받아들이지만, 오렌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요?”
켈라프가 대답했다.
“시민권.”
그 단어가 가능한 모든 자리를 차지했다.
너무나 이른 말이었다.
이미 거기에 있었다.
리즈는 전날 깃발들이 치워진 벽 위의 밝은 사각형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다른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문장, 지도, 과오. 그녀는 한 장소가 제 의지와 상관없이 상징을 발명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생각했다.
“오늘 시민이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되어서도 안 됩니다.” 켈라프가 답했다.
“우리가 동의한 겁니까?”
“아마도 정반대의 이유로요.”
리즈가 물었다.
“그럼 저는요?”
준비된 질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주머니에서 떨어진 물건처럼 방 안에 들어왔다.
“당신은 프랑스 시민입니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오렌에 대해서는요?”
마송이 조심스레 합의문을 넘겼다.
“문서에는 당신이 예비 구상의 발의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답이 아니네요.”
켈라프가 펜을 닫았다.
“아니요. 당신은 아직 오렌의 시민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주 잘된 일입니다.”
리즈가 그녀 쪽으로 몸을 돌렸다.
“왜요?”
“당신이 첫 시민이 되면 모든 것이 당신에게서 출발합니다. 모든 것이 당신에게서 출발하면 모든 것이 다시 당신에게 돌아옵니다. 정치적, 도덕적, 상징적, 정서적 압박. 당신은 유일한 문이 되고, 그다음엔 자물쇠가 되고, 그다음엔 사람들이 복제하거나 부수려 할 열쇠가 될 겁니다.”
소렐이 중얼거렸다.
“맞는 말입니다.”
“그럼 오렌은 시민 없이 시작하는 건가요?”
“오렌은 하나의 의무와 함께 시작합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덜 매력적이죠. 더 건강합니다.”
리즈는 명단을 바라보았다.
스물일곱 개의 이름.
아직 인구도, 공동체도 아니었다. 기껏해야 팀. 조직된 의존.
“칸을 하나 추가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마송이 눈을 들었다.
“어떤 칸을요?”
“「정보 제공 후 거절 가능」.”
“무겁습니다.”
“네.”
“모든 줄에요?”
“모든 줄에.”
타르디외가 거의 미소 지었다.
“조리사까지요?”
“특히 조리사요.”
남아 자는 사람들
오후에 오렌 구역은 첫 침대들을 받았다.
침대라는 말은 후한 표현이었다. 그것들은 접이식 금속 간이침대였고, 트럭으로 실려 온 흰 모듈 두 동 안에 고정된 뒤 플랫폼의 안정된 부분 위에 내려놓였다. 매트리스는 새것이었고, 창고 냄새가 나는 비닐에 싸여 있었다. 담요, 집게등, 수납 상자, 작은 의료 가구, 임시 전열판 두 개, 물통, 소화기, 화학식 화장실, 화이트보드가 설치되었다.
화이트보드는 화장실만큼이나 리즈를 불안하게 했다.
작은 공동체에서 보드는 금세 최초의 정부가 된다.
거기에는 누가 청소하는지, 누가 자는지, 누가 감시하는지, 누가 먹는지, 누가 잊었는지, 누가 고쳐야 하는지, 누가 빠질 권리가 있는지 적힌다. 큰 헌장은 나중에 온다. 처음에 권력은 끈으로 묶어 둔 검은 펜 하나에 담긴다.
그녀는 늦은 오후 구역으로 올라갔다.
모로가 항의했다.
켈라프는 정확히 항의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물었다.
소렐은 타협안을 제안했다. 삼십 분, 실험 없음, 서서 하는 회의 없음, 한 번에 세 명을 넘는 상대와 토론 없음.
리즈는 삼십 분을 받아들였고, 세 명이라는 조건은 곧바로 잊었다.
임시 보행교가 그녀의 발밑에서 떨렸다. 그것은 완만한 경사로 부두와 플랫폼을 잇고 있었고, 노란 난간과 양쪽 끝의 선원 두 명씩이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세계에 도전하는 것도 없었다. 구역은 물 위에 놓여 있었고, 전날 승인된 조정으로만 부분적으로 가벼워져 있었다. 일하기에는 충분히 안정적이고, 모두에게 자신들이 초안 위를 걷고 있음을 상기시키기에는 충분히 불안정했다.
들로네가 그녀를 따라왔다.
“당신이 넘어지면 모로가 저를 죽일 겁니다.”
“모로는 아무도 죽이지 않아요.”
“그 사람은 보는 방식만으로 충분합니다.”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낚아챘다. 그녀는 충분히 따뜻한 외투를 입지 않았다. 바다는 부력함들을 부드럽게 쳤고, 그 속이 빈 소리는 사물 내부의 빈 곳을 느끼게 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리즈는 자기 아래에서 다른 대답을 들었다. 금속, 가로대, 판, 물, 완충 장치, 끈.
그녀는 생각했다. 나라는 언제나 우리가 무엇 위를 걷고 있는지 먼저 들려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플랫폼 위에서 타르디외는 전기 캐비닛을 고정하는 기술자 두 명을 지휘하고 있었다. 브레송은 센서 라인 근처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한 선원은 식기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줄리앵 아우아드, 조리사는 너무 큰 파카 아래 푸른 앞치마를 두르고 있어 알아볼 수 있었고, 아직 제대로 된 주방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전혀 없는 모듈 안에 식자재 통들을 줄지어 놓고 있었다.
리즈는 그에게 다가갔다.
들로네는 대화 상대 수를 세는 척하다가 포기했다.
“아우아드 씨?”
남자가 몸을 폈다. 서른다섯쯤 되었을까. 짧은 수염, 빠른 손, 무례해 보이지 않으면서 이해하려 애쓰는 눈.
“바렌 씨.”
그렇다면 그는 알고 있었다.
혹은 충분히.
“설명은 들으셨나요?”
“민감 구역의 고립 부대에 배치될 거라고 들었습니다. 거절할 수 있다고도요. 받아들이면 임시 서약서에 서명하게 된다고.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갖지는 못하지만, 세미나 샌드위치를 만들러 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만큼은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배운 지시 사항을 노력의 냄새가 날 만큼 정확하게 외웠다.
“그래서 받아들였나요?”
“네.”
“왜요?”
그는 통들을 보고, 그다음 바다를 보았다.
“위기 주방 일을 해 봤습니다. 생마르탱 사이클론 때. 낭트 홍수 때 숙박 센터. 위생 캠프도 하나 있었는데, 그걸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들로네가 대답했다.
“방금 말했습니다.”
“그렇네요.”
줄리앵 아우아드는 다시 리즈에게 시선을 돌렸다.
“모두가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장소들은 사람들을 제대로 먹이는 일을 자주 잊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더 빨리 멍청해집니다.”
리즈는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경계했다. 어떤 대답이 마음에 든다는 것은 절차가 아니니까.
“여기서 자고 싶으신가요?”
“오늘 밤은요. 들은 바로는 사흘 밤입니다. 그 뒤엔 봐야죠.”
“가족이 있나요?”
“격주로 딸이 있습니다. 이번 주엔 엄마 집에 있어요.”
대답은 중립적이었지만, 그것은 플랫폼 위로 부재하는 아이와 양육 일정과 어딘가의 방과 오렌에 빚진 것 없는 삶을 들여왔다. 리즈는 구역이 갑자기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불러오는 사람마다, 그 뒤에는 아무것에도 서명하지 않지만 그 무게의 일부를 짊어질 사람들이 딸려왔다.
“원하면 떠날 수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는 들로네를 보았다.
“들었습니다.”
“저도 말해 두는 겁니다.”
그는 감동한 듯했다. 그녀가 다른 이들보다 더 큰 권위를 지녀서가 아니었다. 그 약속이 바로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장소에서 왔기 때문이다.
의료 모듈 근처에서는 이미 리즈에게 팔찌를 채웠던 간호사가 라벨 붙은 서랍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카미유 루도였다. 리즈는 그전까지 그녀를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아니면 불쾌한 물건을 들고 다가오는 손으로만 보았을 뿐이었다. 여기, 플랫폼 위에서 카미유는 크기별로 붕대를 정리하고, 벽면에 손 소독제 디스펜서를 고정하고, 반쯤 눌린 시리얼 바를 주머니에 넣어 둔 누군가가 되었다.
“당신도 여기서 자나요?”
카미유가 어깨를 으쓱했다.
“당신들이 한꺼번에 전부 아프지만 않으면, 아마 아닐 겁니다.”
“요청받으면요?”
“누구와, 어떤 조건에서, 그리고 기지 의무실의 제 동료를 누가 대신하는지 묻겠습니다.”
“서약서는 읽었나요?”
“세 번요.”
“그래서요?”
“당신 변호사가 여기저기 조항을 추가한 뒤로 더 나아졌습니다.”
리즈가 웃었다.
“그런 재능이 있죠.”
카미유가 목소리를 낮췄다.
“바렌 씨, 한마디 해도 될까요?”
“네.”
“사람들은 아주 나쁜 이유로 여기 오고 싶어 할 겁니다.”
리즈는 기다렸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좋은 이유로 올 텐데, 너무 큰 중요성을 부여하면 그 이유가 나빠질 겁니다.”
그 말은 의료 서랍 안에 그대로 머물기에는 너무 정확했다.
“정치에 들어오고 싶으신가요?”
“절대요.”
“어쩌면 자격일 수도 있겠네요.”
카미유가 웃고는 다시 라벨을 붙였다.
화이트보드에는 누군가 이렇게 써 놓았다.
「1일차 밤 - 축소 인원」
그리고 그 아래.
「A 모듈 청소: 정할 것」
리즈는 펜을 집었다.
그녀는 덧붙였다.
「한 번도 청소하지 않는 장소에 사는 사람은 없다.」
뒤를 지나가던 타르디외가 읽었다.
“철학입니까, 지시입니까?”
“시간 절약입니다.”
“불평이 나오겠네요.”
“좋죠.”
들로네가 전화를 받고 몇 걸음 떨어졌다가 돌아왔다.
“부두에서 당신을 찾습니다.”
“누가요?”
그가 짧게 망설였다.
“나데주 르 고프입니다.”
그 이름은 조용한 방에 떨어진 공구처럼 리즈에게 충격을 주었다.
가장자리의 나데주
나데주는 보행교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빌린 조끼를 어깨에 걸치고, 방문자 배지를 목에 매달고, 천 가방을 손에 든 채. 그녀는 몹시 화가 나 보였고, 그 덕분에 지난 2주 동안 리즈 주위에 모였던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훨씬 안심이 되었다.
리즈의 첫 생각은 고귀하지 않았지만, 정확히 욕망도 아니었다. 그녀는 걷어 올린 소매 아래 나데주의 드러난 팔뚝, 분노로 다문 입, 거울도 보지 않고 묶은 머리카락을 보았다. 그러자 그녀 안의 무언가가 거의 우스울 만큼 솔직하게 반응했다. 저것은 자기 잠을 위해 준비된 몸이 아니었다. 자기 피로를 위해 개선된 몸도 아니었다. 프로토콜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배치된 몸도 아니었다. 분노하고, 헝클어지고, 서 있을 자유가 있는 몸이었다.
그녀는 반초 동안 부끄러웠다.
그러고는 부끄러움이란 어쩌면 살아 있는 몸이 또 다른 살아 있는 몸을 데이터가 아닌 방식으로 알아차릴 때 사과해야 한다고 믿게 만든 사람들의 몫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 곁에서 한 보안 장교가, 그런 칸은 애초에 없다는 것을 이미 아는 사람의 경직된 태도로 태블릿을 확인하고 있었다.
“제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좀 알 수 있을까요?” 나데주가 물었다.
리즈는 너무 빨리 보행교를 내려갔다.
들로네가 말했다.
“천천히요.”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속도를 늦췄다.
“안녕하세요, 나데주.”
“아, 아직도 인사할 상황인가 보죠?”
그녀는 플랫폼, 부력함, 난간, 흰 모듈들을 보더니 리즈를 바라보았다.
“이게 대체 뭐예요?”
그 질문은 전날부터 쌓인 모든 어휘의 층을 뚫고 지나가는 장점이 있었다.
“복잡해요.”
“그건 알겠어요. 남자 둘이 제 일터로 와서, 거의 모르는 사람을 다시 만나야 한다고 하고, 아무도 건물 이름을 말하지 않는 장소로 데려가려 하면, 저는 그게 새 일정 관리 도구 교육 모듈을 제안하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리즈는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런 식으로 당신을 데려오라고 한 적 없어요.”
들로네가 정정했다.
“르 고프 씨는 데려와진 것이 아닙니다. 연락을 받은 겁니다.”
“제가 어디서 일하는지, 어디 사는지, 제 딸 이름이 뭔지 아는 사람들에게요.” 나데주가 말했다. “우리 동네에서는 그걸 공손하게 데려온 거라고 부릅니다.”
리즈 뒤에 도착한 켈라프가 말했다.
“맞는 말입니다.”
태블릿을 든 장교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데주가 변호사를 보았다.
“당신은 누구예요?”
“공손한 말들이 아무 짓이나 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애쓰는 사람입니다.”
“행운을 빌게요.”
리즈가 물었다.
“왜 그녀에게 연락했죠?”
들로네가 대답했다.
“그녀가 산업 장치나 국가 장치에 통합되지 않은 최초의 증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공식 지시 없이도 효과적으로 거짓말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본 것을 팔려고 하지 않고 계속 일했기 때문입니다. 적대적 보안 문서 두 건에 그녀의 이름이 취약한 접근 지점으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나데주가 눈을 깜박였다.
“취약한 접근 지점이요?”
“당신입니다.” 켈라프가 불필요한 부드러움 없이 말했다.
“매력적이네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다른 설명을 하도록 혼자 두는 것보다, 우리가 상황의 일부를 설명하는 편이 낫습니다.”
나데주는 가방을 꽉 쥐었다.
“전 아무것도 요구한 적 없어요.”
“바로 그래서요.” 리즈가 말했다.
그 말은 스스로 듣고도 조금 싫었다. 바로 그래서. 그녀 주위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그렇게 정당화되었던가. 그녀는 다시 말했다.
“당신은 떠날 수 있어요.”
“지금요?”
“네.”
그녀는 장교를 보고, 들로네를 보고, 켈라프를 보았다.
“정말요?”
켈라프가 대답했다.
“정말입니다. 단, 한 가지 유보가 있습니다. 떠나기 전에 정보 면담과 최소한의 보호를 제안받게 됩니다. 면담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보호도 거절할 수 있지만, 생각해 보라고 권하겠습니다.”
나데주는 플랫폼을 응시했다.
“그리고 제가 남으면요?”
“장식용 증인으로 남게 하지는 않을 겁니다.” 리즈가 말했다.
“저는 산업 청소는 할 줄 알아도, 당신들의 그 물건을 통치할 줄은 몰라요.”
“잘됐네요. 아무도 그 물건을 통치할 줄 모르니까요.”
나데주가 건조하게 웃었다.
“그게 안심하라는 말인가요?”
“아니요.”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다. 플랫폼 위에서 누군가 모듈 문을 닫았다. 소리는 물질적인 알림처럼 딱 울렸다. 그들이 무엇을 결정하든, 이미 나사를 조이고, 정리하고, 연결하고, 물을 데우고, 어디서 잘지 정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귀르도 도착했다.
젖은 부두 위에서도 그의 걸음걸이는 늘 회의를 예고하는 듯했다. 나데주는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당신이 결정하는 사람인가요?”
“혼자는 아닙니다.”
“늘 그렇게 해 오셨나요, 아니면 최근에 개선된 건가요?”
리즈는 웃을 뻔했다.
세귀르는 그답게 번역을 요구하지 않았다.
“아마 둘 다겠죠.”
켈라프가 말했다.
“문제는 르 고프 씨가 정보 접근, 외부 보호, 임시 거주, 혹은 다른 무엇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나데주가 손을 들었다.
“르 고프 씨는 여기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르 고프 씨는 자기가 일자리, 평온, 아니면 그냥 오전만 잃을 위험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들로네가 대답했다.
“당신의 고용은 보호될 겁니다.”
“누가요?”
“국가가.”
“그건 좀 덜 안심되네요.”
“당신의 안전도요.”
“더 좋군요.”
리즈는 나데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14번 홀의 새벽, 청소 카트, 다시 떨어진 주괴 앞에서 튀어나온 욕설, 부은 손가락, 아무 의식 없이 받아들여진 거짓말을 다시 보았다. 나데주는 명단들이 좋아하는 의미에서의 희귀한 능력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다른 것이 있었다. 기적이 아직 작업장의 이상 현상처럼 보이던 순간 그곳에 있었고, 리즈를 사건으로 바꾸지 않았다.
“그녀가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리즈가 말했다.
세귀르가 물었다.
“어떤 자격으로요?”
필요한 질문이었다.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이미 그 비밀의 일부를 짊어졌고, 그것으로 이득을 취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자격으로요.”
서류철을 팔에 끼고 막 도착한 마송이 끝부분을 들었다.
“그건 범주가 아닙니다.”
“그럼 어쩌면 만들어야겠죠.”
“감정 아래 만들어진 범주는 잘 늙지 않습니다.”
나데주가 마송을 보았다.
“당신은 문을 닫는 단어마다 돈을 받는 사람 같네요.”
보행교에서 타르디외가 말했다.
“한 점 땄네요.”
마송은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켈라프가 메모했다.
“자동 거주권 없는 초청 보호 증인 지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에 초청받는 건데요?” 나데주가 물었다.
리즈에게 준비된 대답은 없었다.
그녀는 말하고 싶었다. 이 모든 것이 어디서 왔는지 나에게 상기시키기 위해. 빛나는 사람들이 현실의 유일한 소유자라고 믿지 못하게 하기 위해. 직함이 누구에게도 자기가 더럽힌 것을 청소하지 않아도 되는 면제를 주지 않는 세계 최초의 나라에서 대걸레질을 하기 위해 초대한다고.
그녀는 더 간단히 말했다.
“우리가 멍청해지지 않도록 도울지 결정할 만큼은 보러요.”
나데주가 눈을 가늘게 떴다.
“아주 형편없는 판매 문구네요.”
“네.”
“하지만 제가 온 뒤 처음 들은 정직한 말입니다.”
그녀는 보행교를 바라보았다.
“봐도 되나요?”
보안 장교가 입을 열었다.
“먼저…”
켈라프가 그 말을 끊었다.
“사전 정보 제공, 적합한 서명, 그리고 방문 후 떠날 가능성. 이 순서입니다.”
나데주가 숨을 내쉬었다.
“대단한 나라네요, 당신들 그 물건.”
리즈가 대답했다.
“아직 존재하지 않아요.”
“시작부터 세군요.”
사람을 가르는 헌장
그날 저녁, 그들은 첫 거주 헌장을 썼다.
그것은 헌법이 아니었다. 모두가 그 점을 강조했고, 그 에너지는 무엇보다 그 단어가 문 뒤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들은 기술 회의실로 돌아와 있었다. 리즈는 정보 제공과 비밀 유지 서약 뒤에 나데주가 첫 부분에 참석하도록 해냈다. 나데주는 모든 페이지를 낮은 목소리로 읽은 뒤, 크고 거의 공격적인 서명으로 이름을 썼다. 그녀는 커피 종이컵을 들고 탁자 끝에 앉았다. 권력자들이 자기 물건을 제대로 치우는지 확인할 생각인 사람처럼.
헌장은 세 가지 자명한 것에서 시작했다. 그것들은 검은 글씨로 쓰이자 더 이상 자명하지 않았다.
강제력을 갖는 모든 문서는 그 의무를 지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실질적 기능, 확인된 기여, 혹은 인정된 보호 사유 없이는 어떤 거주도 부여될 수 없다.
누구도 그 기능으로 환원되어서는 안 된다.
켈라프는 휴식권, 치료 접근권, 배정되지 않은 시간, 그리고 정의된 생명 위급 상황이 아닌 경우 철회할 권리를 추가하게 했다. 모로는 그 위급 상황을 사후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송은 한숨을 쉬었다.
“앉아서 쓰는 사람치고 숨을 많이 쉬시네요.” 나데주가 말했다.
그러고 그 단어가 왔다.
시민권.
세귀르는 미루고 싶어 했다. 보클레르도 그랬다. 켈라프는 거부했다.
“지금 쓰지 않으면, 최초의 채용 반사작용들이 그것을 정의하게 될 겁니다.”
리즈는 흰 페이지를 바라보았다. 그 단어는 더 이상 신분증을 닮지 않았다. 그것은 회색 플랫폼 가장자리에 난 아주 작은 문처럼 보였다. 주변에는 모두 자신들이 왜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아는 유능한 사람들이 둘러서 있었다.
“쓸모 있다고 해서 오렌의 시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럼 왜 되는 거죠?” 타르디외가 물었다.
“아직 모르겠어요.”
그 무지는 방에 좋은 기분을 주었다. 헌장이 스스로를 진리로 착각하지 못하게 했다.
켈라프는 시민권이 구매될 수 없고, 학위로 부여될 수 없고, 정치적 호의로 주어질 수 없고, 일회적 영웅주의로 획득될 수 없으며, 리즈와의 근접성으로 얻어질 수 없다고 썼다.
“그럼 저는 끝났네요.” 나데주가 말했다.
“시민권은요.” 리즈가 대답했다. “커피와 불쾌한 발언 쪽은 꽤 잘나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나데주가 미소 짓고는 한 줄에서 마송을 멈춰 세웠다.
“명예롭지 않은 공동 업무. 남겨요.”
“왜죠?”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더럽힌 것을 절대 청소하지 않는 장소는, 그 사람들이 곧 다른 이들이 자기 뒤처리를 하려고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장소가 되니까요.”
아무도 더 나은 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함정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헌장은 삶들에게 증거를 요구할 것이고, 그 삶들은 종종 그럴 수단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자기 나라를 떠난 사람들에게 추천인을 요구할 것이고, 그 나라에서는 때로 어떤 정직한 추천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우린 좋은 사람들을 거절하게 될 거예요.” 리즈가 말했다.
“네.” 켈라프가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가 받아들인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실망시키겠죠.”
“당연합니다.”
나데주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럼 당신들의 그 희귀한 물건은 무슨 소용이죠?”
리즈는 세귀르를 바라보았다. 그는 너무 잘 이해하고 있었다. 프랑스 공화국에도 시험, 학교, 전과 기록, 그리고 탁월함을 들어갈 권리와 혼동하는 세련된 방식들이 있었다. 오렌은 그것을 더 순수하게 반복할 위험이 있었다.
“칭찬받고 싶은 욕망을 늦추기 위해서요.” 리즈가 말했다.
마송이 그것은 법적 기준이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아니요.” 리즈가 대답했다. “그건 기준들의 이유입니다.”
첫 번째 거절
첫 번째 거절은 헌장이 끝나기도 전에 도착했다.
파리에서 온 것이었다.
보클레르는 즐거움 없이 그것을 전달했다. 아르망 델쿠르. 교량도로공학 엔지니어, 전 전략 혁신 기관장, 핵심 기반 시설 전문가, 거대한 인맥. 그는 산업 파트너십 조정자로서 오렌의 예비 구상에 즉시 합류하겠다고 제안했다.
“매우 유능한 사람입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그 말투는 이미 다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문가에 서 있던 들로네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거의 없는 일이었다.
“봉투에 관여한 외부 컨설턴트가 그의 회사 출신이었습니다.”
침묵이 방을 잘랐다.
리즈는 먼저 아침 식사 쟁반을 다시 보았다. 사과 퓌레. 크라프트지. 미끼로 축소된 아버지의 필체.
보클레르가 너무 빨리 대답했다.
“델쿠르는 여러 조직을 운영합니다. 그가 그 계획을 지시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 계획이 유용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타르디외는 그 이름을 알고 있었다.
“빠르고, 영리하고, 이미 내려진 결정에 기술적 필연성의 외관을 부여하는 데 아주 유용하죠.”
리즈가 물었다.
“그는 자기 효율 말고 다른 것을 믿나요?”
타르디외는 시간을 들였다.
“모르겠습니다.”
“그럼 입장은 없습니다.”
말이 너무 빨리 나왔다. 그녀는 그것을 느꼈다. 모두도 느꼈다.
보클레르가 팔짱을 꼈다.
“오렌이 현실 세계와 연결된 모든 사람을 거부한다면 무력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한 문으로 들어올 줄 아는 모든 사람을 받아들인다면 태어나지 못합니다.”
그녀는 들로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미 제 꿈을 통해 들어오려 했던 사람들을 받아들인다면, 그 이름조차 가질 자격이 없습니다.”
세귀르는 덜 나쁜 출구를 찾았다. 물리적 접근 없는 외부 청문, 사전 이해관계 신고 포함. 켈라프는 임시 권한 기구에 회의록을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보클레르는 받아들였다.
입장 없음.
리즈는 자신이 모르는 한 남자에게 문을 닫았다. 그를 단죄한 것도 아니고, 한 사람으로서 심판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아니라고 말했을 뿐. 그 차이는 실제였다. 그것은 거의 아무것도 가볍게 해 주지 않았다.
탁자 끝에서 나데주가 물었다.
“그 사람은 이유를 알게 되나요?”
마송이 대답했다.
“구역이 그런 유형의 기능에는 열려 있지 않다고 말할 겁니다.”
“그럼 아니네요.”
“뭐가 말입니까?”
“그 사람은 이유를 모를 거예요. 그냥 한 줄이 자신을 바깥에 남겼다는 것만 알겠죠.”
리즈는 그녀에게 시선을 놓았다.
나데주는 승리한 얼굴이 아니었다. 깔끔한 문구들로 닫힌 문들을 아는 여자의 얼굴이었다.
“모든 것을 말하지 않고도 진실을 말할 수 있습니다.” 소렐이 제안했다.
켈라프가 썼다.
「접근, 거주 또는 참여에 대한 모든 거절은 해당자에게 이해 가능한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 단, 구역과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엄격히 필요한 비밀은 예외로 한다.」
“너무 길어요.” 나데주가 말했다.
“네.” 켈라프가 대답했다. “하지만 유용합니다.”
저녁은 깊어지고 있었다. 오렌에는 이제 첫 번째 명단, 임시 헌장, 조리사, 간호사, 이미 그들처럼 말하기를 거부하는 보호 증인, 그리고 보행교에 발을 올리기도 전에 바깥에 남겨진 빛나는 남자가 있었다.
희귀한 시민권은 아직 한 페이지에 불과했다. 이미 아팠다.
리즈는 모로의 불쾌한 허가와 등 뒤의 들로네의 시선을 받으며 혼자 몇 분간 플랫폼으로 다시 올라갔다. 바람이 거세져 있었다. A 모듈 안에서는 줄리앵 아우아드가 양파와 쌀과 후추 냄새가 나는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었다. 카미유 루도는 의료 침대 위에 램프를 고정하고 있었다. 타르디외는 너무 짧은 케이블을 두고 욕을 하고 있었다. 브레송은 상자 위에 앉아, 센서들이 말을 걸기라도 할 듯 바라보며 사과를 먹고 있었다.
나데주는 화이트보드 근처에 서 있었다.
그녀는 리즈의 문장 아래에 덧붙여 놓았다.
「청소 순번 정할 것. 특권 없음.」
리즈가 읽었다.
“남나요?”
“오늘 밤은 아니요. 딸이 있고, 알람이 있고, 당신들의 떠다니는 공사장에서 자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내일은요?”
“내일은 어쩌면 다시 올지도요.”
“왜요?”
나데주가 펜 뚜껑을 다시 닫았다.
“이 보드를 중요한 사람들에게 맡겨 두면, 사흘 뒤엔 아무도 쓰레기봉투가 어디 있는지 모를 테니까요.”
리즈는 웃었다.
그 웃음은 그녀에게 좋았다.
그러다 풀어졌다.
그녀는 보행교와 부두와 아직 접근 가능한 세계를 바라보았다. 지금으로서는 가장자리가 작업선이었다. 곧 사람들은 서류철과 제공한 서비스와 진짜 고통과 빛나는 이유들을 들고 반대편에서 기다릴 것이다. 한 사람이 더 이상 문제처럼 취급되지 않도록 태어나는 오렌은 그들에게 예 또는 아니오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그날 밤 리즈는 희귀한이라는 말이 귀중하다는 뜻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단지 이런 뜻일 수도 있음을 이해했다. 우리는 문을 닫는 더 고귀한 방식을 찾아냈다.
그녀는 펜을 들고, 나데주의 메모 아래에 썼다.
「모든 경계는 자신이 누구에게 봉사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나데주가 그녀의 어깨너머로 읽었다.
“예쁘네요.”
“마음에 안 들어요?”
“저는 쓰레기봉투 쪽이 더 좋아요.”
리즈는 그래도 그 문장을 남겨 두었다.
그리고 더 작게 덧붙였다.
「그리고 누구를 지치게 하는지도.」
20장
가장 뛰어난 자들의 피난처
요청들의 상자
세상은 군중으로 오지 않았다.
서류로 왔다.
처음에는 세 건이었다. 리즈가 알 필요 없다고 여긴 외무부 채널을 통해서였다. 그다음에는 아홉 건, 유용한 프로필만 전달한다고 주장하는 장관실들을 통해서였다. 그다음에는 스물일곱 건. 긴급성, 국적, 분야, 예상되는 보안 인가, 가족 압박의 위험, 포섭의 위험, 이미지의 위험에 따라 분류되어 있었다.
위험들은 상상력이 풍부했다.
부두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 안에 전용 방이 마련되었다. 아직 오렌 위는 아니었다. 큰 탁자 하나, 보안 화면 두 개, 금고 하나, 그리고 바다가 풍경이 아니라 색으로만 보이는, 너무 높은 창문이 있었다. 마송은 그것을 수용성 검토반이라고 불렀다. 근무를 마친 뒤 하루 두 시간씩 올 수 있게 된 나데주는 사람 상자라고 불렀다.
리즈는 나데주의 이름이 더 좋았다.
그 말이 탁자 위에 놓인 것들을 더 잘 말해주었다. 지원서도 아니고, 자원도 아니었다.
사람들이었다.
그날 아침 처음 연 서류는 중부 유럽의 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온 것이었다. 전력망 엔지니어, 마흔 살, 폭격 뒤 재가동 전문가. 프랑스어, 영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를 했고, 통행금지 아래에서 변전소를 수리했으며 여덟 살 아들을 위한 보호를 요청했다. 편지는 짧았다. 위대함도, 운명도, 새로운 세계도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아무도 전기가 돌아오리라 믿지 않는 동네에서 빛을 지켜내는 법을 안다고 썼다.
— 이런 사람이야말로, 타르디외가 말했다. 할 줄 아는 사람이죠.
두 번째 서류는 마르세유의 한 대형 병원에서 왔다. 정형외과 의사, 재난 경험, 기동 의료팀 소속, 평판은 훌륭했고, 사적 후원자들이 정한 우선순위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병원 경영진과 격렬한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는 오렌에는 의식이 필요하기 전에 현장 의학이 필요할 것이라고 썼다.
탁자 끝에 있던 모로가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 틀린 말은 아니군요.
세 번째는 탕헤르의 한 부두 노동자 서류였다. 중요한 사람은 아무도 추천하지 않았고, 가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추천한 사람이었다. 작업반장 셋, 항만 도선사 둘, 노조원 하나, 선원의 미망인 하나, 퇴역한 프랑스 장교 하나가 그에 대해 썼다. 그는 많은 부두 책임자들보다 화물과 사람과 사고와 파업일을 더 잘 안다고. 그는 시민권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렌이 항구를 도면이라고 믿는 엔지니어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지 보고 싶다고 했다.
나데주가 탁자에 팔꿈치를 올렸다.
— 이 사람은 만나보고 싶네요.
마송이 헛기침을 했다.
— 르 고프 씨, 호감으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 받자고 한 게 아니에요. 보고 싶다고 했죠. 당신들이 이력서를 좋아하면 다들 그걸 전문성이라고 부르잖아요.
켈라프는 페이지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 또 한 점 땄네요.
마송은 다른 서류로 넘어갔다.
리즈는 이름들이 하나씩 내려앉는 것을 바라보았다. 한 언어학자는 법이 그것에 복종해야 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 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 폭력이 된다고 썼다. 한 기후학자는 자기 연구소가 수치를 묻어버리기 전에 그것들을 빼냈다. 승강 케이블 전문 장인은 직업 카드에 실수로 자기 손 사진을 함께 첨부했다. 한 직업고등학교 교사는 오렌이 아직 희귀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훈련시킬 것인지 물었다.
잘못 분류된 서류철 하나에서, 리즈는 인프라 펀드에서 온 메모를 스쳐 보았다. 세 줄, 지나치게 깨끗한 스캔본, 오렌의 가능한 항만 활용에 관한 비밀 평가 요청. 지원도 아니고, 접근 요청도 아니고, 거주 요청도 아니었다. 이미 문 하나를 찾고 있는 이해관계의 냄새일 뿐이었다. 마송은 그것을 범위 밖 요청으로 분류했고, 그 서류철은 유용한 프로필들 밑으로 사라졌다.
세상은 최고의 요소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벌써 나쁜 요청들도 보내고 있었다.
그 말들이 경보처럼 또렷하게 리즈에게 왔다. 그녀는 최고의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무엇을 위한 최고인가. 누구 기준인가. 언제까지인가.
화면 속 보클레르가 바로 그때 말했다.
— 우리는 예외적으로 우수한 프로필들을 받고 있습니다.
나데주가 코로 숨을 내쉬었다.
— 프로필.
— 르 고프 씨…
— 아니요, 됐어요. 수집 중이라서요.
보클레르는 거기서 멈추지 않기로 했다.
— 역사적인 기회입니다. 오렌이 가장 견고한 기술적 양심들을 끌어들인다면, 프랑스에 종속된 실험 기지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떠날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끌어들인다면요? 리즈가 물었다.
침묵의 모양이 달라졌다.
그녀는 전력망 엔지니어의 서류를 집어 들었다.
— 이 사람은 저쪽에서 빛을 고치고 있어요. 여기로 오면, 누가 대신하죠?
— 그런 논리는 모든 출발을 금지합니다, 마송이 말했다.
— 아니요. 우리 자신을 너무 빨리 축하하지 못하게 할 뿐이에요.
창가에 앉아 있던 소렐이 팔짱을 꼈다.
— 취약한 시스템은 먼저, 아직 그것을 붙들 줄 아는 사람들을 잃죠.
— 고마워요, 나데주가 말했다.
— 격언으로 한 말은 아니었어요.
— 잘됐네요. 격언은 결국 벽에 붙거든요.
리즈는 화이트보드를 보았다. 국경에 관한 줄이 아직 남아 있었다. 나데주가 청소 순번을 덧붙여두었다. 누군가 그 아래에 이렇게 써놓았다.
« 외부 접근 서류 - A 시리즈. »
이미 그곳은 분류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분류할 줄 모르는 것은 탁자 아래로 떨어졌다.
할 줄 아는 사람들
첫 면담들은 물리적 도착 없이 시작되었다. 연결교도 없고, 악수도 없고, 플랫폼 위의 얼굴도 없었다.
목소리 하나, 때로는 영상 하나, 자주 나쁜 연결, 몇 초씩 늦는 반응, 지나치게 깔끔하게 다시 말하는 통역사, 켈라프 앞에 열린 파일 하나, 마송 앞의 또 하나, 들로네 앞의 세 번째 파일. 리즈는 질문받는 사람이 외교관, 군인, 법률가, 고위 공무원이 아닐 때는 나데주가 함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 어떤 자격으로요? 마송이 물었다.
— 탁자 앞에서 누군가 몸을 작게 만드는 순간을 알아듣는 사람의 자격으로요.
나데주는 고맙다고 하지 않았다.
그저 의자를 하나 끌어당겼다.
탕헤르의 부두 노동자는 사미르 엘 암라니라고 했다. 넓은 얼굴, 희끗희끗한 수염, 너무 밝은 셔츠, 그리고 자신이 이미지가 되는 것을 거부하듯 화면을 바라보는 방식이 있었다. 그는 프랑스어로 인사했다가, 스페인어로 고쳐 말하고, 스스로 웃었다.
— 서 있을 때 더 잘 말한다고 합니다, 통역사가 옮겼다.
— 그럼 일어서세요, 나데주가 말했다.
마송이 입을 반쯤 벌렸다.
사미르가 일어섰다.
모두가 그가 더 편히 숨 쉬는 것을 보았다.
그는 오렌을 유토피아처럼 말하지 않았다. 그는 저장 구역이 몇 곳 예정되어 있는지, 허용 중량은 누가 결정하는지, 다시 무게를 갖기 시작한 모듈은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 부두 사람들은 누가 훈련할 것인지, 엔지니어를 거치지 않고 멈추라고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지 물었다.
타르디외가 메모를 했다.
마지막에 그녀가 말했다.
— 여기 있는 몇몇보다 먼저 이해했네요.
— 알겠습니다, 마송이 대답했다. 하지만 행정 서류가 약합니다.
— 뭐가 부족하죠?
— 고등 학위. 제도권 추천. 예상 보안 인가 불확실. 갈등 많은 노조 이력.
나데주가 고개를 기울였다.
— 그러니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군요.
— 제가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닙니다.
— 저는 그렇게 들었어요.
리즈가 물었다.
— 위험한 명령을 거부할 줄 아나요?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 네.
— 그럼 그의 서류는 약하지 않아요.
아무도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사미르 엘 암라니는 짧은 대기 명단에 올랐다.
그 표현이 리즈에게 아프게 박혔다. 짧은 대기. 한 생의 시간이 적당한 크기의 상자 안에 들어갈 수 있기라도 하다는 듯이.
다음 면담은 더 매끄러웠다. 캐나다의 헌법학자, 맑은 목소리와 흠잡을 데 없는 프랑스어. 그녀는 당장 오는 것을 거부했다.
— 보호 장치를 쓸 줄 아는 사람들이 모두 보호받는 장소로 떠나면, 다른 이들에게는 약한 문장들만 남겠죠.
그녀는 외부 작업을 제안했고, 이어 켈라프가 즉시 받아 적게 한 원칙을 내놓았다. 어떤 전문성도 그 자체로 거주권을 주지 않는다.
세 번째 면담은 더 짧았다.
한 스위스 억만장자가 가족 체류권을 대가로 생활 모듈 세 개, 연구실 하나, 의료 유닛 하나, 연구 재단 하나를 지원하고 싶어 했다. 그는 직접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가 대신했다. 배경에는 너무 높은 서가와, 아마 오렌의 주방 모듈보다 더 비쌀 꽃병이 보이는 방이 있었다.
— 저희는 특권을 요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변호사가 말했다.
나데주가 천장을 보았다.
— 아.
— 장기적 파트너십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켈라프가 서류를 닫았다.
— 안 됩니다.
— 변호사님, 저희 제안의 세부 사항을 듣지 않으셨습니다.
— 들었습니다. 가족이라고 부르셨죠.
변호사는 직업적인 침묵을 한 박자 두었다.
— 라이스 씨에게는 두 아이가 있고, 그중 하나가 희귀 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희귀라는 단어가 리즈를 비스듬히 가로질렀다.
켈라프는 눈을 내리깔지 않았다.
— 그렇다면 그 아이에게는 의료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를 받을 권리가 아니라요.
연결은 깔끔하게 끊겼다.
리즈는 화면이 검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 모듈은 받을 수도 있었어요, 보클레르가 말했다.
— 그럼 아버지도 함께 받았겠죠, 켈라프가 대답했다.
—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 언제나 그렇습니다.
아침 내내 침묵하던 세귀르가 말했다.
— 오렌은 그것을 다른 이름으로 부를 줄 아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파는 것으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나데주가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 그 말도 적어두셔도 돼요.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
다음 덫은 돈의 우아함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것은 가족들을 통해 왔다.
한 그리스 생물학자는 여섯 달 거주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억을 잃어가고 시설에 더는 머물 수 없는 어머니 없이는 안 된다고 했다. 한 레바논 물류 전문가는 세계 어느 항구에서든 구호망을 조직할 수 있었지만, 모두 그의 것은 아닌 빚 때문에 위협받는 형을 데려오게 해달라고 했다. 세 인도주의 기관과 두 명의 프랑스 시장이 추천한 하수 처리 전문가는 동반자와 열여섯 살 소년과 함께 오고 싶어 했다. 서류상으로는 아들이 아니었지만, 그녀가 아홉 해 동안 키운 아이였다.
마송은 범위를 말했다.
켈라프는 권리를 말했다.
들로네는 위험을 말했다.
모로는 방을 말했다.
나데주는 침대를 말했다.
그리고 자주 그녀가 이겼다. 침대 하나가 나머지를 덜 추상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 예비 거주라고 하시죠, 다섯 번째 가족 서류 뒤에 그녀가 던졌다. 좋아요. 사람들은 누구와 거주하나요? 자기 이력서와요?
— 모든 가까운 이들에게 열 수는 없습니다, 들로네가 말했다.
— 모두라고 한 적 없어요. 누군가가 서 있을 수 있는 게 다른 사람이 냄비 하나, 약 하나, 애 하나, 노부인 하나, 아니면 그냥 하루의 끝을 붙들고 있기 때문일 때, 당신들은 어디에 선을 긋는지 묻는 거예요.
리즈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마리안을 생각했다. 해결책이 아니라 증거로서.
누구도 방 안으로 혼자 오지 않았다. 몸이 혼자일 때조차, 그것은 부엌과 전화와 죽은 사람들과 약속들, 거짓말로 지켜낸 사람들과 침묵으로 배신한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
— 열 하나 추가하세요, 그녀가 말했다.
마송은 지친 몸짓을 했다.
— 또요?
— 생명적 유대.
— 부정확합니다.
— 네.
— 법적으로 취약합니다.
— 아마도요.
— 악용될 수 있습니다.
— 인간적인 것은 전부 그렇죠.
켈라프가 펜을 들었다.
— 다르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강제 분리가 동의, 건강, 안전 또는 실질적인 거주 가능성을 중대하게 바꿀 사람들.
나데주가 얼굴을 찡그렸다.
— 길어요.
— 네.
— 그래도 이해는 돼요.
— 그럼 평소보다는 덜 실패한 거네요.
사람들이 조금 웃었다.
웃음은 거의 곧바로 꺼졌다.
그 열이 추가되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서류들은 더 이상 깔끔한 줄들이 아니었다. 마르세유의 외과 의사에게는 직업훈련 과정에 있는 딸과 당뇨를 앓는 아버지가 있었다. 전력망 엔지니어에게는 송전탑을 그리고, 불 없이 잠들기를 거부하는 아들이 있었다. 사미르 엘 암라니에게는 두 여동생, 테투안에 있는 어머니, 그리고 그가 사람들을 지휘한다기보다 배를 고친다고 생각하는 조카 셋이 있었다. 언어학자에게는 제네바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는 동반자가 있었다. 그는 공립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었고, 의미에 대한 접근을 방어하겠다면서 4월에 자기 학생들을 버리는 건 이상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각 이름이 실 하나를 잡아당겼다.
그 끝에는 삶 하나가 있었다.
보클레르가 결국 여러 사람이 생각하던 것을 말했다.
— 이렇게 넓히면, 우리는 첫 번째 원의 규모를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할 겁니다.
— 넓히지 않으면, 리즈가 대답했다. 들어오기 위해 자기 유대들을 끊을 수 있는 사람들만 주로 끌어들이게 되겠죠.
— 때로는 그들이 가장 가용한 사람들입니다.
— 그리고 때로는 가장 위험한 사람들이죠.
소렐이 눈을 들었다.
— 완전한 가용성을 요구하는 시스템은 잘못 선별합니다. 헌신과 유대의 부재를 혼동하죠.
나데주가 웃었다.
— 보이죠? 물리학자예요.
— 물리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 당신한테서는 모든 게 결국 버티거나 부러지잖아요. 그건 중요해요.
소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종이 가장자리에 무언가를 적었다가, 곧 그어버렸다.
리즈는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이 너무 일찍 내주지 않기 위해 간직하는 말들을 알아보기 시작하고 있었다.
자석 같은 말
오후에 세귀르는 복도에서 전화를 받았다. 돌아왔을 때 그는 더 이상 완전히 회의 때의 목소리로 말하지 않았다.
— 외국인 기후학자가 보호를 요청합니다. 자기 연구소가 수치를 묻고 있답니다. 기록 보관소와 함께 오겠다고 합니다.
— 여기 살고 싶다는 겁니까? 마송이 물었다.
— 자기가 아는 것이 어딘가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겁니다.
그리고 메시지들은 계속 이어졌다. 각주 속에서 더는 죽고 싶지 않다는 행정 판사, 공식 사진보다 피로가 먼저 계산되는 장소를 요구한 재난 간호사, 교육을 거주자 자녀들에게만 남겨두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오렌의 첫 견습생들을 가르칠 준비가 된 직업고등학교 교사.
나데주는 그 사람을 따로 빼두었다.
— 어른들을 다 고르기도 전에 아이들을 생각하네요.
켈라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 좋은 신호입니다.
— 기준은 아닙니다, 마송이 말했다.
— 아니요, 리즈가 대답했다. 상기죠.
그래도 대통령실은 짧은 문서를 요청했다. 보클레르는 거기에 “핵심 인재 유인 효과”라는 표현을 쓰자고 제안했다. 켈라프는 그 용어를 거부했다.
— 핵심 인재는 사람을 긴급 자재로 바꿉니다.
문서는 결국 이렇게 불리게 되었다.
« 오렌 범위의 초기 호출 효과. »
그 문서는 자격 있는 사람들이 보호, 접근 또는 연계를 요청하고 있으며, 그 요청은 그들의 출신 기관에 대한 도덕적 소진에서도 비롯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프랑스가 포섭, 불안정화, 기술 귀족주의라는 비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즈는 단어들이 제 일을 하게 두었다.
— 바로 이게 위험이에요.
세귀르가 종이를 내려놓았다.
— 위험은 오렌이 버티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에도 있습니다.
— 그게 바로 저를 걱정하게 하는 거예요.
그녀는 짜증 없이 말했다. 그녀는 줄리앙이 식사를 세고, 카미유가 붕대를 정리하고, 타르디외가 물질을 붙들고, 소렐이 증거를 붙들고, 켈라프가 법을 붙들고, 나데주가 어떤 부속서들보다 더 튼튼한 헌법 원칙처럼 쓰레기봉투들을 붙드는 것을 보았다. 장소는 의도로 태어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할 줄 아는 일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같은 장소에서 하기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태어났다.
문제는 거기에 있었다.
최고의 사람들을 찾는 장소는 언제나 결국 자기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그들을 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된다.
— 나갈 수 있는 원칙이 필요해요, 리즈가 말했다.
마송이 눈을 들었다.
— 나간다고요?
— 네. 오는 사람은 누구든 배신으로 취급받지 않고 떠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필수 서비스에서 오는 사람은 자기가 뒤에 무엇을 남기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 죄책감을 주는 것처럼 들립니다.
— 아니요. 질문처럼 들리죠.
나데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 진짜 질문은 이미 아플 수 있어요.
보클레르가 반박했다.
— 누군가의 요청을 받아들이기 전에 자기 나라를 구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 그 사람에게 자기 나라를 구하라고 요구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의 출발 비용을 누가 치를지 묻고 싶은 겁니다.
켈라프가 썼다.
아무도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밖에 남는 사람들
저녁에 리즈는 서류 방에 혼자 남았다.
몇 분뿐이었다.
모로는 혼자라는 말이 열린 문, 복도에 있는 들로네, 탁자 위의 물, 그리고 15분 이하를 뜻한다는 조건으로 그 단어를 강요했다. 켈라프는 15분은 법적 시간이 아니라고 했다. 모로는 그것이 의사의 시간이라고 답했다. 켈라프는 그 말이 자신이 어느 직업에서 왔는지 아는 단어를 좋아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리즈는 거부된 서류 하나를 열었다.
억만장자의 것도, 유력한 스파이의 것도, 위험한 남자의 것도 아니었다.
서른두 살 여자, 중간 규모 도시의 수학 교사. 마송이 그 말을 쓰는 의미에서 희귀한 능력은 없고, 예상되는 보안 인가도 없고, 정치적 노출도 없고, 위기 경험도 없고, 연구실도 없고, 네트워크도 없고, 특허도 없고, 항구도 없고, 선박도 없고, 전과도 없고, 눈에 띄는 추천도 없었다. 그녀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 누군가를 아는 누군가를 아는 기술자가 전해준 주소였다. 편지는 한 장이었다.
그녀는 너무 늦게야 자신이 어디에서도 탁월하지 않지만, 거의 어디에서나 믿을 만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썼다.
천천히 설명할 줄 안다고.
서로 미워하는 학생들을 함께 일하게 할 줄 안다고.
밥을 먹지 못한 아이, 글자가 움직여 문제를 읽지 못하는 아이, 쓰지 않으려고 다른 애들을 웃기는 아이를 알아볼 줄 안다고.
시민이 되겠다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새로운 장소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탄을 다 끝내기 전에 평범한 사람들을 필요로 할지, 다만 그것을 묻는다고.
마송은 그 서류를 단순 거부로 분류해두었다.
사유.
« 현 단계에서 식별된 필요 없음. »
리즈는 그 줄을 여러 번 읽었다.
이해할 수 있었다.
심지어 맞는 말이었다.
현 단계에서 오렌에는 학교도, 거주 아동도, 학급도, 개학도, 운동장도, 잊힌 공책도, 너무 늦게 면담을 요청하는 부모들도 없었다. 현 단계에서 오렌에는 용접공, 결박, 법, 보안, 의학, 주방, 기상, 구조물, 그리고 프랑스 국가와 다른 국가들과 오렌 자신이 서로를 삼키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현 단계에서.
그녀는 펜을 들었다.
거부를 취소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덧붙였다.
« 오렌이 자기 자신의 긴급함 말고 다른 것을 맞이하겠다고 주장하는 순간 재검토할 것. »
그리고 서류를 다시 닫았다.
복도에서 들로네가 움직였다.
— 괜찮습니까?
— 아니요.
그가 기다렸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 그건 의학적 답인가요, 정치적 답인가요?
— 정직한 답입니다.
— 그럼 간직하세요.
그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이 고마웠다.
화이트보드에는 나데주가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한 줄이 있었다.
« 쓸모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세상인 줄 아는 일을 끝내고 나면, 우리는 누구를 데려오지? »
리즈는 그것을 두 번 읽었다.
그녀는 펜을 들었다.
손이 망설였다.
문법을 고칠 수도 있었다. 그 문장을 받아들일 만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법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
그녀는 그 아래에 그저 덧붙였다.
« 밖에 남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
단순했다.
어쩌면 너무 단순했다.
하지만 그날 밤, 탁월함의 증거들이 쌓여가는 지나치게 밝은 방 안에서, 그것은 그녀에게 나머지 모든 것보다 더 지키기 어려워 보였다.
21장
프랑스의 거울
나라가 본 것
오렌은 한 번에 드러나지 않았다.
조각조각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항만 안에서 너무 오래 속도를 늦춘 페리에서 찍은 흐릿한 사진 한 장이었다. 그 안에는 케이슨, 통로, 크레인, 새 콘크리트 띠가 보였고, 한가운데에는 조선소 같지만 그저 조선소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깨끗해진 무언가가 있었다. 사진은 빨간 화살표와 원, 그리고 인터넷에서 해도를 들여다보았다는 이유로 자신만만해진 사람들의 가설과 함께 떠돌았다.
그다음에는 문서 일부가 나왔다. 세 줄. 이해하기에는 부족했지만, 상처 내기에는 충분했다.
“오렌 예비 구역. 접근은 이중 승인 대상. 복무 거주는 시민권과 별개.”
시민권이라는 단어가 나머지를 해냈다.
그 단어가 새로운 이름, 군용 부두, 아직 아무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한 여자 옆에 나타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러자 나라는 마치 자기 집에서 방 하나를 빼앗긴 것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첫 뉴스 채널은 지도를 택했다. 파랑, 흰색, 회색으로 또렷하게 만든 인포그래픽에서 오렌은 브레스트 앞바다의 아주 작은 얼룩이었다. 진행자가 말했다.
— 프랑스의 실험적 실체입니다.
초대된 헌법학자가 바로잡았다.
— 우리가 가진 문서가 정확하다면, 프랑스 보증 아래 놓인 예비 형태라고 해야 합니다.
— 그게 무슨 뜻인가요?
그는 정의를 내려주려고 불려 나온 남자들이, 분노를 더 좋아하는 나라에서 짓는 피곤한 미소를 지었다.
— 아직 누구도 그것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정확히 모른다는 뜻입니다.
다른 스튜디오들에서는 단어들이 제 진영을 찾아 헤맸다. 민주주의 실험실, 호화로운 분리, 특권 구역. 그러고는 누군가 프랑스가 자기에게 속한 것을 떠나보낼 권리는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것.
리즈는 세귀르가 스크린을 설치하게 한 작은 방에서 그 단어를 들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요약해주기 전에, 그녀가 직접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보기를 원했다. 켈라프는 동의했다. 모로는 반대했다가, 소리 크기와 시간, 미지근한 물과 등받이 있는 의자를 협상했다.
방 안에는 여섯 사람이 있었다. 리즈, 켈라프, 세귀르, 보클레르, 들로네, 그리고 아직 젖은 점퍼를 입고 깨끗한 옷이 든 가방을 탁자 발치에 내려놓은 나데주. 나데주는 왜 자신에게 여기 있을 권리가 생겼는지 묻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그녀는 아주 깨끗한 이유로 사람을 배제할 수 있고, 훨씬 더 불투명한 이유로 다시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그게 쓸모가 있을 때는 이용하기로 했다.
화면 속에서 빨간 정장을 입은 여자가 물었다.
— 누가 오렌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자막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오렌: 필터를 통과한 사람들의 프랑스?”
나데주가 숨을 내쉬었다.
— 빨리도 찾아냈네.
— 뭘 찾아냈다는 겁니까? 세귀르가 물었다.
— 아픈 곳요.
켈라프가 무언가를 갈겨썼다. 세귀르가 그걸 보았다.
— 법률 의견서에 뉴스 채널을 인용하실 생각입니까?
— 아니요. 그 채널이 이용하는 상처를 인용할 생각입니다.
보클레르는 멀리서라도 대화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처럼 화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 문제는 유출이 진짜 요소, 불완전한 요소, 날조를 뒤섞고 있다는 겁니다.
— 모든 거울처럼요, 켈라프가 말했다.
리즈는 지도 위의 아주 작은 얼룩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안에서 오렌은 실제보다 단순해 보였다. 밝은 형태, 윤곽, 이름, 둘레의 물. 프랑스 전체는 습관처럼 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그 병실들, 도청들, 공장 홀들, 보조 항구들, 직업고등학교들, 역 근처의 너무 비싼 주거지들, 낮은 임금과 품위 있는 말로 버티는 공공 서비스들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익숙한 덩어리 하나와 새로운 약속 하나뿐이었다.
새로운 약속은 더 작다는 이유로 더 정직해 보였다.
— 꺼요, 리즈가 말했다.
모로는 거기서 승인할 수 없었지만, 들로네가 따랐다.
침묵이 방에 제 실제 크기를 돌려주었다.
— 나는 오렌이 프랑스를 경멸하는 방식이 되는 걸 원하지 않아요, 리즈가 말했다.
세귀르는 대답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렇게 될 겁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요.
— 그렇다면 그 일을 더 어렵게 만들어야죠.
보클레르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 어떻게요?
리즈는 검은 화면 위에 희미한 반사로 아직 읽히는, 멈춰버린 자막을 보았다.
— 작은 것이 덕분에 깨끗하다고 믿게 내버려두는 일을 그만두는 것으로요.
짧은 프랑스
다음 날, 마티뇽은 거의 우스꽝스러운 제목 아래 파리를 소집했다.
“오렌 모델의 국가적 인식.”
리즈는 브레스트에서 보안 회선으로 참석했다. 그녀에게는 침묵하거나 원격으로 참석하는 선택지가 주어졌었다. 켈라프가 세 번째 선택지를 덧붙이게 했다. 사람들이 그녀를 보지 않은 채 그녀에게 너무 가까이 말할 때 대답할 수 있을 것.
파리 회의 테이블 둘레에는 행정국장들, 두 명의 도지사, 사회 담당 보좌관, 베르시에서 온 남자, 교육부 대표, 마티뇽 고문, 보클레르가 있었다. 세귀르는 그의 곁에 있었다. 마송은 조금 물러서 있었다. 사실보다 말이 더 위험해질 것을 이미 아는 사람처럼.
마티뇽 고문이 당연한 말로 시작했다.
— 오렌이 사람들을 매혹하는 것은, 국가가 큰 규모에서 힘겹게 붙들고 있는 것을 작은 규모에서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창가에 앉은 여성 도지사가 마른 미소를 지었다.
— 아직 은퇴자도, 상업 지구도, 지방도로도, 공사 중인 중학교도, 행정 이의신청도, 허가에 반대하는 이웃도, 세 세대에 걸친 부서진 약속을 들고 찾아오는 가족도 없기 때문에 더 매혹적인 거죠.
— 바로 그것을 우리가 설명해야 합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 아니요, 도지사가 대답했다. 그것은 우리가 질투하기 전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리즈는 알지도 못하는 그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가 프랑스를 지나치게 느린 낡은 소프트웨어처럼 다루려는 위험이 있는 방 안에 현실을 들여왔기 때문이었다.
교육부 대표가 서류를 살폈다.
— 수학 교사의 거부된 신청서가 왜곡된 형태로 돌고 있습니다.
리즈가 몸을 세웠다.
— 어떻게 돌고 있습니까?
— 평범한 교사가 입주를 신청했는데 오렌이 “식별된 필요 부재”라고 답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서가 진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리즈는 손안에서 그 거부를 느꼈다. 펜, 여백. 그녀는 그 수치를 서류철 안에 가둘 수 있다고 믿었었다. 누군가 벌써 꺼내놓았다.
— 진짜입니다.
파리 회의실의 온도가 달라졌다.
— 그렇다면, 교육부 대표가 다시 말했다. 교사들은 거기서 기술적 탁월함이 전수보다 앞선다는 증거를 읽습니다. 행정 인력들은 새 장소가 천천히 고치는 직업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읽고요. 노조들은 빛나는 이들을 고르고 인내하는 이들을 공화국에 남겨두는 국가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리즈 뒤에서 나데주가 중얼거렸다.
— 인내하는 사람들은 교사하고도 잘 맞죠.
켈라프가 그 말을 적었다.
마티뇽 고문은 못 들은 척했다.
— 우리는 논쟁이 도덕 문제가 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도지사가 낮게 웃었다.
— 너무 늦었습니다.
세귀르가 두 손을 모았다.
— 일부 행정 책임자들도 묻기 시작했습니다. 왜 오렌의 임시 규칙을 프랑스 전체에 적용할 수 없느냐고요. 빠른 결정, 불투명한 자금 조달 금지, 쉬운 언어로 된 서류 접근, 이유를 밝힌 답변 의무, 철회권.
— 왜 안 되는데요? 브레스트에서 나데주가 물었다.
아무도 그녀를 바로잡지 않았다. 질문이 너무 단순해서 피할 수 없었다.
도지사가 대답했다.
— 나라는 손님 오기 전에 정리하는 방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방이 더러운 채로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리즈는 그 여자를 더 주의 깊게 보았다.
—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 델핀 루입니다.
— 오렌에 오겠다고 신청하셨나요?
조금 충격받은 침묵이 파리를 가로질렀다.
루 도지사가 웃었다.
— 아니요. 저는 이미 복잡한 나라 안에 있습니다.
리즈는 안도와 비슷한 무언가를 감추려고 눈을 내리깔았다.
모욕당한 직업들
분노는 직업별로 도착했다.
그것에는 억양이 있었고, 제복이 있었고, 이메일 문체가 있었고, 오타가 있었고, 이미 모든 것을 빼앗아간 하루가 끝난 뒤에 쓰인 너무 긴 메시지들이 있었다. 수백 통이 들어왔고, 그보다 더 많이 들어왔다. 마송은 그것들을 분류하고 싶어 했다. 켈라프는 읽고 싶어 했다. 세귀르는 요약본을 만들고 싶어 했다. 나데주는 그것들을 범주로 바꾸기 전에 적어도 목소리만은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낭독을 마련했다.
의식 같은 것은 아니었다. 서류실에서 한 시간, 출력물 더미와 열린 컴퓨터, 여분의 의자 세 개, 그리고 충분히 자지 못하는 행정기관의 맛이 나는 커피가 있었다. 모로는 리즈가 언제든 나갈 수 있다는 조건으로 그 자리를 허락했다. 리즈는 언제든 남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모로는 그 뉘앙스가 의학적이라고 말했다. 켈라프는 정치적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데 동의했다.
나데주가 도청 직원의 메시지로 시작했다.
“당신들은 더 잘 거절하니까 더 빨리 간다고 생각하죠. 우리도 우리 양심에 좋은 서류만 고를 수 있다면 빨리 갈 겁니다.”
그녀가 눈을 들었다.
— 따갑네요.
— 계속해요, 리즈가 말했다.
북부의 한 병원에서 야간 간호사가 쓰고 있었다.
“당신들 희귀 시민권 이야기를 봤습니다. 우리한테 시민권은 희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아파서 들어옵니다. 늙어서, 더는 주치의가 없어서, 너무 오래 기다려서 들어옵니다. 선택해야 한다는 건 이해합니다. 다만 그걸 너무 빨리 정의라고 부르지는 말아달라는 겁니다.”
켈라프가 펜을 내려놓았다.
방은 몇 초를 지나가게 두었다.
그러고 나서 들로네가 생나제르 항만 노동자들의 편지를 읽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들은 탕헤르의 항만 노동자가 엔지니어들이 상상 속 항구를 그리는 일을 막기 때문에 들어올 수 있다면, 어쩌면 수년 동안 프랑스가 스스로를 부두도, 트럭도, 지친 몸도 없는 나라로 그리지 못하게 막아온 사람들도 초대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었다.
— 그들이 맞아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그녀는 기술 확인 때문에 왔다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그녀의 존재는 방의 공기를 바꾸었다. 그녀가 있으면 국가 엔지니어들은 다르게 말했다. 물질의 세계가 대표자를 보낸 것처럼.
— 무엇에 대해 맞다는 겁니까? 마송이 물었다.
— 평범한 역량은 부서지기 전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서요.
나데주가 웃었다.
— 당신, 결국 좋아하게 될 것 같네요.
타르디외는 웃지 않고 대답했다.
— 서두르지 마세요.
네 번째 편지는 직업고등학교에서 왔다. 한 반 전체가 썼다. 문장들의 수준은 모두 같지 않았다. 어떤 줄들은 분명 교사가 고쳐준 흔적이 있었고, 어떤 줄들은 아니었다. 아래에는 서명들이 있었다. 둥근 이름들, 각진 이름들, 크레인 그림 두 개, 트럭 하나, i의 점 안에 들어간 하트 하나.
“오렌 부인께,” 한 학생이 썼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나데주는 바로 다음을 읽지 않았다.
— 넘어갈 수 있어요.
— 아니요.
그래서 그녀가 읽었다.
“우리는 당신들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을 받는다는 걸 이해했습니다. 우리는 충분히 괜찮아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것도 중요합니까, 아니면 도우려면 특별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질문은 거의 맞는 철자와 견딜 수 없는 부드러움 그대로 거기 남았다.
세귀르가 리즈를 보았다. 공무원처럼이 아니었다. 그 문장이 문을 열었는지 상처를 열었는지 보려는 사람처럼.
— 답장하세요, 리즈가 말했다.
— 뭐라고요?
— 중요하다고요.
— 오렌의 이름으로요?
그녀는 망설였다.
오렌의 이름으로 하면, 대답은 약속이 되었다. 리즈의 이름으로 하면 사적인 감정이 되었다. 프랑스 국가의 이름으로 하면 홍보 책자가 될 위험이 있었다. 켈라프는 그 망설임을 보았고, 그것이 올바른 곳으로 떨어질 시간을 주었다.
— 예비 기구의 이름으로요, 리즈가 말했다. 그리고 내 이름으로 서명하세요.
마송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전화로 듣고 있던 보클레르는 정확한 문구를 다시 읽어달라고 했다. 세귀르가 읽었다. 수화기 안에서 희미한 숨소리가 났다. 웃음일 수도, 피로일 수도 있었다.
— 기대를 만들 겁니다.
— 네, 리즈가 말했다. 사람들에게 말한다는 건 원래 그런 거예요.
답장은 그날 저녁에 발송되었다.
그것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도움은 위원회에 깊은 인상을 주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배우고, 고치고, 반복하고, 전수하고, 명성 없는 장소들을 서 있게 하는 직업들이, 오렌이 언젠가 제 이름을 받을 자격을 얻는다면 오렌 안에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기구에는 아직 학교가 없지만, 학교가 왜 존재하는지 기억해야 할 필요는 이미 있다고 말했다.
나데주는 발송 전에 그 글을 다시 읽었다.
— 좋아요.
— 부족해요.
— 부족한 것이 좋은 일의 시작일 때가 많죠.
리즈가 그녀를 보았다.
— 언제부터 낙관적이었어요?
— 예의 바르기를 포기한 뒤부터요.
삼십 분 뒤, 플랫폼에서 낮은 경보음이 울렸다.
주권과 관련된 일은 아니었다.
더러운 물 경보였다.
위생 모듈이 배수를 거부하고 있었다. 회색 펌프 하나가 바닥에 너무 가까이 나사로 고정된 판 뒤에서 기침하고 있었고, 뜨거운 플라스틱, 표백제, 식은 수프 냄새가 났다. 시스템은 급히 설치되었다. 도면 위에서는 깔끔했지만, 실제 삶 속에서는 덜 깔끔했다. 누군가 임시 싱크대에서 쌀을 너무 많이 헹궜고, 거름망이 막혔다. 그러자 오렌이 시민권을 말할 수 있게 해주던 모든 것이 갑자기, 장소라는 것은 넘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타르디외는 이미 무릎을 꿇고 있었다. 머리에 쓴 램프는 비뚤어졌고, 손에는 스패너가 들려 있었다. 줄리앙 아우아드가 양동이를 들고 있었다. 카미유 루도는 장갑과 거즈, 그리고 야간 근무자의 기분을 가져왔다. 나데주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대걸레를 찾아내고 거의 다정한 엄격함으로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자, 그녀가 말했다. 당신들의 첫 번째 기관이네요.
리즈는 문 근처에 서 있었다.
— 도울 수 있어요?
타르디외가 눈도 들지 않고 램프를 내밀었다.
— 램프나 잡아요. 그리고 이론 만들지 말고요.
그녀는 램프를 들었다.
손이 떨려서 빛도 조금 떨렸다. 판 아래에서 파이프가 병든 목구멍 같은 소리를 내며 툭툭 진동했다. 줄리앙이 양동이를 받쳤다. 카미유는 물방울이 소매에 튀자 욕을 했다. 나데주는 세계의 천재들이 오렌을 국제 정화조로 만들기 전에 싱크대에 넣으면 안 되는 것들의 목록이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아무도 바로 웃지 않았다.
그러다 줄리앙이 웃었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 웃었다.
막힌 것이 둔탁하게 한꺼번에 풀렸다. 더러운 물이 그날의 모든 문서보다 더 솔직하게 양동이 안으로 떨어졌다. 타르디외는 너무 빨리 뒤로 물러나다가 리즈의 무릎에 부딪혔고, 카미유가 양동이를 붙잡았으며, 나데주는 꼭 필요한 수정안을 제출하듯 대걸레를 내려놓았다.
몇 분 동안, 오렌은 모델도, 필터도, 자기 느림에 모욕당한 프랑스의 약속도 아니었다. 펌프 둘레에 모인 네 사람, 쌀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하는 요리사, 마른 장갑의 가치를 아는 간호사, 소매에 회색 물이 묻은 기술 책임자, 그리고 빛을 잘 비추지는 못하지만 그곳에 남아 있는 리즈였다.
그것만으로 그녀가 안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조금뿐이었다.
모범생들
엘리트들의 감탄은 그들의 분노보다 더 불안했다.
분노는 무언가를 되찾으려 했다. 감탄은 깨끗하게 들어오려 했다.
그것은 전략 메모, 파견 제안, 필명으로 쓴 칼럼, 시민 재단, 새로운 장소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갑자기 서두르는 전직 고위 공무원들을 통해 도착했다. 켈라프는 부드러움 없이 요약했다.
— 낡은 규칙에서 충분히 이득을 본 사람들이 새 규칙이 매우 필요하다고 가장 먼저 말하는 경우가 많죠.
한 칼럼이 출간되기 전에 내각들 사이를 돌았다. 젊은 국가 봉사자들의 모임이 서명한 글이었다. 제목은 이랬다.
“오렌, 혹은 다시 엄격해진 공화국.”
그것은 빛났고, 그래서 위험했다. 콩도르세, 레지스탕스, 그랑코르, 발명의 경계로서의 바다, 의무로서의 역량. 모든 것이 거짓이 될 만큼 충분히 옳았다. 글쓴이들은 최고의 공공 인력들이 몇 년 동안 오렌에서 복무한 뒤 돌아와 프랑스 행정을 변화시키게 하자고 요구했다.
— 덕성 연수라도 하고 싶다는 거네요, 나데주가 말했다.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 어쩌면 숨을 쉬고 싶은 걸 수도 있죠.
— 둘은 배제되지 않아요. 바로 그게 짜증 나는 거고요.
칼럼은 출간되기 전부터 효과를 냈다. 장관 보좌관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끼고 싶어 했다. 행정학교들은 강연을 요청했다. 민간 컨설팅 회사들은 제도 전환을 동반하겠다고 제안했다. 켈라프는 그 표현에 세 번 동그라미를 치고 여백에 썼다. “초기 기생충.”
세귀르는 옛 동료들에게서 전화를 두 통 받았다. 스피커폰으로 돌리지는 않았지만, 리즈는 그의 대답만으로 사람들이 자리가 있을지 묻고 있다는 것을 알아들었다. 구체적인 직책이 아니었다. 역사 속의 자리. 나중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장소. 나는 시작부터 거기에 있었다.
두 번째 통화가 끝난 뒤, 세귀르는 전화기를 화면이 탁자에 닿게 내려놓았다.
— 그들이 모두 부끄러운 사람들은 아닙니다.
— 내가 그렇게 말한 적은 없어요, 리즈가 대답했다.
— 꽤 큰 소리로 생각하셨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 아마도요.
그는 방어하지 않고 그 말을 받아들였다.
— 일이 돌아가는 방식에 지친 사람들을 알아요. 공공 서비스라는 걸 정말로 믿었던 사람들입니다. 오렌은 그들에게 오래 긁어오던 벽에 문이 열린 것 같은 인상을 줍니다.
— 당신은요?
그는 창문을 보았다.
— 저는 그 벽에 너무 많이 참여했기 때문에, 그 문으로 첫 번째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리즈는 그 정직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탁자 위에서 칼럼은 여전히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은 모범생들에게 그들이 모범생이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딘가에는 지성, 노동, 청렴, 명료함이 마침내 관성에 지지 않을 수 있는 방이 존재한다고.
그것이 함정이었다.
오렌은 냉소적인 이들의 도피처일 뿐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진심인 이들에게도 유혹이 되고 있었다.
칼럼을 대충 훑어본 타르디외가 손가락으로 밀어냈다.
— 이 사람들은 프랑스가 찌든 기계이고, 오렌은 고귀한 부품들을 고치는 깨끗한 작업장인 것처럼 말하네요.
— 그래서요?
— 기계가 찌들었을 때는 고귀한 부품만 빼내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머지가 더 빨리 망가져요.
그 이미지는 명료했기 때문에 모두의 마음에 들었다.
그러고는 참이었기 때문에 더는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다.
보클레르는 칼럼의 저자들에게 비공식 답변을 준비하자고 했다. 세귀르는 신중한 버전을 제안했다. 오렌은 국가의 가장 유능한 인력을 빼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훗날 공통의 것에 쓰일 수 있는 형식을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켈라프는 빼내다를 삭제하자고 했다. 세귀르는 즉시 받아들였다. 그 단어는 자신이 부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너무 잘 말하고 있었다.
결국 이렇게 썼다.
“오렌에서의 어떤 복무도 명예로운 이탈이 될 수 없다.”
나데주는 그것이 칼럼보다 덜 우아하다고 생각했다.
— 그게 낫죠, 켈라프가 말했다.
남는 나라
리즈가 직업고등학생들에게 보낼 답장을 다시 읽고 있을 때 마리안이 전화했다.
그녀는 방해되는지 묻지 않았다. 모든 것이 늘 누군가를 방해하게 된 뒤로, 그녀는 그 질문을 그만두었다.
— 텔레비전에서 네 섬 봤어.
— 섬 아니야.
— 그래, 뭐. 물에 둘러싸인 네 물건. 그리고 사람들이 그건 섬이 아니라고 설명하는 곳.
리즈는 전화기를 귀에 댄 채 방을 나왔다. 들로네는 다른 곳을 보는 척했다. 그것은 그가 세 미터 거리에서 그녀를 따라간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항만이 보이는 유리창까지 걸어갔다. 빛은 낮고 회색이었으며, 아주 브레스트다웠다. 밖의 오렌은 그 각도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크레인들의 움직임과 경계선만 어렴풋이 짐작될 뿐이었다.
— 화났어? 리즈가 물었다.
— 그것만은 아니야.
— 그 말은 그렇다는 뜻이네.
— 제대로 된 분노를 고르려고 애쓰고 있다는 뜻이야.
리즈는 기다렸다.
마리안은 침묵을 채우려고 말하는 일이 드물었다. 그녀가 말이 없을 때는, 너무 거짓말하지 않는 말의 방식을 찾고 있다는 뜻이었다.
— 내 주변 사람들은 두 가지를 말해.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하지. 드디어 최고들이 무능한 사람들에게 발목 잡히지 않을 곳이 생겼다고. 너를 덜 좋아하는 사람들은 말해. 봐라, 최고들이 자기들 나라를 만들고 우리에게 무능한 사람들을 남긴다고. 나는 두 생각 다 역겨워.
— 나도 그래.
— 다행이네. 왜냐하면 둘 다 결국에는 누군가를 무능하다고 부르게 되거든. 좋은 출발, 좋은 말, 좋은 몸, 좋은 피로를 갖지 못한 사람을.
리즈는 눈을 감았다.
그녀는 수학 교사, 간호사의 편지, 도지사들, 항만 노동자들, 충분히 괜찮아지는 법을 배우던 학생들을 생각했다. 그녀는 자기 아버지를 생각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을 보통 사람이라고 우월하게 부르는 것을 혐오했을 테지만, 빛나는 사람들이 보지도 않는 것들을 평생 붙들며 살았을 사람이었다.
— 내가 뭐라고 말하길 바라?
— 대단한 말은 아니고. 하지만 오렌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 오렌 덕분에 프랑스를 상대로 자기가 옳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해. 프랑스는 경멸하기 편리하지. 충분히 빨리 대답하는 법이 없으니까.
리즈는 경계선을 바라보았다.
— 때로는 아주 잘못 대답해.
— 그래. 그리고 때로는 야간 간호사로, 지친 교사로, 도청의 한 여자분으로, 중학교 보일러를 고치는 사람으로, 아이를 맡아주는 이웃으로, 다리를 다시 놓는 데 삼 년이 걸리지만 결국 다시 놓는 지방자치단체로 대답해. 깨끗하지 않아. 지도 위에서 아름답지도 않고. 하지만 거기에 있어.
— 켈라프처럼 말하네.
— 그렇다면 켈라프가 맞는 거지. 그게 아마 나를 꽤 심란하게 하겠지만.
리즈는 웃었다. 웃음은 그녀에게 좋았고 동시에 아팠다.
— 너는? 마리안이 물었다.
— 나 뭐?
— 너는 프랑스 사람이야, 오렌 사람이야?
질문은 너무 크고, 너무 이르고, 너무 언론적인 것처럼 느껴졌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엇보다 자매의 질문이었다. 마리안은 입장을 묻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리즈에게 제목을 붙이기를 멈췄을 때 그녀가 어디에 서 있는지 묻고 있었다.
— 나는 피곤해.
— 답변 인정.
— 그리고 무서워.
— 더 좋은 답변.
멀리서 들로네가 자기 신발 쪽으로 눈을 내렸다. 그는 대화가 자기 직업에 비해 너무 사적인 것이 될 때면 그렇게 했다.
마리안이 다시 말했다.
— 엄마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 아니.
— 이렇게 말했어. 그 사람들 오렌이 그렇게 대단하면, 토요일에 계산대 줄이나 한번 서보고 와서 사람을 어떻게 가려내는지 우리한테 설명해보라고.
리즈는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 엄마 괜찮아?
— 자기 딸이 부엌 정리보다 나라의 관심을 더 끈다는 걸 알게 된 사람처럼 지내. 그러니까 안 좋고, 품위 있게.
— 전화할게.
— 기자가 엄마한테 네가 자랑스럽냐고 묻기 전에 해.
그 부드러운 잔혹함이 리즈를 관통했다.
— 시도했어?
— 아직. 하지만 할 거야.
밖에서 부두의 짧은 사이렌이 울렸다. 긴급한 일은 아니었고, 단지 작업 신호였다. 리즈는 그것을 상기처럼 받아들였다. 늘 옮겨야 할 것, 고정해야 할 하중, 지켜야 할 문, 보호해야 할 이름이 있었다.
통화가 끝난 뒤, 그녀는 곧장 방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들로네는 그녀에게 침묵의 몇 걸음을 남겨주었다. 그러고는 물었다.
— 걸으시겠습니까?
— 프랑스가 나를 답처럼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그건 불가능합니다.
그녀는 너무 자주 떠오르는 낡은 동의로 대답할 뻔했다. 그러나 참았다.
들로네는 다음 말을 기다렸다.
— 내 말은, 알아들었다는 거예요. 하지만 그걸 숙명처럼 받아들이지는 않겠어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 더 오래 걸립니다.
— 그게 좋아요.
그들은 방으로 돌아왔다. 탁자 위에는 세귀르가 새 서류철을 하나 더 올려놓아두었다. 그는 그것을 열지 않았다. 파일 표지에는 이렇게만 쓰여 있었다.
“국가적 효과 - 남는 프랑스.”
리즈는 손끝으로 판지를 만졌다.
— 누가 이렇게 썼어요?
— 접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 남는 프랑스?
— 임시 제목입니다.
— 그대로 두세요.
그는 놀란 듯했다.
— 제목이 잔인합니다.
— 네. 그래서 봐야 해요.
그녀는 서류철을 열었다.
안에는 이미 세 개의 하위 폴더가 있었다. 공공 서비스, 평범한 직업들, 지원하지 않는 영토들. 켈라프가 연필로 덧붙여놓았다. “요구의 부재와 도덕적 권리의 부재를 혼동하지 말 것.”
리즈는 그 문장을 여러 번 읽었다.
안도는 느끼지 않았다. 그저 더 또렷해진 피로, 거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피로가 있었다. 거울이 방금 뒤집힌 것이다. 오렌은 프랑스에 단지 프랑스가 되고 싶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었다. 빠르고, 명료하고, 청렴하고, 용감하며, 불필요한 타협에서 벗어난 모습. 그것은 공동체가 자신을 바라볼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무엇이 되는지도 보여주고 있었다.
가벼워진 프랑스.
더 깨끗한 프랑스.
모두가 없는 프랑스.
리즈는 켈라프의 펜을 들었다.
세 개의 하위 폴더 아래에 그녀는 덧붙였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래도 대표되어야 한다.”
그러고는 서류철을 닫았다.
복도에서는 목소리들이 계속되고 있었다. 벌써 공개 답변 하나, 비공개 답변 하나, 대통령에게 보낼 메모, 도지사들에게 보낼 메모, 메모를 피하기 위한 메모를 준비하고 있었다. 프랑스의 기계가 오렌 주위에서 다시 제 느림, 신중함, 방어, 그리고 진실에 닿을 작은 가능성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며칠 만에 처음으로 리즈는 그것을 그저 당하기만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이 일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오렌이 존재할 자격을 얻어야 한다면, 어쩌면 자신을 만든 나라가 자신보다 더 무겁고, 더 부당하고, 더 인내심 있으며, 더 살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꿈은 만들 형태를 주지 않은 채 돌아왔다.
세라믹 고리도, 어긋난 관도, 케이슨도, 물로 이어지는 개구부도 없었다.
바다 없는 공허 위에 놓인 아주 긴 통로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 위를 걸어가며 자신이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들고 있었다. 졸업장, 배지, 의료 가방, 가족 수첩, 아이 사진, 약 상자, 추천서, 도구, 성적표, 노동계약서, 체류증, 빈손. 끝에는 탁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법정의 탁자는 아니었다. 칼자국과 컵 자국이 남은 구내식당 탁자였다.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무엇이 증명합니까?”
아무도 충분히 잘 대답하지 못했다.
리즈는 누가 떨어지는지 보기 전에 깨어났다.
22장
완벽한 부정의
칸 없는 소년
첫 이의신청은 낡은 세관 사무실에서 열렸다. 회색 카펫에는 경유 냄새와 젖은 양모 냄새, 데워진 커피 냄새가 배어 있었다.
오렌에 들어오기를 요구하지만 아직 오렌을 볼 허가는 받지 못한 사람들을 맞을 더 나은 장소를 아직 찾지 못한 터였다. 건물은 항구 가장자리, 임시 철책 뒤에 서 있었고, 가느다란 비가 모든 유리창을 더럽게 만들고 있었다. 복도에는 금속 의자들이 벽을 따라 줄지어 놓여 있었다. 한 포스터는 비상구를 알렸다. 다른 포스터는 그 구역 안에서는 어떤 녹음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상기시켰다.
야니스 아주는 줄 맨 끝에 앉아 있었다.
그는 열여섯 살이었고, 운동화는 젖어 있었으며, 지나치게 꽉 찬 배낭과 금 간 태블릿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마치 정상적인 나이를 증명하는 연약한 증거처럼. 그는 신발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서 사미라 베쿠슈가 동반자인 엘리즈 페레이라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미라는 오렌이 원하는 사람이었다. 폐수 전문가. 며칠 만에 캠프, 항구, 물에 잠긴 도시, 또는 아직 하수도라 부를 만한 것을 갖추기에는 너무 어린 플랫폼을 위한 임시 처리 회로를 설계할 수 있는 사람. 세 개의 인도주의 기관이 그녀를 추천했다. 두 명의 프랑스 시장은 그녀가 곰팡이와 침수된 지하실, 공공의 분노로부터 자신들의 코뮌을 구했다고 써 보냈다.
그녀는 엘리즈와 야니스와 함께 오겠다고 요청했다.
엘리즈는 칸 안에 들어맞았다. 신고된 배우자, 공동 주거지, 단단한 증거들, 의심할 만한 유용한 거짓말은 없었다.
야니스는 어디에도 들어맞지 않았다.
그는 사미라의 아들이 아니었다. 그녀의 피후견인도 아니었다. 후견을 받는 아이도 아니었다. 그는 엘리즈의 죽은 여동생의 아들이었고, 그 뒤로는 삶을 서류로 바꾸는 데 필요한 시간과 돈과 행정적 용기와 생부의 동의를 끝내 얻지 못한 두 여자가 거둔 아이였다. 아홉 해 동안 그들은 그를 중학교에 보내려고 깨웠고, 돌보았고, 야단쳤고, 치과에 데려갔고, 체육관 앞에서 기다렸고, 한 번은 경찰서에서 데려왔고, 자주 위로했다. 오렌의 임시 규정은 배우자, 혈연이나 입양이나 법원 결정으로 확인된 자녀, 의존하는 직계존속을 인정했다.
그 규정은 가족이 이미 행정을 상대로 이겼을 때의 가족은 아주 잘 알아보았다.
그 나머지는 볼 줄 몰랐다.
마송이 첫 의견서에 서명했다.
“현 상태에서 연계 거주 불가. 대항 가능한 법적 관계 부재.”
켈라프가 즉각 이의신청을 요청했다.
리즈는 십 분 일찍 도착했고, 곧장 돌아가고 싶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보행교의 꿈이 아직도 손에 남아 있었다. 몇 주 전부터 그녀는 어떤 물건들을 실제로 만지기 전에 먼저 느끼는 습관이 생겼다. 문손잡이, 펜, 서류철, 빈 의자들. 야니스가 위원회 앞에서 앉았어야 할 그 의자는 그녀에게 거의 육체적인 불편함을 주었다.
“그 애 혼자서는 듣지 않아요.” 리즈가 말했다.
이미 테이블 곁에 서 있던 마송이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직접 관련된 사람입니다.”
“미성년자예요.”
“그러니까요.”
켈라프가 펜 뚜껑을 닫았다.
“우리는 열여섯 살짜리 소년에게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겁니다.”
마송은 그 말을 맞고도 몸을 굳히지 않았다. 명단이 불어나기 시작한 뒤로 그는 더 회색빛이고, 덜 자신 있는 얼굴이 되어 있었다. 잔인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걱정스러웠다. 그는 많이 일했고, 적게 잤고, 모든 것을 더럽히는 재료 속에서 깨끗한 기준을 찾고 있었다. 리즈는 그가 하는 말이 개인적인 냉혹함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잘 알았다. 그것은 거짓말하지 않은 채 문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필요에서 나온 것이었다.
“선언된 애착을 근거로 연계 거주를 열어주면,” 그가 말했다. “우리는 거대한 구멍을 만드는 겁니다.”
창가에 앉아 있던 나데주가 물었다.
“국가가 이름 붙일 줄 모르는 사람과 함께 살아본 적 있으세요?”
“그건 주제가 아닙니다.”
“주제가 될 수도 있죠.”
사미라 베쿠슈는 부르기도 전에 들어왔다. 문 너머로 충분한 말을 들었고, 자신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이해한 뒤였다. 키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서 있는 방식만으로도 평생 막힌 것, 느린 것, 수치스러운 것을 굴복시켜온 사람처럼 보였다. 배관, 예산, 선출직 공무원, 습관들.
“야니스는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바로 인사하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초록색 서류철 하나를 올려놓았다. 두껍고, 서류들로 부풀어 있었다. 손은 추위로 붉었다. 짙은 방수 재킷을 입고 있었고, 손목에는 진흙일 수도 오래된 기름일 수도 있는 얼룩이 묻어 있었다.
“베쿠슈 씨.” 마송이 말을 꺼냈다.
“저 글 읽을 줄 압니다. 아주 잘요.”
침묵의 형태가 바뀌었다.
그녀는 첫 의견서를 가리켰다.
“대항 가능한 법적 관계 부재. 아주 깨끗하네요. 이걸 베개 삼아 잘 수도 있겠어요.”
마송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우리는 편의상 꾸며낸 신고로부터 예비 체제를 보호해야 합니다.”
“저는 사람들이 물을 얻기 위해 때로 지적도를 위조하는 나라들에서 하수처리장을 짓습니다. 편의라는 게 뭔지 저한테 강의하지 마세요.”
타르디외라면 이 여자를 좋아했을 것이다. 리즈는 터무니없이 선명하게 그렇게 생각했고, 곧 그런 생각만으로도 판단이 이미 흐려지는 것은 아닌지 자문했다. 오렌은 그 존재만으로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바로 그것이 위험이었다.
켈라프가 물었다.
“무엇을 가져오셨습니까?”
사미라는 초록색 서류철을 열었다.
재학증명서, 주소 증빙, 교사들의 진술서, 처방전들, 핸드볼 선수증 사본, 엘리즈에게 온 학교 이메일들, 사미라가 서명한 결석 사유서, 안경 청구서, 세금 고지서 두 장, 일반 종이에 인쇄된 사진들이 있었다. 너무 작은 자전거 위의 야니스. 치아 교정기를 낀 야니스. 배 위에 고양이를 붙이고 소파에서 잠든 야니스. 보이는 나이보다 너무 많은 촛불이 꽂힌 생일 케이크 앞의 야니스.
리즈는 사진들을 바라보았다.
꿈속의 구내식당 테이블이 예고 없이 돌아왔다. 줄지어 놓인 증거들. 떨리는 손들. 세상의 끝이 종이 더미 하나로 축소된 모습.
“아버지는 있나요?” 세귀르가 부드럽게 물었다.
사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가에요. 뭔가를 막아야 할 때만 그 애를 기억합니다. 해야 할 때는 절대 아니고요.”
세귀르는 더 캐묻지 않았다.
야니스가 문틀 안에 나타났다.
“말해도 돼요?”
사미라가 너무 빨리 돌아섰다.
“안 돼.”
“돼요.” 야니스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아직 사춘기로 갈라져 있었다. 아이와 남자 사이, 끝내기 전에는 울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의 그 뻣뻣함을 품고. 복도에서 그의 뒤에 있던 들로네는 그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그를 문까지 데려왔을 뿐이었다. 스스로 틀릴 권리가 있는 사람을 동행하듯이.
리즈는 위원회 전체가 긴장하는 것을 느꼈다.
“의무는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문제는 저잖아요.”
“아니야.”
“서류상으로는요.”
켈라프가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잘못 쓴 규정을 가진 어른들에게 대답할 의무는 없어.”
야니스는 사미라를, 그리고 엘리즈를, 그다음 리즈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직 오렌을 기관처럼 두려워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했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더 단순한 것이었다. 자신이 알맞은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두에 남겨지는 가방이 되는 것.
“사미라는 서류상으로는 제 엄마가 아니에요.” 그가 말했다. “진짜 삶에서는, 학교에서 전화하면 오는 사람이 그 사람이에요. 싱크대 밑에서 물 잠그는 법을 가르쳐준 것도 그 사람이고요. 방에서 나쁜 냄새가 나면 향수를 뿌릴 게 아니라 어디서 나는지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그 사람이에요.”
나데주가 눈을 내리깔았다.
사미라는 움직이지 않았다. 덜 단단한 여자였다면 울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아니었다. 다만 더 무거워 보일 뿐이었다.
마송이 메모를 했다.
그 동작만으로 충분했다.
“그만하세요.” 리즈가 말했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기록을 위해 적는 겁니다.”
“그러니까요.”
몇 초 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리즈는 자신이 방금 스스로를 모순시켰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모가 없으면 흔적이 없다. 흔적이 없으면 권리도 없다. 흔적이 있으면 소년은 증거의 한 요소가 된다. 부정의는 더 이상 오류 속에 숨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오류를 바로잡으려 들이는 바로 그 정성 안에 서 있었다.
켈라프가 그녀가 이해하는 것을 보았다.
“바로 그거예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사미라는 초록색 서류철을 닫았다.
“야니스가 올라가지 못하면, 저도 올라가지 않습니다. 당신들 문서는 가져가세요. 저는 하수도를 미리 생각해두지 않는 나라들이 어떤 곳인지 이미 압니다.”
그녀는 사진들을 챙겼다. 증명서들은 챙기지 않았다.
그 디테일이 리즈에게 아팠다.
사랑의 증거들
그들은 구내식당 테이블에서 서류를 다시 열었다.
진짜 회의실은 보안 메모 하나와 파리에서 온 전화 세 통이 차지하고 있었다. 켈라프는 기다리기를 거부했다. 그녀는 초록색 서류철과 마송의 의견서, 임시 규정을 들고 건물 식당으로 가 물 기계와 식판 카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리즈가 따라갔다. 나데주도. 세귀르는 망설이다가 커피와, 나쁜 방이 때때로 좋은 결정을 구할 수 있음을 아는 남자의 표정을 들고 왔다.
식당에서는 눅눅한 빵 냄새와 산업용 세제 냄새, 남은 으깬 감자 냄새가 났다. 옆 테이블에서는 보안요원 두 명이 그들을 보지 않은 채 식사하고 있었다. 비밀 가까이에서 일하면서도 그것을 소유하려고 묻지 않는 사람들의 그 점잖은 규율로. 창밖으로는 빗방울이 웅덩이에 점선을 찍는 것이 보였다.
켈라프가 종이에 세 개의 칸을 그었다.
“기존 법. 확립된 삶. 사기 위험.”
“벌써 이 종이가 싫어요.” 나데주가 말했다.
“나도요.” 켈라프가 대답했다. “그래서 채워야 합니다.”
마송이 서류철을 들고 합류했다. 장소가 바뀐 것에 항의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사미라, 엘리즈, 야니스가 아직 건물 안에서 기다리는지 물었다. 들로네가 확인해주었다. 바람을 쐬러 나가라고 제안했지만, 그들은 거절했다. 야니스는 핫초코를 요청했고, 마시지는 않았다.
“지속적 교육 관계라는 범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범주를 만든다고 정의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켈라프가 대답했다.
“아니죠. 하지만 실제 삶을 양식 오류처럼 취급하는 건 피할 수 있습니다.”
“그 삶에게 테이블 위에서 옷을 벗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조건에서요.”
리즈는 칸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필요했다. 그것들은 혐오스러웠다. 그녀는 자신의 검은 수첩과 봉인된 물건들, 상반되는 독해들, 자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증거를 요구했던 방식을 떠올렸다. 모든 보호는 어딘가에서 벗겨짐으로 시작했다. 문제는 아직 지킬 수 있는 수치심을 누가 결정하느냐였다.
마송이 서류철을 열었다.
“선언된 교육적 애착으로 야니스를 인정하면, 내일은 형제들, 조카들, 이웃들, 학생들, 법적 지위 없는 보호받는 사람들이 올 겁니다. 어떤 신청은 진심일 겁니다. 다른 것들은 접근권을 얻으려고 꾸며질 테고요.”
“네.” 켈라프가 말했다.
“그러면 위험을 받아들이는 겁니까?”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같은 말이 아니에요.”
나데주가 야니스의 사진 하나를 집었다. 케이크 사진이었다.
“그리고 이 아이를 거절하면 우리는 뭘 보호하는 거죠?”
“규칙이요.” 마송이 말했다.
“규칙이 고마워하겠네요.”
리즈가 켈라프의 종이를 가져갔다. 그녀는 네 번째 칸을 더했다.
“증거가 만들어내는 수치.”
켈라프가 읽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법적 기준은 아닙니다.”
“적어도 경보는 되어야 해요.”
그들은 너무 많이 거짓말하지 않는 말들을 찾았다. 안정적 교육 관계, 생활 공동체, 통상적 돌봄, 미성년자의 이익, 중대한 단절의 위험. 각각의 문구가 문 하나를 열었고, 곧바로 빗장을 어디에 놓을지 물었다.
모로가 커피를 가지러 지나갔다. 켈라프가 그를 붙잡았다.
“누군가를 보호하려고 그 사람의 사생활을 말하게 한 적 있습니까?”
“매일요.”
“어떻게 하죠?”
“선택지가 없을 때는 나쁘게 합니다. 그 사람이 말하지 않을 것을 스스로 정하게 둘 수 있을 때는 좀 더 낫고요.”
리즈는 그것을 여백에 적었다.
사미라, 엘리즈, 야니스가 돌아왔을 때, 테이블의 모습은 바뀌어 있었다. 서류들은 더 이상 고발처럼 쌓여 있지 않았다. 나뉘어 있었다. 사진들은 치워져 있었다. 켈라프가 따로 봉투에 넣어두었다.
“이것들은 쓰지 않을 겁니다.” 그녀가 말했다.
사미라가 놀란 듯했다.
“왜요?”
“우리는 인쇄된 생일의 수로 가족을 재지 않을 테니까요.”
야니스가 조금 더 잘 숨을 쉬었다.
임시 결정은 몇 줄로 정리되었다. 오렌은 입주가 승인된 거주자를 동반하는 미성년자의 경우, 지속적인 생활 공동체와 통상적 돌봄 행위, 아이의 직접적인 이익으로 확립된 교육 관계를 인정하되, 엄격히 필요한 범위를 넘어 가족의 사생활을 제출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각 서류는 입학팀 외부의 법률가와 요구된 증거가 만들어내는 불필요한 수치를 평가하는 담당자가 다시 검토한다.
“무겁군요.” 마송이 말했다.
“아이잖아요.” 사미라가 대답했다.
아무도 더 나은 말을 찾지 못했다.
야니스는 임시 연계 거주를 얻었다.
그 결정은 모두를 일 분 동안 안도시켰다. 꼬박 일 분, 거의 부드러운 시간. 규칙은 부러지지 않은 채 휘었고, 오렌은 자신을 고치면서 더 나아지는 것처럼 보였다. 리즈는 피로가 어깨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나데주가 물었다.
“그럼 사미라처럼 와서 테이블을 두드려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요?”
안도감이 물러났다.
그 밑에 더 차가운 진실이 남았다. 그들은 오렌에 없어서는 안 될 어른 하나와 두꺼운 서류, 분노한 변호사, 현장에 있는 창립자, 그리고 자신을 보이게 할 만큼 충분한 말을 가진 아이 하나를 구한 것이었다.
다른 이들은 여전히 다른 곳에 있었다.
너무나 당연한 후보자
마엘 드레젠은 이틀 뒤, 말아둔 지도들을 팔에 끼고 바지 아랫단에는 마른 진흙을 묻힌 채 도착했다.
그녀는 이름을 말하기도 전에 진흙을 사과했고, 그것이 타르디외를 미소 짓게 했다. 물과 정말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주 그런 터무니없는 예의가 있었다. 현실을 함께 들여온 것을 미안해하는 예의.
마엘은 지방 기술직 엔지니어였다. 그녀는 제방과 배수 펌프장, 지도에서 잊힌 도랑들, 백 년 빈도의 홍수가 같은 기억 속에서 두 번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약속하는 선출직 공무원들을 알고 있었다. 오렌은 자신의 더러운 물 위에 올려진 빛나는 플랫폼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 그녀 같은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지도를 펼쳤다. 오렌의 지도가 아니었다. 프랑스의 한 해안 지도였다. 푸른 선들, 빗금 친 구역들, 낮은 도로들, 수로에 너무 가까이 그려진 집들이 있었다. 그녀는 수문 하나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여기, 문이 버티지 못하면 두 코뮌으로 들어가는 접근 도로를 잃습니다.”
그녀는 손가락을 옮겼다.
“여기, 낡은 다리가 병목을 만듭니다.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적절한 공사 기간을 한 번도 잡지 못해서 조각조각 고칩니다.”
그녀는 회색 직사각형 하나를 가리켰다.
“여기가 학교입니다.”
리즈는 때때로 검은 수첩의 도면들을 바라보듯 그 지도를 바라보았다. 아주 단순한 형태 하나가 온전한 재앙을 품을 수 있다는 감각으로.
“왜 오렌을 신청하셨습니까?” 세귀르가 물었다.
마엘이 어깨를 으쓱했다.
“물의 말을 들으시니까요.”
“칭찬이군요.”
“칭찬 아닙니다. 임시적 판단입니다.”
타르디외가 진심으로 웃었다.
마엘은 기적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렌이 물이 계획을 존중한다고 믿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류는 훌륭했다. 사람도 그랬다. 그것이 그 일을 거의 숨 막히게 만들었다.
면담 중간에 델핀 루가 세귀르에게 전화했다. 프레페트는 아직 동맹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적절한 순간의 좋은 전화 한 통이 긴 메모보다 더 무게를 가질 수 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세귀르는 마엘에게 스피커폰으로 받아도 되는지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프레페트의 목소리가 선명한 피로를 품고 방을 채웠다.
“당신들 앞에 있는 사람은, 지도들이 거짓말할 때 물이 어디로 지나는지 아직 아는 도내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마엘이 눈을 감았다.
“델핀.”
“당신을 공격하는 게 아니에요.” 루가 말했다. “묘사하는 겁니다.”
세귀르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분의 이탈이 위험을 만들 거라고 보십니까?”
“본다는 게 아닙니다. 확신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분을 거절해달라고 하면, 모두의 직무유기를 그분 혼자 치르게 하는 겁니다. 제가 받아달라고 하면, 그분을 잃게 될 코뮌들에게 거짓말하는 거고요. 당신의 비겁함을 고르세요, 세귀르 씨. 저는 아직 제 것을 찾지 못했습니다.”
스피커가 지직거렸다.
마엘은 지도 위에 손을 올려둔 채였다.
“허공에 대고 위협하는 데 지쳤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바다가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데 지쳤어요. 좋은 보고서들이 물이 직접 다시 읽기 전에 기록 보관물로 변하는 걸 보는 데 지쳤습니다.”
“오렌이 그것에서 당신을 치유해주지는 못할 겁니다.” 리즈가 말했다.
“아니요. 하지만 어쩌면 여기서는, 제가 문 하나를 바꿔야 한다고 말하면 누군가 연기할 공식 대신 문을 찾겠죠.”
그녀가 방금 한 말은 단순했다. 그것은 몹시 아팠다.
켈라프가 물었다.
“당신 부서는요?”
마엘은 기쁨 없이 웃었다.
“제 부서는 세 사람이 아홉 사람 몫을 해서 버팁니다. 제가 남으면, 나쁘게 버틸 겁니다. 제가 떠나면, 덜 버틸 거고요. 차이는 눈에 보입니다. 정직하지는 않아요.”
“무슨 뜻입니까?”
“당신들은 저를 데려가면서 뭔가를 부순다고 믿을 겁니다. 이미 부서져 있어요. 제 이탈은 그걸 더 보이게 만들 뿐입니다.”
명확한 위임 없이 동석해 있던 나데주가 중얼거렸다.
“새 장소들은 편리하죠. 오래된 벽을 붙들고 있느라 더는 못 버티는 사람들을 회수하니까요.”
마엘은 그 말을 들었다.
“부당하죠, 네.”
“그런데도 오시나요?”
“네.”
그 대답에는 어떤 냉소도 없었다. 그래서 더 나빴다. 그녀는 자신이 아는 것의 높이에 맞게 마침내 일하고 싶어서 오는 것이었다. 또한 남는 것이 배신의 한 방식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오는 것이었다.
위원회는 결정을 저녁까지 연기했다.
세귀르는 유예 입주를 제안했다. 여섯 달의 전환, 원 소속 부서에 두 자리 재원 지원, 대체 인력 교육, 도가 오렌의 방법에 접근할 권리. 보클레르는 그 해결책이 정치적으로 제시 가능하다고 보았다. 마송은 방어 가능하다고 보았다. 켈라프는 덜 나쁘다고 보았다. 마엘은 행정적 수리가 사람 하나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얼굴로 그것을 받아들였다.
델핀 루는 한 줄만 보냈다.
“당신들은 떠남의 도덕적 배상을 막 발명했습니다. 없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리즈는 그 메시지를 세 번 읽었다.
저녁에 야니스는 사미라와 엘리즈와 함께 밥을 먹고 있었다. 마엘은 밖 차양 아래에서 전화 중이었고, 지도는 어깨에 댄 통 안에 보호되어 있었다. 두 건의 입주. 각각에는 예방 조치와 수정, 너무 망가뜨리지 않으려는 실제 노력이 붙어 있었다.
모든 것이 진지했다. 모든 것이 거의 정의로웠다. 그런데도 오렌은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들의 관계를,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삶보다 더 잘 구할 줄 안다는 것을 방금 증명한 셈이었다.
창구의 여자
미레유 코르디에는 역사와 약속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창구와의 약속이 있었다. 훨씬 더 정확한 약속.
그녀는 다음 날 검은 장바구니와 낡은 코트, 오른손 중지에 묻은 잉크 얼룩을 가지고 나타났다. 쉰여덟 살, 삼십 년 넘게 프레펙튀르 직원으로 일한 사람. 차량 등록, 협회, 외국인, 과다채무 위원회, 너무 많은 서류를 들고 오거나 아무것도 없이 오는 사람들, 삶 전체가 빠진 서류 한 장에 매달리면서 치솟는 분노들을 거쳐온 사람. 그녀의 신청 서류는 얇았다. 출판물도, 특허도, 국제 경험도, 첫 심사표들이 이해하는 의미의 희귀 직업도 없었다.
그녀는 두 쪽짜리 편지를 썼다.
나데주는 전날 그 편지를 읽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편지에서 미레유 코르디에는 오렌이 자신에게 상을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새 국가가, 서류가 정리된 방식만으로 누가 자신을 방어하는 법을 배웠고 누가 이미 포기했는지 알아볼 줄 아는 사람을 위한 자리가 있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좋은 창구란 행정이 사람들을 향해 몸을 낮추는 곳이 아니라, 자신이 분류하는 사람들에게 바라보이는 일을 받아들이는 곳이라고 말했다.
첫 의견서는 신청을 거절했다.
“실제 시민적 경험은 있으나 현 단계에서 확인된 핵심 기능 부재. 원 소속 부서 잔류가 바람직함.”
미레유 코르디에는 그 거절을 들으러 오겠다고 요청했다.
“당신들이 그런 걸 쓸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리즈, 켈라프, 마송, 세귀르, 나데주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압도된 기색은 없었다. 오만함도 아니었다. 누군가는 결국 상황이 유감스럽다고 말하게 되는 사무실들에 대한 오랜 습관이었다.
“코르디에 씨.” 세귀르가 말을 꺼냈다. “이의신청은 매우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게 제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사유를 다시 읽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그럼 무엇을 요청하십니까?”
그녀는 장바구니에서 고무줄로 묶은 판지 서류철 세 개를 꺼냈다.
“제 편지 뒤에, 당신들이 의견을 달라며 익명 처리한 거절 세 건을 보냈죠. 읽었습니다.”
마송이 놀란 듯 보였다.
“공식 요청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자기 이름을 부끄러워하는 요청도 아주 잘 알아봅니다.”
켈라프가 미소를 감췄다.
미레유가 첫 번째 서류철을 열었다.
“이 사람은 거절한 게 맞습니다. 그는 당신들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능력에 대해서가 아니라 동기에 대해서요. 봉사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의 서류 전체는 면책을 찾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그걸 느꼈지만, 감히 쓰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두 번째를 열었다.
“이 사람은 당신들이 틀렸습니다. 당신들은 그의 이력을 일관성 없다고 부릅니다. 이 여자는 십오 년 동안 다른 사람들의 시간표를 따라온 사람입니다. 아이들, 부모, 단기 계약들, 아픈 남편. 그건 일관성 없는 게 아닙니다. 고상한 흔적을 거의 남기지 못한 삶입니다.”
그녀는 세 번째를 열었다.
“이 사람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의 잘못은 당장 알아야 한다고 믿는 데 있습니다.”
방 안이 아주 주의 깊어졌다.
미레유는 자신을 변호하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일하고 있었다. 자신이 할 줄 안다고 말한 바로 그 일을 하고 있었다. 서류가 드리운 그림자를 읽는 일. 십 분 만에 그녀는 첫 심사표에 들어가지 못했던 능력을 보여주었다. 빛나는 이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계도, 법도, 제방도, 의료 프로토콜도, 주권의 건축도 생산하지 않았다. 다만 부정의가 너무 빨리 질서로 위장하지 못하게 막을 뿐이었다.
리즈는 덫이 부드럽게 닫히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입주 심사위원회에 있어야 합니다.” 마송이 말했다.
미레유가 그를 바라보았다.
“저는 방금 그 위원회에서 거절당했습니다.”
“그러니까요.”
“아니요. 그러니까가 아닙니다. 당신들은 제가 이 방에서 말을 잘해서 당신들에게 유용하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중입니다. 그건 제가 들어오기 전에 하던 일을 인정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나데주가 팔꿈치 두 개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 말이 맞아요.”
마송이 얼굴을 붉혔다.
“그런 뜻은 아니었습니다…”
“뜻할 필요는 없습니다.” 미레유가 말했다. “창구들도 사람들을 모욕하려고 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결국 해냅니다.”
세귀르가 신중하게 말을 이었다.
“외부 임무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원 소속 부서에 남으시되, 오렌의 거절 사유들을 정기적으로 읽을 권리를 갖는 방식입니다.”
미레유는 서류철들을 닫았다.
“시간제 양심?”
“균형추입니다.”
“너무 거슬리지 않을 때 부르는 균형추.”
켈라프가 물었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미레유는 리즈를 바라보았다.
“당신들의 첫 심사표가 이미 당신들 눈에 필요한 사람이 될 줄 아는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라 베쿠슈는 당신들이 짓는 세계의 물을 정화할 줄 알기 때문에 들어갑니다. 그녀의 소년은 그녀가 들어가기 때문에 들어가죠. 마엘 드레젠은 당신들 플랫폼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들어갑니다. 저는 밖에서 더 잘 봉사한다고 당신들이 말합니다. 어쩌면 사실일 겁니다. 바로 그 점이 폭력적이기도 하고요.”
방은 그 말을 받아냈다.
미레유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계속했다.
“당신들이 프랑스의 공공서비스를 비우고 싶지 않아 하는 건 옳습니다. 기술적 긴급성에서 시작하는 것도 옳습니다. 가짜 서류를 두려워하는 것도 옳습니다. 거의 모든 곳에서 당신들은 옳아요. 그래서 당신들의 거절은 성공적입니다.”
그 단어가 천천히 방 안을 돌았다.
성공적.
리즈는 너무 잘 작동하는 물건들을 떠올렸다. 소리 없이 닫히는 잠금장치들.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 기계들, 상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제가 당신을 입주 승인할 수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켈라프가 그녀 쪽으로 돌아섰다.
“리즈.”
“창립자 예외를 요청할 수 있어요.”
“네.” 미레유가 말했다. “할 수 있죠. 그게 정확히 저를 불안하게 하는 특권입니다.”
리즈는 그 대답을 고요한 뺨처럼 맞았다.
미레유는 서류철 세 개를 장바구니에 다시 넣었다.
“저를 감동시켰기 때문에 데려간다면, 당신들은 제가 비판하는 문으로 저를 들여보내는 겁니다. 저를 거절한다면, 창구 뒤에서 평생을 보낸 여자에게 그녀가 주로 중요한 것은 뒤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쓰는 겁니다. 둘 다 보기 흉합니다. 저도 더 나은 답은 없습니다.”
그녀가 일어섰다.
세귀르도 예의상 일어섰다.
“우리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저도요.” 미레유가 대답했다. “당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지만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켈라프와 악수하고, 이어 나데주와 악수했다. 리즈 앞에서는 망설였다.
“작업장에서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럼 깨끗한 사무실을 조심하세요. 손은 덜 더럽히지만, 흔적은 더 잘 간직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떠났다.
복도에서 들로네가 말없이 문을 열어주었다.
깨끗한 편지
코르디에 결정은 가장 공들여 작성되었다.
그들은 세 개의 다른 방에서, 잊힌 컵들과 빌린 펜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여러 판본들 사이에서 그것을 다시 다루었다. 켈라프는 거절이 미레유의 실제 유용성을 명명하되, 그 유용성을 위로로 바꾸지 않기를 원했다. 세귀르는 오렌이 행정 접수 업무를 경멸하는 인상을 주지 않기를 원했다. 마송은 기준의 일관성이 버티기를 원했다. 나데주는 문에 유리한 것을 일관성이라 부르는 일을 멈추기를 원했다.
리즈는 거짓말하지 않는 한 줄을 원했다.
그녀는 찾지 못했다.
최종본은 이렇게 말했다.
“귀하의 경험은 제도들의 일상적 정의에 필수적인 것으로 인정됩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오렌의 예비 체제는, 그것이 배우겠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공공서비스들을 더 약화시키지 않고서는 귀하의 거주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귀하에게 거절 사유의 독립적 재검토 임무를 제안합니다. 보수가 지급되며, 공적 경보권을 부여받고, 거주 의무는 없습니다.”
켈라프가 종이를 리즈 앞에 놓았다.
“법적으로 깨끗합니다.”
“당신이 그렇게 말할 때가 싫어요.”
“나도요.”
나데주가 글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녀는 “제도들의 일상적 정의”에서 걸렸다.
“조화 냄새가 나요.”
“뭘 제안하죠?”
“편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없어요.”
마송이 안경을 벗었다.
“그분을 인정하면, 거대한 범주를 여는 겁니다.”
“네.” 리즈가 말했다.
“그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 앞에서 희귀해질 수 있는 보통 사람들만 기회를 얻는다고 확인하는 겁니다.”
“네.”
그는 더 늙어 보였다.
“그럼요?”
리즈는 종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꿈속의 보행교를 생각했다. 필요한 여자가 충분히 강하게 사랑했고 그것을 관철할 줄 알았기 때문에 인정된 야니스를 생각했다. 마치 견고한 종이에 떠남을 포장할 수 있다는 듯, 자기 둘레에 수리를 두르고 인정된 마엘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보다 먼저 메커니즘을 이해한 미레유를 생각했다.
“그럼 서명하죠.” 그녀가 말했다.
나데주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확실해요?”
“아니요.”
“안심이 안 되네요.”
“나도 그래요.”
켈라프는 움직이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그 장면이 우리를 뒤집어놓았기 때문에 제가 그분을 들여보낸다면,” 리즈가 다시 말했다. “예외를 얻으려면 올바른 방을 뒤흔들 줄 알아야 한다는 걸 확인하는 겁니다. 제 수치심이 기준이 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세귀르가 잠시 눈을 감았다.
“방어 가능한 논리입니다.”
“방어 가능하다는 건 아름다운 말이 아니에요.” 나데주가 말했다.
“종종 남는 말이 그겁니다.”
리즈는 서명했다.
펜은 저항 없이 미끄러졌다. 그것이 그녀를 가장 뒤흔들었다. 떨림도, 반대되는 힘도, 몸 안의 경보도 없었다. 폭력적인 결정이 고요한 손을 통해 지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잘못처럼 보이지 않았다. 잘된 일처럼 보였다.
미레유 코르디에는 결정을 직접 받겠다고 요청했다.
그녀는 하루가 끝날 무렵 다시 왔다. 장바구니 없이, 아직 젖은 검은 우산 하나만 들고. 리즈는 그 자리에 있고 싶었다. 켈라프가 받아들였다. 뜻밖에도 마송도 받아들였다. 그는 적어도 하나의 거절은 끝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레유는 천천히 읽었다.
그녀는 보수나 경보권, 약속된 독립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약화시키지 말아야 할 공공서비스들에 관한 대목을 다시 읽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그 줄 아래에서 멈췄다.
“제가 밖에 남아 있을 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하시는군요.”
아무도 고치지 않았다.
“글은 잘 썼네요.” 그녀가 덧붙였다.
“변명은 아닙니다.” 리즈가 말했다.
“아니죠. 그래서 단단한 겁니다.”
그녀는 편지를 반으로 접고, 다시 반으로 접었다. 종이가 또렷한 소리를 냈다.
“재검토 임무를 수락하겠습니다.”
마송이 놀란 듯 움직였다.
“수락하신다고요?”
“물론이죠. 당신들이 자기 거절을 사랑하지 못하게 막아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새 장소가 늙기 전에 배울 수 있는지 봐야 합니다.”
그녀는 편지를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하지만 용서하지는 않습니다.”
리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행이네요.”
미레유는 빗속으로 떠났다.
복도 창문에서 리즈는 그녀가 주차장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빠르게 걸었다. 우산은 바람에 맞서 기울어져 있었고, 아직 기차와 부서와 창구와 기다리는 사람들이 남아 있는 이들의 효율성으로 걷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오렌이라는 너무 큰 이름으로밖에 오렌을 들어본 적이 없을 터였다.
나데주가 그녀 곁에 와 섰다.
“됐네요.”
“네.”
“완벽한 거절을 만들었어요.”
“네.”
“어떤 기분이에요?”
리즈는 주차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전부 다시 시작하고 싶어져요.”
“그럴 수 없어요.”
“없죠.”
“그럼 뭘 할 건데요?”
리즈는 테이블 위에 남아 있던 양식 편지와, 켈라프의 글씨로 뒤덮인 여백들, 세귀르의 삭제 표시, 마송의 의견, 나데주가 남긴 커피 얼룩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대충 처리되지 않았다. 아무도 일을 쉽게 만들지 않았다. 오렌은 경멸이나 게으름이나 조악한 이해관계로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바로 그것이 최악이었다. 부정의는 깨끗한 서류철을 입고, 자신의 사유를 다시 읽고, 이의신청을 마련하고, 보상을 제안하고, 그 사람을 존중하고, 유감을 담아 서명했다.
그녀는 새 종이 한 장을 집었다.
맨 위에 이렇게 썼다.
“부재자와 거절당한 자들의 권리.”
그리고 그 아래에.
“모든 입주는 다른 곳에 만들어내는 피해를 검토해야 한다.
모든 거절은 입주에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다시 읽어야 한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이들은, 우리가 그들이 관련 없다고 결정하기 전에 방어자를 가져야 한다.
유용한 사람과의 가까움이, 우리 눈에 무용한 사람의 존엄보다 더 많은 권리를 주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마지막 단어에서 멈췄다.
무용한.
어깨너머로 읽고 있던 켈라프가 말했다.
“그대로 두세요.”
“끔찍한 말이에요.”
“그래서요.”
세귀르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그도 읽었다.
“모든 입주를 복잡하게 만들 겁니다.”
“네.”
“충분하지 않을 겁니다.”
“아니요.”
그는 위로의 문구를 찾지 않았다.
식당에서 누군가 너무 크게 웃었다. 접시 하나가 떨어졌다. 그 소리는 거의 즐거울 만큼 단순하게 복도를 가로질렀다. 오렌은 계속 지어지고 있었다. 펌프, 지도, 아이들, 편지, 조항들, 식사, 잘못들, 수리들. 오렌은 당혹 하나마다 더 실제가 되어갔다. 때로는 더 품위 있게. 그리고 더 위험하게도.
리즈는 도덕적 귀족정치가 다른 이들을 경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다른 곳에서 필요하다고 써주기만 하면 충분했다.
23장
프랑스의 시험
학교 안의 물
물은 중학교 화장실을 통해 들어왔다.
처음에는 1층 변기 안에서 갈색 물이 역류했다. 형광등 아래 우스꽝스러운 찰랑임, 이어서 진흙 냄새, 차가운 세제 냄새, 열린 지하실 냄새가 올라왔다. 관리 직원은 막힌 줄 알았다. 그는 압축기를 들고 학생들을 욕했고, 3년째 미뤄진 공사를 욕했고, 검게 변해 가는 이음새를 욕했고, 마을 끝 너무 낮은 곳에 놓인 낡은 건물을 욕했다.
그러고는 탈의실 샤워기에서 물이 나왔다.
물에는 눈에 보이는 분노가 없었다. 그저 차올랐다. 틈새와 배수구와 균열과 통로를 찾아다녔다. 늘 제 역할을 해 왔기에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았고, 훈장 하나 요구한 적 없던 곳들을.
생로르멜의 장 제 중학교는 전날부터 낮은 지대 세 코뮌의 임시 대피소로 쓰이고 있었다. 체육관에는 야전침대가 놓였고, 급식실에는 식탁이 놓였고, 벽을 따라 멀티탭이 깔렸고, 학생생활부 사무실 뒤에는 약품 코너가 마련되었다. 가족들은 운동가방과, 금지되어 있지만 차 안에서는 묵인되는 개들과, 서류 상자와, 충전기와, 담요와, 반사적으로 개어 담아 온 빨래 바구니를 들고 왔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그것을 거의 재미있어했다. 학교에서 잠을 자고, 선생님들이 종이컵을 들고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교장이 행사 때의 목소리가 아닌 목소리로 시청과 통화하는 것을 듣는 일.
아침이 되자 운동장은 잿빛 물막 아래 사라져 있었다.
그랑 프레 양수장은 밤사이 멈췄다. 모래주머니를 쌓았는데도 발전기는 아래쪽으로 물을 먹었다. 알 길 제방은 아직 버티고 있었지만, 힘보다는 습관으로 버티는 쪽에 가까웠다. 지방도로 하나가 끊겼다. 마엘 드레젠이 자기 지도 위에서 손가락으로 가리켰던 그 낡은 다리는 교각에 나뭇가지들을 붙잡아 두고 있었고, 하필이면 물이 늦춰지면 안 되는 바로 그 자리에서 물살을 늦추고 있었다.
중학교 교장은 시청에 전화했고, 시청은 도청에 다시 전화했고, 도청은 사람 수를 확인하려고 시청에 다시 전화했다. 그사이 관리 직원은 몸 곁에 팔을 늘어뜨리고 가만히 있는 것은 차마 못 할 짓이라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의 무용한 고집으로 화장실 앞에 걸레를 깔았다.
도청에 미레유 코르디에는 있을 예정이 아니었다.
그녀의 근무는 두 시간 전에 끝났지만, 비상 교환대에 전화가 쌓이는 것을 보고 의자 위에 다시 코트를 걸쳐 두었다. 그녀는 공황과 목록의 차이를 알았다. 공황은 소리를 질렀다. 목록은 아직 누가 빠져 있는지 보게 해 주었다.
그녀는 스프링 노트를 하나 집어 들었다.
“이름, 코뮌, 전화번호, 의존 대상자, 복용 약, 차량, 층수, 접근 차단 여부.”
젊은 계약직 직원이 어떤 프로그램을 열어야 하느냐고 물었다.
“아무것도요. 먼저 들으세요.”
그는 얼굴을 붉혔고, 그러고는 들었다.
델핀 루는 젖은 머리와 비뚤어진 스카프, 이미 소방대와 민간안전대와 장관실과 울고 있는 시장과 전국 방송 카메라가 연락을 받았는지 알고 싶어 하는 선출직 공무원에게 말한 도지사의 얼굴로 도착했다.
“생로르멜?” 미레유가 고개도 들지 않고 물었다.
“중학교가 위험해지고 있어요.”
“몇 명?”
“건물 안에 142명. 그중 아이 27명, 노인 11명, 산소호흡기 착용자 4명, 임신 8개월 여성 1명.”
미레유는 적었다.
“도로는?”
“서쪽은 끊겼어요. 동쪽은 아직 간신히 버팁니다. 소방차 높은 차량은 지나가지만, 구급차는 못 갑니다.”
“양수장은?”
“잠겼어요.”
“마엘은 뭐라고 썼죠?”
도지사는 1초 동안 눈을 감았다.
그 질문은 비난이 아니었다. 더 나빴다. 정확했다.
“그 양수장이 멈추고 낡은 다리가 유목을 붙잡으면, 물은 매설된 관망을 찾고 가장 낮은 공공건물들로 역류할 거라고요.”
“그러니까 중학교.”
“그러니까 중학교.”
그 뒤의 침묵은 한순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방 안에서는 전화가 계속 울리고, 지도는 천천히 로딩되고, 누군가 무전기용 건전지를 찾았고, 한 소방대장은 통신 상태가 나빠서 지나치게 큰 소리로 말했다. 복잡한 나라 하나가 혼란 속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
델핀 루는 개인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브레스트에 전화하세요.” 미레유가 말했다.
“하고 있어요.”
“최고의 사람들 말고요.”
도지사가 그녀를 보았다.
미레유는 마침내 눈을 들었다.
“그 밖의 사람들을 위해서요.”
옳았던 지도
오렌에서 마엘 드레젠은 급식실에서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손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있었고, 지도는 의자에 기대어 말려 있었으며, 그곳을 떠나기로 받아들였으나 아직 그곳에 있기를 멈추지 못한 사람들의 특유한 피로를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델핀 루에게 인사하지 않았다. 그저 들었다. 그녀의 얼굴은 작은 조각들로 닫혀 갔다.
리즈는 그녀가 컵을 내려놓는 것을 보았다.
커피가 종이컵 안에서 떨리다가 잠잠해졌다. 그 세부가 마엘의 첫마디보다 더 리즈를 붙잡았다. 현상 이후로 그녀는 어디서나 자기 수위를 찾는 것들을 보았다.
“생로르멜?” 마엘이 물었다.
그리고.
“양수장이 멈췄어?”
그리고.
“다리는 아직 버티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아니, 델핀. 다리가 무너지기를 기다렸다가 움직이면, 문제는 두 개가 되고 도로는 더는 없을 거야.”
그녀 주변에서 방이 조용해졌다. 줄리앙 아우아드는 식판 정리를 멈췄다. 압박붕대 상자를 세고 있던 카미유 루도는 같은 줄 위에 손가락을 그대로 두었다. 수학 숙제를 앞에 두고 식탁에 앉아 있던 야니스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채 사미라를 보았다가, 사미라의 얼굴을 보고 이것이 추상적인 어른들의 이야기가 아님을 이해했다.
마엘은 급식실 식탁 위에 지도를 펼쳤다.
그녀는 건조하고 거의 폭력적인 동작으로 그것을 펼쳤다. 빵 부스러기와 커피 얼룩과 잊힌 칼 사이에 해안선이 드러났다. 리즈는 마엘의 지도를 알아보았다. 수문. 낡은 다리. 학교. 푸른 선들. 낮은 지대들.
“여기.” 마엘이 말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종이를 쳤다.
“여기가 중학교야.”
그녀는 손가락을 옮겼다.
“여기가 양수장. 여기가 다리. 여기가 높은 도로. 다음 물이 오르기 전에 다리 부담을 줄이고 임시 펌프를 다시 놓을 수 있으면 몇 시간을 벌 수 있어. 못 하면 밤에 물길로 대피시켜야 해. 산소호흡기 단 사람들과 이미 겁먹은 아이들을 데리고.”
“뭐가 필요하죠?” 타르디외가 물었다.
그녀는 마엘의 말투에 기술 경보를 들은 것처럼 끌려 들어온 참이었다.
“대형 양수기 한 대, 금속 배수관 두 개, 하중 분산판, 도로가 더는 통과하지 못하는 곳을 지나갈 수 있는 장비.”
“그러니까 크레인.”
“네.”
“없을 겁니다.”
“없겠죠.”
타르디외는 지도를 보더니 리즈를 보았다.
“충분히 가볍게 만들면 도로가 감당하기에 너무 무거운 짐도 옮길 수 있어요. 방송 패널 댓글처럼 날려 보내자는 게 아닙니다. 옮기는 겁니다. 내려놓고. 유도하고.”
소렐이 물었다.
“어떤 모듈로요?”
타르디외는 지도에서 눈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
“운용 가능한 살아 있는 모듈 두 개, 노란 프레임, 작은 제어함. 문제는 양력이 아니에요. 환경입니다. 물, 진흙, 충격, 주변 사람들, 나쁜 시야.”
“문제는,” 문간에서 모로가 말했다. “리즈이기도 합니다.”
아무도 그를 부르지 않았다. 의사들은 늘 피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 있어질 때쯤 나타났다.
“충분히 못 잤어요.”
“아무도 충분히 못 잤어요.” 마엘이 말했다.
모로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부드러움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건 의학적 근거가 아닙니다. 분위기죠.”
리즈는 항의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도를 보고 있었다. 장 제 중학교는 회색 직사각형일 뿐이었지만, 그녀는 이미 식탁과 가방과 아이들과, 물이 차오를 때면 거의 언제나 서류를 챙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 신분이 구명조끼라도 될 수 있다는 듯이.
세귀르가 전화 통화를 하며 들어왔다.
“네, 도지사님. 네. 전달하겠습니다. 아닙니다, 통상적인 지원이 아닙니다. 네, 침수된 코뮌에서 ‘실험적’이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아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는 전화를 끊었다.
몇 분 뒤 보클레르가 벽면 화면에 나타났다. 그는 차분해 보이려는 시간을 갖지 않았다.
“요청은 민간안전대와 총리실을 통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통령께도 보고될 겁니다.”
“중학교에도 보고되나요?” 나데주가 물었다.
그녀는 언제부터인지 아무도 모르는 사이 야니스 곁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보클레르는 잠시 멈췄다.
“제 말은,” 그녀가 다시 말했다. “발이 물에 잠긴 사람들도 우리가 표현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되느냐는 거예요.”
“아무도 고의로 늦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결국 늦어질 때는 대개 그런 식이죠.”
원격으로 연결된 켈라프는 조건을 서면으로 남기자고 요구했다. 그녀는 건조한 목소리로 요구했지만, 리즈는 이제 그녀의 두려움을 알아들을 만큼은 충분히 그녀를 들을 수 있었다.
“엄격한 민간 구조 목적.” 켈라프가 말했다. “공개 시연 금지. 언론 활용 금지. 팀 통제 밖으로 모듈 이전 금지. 리즈의 동의 재확인. 모로가 리즈의 상태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즉시 중단.”
“정리된 판본을 기다리면,” 마엘이 말했다. “물은 당신들 조건을 다 읽고도 남겠네요.”
켈라프는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다.
“나는 구조를 막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이 구조되는 동안 그것이 다른 무언가가 되지 않게 막는 겁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한마디도 군더더기로 들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확성은 제방이었다. 또 하나의 제방. 연약하고, 필요하고, 불충분한.
리즈는 지도 위에 손을 올렸다.
“제가 가겠습니다.”
모로가 코로 숨을 들이쉬었다.
“당신은 민간안전대 차량이 아닙니다.”
“아니죠.”
“피곤합니다.”
“네.”
“현장에 가지 않고도 사용을 허가할 수 있어요.”
타르디외가 고개를 저었다.
“기술적으로는 틀린 말입니다. 모듈은 알려진 절차에는 반응하겠지만, 현장에서 조정해야 한다면 그녀가 필요합니다. 아니면 어리석은 위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모로가 소렐을 보았다.
물리학자는 피하지 않았다.
“그게 사실이라는 게 너무 싫어요.” 그녀가 말했다.
리즈는 미레유 코르디에를 생각했다. 코트 속에 접힌 말들. 다른 곳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을. 프랑스의 시험은 보고서 속에 오지 않았다. 그것은 중학교 화장실을 통해 역류했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가는 겁니까?” 리즈가 물었다.
세귀르는 놀란 듯했다.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서죠.”
“더 정확히 말하세요.”
그는 그녀가 아름다운 대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다. 그녀는 잠금장치를 찾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사람들, 알려졌든 아니든, 쓸모 있든 아니든, 후보자든 아니든, 그리고 이미 그들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 서비스들을 위해서입니다.”
화면 속 켈라프가 적기 위해 눈을 내렸다.
“그거요.” 리즈가 말했다. “그걸 씁시다.”
높은 도로
그들은 높은 도로로 떠났다.
그것은 군사 지도의 길도, 깨끗한 수송대의 길도 아니었다. 물에 잠긴 들판과 가득 찬 도랑과, 물이 문을 두드리는 동안 아무도 위층으로 올라가 자고 싶어 하지 않아 1층 불이 켜져 있는 집들 사이로 난 지방도로였다. 선두 차량은 민간안전대 소속이었다. 그 뒤로 트럭 한 대가 방수포 아래 묶인 노란 프레임을 싣고 갔다. 살아 있는 모듈 두 개는 회색 상자 안에 놓여 있었다. 센서와 케이블과 정지 시스템과, 약한 심장보다 더 많은 주의 장치들과 함께.
리즈는 소렐과 들로네 사이에 앉아 있었다.
모로는 그녀의 반대와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무릎 위에 의료가방을 올려놓고 있었다. 가방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래도 오는 사람의 품위로.
마엘은 앞쪽에, 타르디외와 함께 있었다. 둘은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같은 것을 사랑할 필요는 없어도 같은 긴급함을 알아볼 줄 아는 두 여자였다.
그들이 나아갈수록 프랑스는 덜 추상적인 것이 되었다.
그것은 더 이상 장관용 지도도, 기고문도, 방송 패널의 분노도, “남은 프랑스”라는 서류철도 아니었다. 반쯤 잠긴 속도 제한 표지판이었다. 쓰레기봉투로 가득 찬 버스정류장이었다. 장화를 신은 남자가 담요가 담긴 손수레를 미는 모습이었다. 어느 집 문턱에서 발목까지 물에 잠긴 채 전화하는 여자, 떨지 않으려고 너무 크게 웃는 여자였다. 차단하고, 경고하고, 아니면 그저 두려움에 형태를 부여하는 데 쓰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바리케이드를 나르는 주황 조끼의 코뮌 직원들이었다.
리즈는 판자로 보호된 닫힌 약국을 보았다. 그래도 문을 연 빵집을 보았다. 매트리스로 가득 찬 트레일러를 끄는 트랙터를 보았다. 개 사료 자루를 들고 가는 두 청소년을 보았다. 국가 임무라도 수행하는 듯 몹시 진지했다.
그녀는 생각했다. 여기 서류철 없는 사람들이 있다.
높은 도로는 생로르멜에 닿기 전 더 이상 높지 않았다.
물이 빠른 막처럼 아스팔트 위를 넘어갔다. 차량들이 속도를 줄였다. 노란 프레임을 실은 트럭이 끙 소리를 내더니, 변압기 주위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둔 원형교차로 근처에서 멈췄다. 한 소방대장이 그들을 맞으러 왔다. 그는 얼굴이 패였고, 어깨에는 무전기가 있었으며, 리즈를 필요 이상으로 오래 보지 않는 특유의 태도를 갖고 있었다.
“오렌에서 오셨습니까?”
그 질문은 터무니없고 정확했다.
리즈가 대답했다.
“저 혼자는 아닙니다.”
그는 웃을 시간이 없었다.
“중학교는 버티고 있지만 물이 관망을 통해 올라오고 있습니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은 뒤쪽으로 보트로 대피시키고 있습니다. 도로가 너무 불안정해서 구급차는 못 들어갑니다. 다리가 막고 있어요. 우리가 가진 중장비로 걷어 내면 강둑을 쓸어 갈 위험이 있습니다.”
마엘은 이미 물속에 장화를 담그고 있었다.
“보여 주세요.”
“드레젠 씨?”
“네.”
그녀의 이름은 이상한 효과를 냈다. 유명인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도랑이 넘치기 전부터 그 도랑을 알고 있던 사람이 도착했다는 훨씬 더 실제적인 안도였다.
“떠나신 거 아니었습니까?”
“보아하니, 충분히는 아니었네요.”
그는 그녀를 한 밴으로 안내했다. 코팅된 지도가 보닛 위에 놓여 있었다. 델핀 루는 도청에서 화상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중위가 들고 있는 화면 속 그녀의 얼굴은 거칠게 뭉개져 있었다. 그녀 뒤로 전화 소리, 목소리들, 누군가 이름의 철자를 불러 주는 소리가 들렸다.
“마엘.” 도지사가 말했다.
“델핀.”
그 두 이름 안에는 무시된 메모들, 쓸모없는 회의들, 제대로 예산을 받지 못한 작은 승리들의 세월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리즈가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 그녀는 한 걸음 뒤에 머물렀다. 들로네는 늘 그렇듯 그 거리를 이해했고, 그녀를 위해 그 거리를 지켜 주었다.
타르디외가 땅을 살폈다.
“여기엔 프레임을 놓을 수 없습니다. 너무 무릅니다.”
“어디?” 마엘이 물었다.
“저쪽 낮은 담 근처요. 기초가 버티면.”
“버텨요. 지금까지는.”
“지금까지는 데이터가 아닙니다.”
“15년 동안 프랑스가 내게 준 건 전부 그겁니다.”
타르디외는 그 대답을 사용 가능한 재료처럼 받아들였다.
계획은 빗속에서 선 채 만들어졌다.
양수기와 두 개의 배수관 무게를 줄여, 부분적으로 잠긴 도로를 따라 양수장까지 보내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 지탱해야 했다. 그런 다음 이웃 공사장에서 떠내려와 교각에 끼인 금속 들보를, 아직 버티는 것들을 뜯어내지 않으면서 가볍게 해 낡은 다리를 치워야 했다. 모든 것을 구할 수는 없었다.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어쩌면 반나절. 중학교를 제대로 대피시키고, 전방 의료소에 다시 전력을 공급하고, 물이 아래에서 다시 올라오는 것을 막기에 충분한 시간.
“화려하진 않군요.” 이어셋 속에서 보클레르가 말했다.
리즈는 그가 자신에게 말하는지 세귀르에게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행이네요.” 그녀가 대답했다.
마엘이 고개를 들었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화려하면 안 돼요.”
중학교 안에서는 의존 대상자부터 대피를 시작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교장은 차분히 말하려 했다. 그의 목소리는 질서라는 말에서 떨렸다. 한 여자아이가 자기 시 노트도 가져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아무도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한 생활지도 교사가 얼른, 된다고 말했다. 주머니에 들어가는 아주 작은 세계를 구하듯이.
리즈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나중에 전해 들었다.
그 순간 그녀가 본 것은 노란 프레임이 방수포 밖으로 나오는 것과 회색 상자들이 빗속에서 열리는 것뿐이었다.
모듈들은 그 장소에 비해 너무 깨끗해 보였다.
그것은 그녀로 하여금 그것들을 더럽히고 싶게 만들었다.
너무 적게 붙들기
첫 번째 들어 올리기는 거의 실패할 뻔했다.
북쪽 모듈이 붙잡았다가, 놓쳤다가, 다시 붙잡았고, 그 진동 때문에 모두가 뒤로 물러났다. 플랫폼에서 몇 센티미터 떠오른 양수기가 천천히 제자리에서 돌기 시작했다. 비상이 아니었다. 질량의 나쁜 망설임이었다. 결속끈이 신음했다. 한 소방관이 욕을 했다. 타르디외가 회전을 막으라고 소리쳤다. 소렐은 자신들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온 사람들을 더 뒤로 물리라고 요구했다.
리즈는 제어함 위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녀는 세계도, 프랑스도, 오렌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양수기의 실제 무게, 트럭 밑의 진흙, 잘못 접힌 방수포를 물고 가는 바람, 빗속의 지방도로를 한 번도 예정한 적 없던 오래된 밤의 도형을 생각했다. 검은 수첩의 형태들은 빈 아파트와 브레스트의 방과 감시받는 수조 안에서 태어났다. 여기에서 그것들은 장화와 자갈과 감각이 둔해진 손가락과 지직거리는 무전기와 중학교의 임신부와 잠긴 양수장과 모래주머니로 둘러싸인 변압기를 만났다.
현상은 대충을 좋아하지 않았다.
삶도 마찬가지였다.
“셋 낮추세요.” 리즈가 말했다.
타르디외가 물었다.
“셋 뭐요?”
“몰라요. 당신들 언어로 셋.”
소렐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이해했다.
“경감량을 줄여요. 땅에 무게를 남겨 둬요.”
타르디외가 전달했다.
양수기가 조금 내려왔다. 운반대의 바퀴가 다시 접지를 얻기에는 충분했고, 도로가 그것을 삼키기에는 너무 적었다. 하중은 회전을 멈췄다.
“그래.” 마엘이 말했다. “아직 세계 위에 무게를 두고 있어야 해.”
리즈가 그녀를 보았다.
마엘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 일의 말 없는 부분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자신보다 더 정확한 말을 찾아냈다.
수송대는 걸음걸이 속도로 나아갔다.
소방관 두 명이 낮은 손짓으로 바퀴를 유도했다. 타르디외는 프레임 곁을 걸으며 결속끈을 보았다. 소렐은 수치를 따라갔다. 모로는 리즈를 따라갔다. 들로네는 인간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따라갔다. 그것이 그가 불가능한 상황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중간쯤에서 한 여자가 집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너무 얇은 울 코트를 입고 약 상자들로 가득 찬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녀가 무언가를 외쳤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한 소방관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중학교 사람들 다음에 남편도 대피시킬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했다. 남편이 보일러를 끄기 전에는 집을 떠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평소에는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되풀이했다. 소방관은 가겠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언제냐고 물었다. 그는 시간을 말하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할 수 있는 대로요.”
리즈는 들었다.
결정의 방에서 할 수 있는 대로는 약점이다. 여기서는 간신히 두 팔로 버티는 약속이었다.
그들은 오후 중반에 양수장에 도착했다.
낮은 건물은 문턱까지 잠겨 있었다. 물은 양수장이 수년 동안 맡아 온 것을 토해 내기로 결심한 것처럼 문으로 쏟아져 나왔다. 기술팀과 함께 두 번째 차량으로 도착한 사미라 베쿠슈는 펌프와 케이블과 맨홀을 보더니 재킷을 벗었다.
“전원 누가 끊었죠?”
한 코뮌 직원이 손을 들었다.
“접니다.”
“잘했어요. 뒤쪽 맨홀 아는 사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미라가 마엘을 보았다.
“넌 알아?”
“응.”
“역시.”
둘은 소방관 두 명과 램프 하나를 들고 무릎까지 물에 잠겨 걸어갔다. 카미유의 감시 아래 차량 근처에 남아 있던 야니스가 따라가려 했다. 사미라가 그를 그 자리에 붙들어 놓는 데 어떤 장벽보다 더 확실한 눈빛을 던졌다.
“넌 거기 있어.”
“도울 수 있어요.”
“넌 내가 젊어서 죽을 이유를 하나 더 만들지 않을 수 있어.”
그는 남았다.
리즈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한 청소년의 두려움에는 대의의 고귀함 같은 것이 없었다. 그것은 선명하고, 언짢고, 거의 수치스러웠다. 그는 자신을 보이게 해 준 누군가에게 쓸모 있고 싶었다. 오렌은 이틀 전 그를 받아들였다. 오늘 프랑스는 받아들여졌다고 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라고 그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첫 번째 양수기는 금속 목구멍 같은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했다.
몇 분 동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수위가 오르기를 멈췄다.
승리가 아니었다. 패배의 중단이었다.
무전기들의 말투가 곧바로 바뀌었다. 중학교는 더 천천히 대피할 수 있었다. 구급차들은 어쩌면 동쪽으로 창을 얻을 수도 있었다. 시청은 바 슈맹 구역을 지금 떠나야 하는지 기다려야 하는지 물었다. 델핀 루는 지금이라고 대답했다. 한 선출직 공무원이 항의했다. 그녀는 지금이라고 반복했다. 그녀 뒤에서 미레유는 노트에 이름과 복용 약을 적고 있었다.
낡은 다리가 남아 있었다.
교각에 끼인 들보는 도로 공사장에서 온 것이었다. 부실하게 고정된 야적장에서 떠내려와 도랑을 건너고 울타리를 쓸어 간 뒤, 행정상의 잘못이 무거운 물체가 된 것처럼 거기에 걸려 있었다. 너무 거칠게 빼내면 유목들이 한꺼번에 떠내려가 하류 둑을 칠 것이다. 그대로 두면 상류에서 물은 계속 오를 것이다.
타르디외가 말했다.
“들어 올리는 게 아닙니다. 부담을 줄이고 회전시키는 겁니다.”
“빨간 요람처럼.” 리즈가 중얼거렸다.
소렐이 들었다.
“빨간 요람과는 달라요.”
“알아요.”
말이 너무 빨리 나왔다. 리즈는 그것을 즉시 오래된 반사처럼, 문을 닫는 대답처럼 느꼈다. 그녀는 다시 말했다.
“내 말은, 차이를 본다는 거예요.”
소렐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듈은 보조 슬링에 고정되었다. 코뮌 장비 하나가 둑에서 끌었다. 소방관들은 구경꾼들을 멀리 물렸다. 사실 구경꾼들은 구경꾼이 아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거리를 위협하는 물체가 움직이는지 보려는 주민들이었다. 우리는 장벽 뒤에서 신뢰를 요구받는 사람들을 부를 더 나은 말이 없어서 그들을 구경꾼이라고 불렀다.
리즈는 타르디외가 원했을 것보다 더 낮게 경감량을 조절했다.
“너무 적어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아직 저항해야 해요.”
“시간을 잃을 겁니다.”
“네.”
들보는 처음에는 거부했다.
물은 그 위에서 흰 판처럼 부서졌다. 나뭇가지들이 떨렸다. 파란 비닐봉지 하나가 앵글에 걸려 있었다. 우스꽝스럽고 음란했다. 그러고 나서 금속이 움직였다. 1센티미터. 2센티미터. 장비가 끌었다. 모듈이 부담을 덜었다. 들보는 천천히 회전했고, 둑을 뜯어내지 않으면서 통로를 열 만큼 움직였다.
누군가 기뻐 소리쳤다.
리즈는 자신이 쓰러질 것 같다고 느꼈다.
모로가 그녀가 정말 쓰러지기 전에 팔을 잡았다.
“쉬어야 합니다.”
“아뇨.”
“쉬어요.”
“중학교가.”
“중학교는 대피 중입니다.”
“다리가.”
“다리는 움직였어요.”
“끝내야 해요.”
모로는 때때로 불길한 곡선을 보듯 그녀를 보았다.
“무엇을 끝내요? 20년 동안 하지 않은 모든 조치를 오후 한나절에 다 구하는 것?”
그녀는 대답하고 싶었다. 찾지 못했다.
비가 더 세졌다.
무전기 확성기에서 첫 번째 산소호흡기 착용자가 방금 중학교를 떠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몇 초 동안 그녀는 그 정보 말고는 아무것도 짊어지지 않았다.
결코 요청하지 않았을 사람들
그들은 밤이 오기 전 중학교를 대피시켰다.
우아함도, 속도도, 사후 평가 보고서 같은 것도 없이. 한 여자는 약봉지를 잃어버렸다가 나중에 식탁 밑에서 찾았다. 한 아이는 보트 안에서 토했다. 한 노인은 아내의 사진 없이는 떠나지 않겠다고 했고, 자원봉사자 두 명이 체육관을 뒤져 비닐 파일 안에서 그것을 찾아냈다. 중학교 교장은 체육 준비실 뒤에서 울었고, 그러고는 잘 써지지 않는 펜으로 다시 명단을 들었다.
리즈는 마지막 무리가 나올 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모로는 항의했지만, 덜 세게 했다. 그녀가 보아야 한다는 것을, 관음 때문이 아니라 빚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이해했다.
1층 복도에서는 더러운 물 냄새와 소독약 냄새가 났다. 학생들의 게시물이 벽에서 물결쳤다. 한 게시판에는 세계의 강들에 관한 발표가 붙어 있었다. 오려 붙인 사진들, 사인펜 제목들, 선생님의 손으로 고쳐진 맞춤법 오류들. 급식실에는 의자들이 식탁 위에 올라가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종이컵들이 떠다녔다. 빨간 필통 하나가 라디에이터 위에 잊혀 있었다.
리즈는 화장실 앞에서 멈췄다.
더는 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 세부가 그녀로 하여금 바닥에 주저앉고 싶게 만들었다.
미레유 코르디에가 델핀 루와 함께 중앙 복도로 들어왔다. 그녀는 코트를 그대로 입고 있었고, 도시 구두는 망가져 있었으며, 여전히 스프링 노트를 품에 안고 있었다.
“오셨네요?” 리즈가 물었다.
“밖에서 더 쓸모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 말은 잔인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 미레유는 이미 리즈가 열린 곳을 때릴 필요가 없었다.
“오늘은 밖이 여기였어요.”
리즈는 노트를 보았다.
“이름들이 있나요?”
“우리가 찾은 사람들. 우리가 찾는 사람들. 물이 들어오기 전에는 도움을 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명단에도 없던 사람들.”
델핀 루가 젖은 스카프를 풀었다.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잠정 결과는 좋습니다.”
“어떻게 좋죠?” 나데주가 물었다.
그녀도 와 있었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그녀에게 역할을 준 적은 없었다. 그녀는 오후 내내 담요를 나눠 주고, 너무 긴 지시를 통역하고, 우는 여자를 찍으려는 지역 기자를 막고, 몇몇 공무원들이 결국 존중하게 된 효율성으로 안 된다고 말하며 보냈다.
도지사는 질문을 받아들였다.
“중학교 사망자 없음. 입원 두 명. 바 슈맹 구역에서 실종자 한 명. 전화 없이 언니 집에 간 것으로 추정. 합선 뒤 화재로 주택 한 채 소실. 양수장은 부분 재가동. 다리는 계속 감시 중. 대피를 끝낼 만큼은 벌었습니다.”
“그러니까 좋다.” 나데주가 말했다.
“그러니까 어젯밤이 예고했던 것만큼 끔찍하지는 않다.”
미레유가 덧붙였다.
“그 차이는 중요해요.”
리즈는 세 여자를 보았다. 도지사, 창구 직원, 나데주. 셋 중 누구도 오렌의 첫 심사망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충분히 희귀하지 않았다. 너무 많이 얽매여 있었다. 말의 무거운 의미에서 너무 프랑스적이었다. 장소와 시간표와 지역의 분노와 잘못 작성된 서류와, 무언가 넘쳐흘러야만 보이게 되는 사람들에게 묶여 있었다.
마엘이 뒤이어 들어왔다. 허리까지 젖었고, 머리카락은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양수는 몇 시간 버틸 거예요.”
“그다음은요?” 세귀르가 물었다.
그녀는 그를 보았다.
“그다음에는 고쳐야죠.”
그 말은 단순하게 떨어졌다.
고치다.
구하다도 아니고. 증명하다도 아니고. 세우다도 아니었다. 고치다.
리즈는 어쩌면 모든 것이 그 말에서 시작되어야 했고, 끝내 그 말을 잃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시청으로 안내되었다. 의회실이 조정 지점으로 쓰이고 있었다. 공식 초상화들은 습기를 피하려고 장 위로 올려져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이 식탁 위에 보온병들을 놓아두었다. 한 선출직 공무원은 게시판에 머리를 기대고 앉은 채 잠들어 있었다. 벽에는 코뮌 지도가 붉은 선들과 접착 메모지로 뒤덮여 있었다.
보클레르가 전화했다.
세귀르가 스피커폰을 켰다.
“대통령께서 각 팀에 감사를 전하십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총리실은 짧은 성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렌 언급은 민간안전 작전에 대한 기술 지원으로 제한될 겁니다.”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모든 얼굴이 그녀를 향했다.
그녀는 너무 피곤해서 조심스러운 표현을 찾을 힘이 없었다.
“기술 지원이라고 하지 마세요.”
“무슨 뜻입니까?”
“프랑스의 서비스들, 코뮌들, 소방관들, 직원들, 주민들, 그리고 오렌 예비 조직이 함께 일했다고 말하세요. 그 순서든 다른 순서든 상관없지만, 오렌 혼자만은 아닙니다.”
보클레르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는 장치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미레유가 노트를 탁 소리 나게 닫았다.
“그건 사람들이 이미 열쇠가 어디 있는지, 밸브가 어디 있는지, 오래 앓은 환자가 누구인지, 거짓말하는 도로가 어디인지, 엉성하게 고친 다리가 어디인지, 차 없는 가족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작동한 겁니다. 그걸 성명에 넣을 수 있나요?”
스피커폰은 엘리제의 침묵을 지켰다.
델핀 루가 기쁨 없는 미소를 지었다.
“저는 그 판본에 서명하겠습니다.”
마엘도 말했다.
“나도요.”
나데주가 손을 들었다.
“저는 서명은 못 하지만 큰소리로 승인할 수 있어요.”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보클레르는 결국 말했다.
“문안을 보내세요.”
“미레유.” 리즈가 말했다.
미레유가 그녀를 보았다.
“네?”
“써 주세요.”
“나는 당신의 대필자가 아닙니다.”
“아니죠. 그래서요.”
미레유는 앞에 놓인 컴퓨터가 아니라 시청 종이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썼다. 델핀 루가 두 가지 수정을 제안했다. 세귀르가 세 번째를 제안했다. 나데주는 행사 냄새가 나는 단어 하나를 지웠다. 마엘은 양수장의 이름을 덧붙였다. 장소들은 아슬아슬했을 때 자기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종 문안은 짧았다.
그것은 생로르멜 작전이 구조 서비스, 코뮌 직원, 지역 기술팀, 도청의 주도로, 오렌 예비 조직의 제한적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고 말했다. 목표는 결코 어떤 힘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대피하고, 양수하고, 고치기 위한 시간을 버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얻은 교훈은 관련 지자체들과 공유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피해 주민들은 담당 서비스의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데주가 지우고 싶어 했고 미레유가 남겨 둔 문구였다.
“왜요?” 나데주가 물었다.
“정말로 필요할 테니까요.” 미레유가 대답했다. “적어도 우리에게 들이댈 문구 하나는 가지는 게 낫죠.”
리즈는 그것이 좋았다.
중요한 것은 문구가 아니었다. 그것이 요구해야 할 사람들에게 붙잡을 손잡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밤이 내렸을 때, 오렌은 더 이상 새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노란 프레임은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모듈들은 닦이고, 점검되고, 거의 터무니없을 만큼 조심스럽게 상자 안에 다시 접혀 들어갔다. 타르디외의 손에는 베인 상처가 있었다. 사미라는 벽에 머리를 젖힌 채 의자에서 15분 동안 잠들어 있었고, 야니스는 그녀 곁에서 수프 한 잔을 지키고 있었다. 마엘은 지도 앞에서 코뮌 직원과 아직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모로는 마침내 리즈를 앉히는 데 성공했다.
그녀의 옷은 축축했고, 머리카락은 목덜미에 달라붙었고, 입은 말라 있었다. 손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덜 떨렸다.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몸이 예외를 평범한 하루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세귀르가 그녀 옆에 앉았다.
“이게 무엇을 만들어 낼지 보셨습니까?”
“요청들?”
“많이요.”
“분노들?”
“그것도요.”
“교리들?”
“내일부터요.”
그녀는 방을 보았다. 컵들, 지도들, 코트들, 무전기들, 앉은 채 잠든 사람들, 물이 다른 곳에서 아직 다 차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말하고 있는 사람들.
“그럼 그들보다 먼저 씁시다.”
“무엇을요?”
그녀는 자기 수첩을 찾았다. 거기 없었다. 들로네가 말없이 가장자리가 젖은 시청 메모지를 내밀었다.
리즈는 썼다.
« 오렌은 자기 힘을 모범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상황, 사람, 영토에만 남겨 둘 수 없다.
구조는 먼저 누가 마땅한지 묻지 않는다.
무엇이 부서지는지, 누가 그 아래 있는지, 그리고 누가 이미 떠받치고 있는지를 묻는다. »
그녀는 멈췄다.
세귀르가 읽었다.
“위험한 원칙입니다.”
“네.”
“아주 멀리까지 우리를 의무로 끌고 갈 수 있어요.”
리즈는 첫 줄들을 보았다. 손이 떨렸기 때문에 글자들이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게 주제인 것 같아요.”
밖에서 사이렌 하나가 코뮌을 가로질렀다. 총경보는 아니었다. 차량 한 대가 다른 거리로, 다른 지하실로, 누군가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집을 떠나지 않으려는 또 다른 고집 센 사람에게로 다시 떠나는 중이었다.
리즈는 눈을 감았다.
처음으로, 세계의 무게가 위에서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아래에서 오고 있었다.
24장
세계를 붙드는 것
더러운 상자들
그들은 새벽이 오기 전에 오렌으로 돌아왔다. 바퀴 밑에는 진흙이 묻어 있었고, 옷에는 젖은 체육관 냄새가 배어 있었다.
행렬은 의전용 진입로를 쓰지 않았다. 무거운 납품물, 기술 장비 상자, 분리된 폐기물, 나사류 팔레트와 세탁물 자루가 드나드는 서비스 램프로 들어왔다. 노란 프레임을 실은 트럭은 격납고 문 앞에서 지나치게 부드럽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몇 초 동안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와이퍼는 더 이상 태양 없는 아침의 회색 내부밖에 보이지 않는 앞유리를 계속 쓸고 있었다.
타르디외가 제일 먼저 내렸다.
그녀가 방수포를 걷었다.
노란 프레임은 이제 군데군데만 노랬다. 진흙이 기둥들에 판처럼 말라붙어 있었다. 죽은 나뭇잎들이 모서리에 달라붙어 있었다. 모래주머니나 임시 바리케이드에서 뜯겨 나온 듯한 파란 끈 하나가 손잡이에 아직 매달려 있었다. 한 모듈에는 길고 얕지만 눈에 띄는 긁힌 자국이 나 있었다. 닿을 수 없다고 믿었던 물건에 난 손톱자국 같았다.
“사진 찍기 전에는 아무것도 닦지 마세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기술자 하나가 손에 걸레를 든 채 망설였다.
“진흙탕도요?”
“특히 진흙탕이요.”
그는 걸레를 내려놓았다.
리즈는 트럭 문턱에 그대로 서 있었다. 그녀의 장화가 발판 위에서 묵직한 소리를 냈다. 오는 길에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스무 분 잠들었지만 진짜 휴식은 아니었다. 잠은 그녀를 구멍처럼 삼켰다가, 눈 뒤쪽의 통증과 몸이 여전히 소방 무전기를 듣고 있는 듯한 감각과 함께 다시 뱉어냈다.
모로가 아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의무실.”
“모듈들을 보고 싶어요.”
“도망가지 않습니다.”
“저도요.”
“제가 확인하는 건 그게 아닙니다.”
그는 웃지 않았다. 명령보다 그것이 그녀를 더 설득했다. 그녀는 따라갔다.
생로르멜을 지나온 뒤의 의무실 복도는 너무 깨끗했다. 회색 바닥, 안정된 조명, 번호가 붙은 문들, 중성 비누 냄새. 새 장소들은 그런 무의식적인 오만을 지니고 있었다. 사람들이 흔적을 이해하기도 전에 그것을 더 빨리 지워버렸다. 리즈는 자기 장화가 바닥에 갈색 자국 두 줄을 남기는 것을 보았다. 하마터면 사과할 뻔했다. 그러다 그러고 싶지 않아졌다.
작은 의료실에서 모로는 그녀에게 재킷과 장화, 젖은 스웨터를 벗으라고 했다. 간호사가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체중을 쟀다. 리즈는 고분고분하게 질문에 답했다. 그 태도는 수치만큼이나 모로를 불안하게 했다.
“춥습니까?”
“아뇨.”
“통증은요?”
“평소보다 심하진 않아요.”
“메스꺼움은?”
“조금요.”
“어지럼은?”
“빨리 일어나면요.”
“어제 정오 이후로 뭘 먹었습니까?”
그녀는 생각을 더듬었다.
“수프요.”
“그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빵 한 조각도요.”
모로가 적었다. 그는 펜을 내려놓고 측정 팔찌를 집었다. 화면에 곡선이 떠올랐다. 그는 곧바로 말하지 않았다. 바로 그 침묵 때문에 리즈가 눈을 들었다.
“뭐예요?”
“맥박이 너무 깨끗합니다.”
“예의 바른 심장이 문제인가요?”
“방금 한 일을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리즈는 곡선을 보았다. 그것은 올라갔다가 내려가고, 스스로를 바로잡았으며, 눈에 띄는 혼란이 없었다. 그녀가 느끼는 몸과는 전혀 달랐다. 그녀의 몸은 어긋난 작은 부품들, 무거운 다리, 텅 빈 손, 이빨 속의 윙윙거림으로 가득했다.
“이해가 안 돼요.”
“당신 몸이 예외를 정상적인 체계처럼 통합하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 빨리 보상해요. 너무 빨리 조용해집니다. 이건 평온이 아닙니다. 불이 아직 꺼지지 않았는데 경보음이 멈춘 상태예요.”
간호사는 압박붕대가 놓인 쟁반 쪽으로 눈을 돌렸다. 모로는 환자 앞에서 극적으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이렇게 한다면, 자기 말의 무게로부터 리즈를 보호하기를 포기했다는 뜻이었다.
“절 붙잡아둘 건가요?”
“관찰할 겁니다.”
“더 우아하네요.”
“더 정확합니다.”
그가 담요를 건넸다.
리즈는 그것을 받았다. 그녀의 손가락이 흰 천 위에 회색 자국을 남겼다.
“모듈들이 더러워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도요.”
“아뇨. 걔들은 그게 더 나아요.”
모로는 기다렸다.
그녀는 담요를 몸에 꼭 끌어안았다.
“드디어 뭔가에 쓰인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중에 타르디외가 첫 사진들을 들고 의무실에 왔을 때, 리즈는 침대에 앉아 있었다. 머리카락은 아직 젖어 있었고, 손에는 식은 차 한 잔이 들려 있었다. 타르디외가 사진들을 시트 위에 놓았다.
진흙, 상자들, 프레임, 파란 끈, 긁힌 자국, 케이스 위의 장갑 자국.
“채취했어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흙, 물, 탄화수소, 식물 조각들. 각각의 더러움이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될 거예요.”
“기쁘군요.”
“네.”
그녀는 반대인 척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있었던 건 대부분 연구실, 수조, 틀 안의 시험, 모래 두 킬로와 선풍기 하나를 넣어놓고 더럽다고 믿었던 시나리오였어요. 이번엔 모듈 주위에 진짜 세계가 있어요. 깨끗한 시험 열 번보다 더 많이 가르쳐줄 겁니다.”
“저한테도요?”
타르디외는 사진들을 바라보았다.
“당신한테도요.”
복도에서 소리가 났다. 빠른 발걸음, 그러다 붙잡힌 발걸음. 세귀르가 열린 문을 두드렸다. 그는 아직 생로르멜에서 구겨진 재킷을 입고 있었다. 아침 수염 때문에 그는 높은 자리의 사람처럼 덜 보였고, 본의 아니게 거의 정직해 보였다.
“방해됩니까?”
“네.” 그의 뒤에서 모로가 말했다.
그래도 세귀르는 들어왔다. 단 한 걸음만.
“마티뇽에서 한 시간 안에 상황 보고를 요구합니다. 엘리제도요. 관련 부처들은 첫 틀을 원합니다.”
모로가 팔짱을 꼈다.
“그녀는 잡니다.”
“깨어 있는데요.”
“행정적인 차이입니다.”
리즈가 잔을 내려놓았다.
“벌써 썼나요?”
세귀르가 찰나 망설였다.
“몇 가지 판본이 돌고 있습니다.”
“보여주세요.”
모로가 안 된다고 말했다.
리즈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제가 자는 동안 그들이 쓸 거예요. 잠은 나중에 잘게요.”
“그 말을 너무 많은 밤 동안 해왔습니다.” 모로가 대답했다.
그의 입에서 나오기엔 이상한 말이었다. 비유를 좋아해서 나온 말이 아니라, 의료 기록, 이어진 밤들, 표, 날짜, 예외들에서 나온 말이었다. 타르디외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리즈는 웃지 않았다.
“스무 분.” 그녀가 말했다. “그다음엔 저를 침대에 넣든 봉인하든 마음대로 하세요.”
모로가 세귀르를 보았다.
“스무 분. 단 한 분도 더는 안 됩니다.”
세귀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스무 분은, 모든 약한 둑처럼, 문서를 여는 순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깨끗한 종이
첫 판본에서는 난방된 사무실 냄새가 났다.
그것은 보안 태블릿으로 도착했다. 빨간 띠와 세 개의 부처 이니셜, 그리고 너무 적은 진흙을 달고. 세귀르가 그것을 의무실 이동식 테이블 위에 놓았다. 리즈는 받기를 거부했다. 그녀는 인쇄해달라고 했다.
“왜요?” 세귀르가 물었다.
“종이는 얼룩질 수 있으니까요.”
행정 복도에서 프린터를 찾았다. 문서는 따뜻한 채 나왔고, 스테이플은 비뚤게 박혀 있었다. 리즈는 더러운 손가락으로 그것을 집었다.
“민방위 작전 지원을 위한 오렌 예비체의 통제된 기술 개입.”
그녀는 첫 줄을 두 번 읽었다.
“아니요.”
“기초안일 뿐입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이미 잘 다림질된 거짓말이에요.”
타르디외가 페이지 쪽으로 몸을 숙였다.
“통제된?”
“마티뇽의 단어입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그럼 마티뇽은 빗속에 없었군요.”
아래쪽에서 문서는 “통제된 운용 교리”, “국가적 검증 체계”, “작전 연속성의 입증”을 말하고 있었다. 구조라는 단어는 단 한 번 등장했고, 그것도 제도적 안정성 뒤에 놓이는 문장 안에서였다.
리즈는 모로의 펜으로 줄을 그었다.
선은 작전 연속성의 입증을 너무 세게 가로질러 거의 종이를 찢을 뻔했다.
“천천히.” 모로가 말했다.
“저는 부드러워요.”
“아닙니다.”
“그럼 깨어 있는 거죠.”
세귀르는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깨끗한 종이가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조금 떨렸다.
“저는 이 문안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파리는 여러 문을 동시에 닫으려 하고 있고, 그래서 성명은 결국 출구 없는 복도처럼 보입니다.”
“특히 생로르멜 사람들이 들어온 문을 닫고 있죠.”
켈라프가 창가 근처에 놓인 화면을 통해 대화에 합류했다. 얼굴은 지쳐 있었고, 뒤에는 서류철들이 보였으며, 허술하게 묶은 스카프는 그녀가 말끔해질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리즈 말이 본질적으로 맞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이 문서는 구조 개입을 사용 증명으로 바꾸고 있어요. 법적으로 위험합니다.”
“전부 위험합니다.” 세귀르가 대답했다.
“네. 그러니 올바른 위험을 고르는 게 낫죠.”
몇 분 뒤, 보클레르가 리즈가 모르는 방에서 나타났다. 그의 뒤에는 프랑스 국기가 공식 상징만이 가질 수 있는 불가능한 신중함으로 화면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형식 없이 시작했다.
“대통령은 두 가지 서사를 피하고 싶어 합니다. 오렌이 국가 대신 프랑스를 구한다는 서사. 국가가 자기 위신을 위해 오렌을 포획한다는 서사. 그 둘 사이에 선이 필요합니다.”
커피 종이컵을 들고 소리 없이 들어온 나데주가 물었다.
“그럼 사람들이 물을 퍼냈다는 서사는요?”
보클레르가 잠시 눈을 감았다.
“르 고프 씨.”
“아직 나쁜 말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알고 있습니다.”
“아니요. 그러길 바라는 거죠.”
모로가 시계를 보았다.
“열두 분 남았습니다.”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리즈는 종이를 집었다. 그녀는 마티뇽의 판본을 다시 읽고, 자신이 시청 메모지에 적었던 세 줄을 읽었다. 그 메모지는 옆에 놓여 있었고, 젖어 휘어 있었으며, 모서리에 빗자국이 남아 있었다. 비교는 거의 우스꽝스러웠다. 한쪽에는 깨끗한 종이, 다른 쪽에는 젖은 종이. 하나는 이미 기록물처럼 보였다. 다른 하나는 아직 더러워질 수 있는 물건 같았다.
“오렌이 프랑스의 날아다니는 양심이 되는 건 싫어요.” 그녀가 말했다.
보클레르가 대답했다.
“아무도 그러길 원하지 않습니다.”
“아뇨. 많은 사람이 원할 거예요. 또 어떤 사람들은 완벽한 신청서를 낼 줄 아는 사람들에게만 오렌이 쓰이길 원하겠죠. 또 다른 사람들은 오렌이 위에, 멀리, 따로 남아 있길 원할 거예요. 그 모든 판본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닮아 있어요.”
세귀르가 물었다.
“무엇을 제안합니까?”
그녀는 이미 준비된 규칙으로 답하고 싶었다. 그런 것은 없었다. 그녀에게 있는 것은 역류하는 화장실, 너무 빨리 건져낸 시 노트, 라디에이터 위의 빨간 필통, 사미라가 물속으로 들어갈 때 야니스의 얼굴, 자기 공책 위에 놓인 미레유의 손, 타르디외의 상처, 모로가 기계 결함처럼 바라보던 너무 깨끗한 맥박이었다.
“우리가 무엇을 보여주었는지부터 말하는 걸 멈추자고 제안해요.”
“그럼 무엇을 말합니까?”
“우리를 강제한 것에 대해요.”
보클레르가 카메라 쪽으로 다가왔다.
“의무는 갓 태어난 국가를 죽일 수 있습니다.”
“국가도 보기를 거부한 것 때문에 죽어요.”
켈라프가 여백에 휘갈겨 적었다.
모로가 말했다.
“시간 끝났습니다.”
“딱 일 분만 더요.”
“안 됩니다.”
그는 리즈의 손에서 종이를 가져갔다.
그 동작은 잠시 모두를 그에게 반대하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종이를 접지도, 압수하지도 않은 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녀는 두 시간 잡니다. 그동안 그녀를 아프게 하지 않는 단어들을 찾아보세요. 두 시간은 드뭅니다. 잘 쓰십시오.”
그는 권위적인 손짓으로 켈라프의 화면을 껐고, 보클레르에게 의무실이 아니라 세귀르에게 다시 전화하라고 했다. 보클레르는 항의하지 않을 만큼 영리했다.
방이 비었을 때, 리즈는 고맙다고 말하려 했다.
모로가 그녀를 막았다.
“예의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곡선을 재는 사람치고는 아주 직설적이네요.”
“곡선은 사람보다 거짓말을 덜 못하니까요.”
그녀는 누웠다.
잠은 곧바로 오지 않았다. 문 뒤에서는 여전히 발걸음, 목소리, 다시 쓰이는 종이들의 바스락거림이 들렸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하나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상자 속 모듈들. 더러워진 채 사진 찍히고, 무게가 재지고, 채취당하고, 마침내 자기들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무언가를 만졌기 때문에 더 잘 이해된 것들.
그 생각 위에서 그녀는 잠들었다.
어떤 물건은 세계에서 멀어진다고 더 순수해지지 않았다.
단지 덜 배울 뿐이었다.
요청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요청함은 성질이 달라져 있었다.
그것은 이미 몇 주 전부터 존재했다. 오렌은 제안, 지원서, 메모, 존중으로 포장된 협박, 엔지니어들의 꿈, 불가능한 계약, 병자들의 편지, 항구 설계도, 부의 제안, 그리고 자기 이름을 거부하는 기도들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생로르멜이 문을 옮겨놓았다. 사람들은 더 이상 들어가기 위해서만 쓰지 않았다. 오렌이 나오게 하려고 썼다.
세귀르는 표본을 인쇄해두었다.
그는 리즈 앞에서 그것을 표본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대표적인 몇 가지 사례입니다.”
나데주가 대답했다.
“대표적이라고 말할 때는 보통 비명을 이미 크기별로 골랐다는 뜻이죠.”
그는 그 타격을 받아들였다. 그럴 만했다.
그들은 회의실이 아니라 모듈 작업실에 자리 잡았다. 리즈가 그렇게 요구했다. 더러운 상자들은 아직 열려 있었고 받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타르디외는 두 기술자와 함께 노란 프레임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마른 진흙은 장갑 낀 손가락 아래서 바스러졌다. 공기에는 금속과 커피 냄새가 섞인 옅은 진흙 냄새가 남아 있었다.
“여기요.” 리즈가 말했다. “다른 데 말고.”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첫 메시지는 지방 병원에서 온 것이었다. 큰 대학병원도 아니고, 부처들이 고개를 들 만한 이름도 아니었다. 오래된 건물, 침수 피해 뒤 옮겨진 신생아과 병동, 고장 난 엘리베이터, 삽관 중인 아이 둘에게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된 이송 계획. 병원장은 현지 엔지니어들이 더 이상 하중을 싣기를 거부한 슬래브 위로 임시 발전기를 옮기기 위해 일시적 경량화가 가능한지 묻고 있었다.
“이건 프랑스 사례입니다.” 마송이 말했다. “보건부를 통해 올라갈 겁니다.”
“벨기에였으면요?” 나데주가 물었다.
마송은 충분히 빨리 대답하지 못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이탈리아의 한 계곡에서 왔다. 산사태, 끊긴 도로, 멈춘 푸니쿨라, 투석 중인 여성 한 명을 포함해 작은 마을에 갇힌 스물일곱 명. 시장이 이탈리아어로 썼고, 이웃이 프랑스어 자동번역을 붙였다. 번역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는 중요하지 않지만 매우 갇혀 있습니다.” 아무도 웃지 않았다.
세 번째 메시지는 난처한 경로로 막 도착한 것이었다. 안데스 산맥의 한 광산 회사가 갱도에 갇힌 세 사람, 불안정한 구조, 비밀 기술 지원 요청을 알리고 있었다. 메시지는 런던의 로펌이 작성했다. 그것은 자산, 책임, 산업기밀, 증시 일정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마치 바위가 주로 성명을 위협한 것처럼.
하지만 흐릿하게 스캔된 부록에는 세 이름이 있었다. 마테오 알바레스, 로시오 메나, 루이스 이바라. 노동자 둘과 현지 지질학자 한 명. 그 이름들은 광산이 그들의 존재까지 삼키는 것을 거부한 누군가가 덧붙인 것처럼 보였다.
페이지 아래쪽에는 네 번째 줄이 스캔에 잘려 있었다. 먹힌 이름 하나, 이니셜 하나, 그리고 너무 서둘러 번역된 두 단어만 보였다. 오래된 갱도. 런던 로펌은 그것을 언급하지 않았다.
“거절해요.” 나데주가 말했다.
“잠깐요.” 소렐이 말했다.
“광산을 돕고 싶어요?”
“마테오, 로시오, 루이스가 살아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소렐이 말했다.
네 번째는 한 지사가 보낸 것이었다. 델핀 루가 아니었다. 다른 지사였다. 그는 생로르멜을 보았다. 그는 자기 지역의 한 다리를 다음 홍수 전에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타당성 조사를 요청한다고, 장치의 희소성을 이해한다고, 자기 지역을 “국가 우선순위 안에 위치시키고” 싶다고 썼다.
리즈가 종이를 내려놓았다.
“이 사람은 무너지기 전에 요청하고 있네요.”
“그건 꽤 좋은 일입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네. 하지만 이제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요청하는 거예요. 능숙한 지사가 없는 다른 다리들은 기다리겠죠.”
몇 주 동안 화면과 전화로만 존재하다가 방에 직접 와 있던 켈라프가 종이들을 두 더미로 나누었다.
“즉각적 긴급. 예방.”
리즈의 요청으로 아침 셔틀을 타고 온 미레유 코르디에가 허락도 구하지 않고 세 번째 더미를 만들었다.
“형식이 나쁘지만 긴급 상황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요청.”
그녀는 이탈리아 편지와 광산 서류를 거기에 넣었다.
마송이 그 더미를 보았다.
“광산 건은 기업 변호사들이 들고 온 겁니다.”
“노동자들과 지질학자는 아니죠.” 미레유가 대답했다.
“우리가 의심스러운 요청을 하나하나 쫓아다닐 수는 없습니다.”
“쫓아다니자는 게 아니에요. 그 밑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자는 거죠.”
그 말이 리즈를 멈춰 세웠다.
그 밑에 누가 있는지.
그녀는 전날 그것을 피로에서 솟아난 자명한 말처럼 썼었다. 미레유는 이제 그것을 사무적인 몸짓 속에 다시 놓았다. 그 원칙은 더러운 양식들을 견뎌낼 때에만 가치가 있었다.
소렐이 펜을 들었다.
“기술적으로, 우리는 모든 것에 답할 수 없습니다. 사용 가능한 살아 있는 모듈은 적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의 거동은 여전히 부분적으로 불안정합니다. 훈련된 팀도 없습니다. 리즈가 세계의 콜센터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모로가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 외부 규칙을 만들지 않으면, 모든 거절은 도덕적, 외교적, 상업적 선호로 해석될 겁니다. 그리고 모든 수락은 통제되지 않은 선례가 될 겁니다.”
“그러니까 선별하자는 거군요.” 마송이 말했다.
나데주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단어 참 좋아하시네요.”
“아닙니다. 견디고 있는 겁니다.”
“가끔은 비슷해 보여요.”
타르디외가 작은 접시에 담긴 마른 진흙 조각을 들고 테이블 가까이 왔다.
“구조 작업실이 필요해요.”
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뭐요?”
“진짜 작업실요. 교리가 아니라. 덜 약한 프레임. 물, 먼지, 충격에 보호되는 모듈. 빨리 열리는 상자. 소방, 항구, 병원 장비와 호환되는 고정 지점. 엔지니어 셋과 리즈가 없어도 읽을 수 있는 설명서. 이것 없이 원칙을 쓰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좋은 양심을 주기 위한 약속을 쓰는 거예요.”
세귀르가 적었다.
“비용은?”
“엄청납니다.”
“시간은?”
“부족합니다.”
“실현 가능성은?”
“네.”
그녀는 무거운 부품 하나를 테이블 위에 놓듯이 네라고 말했다.
그다음 모로가 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생물학적 비용은요?”
그 표현은 서늘했다. 그 자신도 그것을 들었다.
“다시 말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리즈에게 치러지는 대가.”
“고맙습니다.” 켈라프가 말했다.
“높을 겁니다. 구조용 살아 있는 모듈 하나하나가 밤들, 시험들, 조정을 요구할 겁니다. 생로르멜은 그녀가 지친 상태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그게 위험입니다. 우리는 방금 그녀의 몸이 항의해야 할 때에도 버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오렌이 외부 의무를 갖기로 한다면, 그 맞은편에 리즈가 사용 가능한 연료가 아니라고 써야 합니다.”
침묵.
연료라는 단어에는 잔혹한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깨끗한 말들보다는 나았다.
멀리 있던 보클레르가 잠시 뒤 말했다.
“그러니 문제가 보이겠지요. 여러분이 만들고자 하는 규칙은 여러분에게 없는 수단, 존재하지 않는 팀, 불확실한 외교적 보호, 그리고 이미 우려스러운 적응 징후를 보이는 한 여성의 몸을 요구합니다. 책임 있는 국가는 자신이 보장할 수 없는 것 위에 의무를 세우지 않습니다.”
리즈가 대답했다.
“국가도 자신이 확실히 통제할 수 있는 것 위에만 의무를 세우다 죽을 수 있어요.”
“좋은 말입니다.”
“아뇨. 오늘 하루가 말하는 거예요.”
보클레르는 받아들였다.
미레유가 세 번째 더미, 형식이 나쁜 요청들을 리즈 쪽으로 밀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 올바른 형식을 갖추지 못할 거예요. 당연하죠. 들보 아래에 있을 때, 너무 오래된 병동에 있을 때, 길 없는 계곡에 있을 때, 혹은 당신 대신 말하는 변호사 뒤에 있을 때, 좋은 요청서를 쓰지는 못해요. 당신의 원칙이 그걸 보지 못하면, 이미 글을 쓸 줄 알던 사람들만 축하하는 데 쓰일 겁니다.”
리즈는 손으로 얼굴을 쓸었다.
그녀는 회복되지 않았다. 모로는 그것을 보았다. 켈라프도. 아무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그들은 피로가 때로 신중함이 나중으로 미룰 말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몫이 필요해요.” 리즈가 말했다.
세귀르가 물었다.
“무엇의 몫입니까?”
“전부의요. 모듈, 팀, 시간, 돈, 제가 받아들이는 밤들, 훈련, 정치적 위험. 오렌 주민, 오렌 시민, 오렌에 유용한 사람들, 가장 가까운 동맹, 가장 잘 쓰인 서류에만 예약되지 않는 몫.”
“구조 예비분입니까?”
“아뇨. 예비분은 다른 사람들이 그걸 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될 때까지 지켜두는 거죠. 저는 공동의 몫을 원해요.”
아무도 곧바로 반복하지 않았다.
공동의 몫.
말은 아름답지 않았다. 사용할 수 있었다. 그게 더 나았다.
켈라프가 그것을 적었다.
“정의하세요.”
리즈는 더러운 상자들을 보았다.
“일반 수단이 제때 제공할 수 없는 경량화에 생명이 달려 있을 때, 외부 구조에 바쳐지는 오렌 힘의 의무적 일부. 오렌에 대한 유용성 조건 없이. 모범성 조건 없이. 사전 외교적 이익 없이.”
보클레르가 즉시 대답했다.
“유지 불가능합니다.”
“아니요. 비용이 많이 드는 거죠.”
“국가 규모에서는 거의 같은 말입니다.”
“밑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아니에요.”
그는 눈을 돌렸다. 엘리제의 보좌관은 약해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반박이 옳고, 아직 받아들이기 불가능할 때 눈을 돌린다.
세귀르가 천천히 받아썼다.
“공동의 몫. 물질적 기준: 치명적 또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 일반 수단의 명백한 불가능, 예상되는 이익이 구조 또는 즉각적 복구에 한정될 것, 현지 서비스에 공을 돌릴 것, 개입의 군사적, 상업적, 미디어적 활용 금지.”
“공개적으로만이 아니에요.” 미레유가 말했다.
“뭐라고요?”
“보고서에서도 현지 서비스에 돌려야 해요. 안 그러면 사람들은 카메라에서 사라진 뒤 서류에서도 사라져요.”
세귀르는 덧붙였다.
나데주가 물었다.
“그럼 잘못 쓰인 요청은 누가 확인하죠?”
미레유가 손을 들었다.
“나 같은 사람들이요.”
“받아들이십니까?”
“그렇게 말한 적 없어요.”
“이미 하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조심하는 거예요.”
리즈는 거의 웃을 뻔했다.
토론에는 아직 끝이 없었다. 하지만 테이블 중앙에는 부품 하나가 생겼다.
공동의 몫.
그것은 정의가 아니었다.
붙잡을 손잡이였다.
쓰인 몫
공동의 몫은 작업실에서 쓰였다.
켈라프는 법무실로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그녀는 첫 판본까지는 단어들이 더러운 상자들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로는 리즈가 토론 사이사이에 조립대 위에 누운다는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타르디외는 그 조립대가 깨끗한 부품을 올려두는 데 쓰인다고 항의했다. 모로는 방금 더럽혀진 것들의 과학적 가치가 확인되지 않았느냐고 대답했다.
타르디외는 양보했다.
쿠션 하나, 담요 하나, 멀티탭 세 개, 컴퓨터 두 대, 종이컵들, 생로르멜 사진들이 옮겨왔다. 작업대는 태어나기 시작한 조약의 혼란이 되었다. 법률 문서, 젖은 지도, 채취 접시, 모듈 목록, 예산 항목, 병원 이름, 다리 번호, 성명 초안, 대피자 명단.
리즈는 그것이 오렌의 첫 정직한 사무실이라고 생각했다.
켈라프가 첫 판본을 읽었다.
그것은 여섯 줄에 들어갔고 이미 너무 깨끗해 보였다.
즉각적 구조, 인간 생명의 보호, 불충분한 일반 수단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모든 단어가 맞아 보였다. 모든 단어가 너무 늦게 도착하는 데 쓰일 수 있었다.
나데주가 법률가들보다 먼저 그것을 알아차렸다.
“아직 올바른 칸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요?”
생로르멜에서 연결된 마엘이 거의 곧장 대답했다.
“위협이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물이 지나간 뒤에 도착하게 될 거예요.”
뒤이은 침묵은 해설 한 페이지보다 값졌다.
보클레르는 그 조항을 오렌과 협정을 맺은 지역들로 제한하려 했다. 리즈는 거부했다.
“협정이 너무 많아지면, 나쁜 정부를 가진 사람들을 죽게 내버려두게 될 거예요.”
세귀르는 자동 개입 의무보다 검토 의무를 제안했다. 덜 아름다웠지만 빼앗기기는 더 어려웠다. 켈라프는 누구도 오렌에 거주하지 않거나, 오렌의 이익에 봉사하지 않거나, 스스로를 모범적으로 제시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배제될 수 없다고 썼다.
미레유가 다시 읽었다.
“잘못 도착하는 요청들을 읽을 사람이 필요할 겁니다.”
“잘못이라니 어떻게요?” 마송이 물었다.
“잘못 쓰인 것. 잘못 번역된 것. 잘못 보내진 것. 잘못 대변된 것. 좋은 요청들은 이미 좋은 문을 찾을 줄 알아요.”
이번에는 아무도 문장을 꾸미자고 하지 않았다.
그 자명함을 중심으로 작은 임시 그룹이 만들어졌다. 기술자 한 명, 의사 한 명, 외부 법률가 한 명, 형식이 나쁜 요청을 맡는 사람 한 명, 가능할 경우 현지 대표 한 명. 리즈는 자신의 이름이 필수 결정권자로 적히는 것을 거부했다.
“모든 것에서 빠질 수는 없을 겁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빠지는 게 아니에요. 저는 고통을 접수 가능하게 만드는 도장이 되기를 거부하는 거예요.”
타르디외가 더러운 손으로 모듈 쪽에서 돌아왔다.
“길, 병원, 항구, 학교를 아는 사람들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만이 아니라요.”
“외부 의존망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세귀르가 말했다.
“아니요.” 타르디외가 대답했다. “이미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 거예요.”
미레유가 덧붙였다.
“생로르멜은 누군가가 누군가를 기억했기 때문에 작동했어요.”
그 문장으로 충분했다.
보클레르가 더 조용히 말했다.
“이 공동의 몫은 세계적 기대를 만들 겁니다. 모든 거절은 잘못이 될 겁니다. 모든 수락은 부족함이 될 겁니다.”
“네.”
“당신들의 영토가 안정되기도 전에 정치적으로 당신들을 죽일 수 있습니다.”
리즈는 조립대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담요가 어깨에서 미끄러졌다.
“오렌이 강할 수 있는 곳을 감탄받을 수 있는 곳으로만 한정한다면, 이미 죽은 거예요.”
켈라프는 눈을 들지 않았지만, 그녀의 펜이 멈췄다.
보클레르는 오래 지나서야 대답했다.
“조항을 보내십시오.”
조항은 테이블 위에 남았다. 무겁고, 불완전하고, 공격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이미 아이 하나, 학교 하나, 계곡 하나, 병원 하나, 세 이름과 낯선 산 아래 잘린 한 줄이 들어 있었다.
붙드는 것
마리안이 저녁에 전화했다.
리즈는 다음 날까지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말라는 금지령과 함께 자기 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모로가 서명하고, 켈라프가 맞서명하고, 나데주가 마스킹테이프로 문에 붙인 서면 금지령이었다. 들로네는 그것을 매우 진지하게 여겼다. 그는 접근 통제까지 추가하자고 했다가 리즈의 시선 앞에서 멈췄다.
방은 항만 수면 일부와 기술교 일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빛이 낮아지고 있었다. 격납고 유리 뒤로 사람들의 실루엣이 지나갔다. 아래에서 그들이 쓰고 있는 말들을 짊어지기에는 너무 작아 보였다. 더러운 상자들은 그 아래 어딘가에 있었다. 리즈의 시야에서는 사라졌지만, 머리에서는 사라지지 않았다.
마리안은 괜찮으냐고 묻지 않았다.
그녀는 배웠다.
“엄마가 영상을 봤어.” 그녀가 말했다.
“어떤 영상?”
“너 말고. 장화, 소방관들, 시청, 오렌이 도왔다고 설명하는 남자. 엄마가 네가 진흙 속에 있었냐고 물었어.”
“그래서 뭐라고 했어?”
“아마도 그렇다고.”
리즈는 눈을 감았다.
“화났어?”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분노했어. 엄마한테는 그게 수프로 나타나.”
“수프?”
“아침부터 만들고 있어. 불안을 먹여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 같아.”
리즈가 웃었다. 짧고 거의 아픈 웃음이었다. 그 웃음은 자기 몸을 놀라게 했다. 그녀는 갈비뼈 위에 손을 얹었다.
“나 괜찮다고 전해줘.”
“싫어.”
“마리안.”
“살아 있고, 감시받고 있고, 지쳤고, 전보다 거짓말을 덜 못한다고 말할게.”
“정말 고맙네.”
“내 공동의 몫이야.”
리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말은 이미 작업실을 떠났다. 그렇다면 살 수 있었다.
마리안이 다시 말했다.
“너희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다 이해하진 못해.”
“나도 그래.”
“하지만 생로르멜에서 하나는 이해했어. 텔레비전에서는 오렌을 깨끗한 도구처럼 말하더라. 그러다 마을 여자 하나가 소방관이 자기 남편 약을 찾아줬다고 말했어. 그 순간 스튜디오 전체가 난처해 보였어. 진짜 이야기가 자기들 카메라에는 너무 작은 것처럼.”
“작지 않았어.”
“그러니까.”
전화기 너머로 냄비 소리가 지나갔다. 잔이 멀리서 뭔가를 물었다. 마리안은 아직 통화 중이라고 대답했다. 리즈는 부엌, 타일 바닥, 식탁, 그릇들, 어머니의 수프, 너무 낮게 켜진 라디오, 조항을 작성하지 않고도 걱정할 권리가 있는 세계에 계속 속해 있는 그 모든 물건들을 상상했다.
“돌아올 거야?” 마리안이 물었다.
그 질문은 리즈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세게 그녀를 관통했다.
“당장은 아니야.”
“내일을 말한 건 아니었어.”
“알아.”
마리안은 침묵을 흘려보냈다.
“네가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나라를 만들지는 마.”
리즈는 눈을 떴다.
밖에서는 기술자 하나가 세척된 부품이 실린 카트를 밀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나아갔다. 완전히 자기 것이 아니면서도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무언가를 운반하는 사람들의 그 조심스러움으로.
“어쩌면 그래서 조항이 필요한지도 몰라.”
“돌아오기 위해서?”
“나라가 혼자 올라가지 않게 하려고.”
마리안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보다 빨리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럼 짧게 만들어.”
“실패했어.”
“그럼 진짜로 만들어.”
그들은 한동안 더 전화기 너머에 머물렀고, 많은 말을 하지는 않았다. 결국 잔이 전화기를 받아 리즈에게 따뜻한 걸 먹고, 자고, 모두를 겁주는 일을 국가 특기처럼 하지 말라고 했다. 리즈는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약속했고, 어느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통화가 끝난 뒤, 그녀는 검은 노트를 펼쳤다.
곧바로 그리지는 않았다.
빈 페이지가, 우리가 네게 무언가를 빚졌다는 것을 알고 있는 페이지들의 못된 인내심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노트 옆 테이블에는 공동의 몫 사본이 있었다. 들로네가 전반적 업무 금지에도 불구하고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는 그것이 행정 업무가 아니라 도덕적 문서라고 주장했다. 리즈가 고발했다면 모로는 아마 그 권리를 그에게서 빼앗았을 것이다.
그녀는 다시 읽었다.
공동의 몫.
검토 의무.
스스로를 모범적으로 제시할 줄 모르는 사람들.
리즈 상태의 보호.
그녀는 마지막 줄에서 걸렸다. 켈라프가 요구했다. 모로도. 소렐이 지지했다. 타르디외는 구조 모듈들이 첫 번째 사슬보다 더 폭력적인 부드러운 사슬이 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리즈는 그들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이 공동의 몫이 무게를 가지려면 자신이 무언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그 한계는 새로웠다. 전에는 주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싸웠다. 이제는 연다는 구실로 스스로를 내주지 않기 위해 싸워야 했다. 관대함은 거부하기 더 어려운 몰수가 될 수 있었다. 그것은 구해진 사람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녀는 노트에 썼다.
“공동의 몫의 값이 되지 말 것.”
그리고 덧붙였다.
“그것을 닫기 위한 핑계로 쓰지 말 것.”
두 줄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화해하지 않았다.
어쩌면 좋은 징조일지도 몰랐다.
그녀는 페이지를 넘겼다.
꿈은 아직 와 있지 않았지만, 어떤 형태가 찾고 있었다. 더 강력한 모듈도, 거대한 상승 구조물도 아니었다. 오히려 열려 있고, 불완전하며, 이미 존재하는 것에 고정될 수 있는 부품. 다리, 들보, 병원 침대, 카트, 문, 너무 작은 크레인,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계단. 주변의 손들을 대체하지 않고, 그 손들이 계속할 수 있을 만큼의 무게만 덜어주는 형태.
그녀는 첫 번째 호를 그었다.
그리고 더 아래에 또 하나를 그었다.
페이지는 닫히고 싶어 하지 않는 갈고리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리즈는 펜을 내려놓았다.
누군가 방금 일어난 일을 이름 붙이라고 했다면, 그녀는 그걸 위해 노트를 열지는 않았을 것이다. 진짜 이름들은 흔히 너무 늦게 온다. 사물들이 이미 자기 무게를 선택한 뒤에.
그녀는 항만 수면, 격납고의 불빛들, 공동의 몫 사본, 담요 위에 자기 엄지가 남긴 회색 자국을 바라보았다.
세계를 붙드는 것은 세계가 떨어지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었다.
떨어져 나가는 편이 모든 것을 더 단순하게 만들었을 때에도, 묶인 채 남아 있기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그녀는 램프를 껐다.
어둠 속에서, 미래의 모듈은 계속 자기 형태를 찾고 있었다.
25장
들어 올림의 대가
열린 갈고리
갈고리는 새벽이 오기 전에 형태를 얻었다.
거대한 생산의 밤 속에서가 아니었다. 센서들에 둘러싸인 클린룸에서가 아니었다. 시험 결과를 기다리듯 기적을 기다리러 온 대표단의 시선 아래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짧고, 제대로 방어되지 못한 잠 속에서, 환풍기의 숨결과 복도를 지나는 카트 소리 사이에서 찾아왔다.
리즈는 하나의 구조물을 본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손을 보았다.
들어 올리지 않는 손. 무게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그 아래로 들어가는 손. 이미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그 무게를 조금 덜 잔인하게 해줄 뿐인 손. 그 형태가 닫힐 때마다 그것은 아름다워지고, 정밀해지고, 거의 쓸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전부를 떠맡았다. 다른 이들 대신 동작을 끝내버렸다.
열린 채로 남아 있을 때, 그것은 떨렸다.
그것은 받침, 끈, 잭, 잘못 놓인 팔에 의존했고, 그 팔은 바로잡아야 했다. 덜 순수했다. 더 취약했다. 살아 있었다.
리즈는 다리에 시트가 뒤틀려 감긴 채 깨어났다.
검은 수첩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공동 지분의 사본은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귀퉁이가 접히고,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손으로 주석이 달려 있었다. 그녀는 수첩을 주우려고 몸을 숙였고, 통증이 단번에 갈비뼈를 조였다. 공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문턱에서 들로네가 움직였다.
“모로를 부를까요, 아니면 제가 할까요?”
“둘 다 아니에요.”
“그건 의학적으로 의심스러운 대답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림이에요.”
“요즘은 그림도 당신을 망가뜨리는 것들에 들어갑니다.”
그녀는 수첩을 펼쳤다.
첫 줄은 선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날의 호를 다시 그었다. 더 낮은 곳에 두 번째 호를, 그리고 의도적인 끊김, 중심의 빈자리를 그렸다. 모듈에는 결여가 필요했다. 지금까지 그녀가 해온 모든 것은 완전한 지지를 추구했다. 받치고, 보정하고, 유지하고, 물체가 자신을 짓누르던 것에 속하지 않게 될 만큼 충분한 무게를 덜어내는 것. 열린 갈고리는 그 반대를 했다.
그것은 동작을 끝내기를 거부했다.
들어 올리지 않았다.
하중을 나누었다.
그녀는 더 빠르게 그렸다. 펜이 한 번 미끄러져 여백에 너무 긴 검은 선을 남겼다. 들로네는 이해하지 못한 채 바라보았지만, 그 속도는 이해했다. 그는 문을 열었다.
“타르디외에게 연락하겠습니다.”
“모로는 안 돼요.”
“그가 오면 직접 협상하시죠.”
타르디외는 작업복 바지에 셔츠 위로 스웨터를 걸치고, 머리를 너무 급하게 묶은 채 도착했다. 그녀는 인사하지 않았다. 리즈의 손에서 수첩을 받아 램프 쪽으로 기울였고, 그러고는 이 초 동안 정상적으로 숨 쉬기를 멈췄다.
“이게 뭐죠?”
“생로르멜 전에 만들었어야 했던 것.”
“쓸모 있는 사람처럼 대답할 수 있어요?”
“무게를 제거하지 않는 모듈이에요. 나눌 수 있게 만드는 거죠.”
타르디외는 그림과 끊김들, 손잡이의 불가능한 각도를 다시 읽었다.
“어떻게 나누게 한다는 거죠?”
리즈는 말을 찾았다. 단어들은 그림보다 느리게 왔다.
“크레인을 대체하지 않아요. 들것을 대체하지도 않고. 팀을 대체하지도 않아요. 물건들이 손 안에 남아 있을 만큼의 무게는 남기지만, 손을 짓뭉갤 만큼은 남기지 않는 거예요.”
“목발이군요.”
“아니요.”
“살아 있는 도르래.”
“정확히는 아니에요.”
“리즈.”
그녀는 통증에도 불구하고 웃었다. 타르디외가 그녀를 그렇게 부르는 것은 기술적 인내가 바닥났을 때뿐이었다.
“열린 갈고리.”
타르디외는 수첩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그건 수첩에나 붙일 이름이에요. 작업장 이름은 아니고요.”
“그럼 당신 이름을 찾으세요.”
모로가 노크도 하지 않고 들어왔다.
구겨진 셔츠, 드문 잠에서 끌려 나온 사람의 눈, 그리고 이미 일어나 있는 분노를 지니고 있었다.
“안 됩니다.”
아직 아무도 묻지 않았다.
“무엇에 안 된다고 하는지 모르시잖아요.” 리즈가 말했다.
“나아지고 있는 겁니다. 예전엔 알고 나서야 말했죠.”
타르디외가 수첩을 그에게 돌렸다.
모로는 그림을 보지 않았다. 리즈를 보았다.
“얼마나 잤습니까?”
“이걸 찾을 만큼요.”
“그건 단위가 아닙니다.”
“두 시간쯤.”
“그러니까 부족하군요.”
소렐도 도착했다. 어깨에 코트를 걸치고, 안경은 비뚤어졌고, 얼굴은 굳어 있었다. 그녀는 허락도 구하지 않고 수첩을 집었다. 그녀의 눈이 호들, 끊김들, 비어 있는 부분을 따라갔다.
“대칭이 줄었군요.”
“네.”
“닫힘도 줄었고.”
“네.”
“당신도 덜 들어 있어요.”
리즈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물리학자가 눈을 들었다.
“어쩌면 모든 것이 당신 안에서 해결되게 만들려 하지 않는 첫 번째 그림일지도 모르겠군요.”
모로가 짧고 기쁨 없는 웃음을 흘렸다.
“훌륭하네요. 6주 뒤 아이디어로 보관합시다.”
“우리에게 6주는 없을 거예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그녀는 이미 별도의 종이를 집어 각도들을 베껴 그리고 있었다.
“밤사이에 광산 서류의 성격이 바뀌었어요. 더 이상 변호사들의 요청만이 아닙니다. 세 사람이 확인됐어요. 노동자 두 명과 현지 지질학자 한 명. 구조대가 측면 갱도에 도달했지만 가로보 하나가 움직였어요. 그들의 소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너지려는 지지대를 가볍게 하지 않고는 빼낼 수 없어요.”
“어디죠?” 리즈가 물었다.
“코르디예라. 국경 지대. 아주 멀어요.”
멀다는 말에는 극적인 효과가 없었다. 그저 병실 안에 불가능한 거리를 내려놓았을 뿐이었다.
세귀르는 몇 분 뒤 도착했다. 들로네가 알렸는지, 아니면 위급한 일들이 닫힌 문을 결국 통과하게 만드는 그 비밀스러운 순환이 알렸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과장 없이 세부 사항을 전했다. 민간 광산. 의심스러운 운영사. 현지 국가는 여론을 걱정하고 있음. 법률 사무소들은 이미 움직이는 중. 현장 구조대는 유능하나 장비 부족. 세 사람은 아직 생존. 추정 시간 불확실. 다음 움직임 때 붕괴 위험.
“그래서 그들이 오렌을 요구합니까?” 모로가 말했다.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요구합니다.”
“그건 같은 말이 아닙니다.”
“아니죠.”
자신의 현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전화로 연결된 미레유가 아직 아무도 말하지 않은 유일한 질문을 던졌다.
“그 세 이름은 누가 확인했죠?”
세귀르가 종이를 확인했다.
“현지 구조 책임자 한 명. 그리고 광산 노조 단체. 회사만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요청은 접수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명부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물으세요.”
그 문장은 공중에 남았다.
모로가 침대 가까이 다가왔다.
“전과 같은 밤을 한 번 더 보내는 건 거부합니다.”
“저도요.”
그가 멈췄다.
“그럼 뭡니까?”
리즈는 그림을 바라보았다. 호들은 닫히지 않았다. 빈자리들은 다른 손들을 요구했다.
“짧은 밤. 통제된 밤. 들어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혼자서는 끝낼 줄 모를 형태를 남기기 위해서죠.”
벽면 화면 속 보클레르가 물었다.
“그게 성공하면, 당신이 오렌의 독점에 중대한 균열을 여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합니까?”
“아니요.” 리즈가 말했다. “올바른 자리에서 닫는 거예요.”
밖에서는 낮이 정박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오렌은 크레인들, 보행교들, 유리창들, 세척 중인 모듈들, 그리고 아침이 자신들을 사면한다고 믿으려는 새 장소들의 그 취약한 허세와 함께 밤에서 나오고 있었다.
타르디외가 그림을 들고 나갔다.
오렌의 마지막 큰 행위는 들어 올림으로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작업장 책상 위의 불완전한 부품 하나로 시작될 것이다.
이름 붙이지 않았던 여자
첫 번째 갈고리는 열한 시간 만에 만들어졌다. 실패한 시험들의 연속을 만든다고 부를 수 있다면.
첫 번째 핵은 너무 빨리 달아올랐다. 두 번째는 정지를 거부했다. 세 번째는 시험 하중을 받아들였다가 한꺼번에 되돌려주었고, 마른 소리가 모두를 이 초 동안 꼼짝 못 하게 만들었다. 타르디외는 땜질이라는 말을 했다가, 다른 사람들이 그 단어를 쓰는 것을 금지했다. 기술자들은 세 개의 책상에서 일했다. 창고에서 꺼낸 부품들, 시험대에서 뜯어낸 센서들, 고운 먼지를 막기 위한 임시 보호막, 시민안전대가 가져온 구조용 끈들, 그리고 소렐이 수치스럽다고 평가한 뒤 그대로 보관한 판독 장치 하나와 함께.
갈고리에는 창립적 발명품의 아름다움이 없었다. 그것은 서둘러 만든 도구 같았다. 세 번 고쳐 만들었고, 쓰이기도 전에 더러워진 물건.
타르디외는 그것을 거의 자랑스러워했다.
“멈출 줄 모르는 물건은 비도덕적인 물건이에요.”
소렐이 측정값에서 눈을 들었다.
“당신은 결국 작업장 매뉴얼에 오렌의 철학을 쓰게 될 겁니다.”
“당신 노트에 쓰는 것보단 낫겠죠.”
“아마도요.”
리즈는 옆방에 있었다. 내부 창가에 설치된 의료용 침대 위였다. 모로는 그녀가 책상에 앉지 못하게 했다. 간호사 둘, 상시 감시, 중단할 권리도 요구했다. 켈라프는 그 권리를 문서로 만들었다. 리즈는 따지지 않고 서명했고, 그 때문에 모두가 불안해졌다.
동의가 너무 순종적이면, 때로 부재처럼 보였다.
“저는 제 자신을 내주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켈라프에게 말했다.
변호사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당신이 그렇게 필요한 말을 할 때, 저는 절대 말만 믿지 않아요.”
“제가 틀렸나요, 맞나요?”
“둘 다요. 그게 제 일이니까요.”
공동 지분 셀은 작업장 한쪽에서 첫 실제 회의를 열고 있었다. 세귀르는 누가 무엇에 서명할지 알고 싶어 했다. 켈라프는 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알고 싶어 했다. 타르디외는 습도, 먼지, 가로보의 각도를 원했다. 모로는 리즈의 침대만 바라보았다. 미레유는 원격으로 이름들을 요구했다. 스페인어 통역사는 외교관들보다 덜 아름답게, 그러므로 더 낫게 다시 말했다. 소렐은 회사가 제공한 도면만 읽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독립 광산 엔지니어를 불렀다.
이브 가렉은 프랑스 광산에서 15년을 일했고, 이후에는 채굴보다 사고 현장에서 더 많이 일했다. 그는 말을 적게 했고, 늘 도면 이전의 도면을 요구했으며, 문서 위에 손을 얹기 전에 반드시 여백을 먼저 보았다.
그는 회사가 제공한 측량 자료와 현지 구조대가 보낸 영상을 펼쳤다. 카메라가 붉은 갱도 안에서 떨렸다. 램프 빛이 지주들, 뒤틀린 관, 글자가 거의 사라진 칠해진 표지판 위를 지나갔다.
가렉은 3초 뒤로 돌려달라고 했다.
“거기.”
타르디외가 몸을 숙였다.
“뭐죠?”
“표지판.”
통역사가 읽을 수 있는 만큼 읽었다.
“7층. 펌프 갱도.”
가렉은 공식 도면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그들 도면에 따르면 7층은 8년 전부터 막혀 있습니다.”
작업장은 그들 주위에서 계속 움직였다. 전동 드라이버, 발걸음, 환기, 다시 닫히는 상자, 조임 토크를 묻는 기술자의 목소리. 그 평범한 소음이 침묵을 더 폭력적으로 만들었다.
“도면 오류입니까?” 세귀르가 물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또는 신고 밖으로 유지된 갱도. 또는 폐쇄 뒤 다시 열린 갱도. 또는 제출된 명부에 없는 사람들이 사용한 구조 우회로.”
기차 화면 속 미레유가 말했다.
“빠진 사람이 있는지 물으세요.”
런던 법률 사무소는 9분 만에 답했다. 그 점이 수상해 보였다.
빠진 사람은 없었다.
문장이 너무 깔끔했다.
켈라프가 소리 내어 읽었다.
“‘No additional personnel is currently recognized as present within the affected operational area.’ 다른 사람이 없다고 말하지 않네요. 다른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어요.”
나데주가 유리창 너머로 리즈를 보았다.
“비싼 단어네요.”
노조 단체에 다시 연락했다. 연결 상태가 나빴다. 한 여자가 여러 목소리가 겹쳐 들리는 사무실에서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아나 리바스였다. 행정적 의미의 구조대원은 아니었지만, 가족들, 다른 갱도에서 나온 광부들, 구조팀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은 그녀였다.
그녀는 먼저 세 이름을 확인했다.
마테오 알바레스, 착암공.
로시오 메나, 지질학자.
루이스 이바라, 전기공.
그리고 어떤 통역도 더 명확하게 만들 수 없을 침묵 뒤에 덧붙였다.
“마리나도 찾고 있어요.”
통역사가 잠시 멈췄다.
마리나 초케, 스물네 살, 현지 하청업체의 보조 측량사. 운영사의 직원이 아니었다. 법률 사무소에 제출된 명부에도 없었다. 그녀는 로시오와 함께 옛 펌프 갱도의 누수를 확인하러 내려갔다. 공식적으로 그녀는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됐다. 비공식적으로는, 정규직들이 때로 서명하기를 거부하는 것을 그녀에게 요구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녀도 아래 있나요?” 미레유가 물었다.
아나 리바스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번역은 한 박자 늦게 왔다.
“아래 있지 않다면, 그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그녀를 잃은 겁니다.”
그녀의 이름이 종이에 추가되었다.
마테오, 쉰두 살, 성인 아들 둘.
로시오, 서른네 살, 현지 기관이 연락한 어머니 한 명.
루이스, 스물일곱 살, 임신한 동반자.
마리나, 스물네 살, 구조소에 와 있는 여동생 한 명, 인정된 계약 없음.
“됐어요.” 미레유가 말했다. “이제 아래에 누가 있는지 조금 덜 나쁘게 알게 됐군요.”
리즈는 침대에서 들었다.
이름들을 보지 않아도 그것들이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 위험이었다. 이름마다 잡을 곳이 있었다. 잡을 곳마다 사슬이 될 수 있었다.
모로는 그녀의 손이 시트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아직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엇에요?”
“그 밤에.”
“네.”
“제 문장에 네라고 하는 겁니까, 아니면 밤에 네라고 하는 겁니까?”
그녀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네라고 하는 거예요.”
그는 받아들였다. 적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작전은 더 이상 오렌만의 것이 아니었다. 프랑스의 것도 아니었다. 바로 그것이 정치적으로 추하게 만들었다. 외무부는 말을 찾고 있었다. 해당 국가는 자국 구조대를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절반쯤 주권적인 예비 형태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회사는 켈라프가 서명하길 거부한 기밀 유지를 원했다. 가족들은 그저 그들을 꺼내주기를 원했다.
보클레르가 마지막 경계를 시도했다. 낮은 목소리, 흠 없는 문장.
“오렌 인력은 현장에 가지 않습니다.”
타르디외가 고개도 들지 않고 답했다.
“불가능합니다. 부품을 확인하려면 적어도 기술자 한 명은 필요해요.”
“그럼 영사 권한 아래 있는 프랑스 기술자로.”
“아니요.” 켈라프가 말했다.
“변호사님.”
“갈고리가 가려진 프랑스 작전이 되는 것을 우리가 받아들이면, 공동 지분은 첫 외출에서 죽습니다. 개입은 현지 구조대가 지휘하고, 오렌의 식별된 기술 지원과 해당 국가의 명시적 동의 아래 있어야 합니다. 프랑스는 촉진할 수 있습니다. 흡수할 수는 없어요.”
“회사는요?” 세귀르가 물었다.
켈라프는 런던 법률 사무소의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마리나가 존재하지 않는 그 줄을 읽었다.
“회사는 우리의 도덕적 대화 상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덜 말끔한 문서가 작성되었다.
그 문서는 제한적 지원, 현지 구조, 소유권 이전 없음, 운영사의 사용 금지, 사람들이 구조되거나 실패가 확인되면 보고서 공개, 가족에게 지체 없이 통보할 것을 말했다. 또한 오렌의 지원이 광산 회사 관행의 승인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허위 또는 불완전한 정보가 있을 경우 지원을 즉시 중단한다고도 말했다.
나데주가 덜 법률적인 문장을 하나 넣자고 했다.
켈라프가 그녀를 보았다.
“어떤 문장이죠?”
“누구도 자기 이름이 명부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구조에서 배제되지 않는다고요.”
마송이 항의했다.
“그건 합의서 문구가 아닙니다.”
“마침 잘됐네요.” 침대에서 리즈가 말했다. “이건 단지 합의서만은 아니니까요.”
그 문장은 남았다.
갈고리는 눈에 보이는 로고가 없는 회색 상자에 담겨 오렌을 떠났다. 임시 번호가 마커로 적혀 있었다. PC-01.
공동 지분, 첫 번째 물건.
이름은 못생겼다.
그 사실이 그녀를 안심시켰다.
제한된 밤
모로는 병실을 거절의 장소처럼 준비해두었다.
그곳은 모듈 대량 생산의 방이 아니었다. 콘솔들이 줄지어 있지 않았고, 유리창 뒤에 대표단도 없었고, 뒤편의 법률가도, 침묵한 군인도 없었다. 침대 하나, 의료 화면 두 개, 수첩을 들고 앉은 소렐, 작업장과 연결된 타르디외, 문 가까이 선 켈라프, 복도의 들로네, 그리고 삼십 초마다 시간을 보지 않으려고 손목시계를 벗어둔 모로뿐이었다.
“규칙 하나.” 그가 말했다.
“이제 규칙을 좋아하게 됐어요?”
“당신이 규칙을 덜 싫어하게 된 뒤부터요.”
“말해요.”
“제가 중단이라고 말하면, 중단합니다.”
“네.”
“규칙 둘. 아주 작은 경계 상실이라도 느끼면 말합니다.”
“경계 상실?”
“완벽히 알아들었잖습니까.”
그녀는 알아들었다.
예전의 밤들 속에서 그녀는 때때로 자기 몸이 단순한 입구가 되는 것을 느꼈다. 것들이 통과했다. 형태들, 질량들, 장들, 받침과 물질 사이의 어두운 관계들. 그녀는 언제나 돌아왔지만, 내면의 피부를 모두 가지고 돌아오지는 못했다. 모로는 결국 그것을 경계라고 부르게 되었다. 누군가가 아직 여기라고 말하게 해주는 것.
“말할게요.”
“규칙 셋. 마테오, 로시오, 루이스, 마리나 대 당신이 아닙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네 번째 이름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그 이름이 다른 이들보다 더 값져서가 아니었다.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됐기 때문이었다. 여자의 전화 목소리로, 스캔 아래쪽에서 잘린 한 줄로, 현실이 계속 수익성 있게 남기를 원할 때 회사가 만들어낼 줄 아는 정확한 수치심으로, 가장자리에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알아요.” 리즈가 말했다.
“아니요. 처음에는 알 겁니다. 그러다 중간에 잊겠죠. 그래서 미리 다시 놓아두는 겁니다.”
소렐이 덧붙였다.
“갈고리가 당신 대신 구하면 안 됩니다. 현지의 동작을 가능하게 해야 해요.”
“당신도 문장을 준비했군요?”
“여러 개요. 그나마 덜 나쁜 걸 남겼습니다.”
스피커에서 타르디외의 목소리가 나왔다.
“상자가 현장에 도착했어요. 현지 팀 대기 중. 오렌 기술자는 영상 연결 상태로 구조소에 남습니다. 아나 리바스는 가족들과 구조대 곁에 있어요. 현지 구조대는 갈고리가 혼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이해했나요, 아니면 반복했나요?”
“둘 다요. 이 일에 있는 모두가 그렇듯이.”
타르디외의 목소리 뒤로 더 낮은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가렉이었다.
“도면 문제가 있습니다.”
측면 화면에서 갱도 영상이 떨리고 있었다. 구조대원이 헬멧에 고정한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 가로보, 붉은 먼지, 현지 잭들, 그리고 왼쪽의 더 어두운 암석 굴곡이 보였다. 가렉이 영상을 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카메라는 분필로 그은 흰 표시 위에 멈췄다.
두 줄, 그리고 원 하나.
“도면에 없습니다.” 가렉이 말했다.
통역사가 구조대원의 대답을 옮겼다.
“옛사람들의 표시랍니다. 폐쇄된 갱도를 가리킨다고요.”
“어떻게 폐쇄됐다는 겁니까?”
질문이 돌아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회사에 의해 닫힌 겁니까, 산에 의해 닫힌 겁니까?”
화면 밖에서 아나 리바스가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이 말하는 날에 따라 달라요.”
마지막으로 연결된 런던 법률 사무소는 개입 구역 안에 추가 인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보클레르는 중단해야 하는지 물었다. 세귀르는 정확히 무엇을 중단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도움인지, 거짓말인지, 아니면 벽 너머 누군가의 소리를 들을 가능성인지.
리즈는 숨을 쉬었다.
그녀는 거대한 들어 올림을 찾지 않았다.
그것이 가장 위험한 유혹이었다. 곧장 가로보 아래로 들어가, 질량을 느끼고, 짓누르는 것을 제거하고, 세상에 새로운 증거를 바치는 것. 그녀는 그것을 할 줄 알았다. 피로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아직 그 폭력에 대비할 줄 알았다. 옳은 힘에는 도취가 있었다.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때라면 거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도취.
그녀는 다른 것을 찾았다.
결여.
열린 부분.
갈고리가 구조대원의 손들 없이는, 현지 잭들 없이는, 그 암석을 아는 이들의 암석 판독 없이는, 갱구 가장자리 가족들의 두려움 없이는, 흙속 어딘가에 갇힌 네 개의 숨, 혹은 세 개, 혹은 아무것도 없이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지점. 광산이 무엇을 진실로 말하는지 더 이상 정확히 알 수 없었으므로.
잠이 그녀를 부드럽지 않게 붙잡았다.
처음에는 물이 있었다.
그녀는 생로르멜로 돌아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물은 물러났고, 붉은 먼지, 헤드램프의 빛, 먼 곳에서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를 남겼다. 광산은 그녀가 아는 장소가 아니었다. 더 위험했고, 그러므로 더 쉽게 축소할 수 없었다. 그녀의 정신은 그것을 프랑스의 배경으로 대체할 수 없었다. 불완전한 정보를 받아들여야 했다. 번역된 도면, 떨리는 카메라, 그녀가 이해하지 못하는 구조대원의 말, 화면 밖 누군가가 부드러운 조급함으로 발음하는 로시오의 이름, 그리고 기하학 안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새 이름.
마리나.
가로보는 피로의 선처럼 나타났다.
그것은 이겨야 할 물체가 아니었다.
아직 너무 많이 버티고 있거나, 더는 충분히 버티지 못하는 것.
리즈는 오래된 해법이 자기 안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가로보를 붙잡는 것. 그 무게에서 떼어내는 것. 두려움에서 뽑아내는 것.
맥박이 튀어 올랐다.
모로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주 멀리서 들렸다.
“경계.” 그가 말했다.
그녀는 여기 있다고 대답하고 싶었다.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소렐이 침대 가까이에서 말했다.
“무게를 남겨요.”
그 지시는 이상할 만큼 선명하게 꿈을 가로질렀다.
무게를 남겨요.
리즈는 물러났다.
그녀는 가로보를 들어 올리지 않았다. 하중이 어디서 나뉘기를 받아들이는지 찾았다. 그것은 한 지점이 아니었다. 그것은 보와 지주들, 금 간 바닥, 잭들, 구조대원들의 팔, 아직 살아 있다고 알리기 위해 관을 두드리는 마테오의 두려움, 로시오의 분노, 루이스의 젊음, 마리나의 부재, 회사의 더러운 계산, 산이 무엇을 간직하는지 충분히 오래 묻지 않은 채 산에서 꺼내려 했던 구리 사이의 관계였다.
갈고리가 받았다.
아주 조금.
시연의 오래된 세계였다면 너무 적다고 했을 만큼.
손들이 계속 움직일 수 있기에는, 어쩌면 충분할 만큼.
오렌의 작업장에서 타르디외가 무언가를 외쳤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광산에서 노란 표시등이 고정되었다. 현지 구조대원이 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그는 망설였다. 오렌 기술자가 화면 너머에서 너무 급히 배운 스페인어로 말했다.
“더는 안 됩니다. 이제, 당신들 잭을.”
가로보는 존재를 잃지 않고 잔인함의 일부를 잃었다. 잭들이 이어받았다. 암석이 신음했다. 누군가는 기다리라고 했다. 다른 누군가는 아니, 부드럽게, 지금이라고 답했다. 먼지가 동물처럼 움직였다.
그러고는 갈고리가 저항했다.
고장 난 기계처럼이 아니었다.
나쁜 자세를 거부하는 몸처럼.
타르디외의 화면에서 곡선이 치솟았다. 노란 표시등이 세 번 깜빡였다. 현장 기술자가 멈춰야 하는지 물었다. 타르디외가 그렇다고 답하려 했다. 가렉이 앞섰다.
“기다려요.”
“안 됩니다.” 모로가 말했다.
“하중을 거부하는 게 아닙니다. 축을 거부하는 거예요.”
꿈속에서 갈고리는 자기 부재를 어디에 놓아야 할지 찾지 못했다. 주어진 모든 것이 거의 맞았지만, 그럼에도 틀렸다. 가로보, 잭들, 주 갱도, 이름 붙은 세 몸. 형태는 도면이 인정하려 하지 않는 곳을 향해 열린 채로 남아 있었다.
분필 원.
리즈는 아주 멀리서 관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세 번.
침묵.
두 번.
프랑스의 방 안에서는 아직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곳에서 아나 리바스가 너무 빠르게 말해 통역사가 그녀를 멈춰 세워야 했다. 그리고 문장이 도착했다. 작고 끔찍했다.
“마테오가 아니에요. 옛 갱도에서 나는 소리입니다.”
보클레르가 말했다.
“개입 변경에 대한 동의가 없습니다.”
켈라프가 답했다.
“존재하지 않는 누군가를 죽게 내버려 둘 동의도 없습니다.”
타르디외가 기술자에게 물었다.
“분필 표시 쪽으로 갈고리를 20센티미터 옮길 수 있나요?”
대답은 아니오였다.
그다음엔 예, 하지만 가로보가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그다음 아나 리바스가 갈고리가 계속 버텨준다면 낮은 잭을 하나 더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모로는 의료 곡선이 변하는 것을 보았다.
“2분 뒤 중단합니다.”
“아직은 아니에요.” 소렐이 말했다.
그는 억눌린 폭력으로 그녀를 보았다.
“시작하지 마십시오.”
“같은 통로가 아니에요.”
“그녀도 더 이상 같지 않습니다.”
리즈에게 그들의 목소리는 더 이상 사람들로 들리지 않았다. 그녀 주위의 형태들, 목소리의 가장자리로 들렸다. 모로는 한계였다. 소렐은 정밀함이었다. 타르디외는 잡을 곳이었다. 켈라프는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문이었다. 들로네는 복도의 존재였다. 마리안은 아주 멀리, 수프가 아직 식고 있을지도 모르는 부엌이었다.
그곳을 통해 그녀는 경계를 되찾았다.
수프.
우스꽝스러웠다.
충분했다.
그녀는 눈을 떴다.
“내가 아니에요.”
모로가 다가왔다.
“뭐라고요?”
그녀는 공기를 찾았다.
“끝내는 건, 내가 아니에요.”
소렐이 먼저 이해했다.
“열리기 전에 끊으라는 거예요.”
작업장에서 타르디외가 외쳤다.
“리즈!”
“그들이 옮겨요.” 리즈가 말했다. “그다음 중단.”
그녀의 목소리는 건조하고 상해 있었지만, 존재했다.
기술자가 전달했다. 갱도 안에서 손들이 갈고리를 분필 표시 쪽으로 밀었다. 현지 잭들이 항의했다. 암석이 더 낮은 소리를 냈다. 균열음이 아니라, 목구멍의 신음에 가까웠다. 아나 리바스는 모두가 듣고 싶어 하지는 않는 남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카메라를 든 구조대원이 마리나를 불렀다.
갈고리가 두 번째로 받았다.
더 적게.
더더욱 적게.
하지만 다른 곳에서.
공식 도면이 방금 패배했다.
모로가 끊었다.
끔찍한 몇 초가 있었다. 화면들 속에서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광산은 그녀 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바로 그것이 그녀가 원했던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그녀의 몸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더 이상 알지 못하는 것.
그러다 연결이 잡음을 냈다.
한 목소리가 스페인어로 첫 통로가 열렸다고 말했다.
다른 목소리가 마테오가 보인다고 말했다.
세 번째 목소리가 벽 뒤에 정말 누군가 있다고 외쳤다.
타르디외가 작업장 책상 위에 두 주먹을 얹었다.
모로는 계속 리즈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당신은 여기 남습니다.”
“저는 여기 있어요.”
“다시 말하세요.”
그녀는 그를 놀리고 싶었다. 그럴 힘이 없었다.
“저는 여기 있어요.”
광산은 그녀 없이 계속되었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마테오가 첫 번째로 나왔다. 어깨가 탈구되고, 얼굴은 먼지로 회색이 되어 있었다. 로시오는 루이스보다 먼저 지나가기를 거부했다. 자신이 갱도를 더 잘 이해했고, 그 이해가 자기에게 추가적인 책임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루이스는 가족이 아닌 구조대원의 품에서 울었다.
마리나는 같은 구멍으로 나오지 않았다.
옛 통로를 넓히고, 관을 절단하고, 공식 도면상 막혀 있다는 서비스 문을 떼어내야 했다. 그리고 갈고리가 가로보에 붙잡힌 채, 영광에는 쓸모없고 27분 동안 필수적인 물건으로 그곳에 남아 있게 받아들여야 했다. 아나 리바스는 먼지 속에서 손이 보였을 때 첫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손이 끈을 움켜쥐었을 때 두 번째를 보냈다. 마리나 초케가 밖에서 숨을 쉬었을 때 세 번째를 보냈다. 계약도 없고, 자기 이름이 적힌 헬멧도 없고, 누구도 명부에 분류할 수 없는 진흙으로 얼굴을 덮은 채.
그들 중 누구도 오렌을 보지 못했다. 그들은 헬멧들, 먼지, 노란 손잡이, 현지의 손들, 그리고 자신들 대신 일을 해주지는 않은 이상한 도구를 보았다.
갈고리는 갱도에 남았다.
52분 뒤 응답을 멈췄다.
타르디외는 고장이라고 말했다.
소렐은 어쩌면 구성적 한계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모로는 그 정도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리즈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와셔
그녀가 깨어났을 때, 무언가가 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병실은 너무 평평한 흰빛으로 가득했다. 간호사가 수액 백을 갈고 있었다. 모로는 의자에서 자고 있었다. 입을 조금 벌리고, 턱을 떨어뜨린 채, 마침내 피로에 패배한 남자의 감동적인 외설스러움을 지니고. 소렐은 창가에 앉아 있었다. 무릎 위에는 펼친 책이 있었지만 읽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나왔나요?” 리즈가 물었다.
소렐은 책을 덮었다.
“네.”
“전부?”
물리학자가 대답하는 데 한 박자 너무 걸렸다.
“네 명 모두 살아서요.”
리즈는 즉각적인 기쁨 없이 그 정보를 받아들였다. 물에 잠겼던 집 안으로 누군가를 들이듯, 그녀의 몸은 그것을 천천히 들여보냈다.
“갈고리는요?”
“죽었거나, 침묵했어요. 타르디외는 두 단어 모두 거부하고 있고요.”
“뭐라고 하는데요?”
“추후 이해 가능성을 지닌 사용 불가 상태.”
리즈는 웃었다.
웃음과 함께 통증이 돌아왔다. 그녀는 손을 갈비뼈에 가져갔다.
모로가 즉시 깨어났다.
“통증?”
“자고 있었잖아요.”
“수평으로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앉아서요.”
“꼬투리 잡지 마십시오.”
그는 활력 징후, 눈, 손, 간단한 질문에 대한 반응을 확인했다. 이름, 장소, 날짜. 그녀는 날짜까지는 어렵지 않게 대답했다. 거기서 망설였다.
“아직 같은 날인가요?”
모로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소렐이 눈을 내렸다.
리즈는 자기 안에서 오래된 반사 작용을 찾았다. 자기 잠의 거리 밖에서 질량을 붙잡을 가능성, 그녀가 결정할 때는 결코 열리지 않지만 어딘가에 늘 있다고 느꼈던 그 어두운 문. 나쁘고, 사용 가능하고, 요구하는 문.
찾을 수 없었다.
아직 형태들은 있었다. 잔여물들. 이미 받쳤던 물체들의 선들, 모듈들의 기억, 흔적들. 하지만 거대한 붙잡음은 더 이상 같은 명확함으로 거기 있지 않았다. 아니면 거기 있는데 그녀의 몸이 그곳까지 가기를 거부하는지도 몰랐다. 차이는 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쩌면 무언가를 잃었을 것이다. 어쩌면 상실에 의해 보호받았을 것이다.
“느낌이 달라요.” 그녀가 말했다.
모로는 서류철을 책상 위에 놓았다.
“묘사해보세요.”
“예전에는, 거부할 때도, 내 일부가 것들 아래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지금은 더 멀어요.”
“어떻게 멉니까?”
“문이 옮겨진 방처럼요.”
소렐이 일어섰다.
“일시적일 수도 있어요.”
그녀는 리즈에게 돌아올 가능성을 빼앗지 않기 위해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다른 것을 말하고 있었다. 과학적 관심, 두려움, 존중, 거의 숨겨진 슬픔. 거대한 이상 현상이 어쩌면 나이를 바꾼 것인지도 몰랐다.
타르디외가 기름 얼룩 묻은 작업복을 입고 들어왔다.
그녀는 리즈의 상태를 묻지 않았다. 침대 위에 태블릿 하나를 내려놓았다. 광산의 첫 이미지들이 담겨 있었다. 먼지 속의 갈고리, 그 주변의 장갑 낀 손들, 잭들이 지탱하는 가로보, 그리고 주 갱도로 나온 마테오, 로시오, 루이스. 가족들을 존중하기 위해 얼굴은 흐려져 있었다.
다른 이미지, 더 흐릿한 이미지 속에서 마리나 초케는 바닥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어깨에는 담요를 두르고, 입에는 너무 큰 산소마스크를 댄 채였다. 그녀는 화면 밖 누군가를 온전한 분노로 바라보고 있었다.
“표지판을 찍어달라고 했대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무슨 표지판?”
타르디외가 이미지를 넘겼다.
7층. 펌프 갱도.
그 옆으로 분필 원이 보였다.
“표지판이 없으면, 그들은 갱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할 거라고 했답니다.”
리즈는 원하지 않았는데도 손끝으로 화면을 만졌다.
“그녀 말이 맞았네요.”
“네.”
“갈고리는요?”
타르디외가 마지막 사진을 보여주었다. 노란 손잡이가 먼지와 금속 덩어리에서 겨우 튀어나와 있었다. PC-01은 더 이상 도구 같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이 거짓말하게 내버려 두기를 거부했던 무게 안에 붙잡힌 것처럼 보였다.
“충분히 버텼어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네.”
“고전적인 모듈처럼 복종하지 않았고요.”
“아니요.”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일하게 강제했어요.”
“그게 생각이었어요.”
타르디외가 턱을 조였다.
“당신은 삐걱거리는 도구 하나로 세기의 가장 아름다운 기술 독점을 깨뜨렸을지도 몰라요.”
“기분 나빠요?”
“당연하죠.”
그녀는 태블릿 위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안도하고요.”
켈라프가 뒤이어 도착했다. 그녀는 세 장의 종이를 들고 있었다.
“짧은 보고서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 대신 쓰기 전에요.”
그녀는 전부 읽지 않았다. 필요한 줄들만 읽었다. 네 이름, 현지 구조대의 역할, 제출된 도면에 없던 갱도, 지원을 운영사 승인처럼 제시하는 금지, 명부에 관한 나데주의 문장.
마리나 초케의 이름은 다른 세 사람과 같은 층위에 있었다.
광산 회사는 한 시간 안에 반박했다.
회사는 미신고 갱도의 존재를 부인했고, 그러고는 그것을 오래된 유지보수 구역이라고 불렀으며, 그러고는 마리나 초케가 자신이 있어서는 안 될 구역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세 가지 버전이 같은 아침, 세 개의 연속 성명으로 유포되었다. 나데주는 그것들을 인쇄해 작업장에 나란히 압정으로 꽂았다.
“거의 시네요.” 그녀가 말했다. “땀 흘리는 사람들의 시.”
보클레르가 아홉 시에 전화했다.
“당신들은 외교 위기를 촉발했습니다.”
켈라프가 답했다.
“아니요. 이미 지하에 있던 위기를 보이게 했습니다.”
이번에는 프랑스가 모든 것을 다시 가져가지 않았다.
곳곳에서 시도는 했다. 메모들이 돌았고, 용어 자료들은 이 일을 구조 협력이라는 표현 아래로 되돌리려 했으며, 몇몇 부서는 개입이 프랑스 수단에 의해 촉진되었다고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켈라프는 촉진을 지웠다. 타르디외는 수단을 지웠다. 결국 세귀르가 아무도 우아하다고 여기지 않은 문장을 직접 썼다.
“프랑스는 운송을 가능하게 했다. 오렌은 조건을 정의했다. 현지 구조대는 구조했다.”
“무겁군요.” 마송이 말했다.
“네.” 세귀르가 답했다. “그게 주제입니다.”
3주 뒤, 오렌은 브레스트의 옛 격납고에서 첫 공동 지분 교육을 열었다.
공중에 매달린 영토도 아니고, 유리 회의실도 아니고, 카메라 앞도 아니었다.
소방관들, 항만 직원들, 수술실 간호사 두 명, 병원 엔지니어 한 명, 오렌 기술자 세 명이 갈고리 시제품 여섯 개 주위에 모였다. 어느 것도 아주 잘 작동하지 않았다. 안내지 위쪽에 그렇게 적혀 있었다. “구조 여유, 자율 들어 올림 아님.”
리즈는 의자에 앉아 교육을 지켜보았다. 봄인데도 무릎에는 담요를 덮고 있었다. 그녀는 갈고리를 만지지 않았다. 스스로 요구한 규칙이었고, 이미 그 규칙을 싫어하고 있었다.
한 소방관이 시험용 슬래브를 들어 올리려다 바닥에 너무 적은 무게만 남겼다. 갈고리는 진동하더니 정지했다.
“너무 순수해요.” 타르디외가 말했다. “당신 손안에서 그게 사라지길 원하는군요. 나쁜 반사예요. 아직 무거워야 합니다.”
“얼마나요?”
“당신이 계속 책임질 만큼요.”
리즈는 거대한 붙잡음을 되찾지 못했다. 완전히는 아니었다. 그녀는 다르게 일했다. 도면을 다시 읽고, 안내문을 고치고, 시험에 참석하고, 모듈이 너무 고귀해져 쓸모없어지는 지점들에 이름을 붙였다. 잠도 더 잤다. 좋지 않은 잠이었지만, 더 많이.
때때로 욕망은 쓸모없이 돌아왔다. 약속처럼도 아니고, 나머지를 수리해줄 음모처럼도 아니었다. 깨어날 때의 짧은 열기, 항구에서 마주친 커플을 향한 터무니없는 질투, 사라지기 전 어깨까지 되올라오는 하산의 기억. 그녀는 그의 번호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저녁, 그것을 열었다가 전화를 걸지 않고 닫았다. 그가 와서 자신을 구해줄 필요는 없었다. 그 가능성이 가능성으로 남아 있기만 하면 됐다. 장치 바깥 어딘가에, 그래프들과 서명된 합의들 바깥에.
코르디예라에서 외교 행낭으로 봉투가 도착했다. 더 간단한 범주를 아무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안에는 네 가지가 들어 있었다. 7층 표지판 사진 한 장, 스페인어 문장들이 적힌 모눈종이 한 장, 비닐에 싸인 작은 분필 조각, 그리고 타르디외가 리즈가 보기 전에 당장 분석하고 싶어 한 더러운 금속 와셔 하나.
“안 돼요.” 리즈가 말했다.
타르디외는 복종했다. 그것은 와셔가 이미 상당한 권위를 얻었다는 증거였다.
편지는 마리나 초케가 보낸 것이었다.
통역사는 아주 단순한 프랑스어 번역을 제공했다. 마리나는 구조대원들에게 감사했고, 마테오, 로시오, 루이스, 아나 리바스를 언급한 뒤 마지막에 오렌을 적었다. 아첨 없이. 그녀는 회사가 사고는 인정했지만 아직 자신의 노동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썼다. 여동생이 신문 스크랩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을 보내야 할지 몰라서, 옛 갱도를 표시했던 분필과 갈고리 뒤에 버텼던 잭에서 떨어진 와셔 하나를 가져왔다고 했다.
마지막 문장이 가장 짧았다.
“그들의 명부에서, 나는 아직도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리즈는 그것을 세 번 읽었다.
작업장 안의 누구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나데주가 말했다.
“됐네요. 이게 기적의 끝입니다.”
켈라프는 번역문을 가져가 보고서의 부속 자료로 삼아도 되는지 허락을 구했다. 그리고 먼저 마리나의 문제인 것을 법률가처럼 물은 데 대해 사과했다. 리즈는 그녀가 사과해서 좋았다. 그리고 그럼에도 질문을 던지는 것도 좋았다.
마리나의 편지는 작업장 안의 무언가를 옮겨놓았다. 그것은 몸 하나가 구해져도 공식 문장 속에서는 여전히 부재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그날 저녁, 리즈는 잔에게 전화했다. 그녀에게는 증명도 전략도 요구하지 않을 누군가가 필요했다.
잔은 이틀 뒤 브레스트에 왔다.
그녀는 오렌에 올라가기를 거부했다.
“네 나라는 기다리라지.” 그녀가 말했다. “나는 내 딸 보러 온 거야.”
그녀를 항구 근처의 평범한 방에 앉혔다. 마리안은 과자를 가져왔다. 들로네는 한 가족의 문을 국경처럼 지키는 사람의 신중함으로 밖에 서 있었다. 리즈는 늦게 도착했다. 시제품 하나가 콘크리트 팔레트 위에서 막혀버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잔은 들어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순간.
충분히.
“너 살 빠졌다.”
“안녕, 엄마.”
“그래도 안녕이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서로를 안았다. 잔에게서는 세제와 기차의 추위 냄새가 났다. 리즈는 그녀의 외투, 손, 의자에 놓인 가방의 단단함에 놀랐다. 그 모든 것에는 아무도 덜어내려 하지 않는 무게가 있었다. 좋은 무게. 누군가 왔고, 앉았고, 잠시 머문다는 것을 말하는 무게.
마리안이 커피를 따랐다.
잔은 갈고리를 보자고 하지 않았다. 리즈가 아직도 물건들을 띄울 수 있는지 묻지도 않았다. 그녀는 잠은 자는지, 먹는지, 누가 시트를 제대로 빨아주는지, 오렌의 수프가 병원 식판만큼 슬픈지 물었다. 리즈는 대답했다. 늘 솔직하지는 않았다. 어머니가 냅킨으로 그녀를 목 졸라 죽이지 않을 정도로는.
그러고 나서 잔이 말했다.
“뉴스에서 광산의 젊은 여자를 봤다.”
“마리나.”
“그래. 아주 화가 난 얼굴이더구나.”
“그럴 만해.”
“그저 구해진 얼굴만 하는 것보단 낫지.”
리즈가 웃었다.
잔은 커피를 저었다.
“그들은 네 이야기를 많이 하진 않더구나.”
“다행이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다음엔 기분이 상했지.”
“그럴 권리 있어요.”
“어머니란 참 바보 같아. 딸을 가만히 놔두길 원하면서도, 딸이 한 일은 모두가 알아주길 바라거든.”
“제가 한 게 아니에요.”
“장관 같은 말 시작하지 마.”
마리안이 눈을 천장으로 굴렸다.
“고맙습니다.”
잔은 계속했다.
“내 말은, 그게 너만 한 일이 아니라는 건 나도 잘 안다는 거야. 하지만 그 ‘만’ 속으로 너까지 사라지진 마.”
그 말은 그들 사이에 남았다.
리즈는 그 문장을 입안에 머금은 채 되받지 않았다. 잔은 많은 문서보다 더 정확하게 건드렸다. 공동 지분의 대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무죄가 될 때까지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열었다. 그에 대해 답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답한다는 것은 자신을 내주는 것이 아니었다.
커피 뒤에 그들은 부두를 걸었다.
정박지는 회색이고, 넓고, 배들과 크레인들, 낮은 구름들, 그리고 사람들이 관리하기 때문에 버티는 것들로 가득했다. 멀리 오렌은 보이지 않았다. 영토는 건물들의 모서리 뒤에 숨어 있었거나, 어쩌면 안개 속에 있었다. 리즈는 그 편이 좋았다.
그녀는 마리나의 와셔를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왜인지는 몰랐다.
화물선 한 척이 항구 출구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잔이 물었다.
“저건 아직 정상적으로 뜨니?”
“네.”
“다행이다. 정상적인 것들은 남겨둬야 해.”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걸었다. 마리안은 조금 뒤에서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 말투로 보아 나데주인 듯했다. 들로네는 더 멀리서 따라왔다. 한 남자가 작은 배 곁에서 그물을 고치고 있었다. 한 여자는 상자들을 정리했다. 한 아이가 바람에 밀려가는 모자를 쫓아 달렸다. 이 모든 것이 존재하기 위해 오렌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리즈는 녹슨 계선주 곁에서 멈췄다.
그 위에 손을 올렸다.
금속은 차가웠다. 무거웠다. 신비가 없었다.
그녀는 그 아래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유혹은 왔다. 약하고, 거의 공손하게. 그러고는 지나갔다.
주머니 안에서 와셔가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에 닿았다. 작고 더럽고 쓸모없는 무게. 명부상으로는 아직도 내려간 적 없는 한 여자와 함께 돌아온 것.
잔이 그녀를 보았다.
“괜찮니?”
리즈는 금속 위에 손을 둔 채 말했다.
“네.”
그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세계를 붙드는 것은 오렌도, 프랑스도, 한 여자도, 조항도, 모듈도, 꿈도, 물 위에 놓인 새 국가도 아니었다.
세계는 곳곳에서 버텼다.
완전히 놓지 않기를 받아들이는 손들로.
마지막 그램까지 제거하지 않는 무게들로.
명부가 떨어뜨린 이름들을 다시 문장 안에 넣는 일로.
돌아올 줄 아는 사람들로.
와셔가 그녀 주머니 안쪽 솔기에 부딪혔다.
리즈는 마리나의 문장을 생각했다.
그들의 명부에서, 나는 아직도 내려간 적이 없습니다.
다시 읽지는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 문장은 와셔와 함께 주머니 안으로, 갈고리들과 함께 격납고 안으로, 잔의 부엌 안으로, 미레유가 어쩌면 잘못된 항목 아래 분류했다가 그래도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미래의 요청들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것은 들어 올림이 결코 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밖에서 숨을 쉬면서도, 명부를 쓰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바닥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리즈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녀 뒤에서 계선주는 제자리에 남았다.
그녀의 주머니 안에서 와셔는 그녀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은 올라가기를 요구하지 않았다.
기입되기를 요구했다.
원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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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장 — 쇳덩이
- 2장 — 빈 아파트
- 3장 — 증인이 된 화요일
- 4장 — 봉인 아래
- 5장 — 클레르 타르디외
- 6장 — 서류철
- 7장 — 브레스트, 임시로
- 8장 — 관객 없는 증명
- 9장 — 도덕적 계약
- 10장 — 첫 번째 일탈
- 11장 — 죽은 복제들
- 12장 — 조직된 잠
- 13장 — 판의 중심에 선 프랑스
- 14장 — 세계가 형태를 바꾸다
- 15장 — 리즈의 몸
- 16장 — 불가능한 탈퇴
- 17장 — 땅 없는 영토
- 18장 — 브레스트 협정
- 19장 — 희귀한 시민권
- 20장 — 가장 뛰어난 자들의 피난처
- 21장 — 프랑스의 거울
- 22장 — 완벽한 부정의
- 23장 — 프랑스의 시험
- 24장 — 세계를 붙드는 것
- 25장 — 들어 올림의 대가